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내의 에로틱한 잠재력
다비드 포앙키노스 지음, 김경태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4.0


197페이지, 20줄, 25자.


(본 블로그의 글은 줄거리가 포함되거나, 감추어진 비밀 등이 묘사될 수 있습니다.)


음, 미안하지만 책이 얇아서 빼들었습니다. 다른 책들이 도서관용 가방을 가득 채우고 있어서 여유가 별로 없었거든요. 프랑스 문학 쪽에 가면 다른 데와는 달리 얇은 책이 많습니다. 겉껍질은 제거하고 진열하기 때문에 제가 본 표지색은 노란색입니다. 그래서 눈에 띄었습니다. 집에 가져갔더니 제목 때문에 아내가 들춰보았습니다. 금세 내려놓더군요. 갑자기 읽는 게 두려워졌습니다.


몇 페이지를 넘기니 태연하게 과거나 다른 주제로 가는 문장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고수입니다. 뭐랄까요? 비꼰다고 해야 하겠죠? 그런 문장들이 줄지어 나옵니다. 그래서 웃으면서 -- 그게 때로는 쓴웃음이라고 할지라도 아무튼 웃으면서 -- 글을 읽어 내려갔습니다.


그러나 내용은 때로 유쾌한 게 아닙니다. 엑토르는 수집벽이 있습니다. 자칭 수집가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자살을 시도하려고 지하철 역으로 갔는데 용기를 돋우기 위해 먹은 호르몬제 때문에 기절해서 병원으로 실려 갔다가 6개월간 요양하고 나왔습니다. 주변인들에게 미국여행을 다녀왔다고 거짓말을 한 다음 (그 동안 여행한) 미국에 대해 거짓말을 하기 위하여 도서관에 가서 자료를 들추다 같은 목적으로 온 아가씨를 만나 사랑에 빠져 결혼했습니다.


어느 날 아내가 유리창을 닦는 모습을 보고 감격하여 그것을 재현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다가 잠시 외출을 하는 사이 아내가 유리창을 닦는 장면을 녹화해 두려고 카메라를 숨겨뒀는데, 아껴뒀다가 얼마 뒤 켜 보니 아내가 웬 남자와 섹스를 하네요.


낙담에 낙담을 한 엑토르는 처남에게 사이클 대회 우승이 거짓 아니냐고 했다가 한참 얻어 맞아 엉망이 된 상태로 집에 돌아옵니다. 왔더니 깜짝 생일 파티를 열어줘서 달아나다 층계에서 구르고 맙니다.


브리지트가 먼저 이야기를 꺼냅니다. 비디오 테이프는 거짓이다. 즉, 숨겨져 있는 걸 보고 거짓으로 외도를 하는 척했다는 말이지요. 이제 엑토르가 말할 차레입니다.


그런데, 아내의 유리창 닦는 모습을 촬영해 두려고 설치했다는 말이 당신은 믿어지나요?


등장인물(이름순, 엑토르 중심)

로랑스(마르셀의 아내, 전 국가대표 탁구선수, 로랑스 르루아), 뤼시(조카, 14살 차이), 마르셀 슈베르(제랄딘의 시가 조카, 수집벽), 미레유(엑토르의 어머니, 42년 차이), 베르나르(엑토르의 아버지, 엑토르와 50살 차이 남), 브리지트(도서관에서 만난 아가씨, 아내), 에르네스트(엑토르와 20살 차이 나는 형), 엑토르(수집벽), 제라르(브리지트의 오빠), 제랄딘(빨강머리 비서), 쥐스틴(형수), 클라리스(에르네스트의 애인)


160425-160420/16042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