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의 왕 - 비만기자 김민하의 육체개조 프로젝트!
김민하.이근형 지음, 똥똥배 만화 / 메디치미디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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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기자 김민하의 육체개조 프로젝트란 부제가 눈에 들어온다. 표지만 보면 만화로 된 책이다. 실제 만화인 줄 알았다. 김민하 기자의 운동을 똥똥배라는 만화가가 만화로 표현한 것으로 착각했다. 만화라면 가볍게 빠르게 읽을 수 있을 것이고 기대했다. 그런데 책을 받으니 아니다. 만화가 없지는 않지만 대부분 글이다. 비만인이 살을 빼는 다이어트 프로그램 정도로 너무 쉽게 생각했다. 점점 늘어나는 나의 뱃살을 생각하면서 이 만화를 보면서 쉽게 따라할 운동이 있을 것이란 기대를 했다. 이 기대는 책을 받아 읽기 시작하면서 간단히 무너졌다.

 

101kg 거구의 기자가 몸을 생각해서 선택한 운동은 조금은 낯선 크로스핏이다. 가끔 보는 방송에서 이 운동을 아주 열심히 하는 사람들을 본 적이 있다. 아주 격렬했다. 단시간에 운동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고 있었다. 기자가 이 운동을 하면 얼마나 많은 살들이 얼마나 빠르게 빠질까 하는 기대를 했다. 이 기대도 역시 산산조각났다. 흔히 살빼는 다이어트 운동과 성격이 다른 운동이기 때문이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같이 진행하면서 전신을 발달시킬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는데 읽는 것만으로도 만만찮게 다가온다.

 

비만에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이 이 격한 운동을 한다고 했을 때 어떻게 버틸까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체계적인 운동은 언제나 그 사람에 맞춰진다. 그리고 그 한계를 조금씩 높여간다. 김민하 기자도 자신의 운동기록이 책으로 나올 것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이렇게 열심히 하지 않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왜냐고? 하루의 운동을 마친 후 그가 보여주는 간결한 마무리 글들이 늘 운동을 멀리하는 나의 핑계와 너무나도 비슷하기 때문이다. 좋은 트레이너를 만났고,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기에 자신이 4개월에 걸쳐 이 혹독한 운동을 했다. 그 결과는 살 빼는 목적인 사람들의 바람과는 완전히 다르다. 몸무게가 겨우 4kg 빠진 97kg이기 때문이다. 대신 지방을 버리고 근육을 얻었다.

 

이전에 중년인이 폭식과 폭음과 운동 부족을 겪은 후 다이어트한 내용을 적은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거구의 남자는 가장 먼저 한 것이 음식량 조절과 운동이었다. 운동의 기본은 걷기였다. 이 조합의 결과는 좋았다. 운전하던 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한 정거장 앞에서 내려 집까지 걷는 그는 아주 많은 살을 뺐다. 멋졌다. 하루 걷는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나에게 이 조합은 아주 매력적이었다. 물론 실천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주변에서 이런 조합으로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살을 뺀 사람이 있다. 몇 개월 사이에 홀쭉해진 상태로 나타났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점점 더 살이 쪘다. 그렇다고 걷기를 포기한 것도 아니다. 먹는 것을 잘 조절하기 못한 탓이다. 이때 즈음에 방송에서 근력운동의 중요성을 다룬 프로그램을 봤다. 그에게 부족한 것이 바로 이것이었다. 살을 뺐을 때 근육운동을 같이 했다면 훨씬 건강하고 좋은 몸을 만들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런 간접 경험들을 가지고 읽은 이 책은 낯선 용어들 때문에 어려운 부분이 있었지만 아주 효과적일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역시 몸무게다. 근육이 늘었다고 해도, 라인이 좋게 변했다고 해도 몸무게가 무거우면 내가 기대한 것과 조금 다르다. 개인적으로 헬스 트레이너들의 근육질 몸을 좋아하지 않는 것도 있다. 물론 이런 몸을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책 속에서도 나오는 지적이다. 학창시절 이와 조금 유사한 운동을 하고 난 후 엄청난 헛구역질을 한 경험이 있는 나에게 저자의 경험은 자연스럽게 공감이 된다. 이근형이 지적한 많은 것들은 사실 선택의 문제이기도 하다. 게으름도 있지만 말이다. 이런 종류의 책을 읽으면 늘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언젠가 실천하리라! 는 다짐 말이다. 당연히 아직 한 번도 실천한 적이 없다. 간단한 것 조금 하다가 중단한 것을 제외하면. 만약 이 책을 통해 몸무게를 많이 빼는 다이어트를 하고 싶다면 잘못된 선택이라고 말하고 싶다. 진짜 건강한 몸을 원한다면 읽고 당장 크로스핏 헬스장으로 달려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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