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




Joule 2017-11-18  

알리미 뿌뿌~에 빨간 N이 켜진 걸 보니 오늘도 페이퍼를 열심히 쓰신 모양이네요. 꾸준한 서재 활동은 심신 건강에 좋긴 좋아요. 알면서도 저는 자주 못하는 이유는 나름의 사정이 있어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이 생겼거든요. 물론 그전에도 바쁘긴 바빴는데 거기서 당분간 조금만 더 바쁘면 이루어지는 일이라. 제가 되고 싶은 건 화가도 작가도 아니었더라고요. 이만큼 살아오니까 풍경이 보이는 것처럼 아, 나는 이런 사람이 되려고 그랬던 거구나 하는 게 보이게 되었어요. 그냥 아무렇게나 그어진 낙서 같은 삶인 줄 알았는데 꽤 일관된 사람이었더라고요 제가. 나중나중에 말해주면 한수철 님 눈이 똥그라질 만한 일이에요. 그러나 어떤 일이 되기 위해서는 언제나 비밀과 은밀한 시간이 필요하죠.) 

지진 온 기념으로 알라딘에 책 팔러 왔다가 들렀어요. 팔고 싶은데 알라딘이 안 사주는 책은 도서관에라도 기부해야 할 듯. 저는 이상하게 사놓고 안 읽은 책 팔기가 읽은 책 팔기보다 쉽더라고요. 여전히 잘 못 파는 책은 철학, 자연과학, 심리학, 사회과학, 소설 등. 그러니까 가벼운 책을 가볍게 잘 팔고 무거운 책을 무겁게 잘 못 팔고 ㅎㅎㅎ

 

 
 
한수철 2017-11-18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Joule 님 안녕!!
암, 제 서재가 <아직은> 여전히 저에게 좋은 휴식을 주는 공간이라 여겨지는 것 같아서요.ㅎㅎ^^

......그러니까, Joule 님이 지금은 아니지만- 과거의 어느 시점에서 어느 시점까지는 ˝화가도 작가도˝ 되고 싶어 했던 적이 있으셨구나 하고 유추해 보니 공연히, 친밀하게 여겨지는 타인의 비밀 하나를 우회적으로 알게 된 것 같은 느낌으로 말미암아 일상적으로 굳어버린 얼굴 위로 아주 작은 미소가 절로 길게는 아니겠지만 머금어진 순간입니다.^^

꽤 일관된 사람. 즉, 일관성 있는 삶. 음, 다른 각도의 언사일 수도 있겠지만 예전에 Joule 님의 서재 활동을 관심 있게 지켜보면서 이미 느꼈던 바지요. 잠시 하나만, 예를 들어 볼까요? Joule 님은, 싫어하는 사람은 어떤 경우에도 끝까지 ‘티를 아주 내며‘ 싫어하는 습벽의 소유자죠. 도로 좋아지는 경우가 없어요. 즉, 가시적 화평을 위한 타협 따윈 안 하시죠. ... 혹시 제 말이 틀렸나요?ㅎ

흠흠
그나저나
비밀과 은밀한 시간을 통해 결국 어떤 사람으로 변모하시려는 건지, 궁금합니다. ˝나중나중에˝ 말해 줄 가능성이 저에게는 있는 것 같은 뉘앙스로 말씀을 주셨으니,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나중에 또 책 팔 일 있으시면, 안 팔리는 책들의 경우 그런 책들이라면 저에게도 나누어 주시길요! 지금은 말고 아주 훗날의 일이라면 말이에요. ;)


 


Joule 2017-10-27  

남쪽으로 가는 고속버스 안에서 이승우를 읽었어요. 모르는 사람들. 드디어 읽게 된 거죠. 이승우의 소설은 처음인데 이승우, 문체가 한수철 님과 비슷하더라고요. 아, 그래서 한수철 님이 좋아했던건가 했어요. 사람은 자기랑 비슷한 사람에게 호감을 느낀다잖아요. 한수철 님이 쓴 소설이라고 해도 믿겠더라고요 하도 비슷해서. 이 작가도 이야기를 참 술술 잘하는 사람이구나 말하자면 성석제처럼. 물론 성석제가 훨씬 더 재밌게 잘하지만서도. 그러나 그런 생각은 들었어요. 이승우는 깊은 이야기는 잘 못하겠구나. 이 사람은 우물의 바닥까지 내려갈 수 있는 사람은 아니야.

