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의 소녀 라임 청소년 문학 38
킴벌리 브루베이커 브래들리 지음, 이계순 옮김 / 라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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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맨발의 소녀》는 2016 뉴베리 아너 상 수상작, 월 스트리트 저널 선정 ‘올해 최고의 청소년 책’, 커커스 리뷰 선정 ‘올해 최고의 책’, 퍼블리셔스 위클리 선정 ‘올해 최고의 책’  등 화려한 수상경력을 자랑하는 청소년 문학입니다. 마지막 페이지에서는 눈물을 자아내는 뭉클한 감동을 주는 내용을 담아내고 있지요. 이 책은 제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장애를 가진 한 소녀의 성장을 담아내고 있는 이야기에요. 요즘 종종 아동학대에 대한 뉴스를 접하면서 부모가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이 책에 나오는 엄마는 정말 끔찍하네요. 읽으면서 정말 화가 많이 났답니다.

 

"이게 어디서 내 얼굴에 먹칠을 하려고 들어? 넌 그냥 다리병신에 괴물이라고! 내가 널 밖으로 내보낼 것 같아?" (본문 10p)

 

내반족으로 태어난 열 세살의 소녀 에이다는 런던의 한 3층 좁은 방에서 창문으로 내다보이는 세상이 전부인 아이입니다. 위험을 무릎쓰고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가는 엄마의 악다구니와 폭력을 감당해야 했지요. 방 한 칸짜리 집이라도 동생 제이미와 함께 있을 때 그런대로 참을 만했지만 제이미가 밖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에이다에게 집은 뜨거운 열기와 적막, 공허감으로 인해 감옥이 되었어요. 누나가 배고파하는 걸 안쓰럽게 여긴 제이미가 고기를 훔치다 걸리면 엄마는 에이다를 혼냈고 축축한 데다 쿰쿰한 냄새가 나는 싱크대 밑에 들어가야만 했어요. 에이다는 자신이 걸을 수 있다면 엄마가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혼자 남아있을 때면 고통을 감내하며 걷는 연습을 했습니다.

 

여름이 되자, 런던에 폭탄이 떨어진다는 소식에 사람들은 아이들을 안전한 먼 시골로 보내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엄마는 에이다를 향해 폭탄이 떨어지든 말든 이 방에 척막혀 있어야 한다고만 합니다. 히틀러의 공습을 피해 학교에서 단체로 피난을 떠나게 되는 제이미를 따라 에이다는 엄마 몰래 여정에 합류하게 되지요. 그렇게 기차를 타고 간 곳에서 아이들은 마을 사람들에 의해 선택되어져 떠나지만 에이다와 제이미만 남게 됩니다. 지역 여성 자원 봉사 협회 대표인 토튼 아줌마는 혼자 사는 미혼 여성인 수잔 스미스 씨 집에 두 아이를 맡기기 위해 실랑이를 벌이고 스미스 씨는 어쩔 수 없이 두 아이를 맡게 됩니다. 스미스 씨는 친구 베키가 세상을 떠난 뒤로 우울증을 앓으며 사람들과 왕래하지 않은 채 혼자 살아가고 있었지요. 스미스 씨는 애들을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 모른다며 불평을 하곤 했지만 음식을 주고 옷을 사서 입히고, 에이다를 위해 병원에서 진료를 받기도 하지요.

 

병원에서 수술을 하면 걸을 수 있다는 말에 스미스 씨는 엄마에게 편지를 보내지만 엄마는 답장이 없습니다. 하지만 에이다는 스미스 씨가 맞춰 준 목발로 잘 걸을 수 있었고, 조랑말 버터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지요. 바깥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고 예쁜 옷을 입었으며, 더 이상의 폭력도 없었지만 에이다는 좀처럼 스미스 씨에게 마음을 주지 않습니다. 진짜 가족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든지 자신을 버릴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지요.

 

나는 너무 많은 걸 가졌다. 그래서 몹시 슬펐다. (본문 219p)

 

히틀러가 노르웨이와 덴마크를 침공한 후 영국 육군이 계속 후퇴해 덩케르크라는 프랑스 항구에서 고립되면서 영국군과 마을 사람들은 작은 배로 33만 명의 군인들을 구출해 내면서 스미스 씨와 에이다도 다친 군인들을 돌보게 되지요. 에이다는 덩케르크 철수 작전 이후 자신이 좀더 강해진 것을 느꼈어요. 전쟁으로 인한 사정이 더 어려워지면서 마을 사람들도 자기 아이들을 멀리 피난 보내게 됐지만, 스미스 씨는 아이들과 함께 방공호에서 폭탄을 피하며 지내게 되지요. 어느 날은 에이다가 스파이를 잡으면서 마을의 영웅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정부로부터 아이들을 피난 보낸 값을 일주일에 19실링씩을 내야한다는 편지를 받은 엄마는 화가 나 아이들을 데리러 옵니다. 스미스 씨는 무기력하게 아이들을 보내야만 했고, 아이들도 어쩔 수 없이 엄마를 따라 런던 집으로 돌아오게 되지요.

 

나는 단어 하나를 곱씹어 생각했다. 전쟁…….

마침내 내가 싸워야 하는 대상과 그 이유를 확실히 알았다. 그리고 엄마는 내가 얼마나 막강한 싸움꾼이 되었는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본문 269p)

 

이 책에서는 제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전쟁으로 인한 참담함 보다는 아동 학대와 장애를 가진 이들을 향한 부당함, 그리고 고학력자인 여성과 왼손잡이에 대한 선입견 등 사회적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대학을 나오고 결혼을 하지 않은 스미스 씨를 통해 사회적 편견과 가족으로부터 고립될 수 없었던 당시 상황이 잘 담겨져 있어요. 또한 왼손잡이인 제이미가 학교에서 왼손이 묶인 채 지내는 장면들이 당시 사회가 가진 모순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우리는 여전히 많은 편견과 선입견 속에서 고통받고 좌절하곤 합니다. 그러나 이런 모순들 앞에서 당당한 이들을 통해 독자들에게 용기를 보내주고 있어요. 고립된 채 혼자 살아가던 스미스 씨, 엄마에게 학대를 당하고 편견 속에서 살아가던 에이다가 서로에게 큰 힘이 되어주고 서로를 이끌어주는 이야기가 너무도 감동적인 책입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울컥해지면서 오랜만에 책을 통해 무한 감동을 받았네요. 한 사람이 타인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이 책을 통해 절실히 깨닫게 되네요. 꼭 읽어보시길 권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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