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 : 모리어티의 죽음 앤터니 호로비츠 셜록 홈즈
앤터니 호로비츠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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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서 가장 유명한 탐정, 셜록 홈즈. 그의 유일한 적수였던 모리어티 교수. 이 둘의 마지막 대결과 그들의 죽음. 팬들의 원성에 의해 다시 부활한 셜록 홈즈. 하지만 그의 죽음과 부활까지는 3년의 공백이 있다. 명탐정 홈즈가 사라진 세계에서 범죄자들은 자신들이 바라는 악행을 마구 저지를 수 있다. 이 소설은 바로 이 3년 중 얼마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만들었다. 읽는 내내 코난 도일의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머릿속은 다양한 가능성을 추리한다고 바빴다. 내가 읽었고 알고 있던 추리소설들의 설정들이 하나의 가설을 만들고, 부수고, 다시 세우는 작업을 반복했다. 그리고 마침내 예상하지 못한 반전에 손을 들게 되었다.

 

소설은 셜록 홈즈와 모리어티 교수가 함께 죽었던 스위스 마이링겐의 라이헨바흐 폭포에서 시작한다. 홈즈의 시체는 발견되지 않았고, 모리어티 교수로 추정되는 시체는 발견되었다. 이 유명한 탐정의 죽음은 전 세계에 알려진다. 이때 이곳을 찾는 두 남자가 있다. 한 명은 런던 경찰인 애설니 존스이고, 다른 한 명은 미국 핑커턴 탐정 사무소 소속인 프레더릭 체이스다. 처음 애설니 존스가 시체를 보고 체이스에 대한 추리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이 있다. 그것은 바로 애설니 존스가 셜롬 홈즈의 변신이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 워낙 변장에 뛰어난 홈즈를 감안하면 전혀 아니라고 할 수 없다. 그런데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단서가 계속 나온다. 하지만 이미 몇 번이나 추리소설에서 이런 설정을 뒤집는 반전을 보았기에 의심을 풀지 못하고 있었다.

 

유럽의 유명한 악당이 죽은 사건에 등장한 미국 탐정 체이스. 왠지 낯설다. 그런데 그를 유럽으로 오게 만든 사건이 영국에서 발생한다. 미국의 악당인 클래런스 데버루가 영국으로 넘어온 것이다. 그는 베일에 쌓인 채 잔혹한 범죄를 뒤에서 조정한다. 어떤 면에서 보면 모리어티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 직접 범죄 현장을 뛰지 않고, 범죄를 계획하고 범죄자를 압박하고 협박하면서 암흑가를 지배하는 것이다. 홈즈에 의해 모리어티의 정체가 밝혀졌다면 이 데버루는 아직 그 실체를 누구도 모른다. 그런데 이 악당이 모리어티와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고 한다. 그 증거로 모리어티로 추정되는 시체의 몸에서 발견한 암호문이다. 이것을 풀어내는 인물이 바로 애설니 존스다. 작가는 여기서 작은 함정을 파고, 나는 그 속에 쏙 빠졌다.

 

시체에서 발견된 암호문을 풀어 두 대륙의 악당이 만나려고 한 장소와 시간과 조건을 발견한다. 어느 순간 긴 대화를 통해 친구처럼 가까워진 둘은 암호문이 가리키는 카페로 간다. 이곳에 한 소년이 나타나 과연 체이스가 모리어티인지 확인한다. 이미 가능성을 생각한 것이지만 그 답은 비루하다. 소년이 칼을 꺼내 체이스를 위협한다. 겨우 열두세 살 정도의 아이다. 아이가 사라지고, 그 뒤를 애설니 존스 경찰이 뒤쫓는다, 이 미행은 앞으로 벌어질 거대한 권력 투쟁의 시작이 된다. 블레이드스턴 하우스로 이어진 소년의 흔적은 그들로 하여금 그렇게 찾고 있던 데버루의 수하에게로 인도한다. 비록 집 안에 소년의 흔적이 보이지 않지만.

 

다음 날 블레이드스턴 하우스에서 학살이 벌어진다. 누군가가 몰래 침입해 그 집에 살던 사람들을 죽인 것이다. 지금은 약간 기억이 희미하지만 코난 도일의 소설에서 이런 묘사를 보지 못한 것 같다. 현대의 기준으로 좀 더 잔혹하게 보여준 것이 아닐까 하고 착한 해석을 해본다. 이런 몇몇 장면과 설정을 제외하면 정말 코난 도일의 문체나 설정이나 이야기 등을 많이 참조하고 공부했다는 것을 바로 느낄 수 있다. 이것이 또 하나의 반전으로 작동한다. 작가가 교묘하게 조금씩 풀어내는 이야기는 가랑비에 옷 젓듯이 머릿속에 자신도 모르게 설정과 반전을 끊임없이 그리게 한다. 그리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반전이 펼쳐진다. 당했다는 생각과 함께 반전의 해설을 하나씩 검증하고 싶은 마음이 불쑥 떠오른다. 개인적으로 올해 최고의 반전이다.

 

홈즈 시리즈를 차분하게 한 권씩 전권을 연속적으로 읽은 적이 없다. 그래서 홈즈를 좋아하지만 그 내용에 대한 깊이가 부족하다. 단지 그 재미와 재미를 느낄 뿐이다. 하지만 홈즈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소설의 놀라운 반전을 반가워하고 감탄할 것 같다. 물론 이 반전에 약간의 호불호가 나누어질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반전을 이미 다른 작가가 보여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아마 이 작품을 읽은 독자라면 금장 머릿속에 그 이름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소설 전체에 흐르는 위대한 탐정 홈즈의 흔적을 분명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조금만 더 자세하게 적으면 너무나도 심한 스포가 될 수 있어 이만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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