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 피겨스 - 여성이었고, 흑인이었고, 영웅이었다
마고 리 셰털리 지음, 안진희 옮김 / 노란상상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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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이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던 마고 리 셰털리의 《히든 피겨스》가 청소년판으로 노란상상에서 재탄생되었다.  NASA와 NACA의 미국 항공 우주 연구소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이 소설은 영화화되어 제89회 아카데미 작품상, 여우조연상, 각색상에 노미네이트 되었다고 한다. 소설, 영화에 대한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터라 책 제목, 표지 삽화만으로는 내용을 예측하기는 좀 어려웠으나 표지삽화가 보여주는 세 여성의 당당함이 청소년들에게 큰 용기를 줄 것이라는 것만은 확신했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모든 권리는 많은 이들의 용기와 희생에 의한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가려진 영웅들도 많이 있다. 이 책 《히든 피겨스》는 바로 미국 최초로 인간을 지구 궤도에 쏘아올린 ‘머큐리 프로젝트’, 모든 인류의 꿈이었던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뒤에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가려져 있었던 세 흑인 여성의 이야기이다.

 

1935년, 최초의 다섯 여성이 랭글리 항공 연구소에 컴퓨터로 고용됐고 이들은 모두 백인이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10년 후, 수학자로 일하는 여성 컴퓨터들은 수백 명이 되었고 그들 중 많은 이들이 흑인이었다.

이 흑인 여성 컴퓨터들의 헌신적인 공헌은 이제껏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어야 한다. 조연이 아닌 주인공으로서 말이다. 이 여성들을 기념해야 하는 이유는 이들이 흑인이거나 여성이기 때문이 아니다. 이 여성들이 미국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낸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본문 11p)

 

이 책에 등장하는 세 명의 흑인 여성은 도로시 본, 메리 잭슨, 캐서리 존슨으로 도로시 본은 NACA가 흑인여성을 컴퓨터로 고용하기 시작한 첫해인 1943년부터 NACA에서 일하기 시작하였으며 관리직으로 승진한 첫 흑인 여성으로 많은 여성들에게 본보기가 되었으며 NACA에 들어온 많은 재능 있는 여성들이 경력을 쌓아 나갈 수 있도록 도운 인물이다. 메리 잭슨은 NACA에서 공학자가 된 최초의 흑인 여성으로 투사였던 그녀는 자신을 비롯한 많은 여성들이 능력을 증명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싸웠으며 그녀의 연구는 초음속 항공기가 더 높고 더 빠르게 날 수 있도록 했다. 캐서린 존슨은 지구를 둘러싼 궤도에 최초로 미국인을 보낸 팀의 핵심 일원이었던 흑인 여성으로 인간을 우주로 보냈다가 무사히 지구로 귀환시키는 프로젝트에 필요한 복잡한 수학 계산을 해낸 인물이다. 그리고 또 한명 크리스틴 다든은 초음속 비행 분야에서 전 세계적인 선두 전문가가 된 흑인 여성으로 여성 우주 과학자를 대표하는 얼굴이자 음속 폭음에 대한 그녀의 획기적인 연구는 지금까지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의 이야기는 그시절의 사회적 배경을 알아야만 더 큰 의미가 부여될 수 있다. 미국 남북 전쟁이 끝난 후 통과된 연방법은 노예 제도를 없애고 흑인들에게 완전한 시민권과 투표권을 보장했지만 많은 주와 지방 정부들은 다른 법들을 만들어 인종 분리정책을 합법화했는데, 남부 지역세서 가장 많이 존재했던 이 법들은 일상 곳곳에서 흑인과 백인을 분리시켰다. 백인과 흑인은 같은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고, 같은 학교에 다닐 수 없으며, 버스에서 같은 구역에서 앉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같은 바닷가에서 놀 수도, 같은 스포츠팀에서 뛸 수도, 극장에서 같은 구역에 앉을 수도, 같은 묘지에 묻힐 수도 없었다. 설상가상 1930년대, 미국은 10년 동안 경제 붛뢍이 이어진 대공황을 겪으면서 모든 미국인들이 고통을 겪었지만 흑인들은 더욱 심각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1939년에 시작된 제2차 세계대전은 오히려 많은 흑인들이 자신과 가족들에게 더 나은 삶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많은 흑인 남성들이 군대에 입대했을 뿐만 아니라 항공력을 통해 미국이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랭글리 항공 연구소에 근무하는 공학자들을 도와줄 동료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렇게 전쟁은 도로시 본, 메리 잭슨, 캐서린 존슨, 크리스틴 다든과 같은 여성들에게 전문 수학자로서의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물론 그들 앞에 많은 장벽이 존재했으나 그들의 노력으로 능력 있는 동료로서 인정받게 된다.

 

'일단 첫걸음을 내디뎠다면 그다음엔 무엇이든 가능하다.' (본문 257p)

 

《히든 피겨스》는 이렇듯 자신들 앞에 놓인 편견이라는 장볍을 깨부수고 백인들보다, 남성들보다, 더 뛰어난 수학적 재능으로 세계 우주 역사를 새로 쓰게 된 용기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청소년판으로 쓰여진 소설이지만 전문적 용어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어 읽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절대 포기하지 않고 자신 앞의 장벽을 깨부순다면 불가능한 것을 가능한 것으로 바꿀 수 있음을 들려준다. 우리는 이들 주인공을 통해 할 수 있다는 믿음 그리고 절대 포기하지 않는 인내와 노력이 자신에게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선물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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