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0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정경호 옮김 / 오픈하우스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이 소설은 잭 리처 시리즈 중 상당히 특이한 작품이다. 왜냐고? 리처가 이번에는 자신의 부대원과 힘을 합쳐 적을 무찌르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잭 리처 시리즈를 몇 권 읽은 사람들은 알 것이다. 리처가 얼마나 혼자서 모든 사건을 잘 해결했는지. 그런데 이번 작품은 옛 동료의 무선 코드로 시작한다. 바로 번역본 제목인 1030이다. 이 코드는 헌병들이 동료들의 지원을 다급하게 요청할 때 사용하는 코드다. 언제나 아무런 연락처도 없이 떠돌아다니는 잭 리처에게 긴급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바로 1030달러를 입금한 것이다.

 

도입부는 한 남자가 헬리콥터를 타고 가다 그냥 떨어진다. 그 남자의 이름은 캘빈 프란츠다. 처음에는 부상당한 그를 수송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900미터 상공에서 강제로 떨어트린 것이다. 이 사건이 바로 잭 리처에게 다급한 무선 코드를 보내게 한 것이다. 이 돈을 통해 무선 코드를 보낸 사람은 바로 동료였던 프랜시스 L. 니글리다. 그녀는 군 제대 후 시카고 소재 보안업체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런 그녀의 연락을 받고 그녀가 남긴 몇 가지 단서를 가지고 LA로 찾아간다. 서로를 신뢰하고 잘 아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방식이다. 그렇게 서로를 잘 아는 사람들이 그 넓은 LA에서 만난다. 그리고 프란츠 외에 다른 동료들도 제대로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뭔가 큰 문제가 생겼다.

 

리처의 동료들은 하나의 슬로건이 있다. ‘특수부대원들에게 덤비지 마라’이 슬로건은 강한 동료애의 결과다. 그들은 자신들의 동료에게 문제가 생기면 서로 연락한다. 이 사건도 바로 이 때문에 생겼다. 한 동료가 가까이 있는 다른 동료에게 연락하고 이들이 힘을 합쳐 적을 무찌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적은 언제나 그들이 생각하지 못한 곳에 있다. 믿었던 사람에게 역습을 당하면 어떻게 할 수가 없다. 프란츠, 스완, 산체스, 오로스코 등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보여준 놀라운 수사 능력은 예상하지 못한 적의 반격으로 물거품이 된다. 그들이 몇 가지 단서를 남겨 놓았지만 그 암호만으로 모든 것을 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초반에는 리처는 니글리를 제외한 모든 동료들에게 사고가 생긴 것이 아닌가 걱정한다. 오도넬과 딕슨이 그들은 찾아오면서 이 걱정은 사라진다. 프란츠 외 다른 동료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또 다른 걱정이 생긴다. 남은 동료의 죽음이 예상된 것이다. 프란츠가 남긴 암호만 가지고 그 어떤 단서도 찾을 수 없다. 하지만 특수부대를 운영하면서 갈고닦은 경험은 아직 녹슬지 않았다. 사람들이 보여준 반응으로 진실과 거짓을 구분한다. 여기에 그들이 도착할 때 감시하던 사람들이 있다. 그들 중 한 명이 이들을 죽이기 위해 움직일 때 리처의 역습이 시작된다. 하나의 단서가 새롭게 나왔기 때문이다. 이제 네 명의 전직 특수부대원들이 적들을 강하게 압박하기 시작한다.

 

한 명이 할 수 있는 일과 여럿 명이 할 수 있는 일은 구분되어 있다. 적들이 조직화되어 있다면 혼자보다 여럿 명이 편하다. 감시해야 할 대상이 더 많고 더 위험하기 때문이다. 적들은 이미 특수부대원이었던 리처 일행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적의 실체가 아직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 실체부터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아무리 거구에 큰 힘을 가지고 탁월한 판단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이제 그는 중년이다. 예전처럼 빠르게 강하게 움직이지 못한다. 그렇지만 동료에 대한 신뢰와 풍부한 경험은 돌발 상황에서 최고의 힘을 발휘한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 속에서도 우연은 항상 존재한다. 이것이 가끔 아주 큰 변수를 만들기도 한다.

 

잭 리처 시리즈는 강한 흡입력으로 빠르게 읽게 만든다. 단순한 듯한 외모와 과격한 행동은 정당한 이유를 가지고 표출될 때 묘한 공감대를 형성한다. 거의 2미터에 육박하는 거구의 주인공이 재빠르지는 못하지만 빠른 판단력으로 움직일 때면 살짝 긴장감이 감돈다. 혹시 이 속도 때문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같이. 여기에 군 시절 최고의 콤비를 자랑했던 부대원들의 매력은 곳곳에서 발휘된다. 소위 말하는 눈빛만 봐도 안다는 표현이 딱 맞다. 그리고 그들은 최고의 요원이었다. 비록 민간인과 중년이란 한계 안에서 활약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복수를 향한 열정은 조금도 주저함이 없다. 약간 잔인한 듯하지만 그의 행동은 거침없다. 삶에서 계획을 세우지 않는 남자가 부대원을 위해 계획을 세우고 행동할 때 그 매력은 가공할 위력으로 표현된다. 이 남자로 하여금 계획을 세우게 하면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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