내금강의 영원동 골짜기를 거슬러 올라가면 영원암이라는 암자가 있었고,  
그 옆에는 미출암이라는 바위가 있다.
옛날 이곳에 들어와 처음으로 암자를 짓고 불도를 수행한 사람은 영원이라는 스님이었다.  

이곳은 마을에서도 몇 십 리나 떨어져 있고 산세도 험하여 며칠이 가도  
사람 구경을 못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영원 스님은 솔잎을 씹어가며 참선과 경전을 공부했으나 너무 열심히 수행을 한 나머지 몸이 허약하게 되었다.
이를 어여쁘게 여긴 지장보살이 영원 스님에게 먹을 것을 보내 주기로 마음을 먹었다

(지금도 영원암 북쪽 봉우리가 지장봉이다.)
어느 날 영원 스님이 불도를 수행하다가 깜빡 잠이 들었는데 웬 노인 한 분이 오더니,
그대의 정성이 하도 갸륵하여 내가 쌀을 보내줄 터이니 암자 옆 바위 밑으로 가보아라.” 하는 것이었다.
깜짝 놀라 일어나 보니 꿈치고는 너무나 명료해서 암자 옆에 있는 바위로 가 보았다.
과연 어디서 나온 것인지 바위 밑에는 쌀 한 알이 빠져 나올 만한 작은 구멍이 있었고,  

그곳에서 쌀알이 하나씩 떨어지고 있는 것이었다.
이는 분명 부처님의 은덕이라 생각하고 옷자락에 쌀알들을 받아 고이 들고 들어와서 오랜만에 죽 한 그릇을 끓여 먹었다.
이튿날 새벽이었다.
새벽 예불을 마친 영원 스님은 갑자기 어제의 쌀이 생각나서 다시 바위 밑으로 가 보았더니  

한 끼니 분량의 쌀이 소복이 쌓여 이는 것이었다.
그렇게 쌀은 계속 해서 나왔으나 신기하게도 분량은 항상 한 끼 식사를 할 분량만 나왔다.  

먹는 일에 근심이 없어진 영원 스님은 지성으로 불도를 닦아 도를 깨치게 되었다.
그런데 영원 스님이 열반에 들자 이후에 온 스님이 쌀 욕심 때문에 구멍을 넓혀 크게 만들었더니  

다시는 쌀이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 바위에서 쌀이 나왔다고 해서 <미출암(米出巖)>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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