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떡하죠, 마흔입니다 - 흔들리지 않는 삶을 위한 마음철학 수업
키어런 세티야 지음, 김광수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대였을 때 빨리 서른 살이 되고 싶었다. 서른 살이 되면 내 삶이 정해져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서른 살이 되었을 때도 여전히 나는 20대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불안했고 그래서 또다시 마흔을 기다렸다. 그러나 마흔을 훌쩍 넘겨버린 지금도 삶은 여전히 불안하고 정해진 바는 없다. 인생의 반을 살아냈지만 여전히 현실은 어려움과 고난의 연속이고, 여전히 삶은 미지수이며, 20대와 30대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불안과 두려움은 더욱 커져만 간다. 이제는 더 이상 젊지 않으며, 무언가를 새로 시작할 패기도, 열정도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나는, 중년의 위기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책 제목 '어떡하죠' 라는 문구가 내 마음을 담아낸 거 같아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나를 도와줄 수 있을거라는 막연한 기대감과 함께.

 

이 책은 중년의 도전을 이겨 내기 위해 배워야 하는 철학적 성찰을 다루는 일종의 응용철학 저작물이다. 그래서 이 책은 자기계발서 형식도 갖추고 있다. 중년의 시련은 철학자들의 연구 대상에서 경시되어 왔지만, 최근에는 많은 이들이 이 문제에 대해 철학적 관심을 보일 뿐 아니라 철학 기법을 동원하여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중략)

이 책은 일반적인 자기계발서와는 다른다. 삶을 느끼는 방식이라는 근본적인 의문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다르고, 외부의 변화에 대해서는 오히려 덜 집중한다는 점에서 또 다르다.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중년이란, 흔히들 느끼는 것과 달리,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하기에는 그렇게 늦은 때는 아니다. 중년은 늘 시간에 쪼들린다는 말에 현혹되어서도 안된다. 시간은 생각보다 많다. (본문 8,9p)

 

저자 키어런 세티야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의 철학 교수로 《비합리적 이성》, 《선악의 구별》의 저자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성인기와 중년기에 불가피하게 맞닥뜨리는 문제들을 소개하면서 철학이 개인의 성공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보여준다. 아리스토텔레스와 쇼펜하우어, 존 스튜어트밀에서 버지니아 울프, 시몬 드 보부아르에 이르기까지,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디어와 놀라운 통찰, 삶의 위기를 헤쳐나가는 실용적 조언 등이 담겨있다. (책날개 中)

 

이 책은,

1 '중년의 위기'에 대한 간략한 역사, 2 "열심히 살았는데 이게 다야?", 3 내가 놓쳐버린 것들, 4 지난날에 대한 후회, 5 죽음의 공포, 6 지금 이 순간을 살다 등 총 6부로 나뉘어 소개한다. 1장에서는 위기의 시점으로서 중년에 대한 통념이 최근에 와서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다시 말해 혼란스러운 트라우마에서 제어 가능한 불편함을 진화해 온 과정을 살펴보고, 2장에서는 중년의 다양한 위기들을 실제적으로 조명하면서 이 문제의 해답을 구하기 위해 아리스트토레레스에게서 기원한 이성과 가치, 좋은 삶의 개념에 대해 탐구하며 원치 않은 일도 해야 하는 필요성에 대해 배운다. 3장에서는 여러 선택권들이 어떤 식으로 가대평가되며, 때로는 놓쳐 버렸기에 더 나을 수도 있다는 근거에 대해 배우며, 4장에서는 실수를 했더라도 기꺼이 받아들어야 하는 시기와 이유에 대해 배우며, 5장에서는 죽음의 공포에 맞서기 위한 철학적 요법을 살펴보고, 6장에서는 지금 이 수간을 사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그것이 당신이 겪고 있는 중년의 위기를 어떻게 해결해 줄 것인지, 그리고 왜 명상의 유익한지를 배우게 된다.

 

중년의 가장 어려운 숙제는 과거나 미래가 아니라 현재의 공허함, 즉 만족감은 뒤로 유보되고 열심히 노력한 결과마저 자기 파괴적이라는 데서 오는 느낌에 대처하는 일이다. (중략) 과정을 가치 있게 여기는 사람은 원하는 것을 곧바로 얻을 수 있으며 일이 끝나더라도 가치가 헤손되지 않는다. 명상을 실천함으로써 현재에 몰두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또한 미완료형 지향의 가치를 깨닫게 된다. (본문 243,244p)

 

마흔이 되어 불안한 현재의 삶을 살게 되는 것은 과거의 실패에 연연하게 되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지금에 만족하지 못한 것은 현재의 공허함으로 남아 있고 지금 얻은 노력의 결과는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나는 이 책을 통해 '지금 순간에 머무는 방법'을 조금씩 배워나가게 되었다. 저자는 말한다. 정의롭고 더 나은 세상을 갈망할 때 우리는 어디서든 '현재'의 힘이 필요하다고. 누군가가 이런 말을 했다. 내 인생중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라고. 앞으로 관심을 가질 만한 일에 스스로 몰입하도록 마음먹은 것만으로도 나는 서서히 달라질 수 있음을 명심해본다. 마흔이 넘은 지금 나는 중년의 위기가 아니라, 가장 젊은 날을 살고 있는 것이다.

 

일상의 공허가 점점 채워지면 이상주의적 계획 속에서 '결가가 없는' 데 따른 근심도 물리칠 수 있다. 이것이 노력할 가치가 잇는 것을 위해 쏟는 정열과 집중과 충만의 근원이며, 이를 위해 '지금 이 순간'당신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존중해야 한다. (본문 247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