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누슈 코르차크 - 어린이들의 영원한 친구 도토리숲 어린이책
필립 메리외 지음, 페프.쥬느비에브 페리에 그림, 윤경 옮김 / 도토리숲 / 201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린이들은 어른들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인형이 아닙니다. 어린이들 생각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세요. 그래야만 어린이들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야누슈 코르차크 (표지 中)

 

 

'야누슈 코르차크'라는 이름은 제게는 다소 생소한 이름이었던 터라, 우연히 인터넷 서점에서 책 정보를 본 후 궁금함에 책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책은 '유엔 아동 권리 협약'이라는 작은 책자와 함께 도착했지요. 유네세프가 유엔아동권리협약의 내용을 기반으로 전세계에서 어린이를 돕는 활동을 펼치는 곳이라는 점은 익히 알고 있었으나 어린이 인권과 권리를 위해 어린이 권리 지킴이로 헌신했던 '야누슈 코르차크'의 정신을 기려 만든 단체라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마지막까지 어린이와 하께한 야누슈 코르차크의 일생을 담은 책입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느끼게 되는 감동과 존경심으로 이제 '야누슈 코르차크'라는 이름을 절대 잊어버리지 않을 거 같습니다.

 

 

야누슈 코르차크의 실제 이름은 헨리크 골드슈미트라고 하네요. 문학 작품을 발표하면서 야누슈 코르차크라는 이름을 썼다고 합니다. 헨리크는 어린이들을 무척 사랑한 젊은이었어요. 헨리크가 17살이 되던 해, 폴라드는 러시아의 지배를 받고 있었고, 어머니 홀로 생계를 꾸리기가 힘들어지자 헨리크는 동네 어린이들을 모아 공부를 가르치며 돈을 벌었지요. 헨리크가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거리를 지나게 되었을 때 거리의 아이들을 본 후, 그는 아이들을 불러모아 열심히 이야기를 들려주고 가르치곤 했어요. 헨리크는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여자 가정교사에세 엄하게 교육을 받았고, 우울하고 엄격한 학교에 입학하여 매를 맞으며 배운 탓에 어린이들을 무섭게 대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고, 어린이들과 함께하기로 한 것입니다.

 

헨리크는 어린이들은 무엇보다 건강해야 하기에 이를 돕기 위해 의사가 되었습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병원에서 일하면서 자기 호주머니를 털어 아픈 어린이들에게 줄 약이나 장난감을 사 주기도 했지요. 하지만 코르차크는 많은 어린이들이 병이 나으면 다시 비참한 생활로 돌아간다는 것을, 거리에서 때로는 집에서 가족들에게 학대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코르차크가 32살이 되었을 때 코르차크는 어린이의 권리를 지켜 주면서 잘 돌볼 수 있는 '작은 공화국'을 만들기로 마음먹었고, 스테파라는 젊은 여성과 힘을 모았지요. 이렇게해서 가난한 어린이들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곳이 처음으로 마련된 셈입니다. 두 사람은 어린이 의회를 만들어 어린이들 스스로 단체 생활 규칙 따위를 토론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했어요.

 

 

1914년 8월 제1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면서 코르차크는 군인이 되어 전쟁에 나가게 되었고, 군의관으로 야전병원에서 다친 군인들을 치료하면서도 가까운 곳에 있는 난민 아동 수용소에서 다친 어린이들을 치료하고 공부도 가르쳐주곤 했어요. 이때 <어떻게 아이들을 사랑해야 하는가>라는 책을 쓰기도 했습니다. 1918년 11월 집으로 돌아온 코르차크는 고아들을 위한 두 번째 집을 지었고, 여러 해 동안 어린이들의 권리를 위해 싸우고, 강연을 하고 기사를 쓰기도 했어요. 그리고 마침내, 1924년 오십 개 나라가 '제네바선언'을 채택하게 됩니다. 이것이 세계 최초의 '아동권리선언'이었습니다. 코르차크는 1926년에 온전히 어린이들을 위한 신문 <작은 비평>을 발행했지요. 하지만 1933년 독일에서 히틀러와 나치가 정권을 잡았고 1942년 나치는 유럽에 있는 유대인들을 몰살하기로 했지요. 코르차크는 나치의 위협에 맞섰지만 1942년 8월 6일 아침 7시, 군인들이 들이닥쳤습니다.