두꺼운 모직 코트에 스카프까지 두르고 남쪽으로 갔는데 다들 가벼운 트렌치 코트 정도를 입고 있어서 뭐랄까, 제가 아주아주 북쪽에서 온 사람 같아서 기분이 좋았답니다 헤헤. 북쪽에서 온 스파이, 아니아니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존 르카레. 

 
 
한수철 2017-10-28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Joule 님은 뭔가 여전히, 이동 중이시군요?^^

..... 저는 예전에 이승우는, ˝우물의 바닥까지 내려갈 수 있는˝ 소설가라고 생각했어요. 생각해 보면 당시에 저는 평범하고 태연한 인생을 살고 있었고, 이렇다 할 풍파를 겪지 않았더랬죠. 그래서일까, 현재는 ‘아니, 이승우가 우물의 바닥까지 내려갈 수 없다면 누가 내려갈 수 있는 거죠?‘라고 묻지 않지요. 즉
누군가에겐 그의 소설이 지극히 우멍한 우물의 검은 바닥 같을 테지만, 누군가에겐 그저 우물가 주변을 맴도는 관념적 배회 따위로 여겨질 수도 있을 테니까요. 즉, 각자의 관점을 통해 판단해야 할 개별적 사업이라는 생각입니다.ㅎ
음, 제 근황을 좀 말씀드릴까요? 저는 요새 소수의 뉴스기사, 옛날 수필들, 르포르타주적 성격의 글 위주로 읽어요. 다른 글은 잘 읽히지가 않거든요.
.....언젠가 ‘시적 영향에 대한 두려움‘이란 책을 읽으며 이승우 생각을 했던 기억이 어령칙하게 나네요. 저는 그게 뭐든 남을 따라하는 걸 강박적으로 염오하지만, 이승우에게 친연성을 대번에 느낀 건 분명한 사실이었고 좋아하면 서로 닮아간다는 풍문을 신봉하는 것도 사실이에요.ㅎ 그런데
전적으로는 다릅니다, 일테면 <같은 장르의 글을 유사한 분량>으로 써야 한다는 조건이 주어진다면요.^^ 제 말씀의 취지를 십분 이해하셨으리라 믿어요...

한편 성석제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네요. 저는 관심이 없으면 쳐다보지도 않는 타입의 인간이거든요.
책장을 둘러보니, 존 르카레의 소설이 없네요.
그냥 암, 스파이들의 인사말로 여길게요.

존 르카레!

Joule 2017-11-01 00:31   좋아요 0 | URL
친연성, 이라는 단어를 들으니 그녀 생각이 나요. 국문학과를 나와 벌써 여러 해째 신춘문예를 준비하고 있던. 마르고 개운한 얼굴에 음색이 맑던. 어느 날 그녀가 자취방에서 최근에 쓴 단편소설이라며 원고 하나를 건네줬어요. 그녀의 소설은 아니 글은 처음 읽는 거였는데 몇 장 읽다가 저는 내려놓고 말았어요.

부끄러워서 못 읽겠더라고요. 야한 내용도 아니고 베스트 극장에 나오는 흔한 소재의 이야기 상가집 이야기였는데 글이 그녀와 너무 똑같아서 도저히 더 읽어나가지 못하겠더라고요. 얼굴이 점점 빨개졌거든요. 한 문장 한 문장 읽어나갈 때마다 마치 그녀의 옷이 벗겨지며 속살이 점점 드러나는 것 같은 비슷한 기분이 들어서요. 막 야한 상상이 아니라 그녀의 말투, 호흡, 사소한 습관 같은 것들이 문장에서 살아 있는 것처럼 너무 생생하게 느껴져서요. 숨이 막혔던 것 같아요. 너무 가까이 다가오는 것 같은 느낌?

