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위에는 왜 욱하는 사람들이 많은 걸까?
오카다 다카시 지음, 최용우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요즘 우리 사회는 하루가 멀다 하고 상상도 하지 못했던 흉학한 범죄들이 일어나고 있다. 가해자들의 나이는 점점 어려지고, 죄책감조차 없는 경우도 다반사다. 최근에는 보복 운전, 층간소음, 데이트 폭력 등 자신의 화를 참지 못한 분노조절장애로 인한 충동적으로 사고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아졌다. 단지 화가 난다는 이유로 무시무시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왜 이같은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일까? 왜 사람들은 화를 참지 못하고 공격적인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일까? 세종서적 《내 주위에는 왜 욱하는 사람들이 많은 걸까?》에서 그 이유와 해결방안을 찾아볼 수 있으리라.

 

갑질 행위, 집단 따돌림, 데이트 폭력, 아동 학대처럼 약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불만과 분노를 충동적으로 폭발시키는 일들이 빈번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이상한 현상들의 밑바탕에는 '과대자기증후군'이라는 공통된 병리가 숨어 있다. 자신이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지 해낼 수 있다고 믿는 전능감, 끊임없이 관심과 칭찬을 갈망하는 욕구,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는 상대방에 대한 공격성 등은 흉악한 범죄자에게만 나타나는 증상이 아니다. 마음속에 공허함이나 불안을 지닌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이러한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일본 정신의학계와 심리학계의 독보적인 권위자인 오카다 다카시는 가정에서부터 직장, 미디어, 정치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우리를 위협하는 과대자기증후군이란 무엇이며 이것을 어떻게 대처하고 극복해야 할지를 알려준다. (뒷표지 中) 

 

이 책의 저자 오카다 다카시는 상처받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비가 올 때 필요한 우산과도 같은 '마음의 안전기지'를 마련해주겠다는 취지로 2013년 자신의 이름을 건 오카다 클리닉을 개원했으며, 다수의 저서들로 일본 정신의학계에서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았다. 저자는 다양한 사건을 들여다보며 불안정 애착문제와 자기애의 문제에 주목하게 되었고 2005년 9월 《내 주위에는 왜 욱하는 사람들이 많은 걸까?》(일본의 원서 제목은 《과대자기증후군》)을 출간하게 되었다. 당시는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으나 아키하바라 사건이 일어난 뒤 이 책은 독자들에게 관심을 받게되었다.

 

과대자기증후군의 병리를 보여주는 사건은 끊이지 않고 일어났다. 무엇보다 우리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으로 앞서 예로 든 가정 폭력과 스토커, 집단 따돌림과 괴롭힘, 학대 같은, 약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불만 및 분노를 충동적으로 분출시키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이 같은 행위는 눈 깜짝할 새에 범죄 수준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혐성을 내포한다고 볼 수 있다. (본문 9p)

 

저자는 과대자기의 병리에 대한 이해는 자신의 생각대로 되지 않는 상대를 협박하고 지배하려는 자기애의 폭주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이러한 문제를 지닌 사람은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에서 비롯된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과대자기증후군은 흉학한 범죄자 및 위험한 지도자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우리 주변으로도 확산되고 있는 정신 병리이며, 마음 속에 공허함이나 불만을 지닌 사람일수록 이 증후군의 영향을 쉽게 받기 때문에 모든 현대인들이 이러한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이에 저자는 이 책에서 여러 임상 사례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이해를 도우며 개인의 문제를 넘어 현대사회가 내포한 본질적인 문제를 다루고자 한다.

 

제1부 이상 사태의 밑바탕에 있는 것, 제2부 과대자기증후군이랑 무엇인가?, 제3부 과대자기증후군의 비극, 제4부 과대자기증후군을 초래하는 현대사회, 제5부 우리 가까운 곳에 있는 과대자기증후군, 제6부 과대자기증후군 극복 방법 등 총 6부로 구성된 이 책은 1990년대 후반부터 일본에서 발생한 흉학한 사건의 배경을 추적하면서 여기에 과대자기증후군이 있다는 결론에 이르는 과정부터 다양한 동서고금의 유명인을 사레로 과대자기증후군의 특성을 소개하는 한편 과대자기증후군이 발발하게 된 원인과 과대자기를 초래한 현대사회의 특성을 살펴보고 가정, 학교, 직장, 연인관계 등 우리 가까운 곳에 있는 과대자기증후군을 살펴봄으로써 과대자기증후군을 극복하고 이 같은 증후군에 빠진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법과 과대자기증후군을 방지하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과대자기증후군은 현대사회의 특성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있음 설명하면서 과대자기증후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진정한 행복과 성장의 의미를 깨닫는 데 있다고 말한다.

 

이성을 잃은 듯한 파멸의광란에 말려들지 않고 인간으로서 행복하게 살아갈 새로운 원리를 모색해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 일단 사회를 좀먹고 있는 과대자기증후군을 자각하고, 여기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과대자기증후군은 그야말로 위기의 상황에서 사람들이 심적 여유를 잃었을 때 가장 파괴적인 해악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20세기에 역사가 저지른 잘못이 더욱 커대한 규모로 그리고 더욱 치명적인 방식으로 되풀이될 것 같은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한 파멸을 피하고 균형 잡힌 사회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과대자기증후군에 사회가 잠식당하지 않게끔 이성적인 힘과 냉정한 판단을 유지해야 한다. (본문 303p)

 

저자는 이 책을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이를 느낄 수 있는 사람 옆에 있다."라는 말로 마무리하고 있다. 세상은 더욱 풍요로워지고 있지만 반대로 사람들의 외로움과 공허함을 더욱 커지고 있다. 이처럼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과대자기증후군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기에 이 책을 읽어야 할 필요성에 대해 구지 말할 필요가 없을 듯 보인다. 《내 주위에는 왜 욱하는 사람들이 많은 걸까?》는 과대자기증후군에 대한 예방주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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