 

"모두 짐을 싸자.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챙기렴. 우린 이제 떠나야 한단다. 나도 너희와 함께 갈 거야." (본문 37p)

 

 

가장 좋은 옷을 입은 '고아들의 집' 어린이 백아흔 두 명은 어린이의 상징인 초록색 깃발을 들고 걸었습니다. 코르차크, 스테파 그리고 '고아들의 집' 어린이들은 강제 수용소에서 죽음을 맞았어요. 코르차크를 구하려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코르차크는 목숨을 구할 수도 있었지만 어린이와 함께 했습니다. 어린이들 곁에서 어린이들을 존중하며, 어린이와 어른의 온당한 관계를 만드는데 일생을 바친 코르차크의 마지막 모습은 정말 가슴을 뭉클하게 합니다. 초록색 깃발을 앞세우고 수용소로 가는 열차를 타러 가는 행렬이 바로 '천사들의 행진'입니다.

 

코르차크는 어른들이 벌인 전쟁에서 아무 죄 없는 아이들이 다치거나 죽고, 부모를 잃어 고아가 되는 기막힌 현실을 무척 슬퍼했습니다. 이유가 무엇이든, 어린이들이 행복하게 살 권리를 빼앗으면 안 된다고, 전쟁을 벌이기 전에 어린이들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세계 곳곳에는 전쟁의 피해에 고통스러워하는 어린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지금 남과 북으로 나뉘어 있어, 전쟁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 인권이 보장되는 아름다운 세상에서 우리 모두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어른들이 좀 더 현명하게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본문 43p)

 

얼마 전 <평화를 기다리는 아이들>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지요.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들의 슬픔과 고통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전쟁의 참혹함 속에 고통받는 아이들을 위해 일생을 바친 코르차크의 노력에도 여전히 아이들의 인권은 지켜지지 않은 채 생명을 보호받지도 건강하게 자랄 권리도 주장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동권리선언의 채택이 기뻤지만, 좀 더 나아가 실제로 약속을 지켜 주길 바랐던 코르차크, 그 약속이 세계 곳곳에서 모두 지켜지는 날이 빨리 오기를 저 역시도 바래봅니다.

 

 

소풍을 가고 싶다는 아이를 때린 울산 계모사건에 대해 얼마전 사형이 구형되었습니다. 그 아이의 고통이, 슬픔이 얼마나 컸을지 저는 짐작조차 할 수 없습니다. 이 사건과 코르차크의 일생이 오버랩되면서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을 제대로 사랑하고 있으며, 그들의 권리를 제대로 지켜주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부록에 수록된 코르차크가 한 말들은 모두 부모인 제게는 가시가 되어주었네요. 행복보다는 성적이 우선시 되는 우리 사회, 폭력없는 전쟁터가 아닐까요? 우리가 지켜줘야 할 어린이들의 권리, 그 의미를 되새겨볼 때입니다.

 

"어린이들 스스로 오늘을 살지 못한다면, 어떻게 내일을 견딜 수 있겠습니까?"

"모든 어린이는 한 가정을 행복과 진실로 빛낼 수 있는 불꽃을 갖고 있는 존재입니다." (본문 47p)

 

(이미지출처: '야누슈 코르차크'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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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작은 하늘 2014-05-02 0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TV 서프라이즈에 야누슈 코르차크에 대해 나와서 책을 찾아 봤는데 없더군요. 이렇게 만나게 되어 너무 기뻐요~ 당장 사야겠어요^^ 추천합니다~

동화세상 2014-05-06 23:53   좋아요 0 | URL
추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