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금강 총석정 아래 동네 외딴 집에 부부가 살고 있었는데 의가 그리 좋지 못했다.
이들은 툭하면 트집을 잡아 싸움을 하곤 하더니, 결국은 서로 헤어지로 약속을 하였다.
제각기 보따리를 꾸려 짊어지고 집을 나서서 총석정 언덕에 올라섰다.
이제는 각자 제 갈 길로 가야할 판이었다.
바로 그 순간, 바다 쪽에서 갑자기 얼음이 갈라지는 듯한 소리가 쩡쩡거리며 나더니 무슨 소리가 들려 뒤돌아보니 바다에 서 있는 거대한 돌기둥 두 개가 이들을 향해 돌아서며 말을 하는 것이었다.
당신들이 의가 좋지 못해 헤어지기로 마음을 먹었다니, 오늘부터는 나와 함께 사는 것이 어떻겠소?”
말이 끝나자 한쪽의 바위는 아름다운 절세미인으로, 다른 한쪽의 바위는 멋있는 미남으로 변하여 이들을 향해 걸어왔다.
두 부부는 기쁜 마음으로 각각 미녀와 미남을 아내와 남편으로 삼아 마을로 돌아왔다.
당장 집을 마련할 길이 없었던 이들은 예전에 살던 집으로 돌아와서 방 하나씩을 차지하고 하룻밤을 보냈다.
아침이 되었다.
이들이 단잠을 자고 난 후 옆자리를 보고는 너무나 놀랐다.
분명히 따로 부부를 정해 잤는데 옆자리에 있는 사람은 예전의 아내요 남편이 아닌가?
밖을 내다보니 멀리서 파도 소리만 쏴아- 하고 들려오면서, 하늘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부모가 정해준 배필이니 서로 의좋게 잘 살아간다면 복을 받게 될 것이다.”
이들 부부는 이 일이 있은 후부터는 서로 싸우는 일없이 의좋게 잘 살았다고 한다.
지금 총석정에서 내려다보이는 거대한 두 개의 돌기둥이 바로 당시의 돌기둥이며, 이 때문에 이 돌기둥을 부부암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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