그녀의 남자친구는 이미 시인이었는데 음... 파렴치한이었어요. 그녀에게는 말하지 않았지만.
그러니까 음... 친연성요,

한수철 2017-11-01 01:07   좋아요 0 | URL
일화 한 토막을 들려 주는 스타일의 댓글..... 퍽 오랜만입니다.^^
저는 열 시께부터 막걸리를 혼자 마시며 이런저런 음악을 들었습니다. 혹시 ‘지평 막걸리‘ 드셔 보셨나요? 일반 막걸리에 비해 아주 진하고 맛이 좋긴 한데... 두 병 좀 못 먹고 취했습니다. 저랑 좀, 안 맞네요.ㅎㅎ

......‘음, 왠지 녹음된 자기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들어보는 기분과 유사할 것 같은데‘...라고 유추해도 괜찮을까요?

댓글의 마지막 문단은- 문단 성추행 사태가 없었다면 제법- 소설의 괜찮은 소재였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제목: 그녀에게는 말하지 않았지만

그나저나
지금 이 시간만큼은... Joule 님에게 친연성이 현저히 느껴지네요.

어...말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고

근데 이제 저는 자야 할 것 같아요. 찡찡거릴 것만 같아서!!
 


숲노래 2015-08-14  

‘한수철·신지’ 두 분한테 경고합니다



‘한수철·신지’ 두 분한테 경고합니다. 알라딘서재에 글을 쓰는 ‘숲노래’는 알라딘 고객센터에 먼저 문의하였고, 알라딘 고객센터 답변에 따라 고흥경찰서 담당자와 상담을 하였습니다.


‘한수철·신지’ 두 분은 알라딘서재 게시판에서 ‘숲노래’를 모욕하는 게시물을 올리면서 명예훼손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명예훼손을 하고 나서 그 게시물을 지우지 않을 뿐 아니라, ‘숲노래’ 서재에 찾아와서 사과하는 글을 올리지 않았고, 이러한 상황은 열흘 넘게 이어졌습니다.


알라딘 고객센터에서는 ‘한수철·신지’ 두 분을 명예훼손에 따라 법적으로 신고할 것을 ‘숲노래’한테 답변해 주었고, ‘숲노래’는 ‘한수철·신지’ 두 분이, 알라딘서재 게시판에서 ‘숲노래’를 모욕하여 명예훼손을 저지른 사항을 뉘우치는 모습을 앞으로도 보여주지 않는다면, 알라딘 고객센터가 ‘숲노래’한테 답변한 내용에 따라서 고흥경찰서에 정식으로 신고서를 제출하려고 합니다.


‘숲노래’는 ‘한수철·신지’ 두 분한테 다음 사항을 바랍니다.


1. ‘숲노래’를 모욕하며 명예훼손을 한 게시물을 지운다.

2. ‘숲노래’ 서재에 와서 사과글을 방명록에 공개글로 올린다.

3. ‘한수철·신지’ 두 분 서재에도 사과글을 올리면서, 앞으로 이와 같이 다른 사람(알라딘서재에 글을 쓰는 사람) 누구도 모욕하거나 명예훼손을 하는 비방글을 쓰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내용을 밝힌다.

4. 이 같은 사과 행동을 8월 20일까지 마친다.


‘한수철·신지’ 두 분이 이 네 가지 사항을 지키신다면, ‘숲노래’는 고흥경찰서에 두 분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하는 일을 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한수철·신지’ 두 분이 이 네 가지 사항을 지키지 않는다면, ‘숲노래’는 8월 20일이 지난 뒤에 고흥경찰서에 정식 고소장을 접수하려고 합니다. 고맙습니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