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아들 2 - 파멸의 저주 일곱 번째 아들 2
조셉 딜레이니 지음, 김옥수 옮김 / 까멜레옹(비룡소)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이제 겨우 육 개월 도제 수업을 받은 톰이 몸 상태가 나쁜 스승 그레고리를 대신해서 보가트를 처리하러 간다. 이 보가트는 그레고리의 형인 신부의 다리에 붙어 피를 빨아먹고 있다. 그냥 놓아두면 죽게 된다. 석공과 다른 인부가 도움이 있지만 혼자만의 첫 유령 사냥이다. 보가트를 가둘 구덩이를 파고, 꼼꼼하게 쇳가루와 소금을 섞어서 그 구덩이의 틈을 메운다. 조그만 틈이 있어도 그곳을 통해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보가트를 구덩이로 유인하기 위해 사제의 다리를 절단한다. 유인해서 가두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이때까지 흘린 피 때문에 죽게 된다. 여기서부터 진짜 이야기가 시작한다.

 

전편에서 마녀와 대결을 펼쳤다면 이번에는 더 강한 고대 악령과 싸운다. 그 악령의 이름은 파멸이다. 스승 그레고리가 20년 전 한 번 제압하려고 했다가 죽음 직전까지 몰렸던 악령이다. 사제인 형의 장례식을 보고, 이전의 악령 파멸을 제압할 목적으로 대성당 마을로 간다. 조그만 동네에서 농사를 짓던 톰에서 처음 가본 대성당 마을은 엄청난 곳이다. 하지만 이곳은 유령 사냥꾼을 이단 혹은 마녀 같은 것으로 취급한다. 종교재판소장이 그를 보면 잡아서 화형을 시킬 수도 있다. 그레고리는 재판소장이 먼 마을에 있을 것이란 예측을 하고 간다. 이것은 착각이다.

 

일곱 번째 아들의 일곱 번째 아들인 톰은 대성당 마을에서 무시무시한 장면을 본다. 그것은 재판소장이 수많은 남녀를 끌고 다니는 것이다. 재판소장은 이들을 마녀와 이단으로 부른다. 실제 이들 중에는 마녀가 없다. 가장 가까운 인물이라면 앨리스일 것이다. 재판소장이 마녀나 이단으로 판결하면 그들의 재산을 압수할 수 있다. 재산 증식을 위한 하나의 수단이다. 여기에 재판소장의 개인적 악취미도 끼어 있다. 중세의 암울한 종교 문제가 그대로 노출된다. 이들이 끌려올 때 마을 사람들 중 일부는 화형식을 기대하고 외친다. 현재와 너무 다른 중세의 모습이다.

 

대성당 마을은 파멸의 저주 속에 있다. 대성당 지하에 몸은 갇혀 있지만 사악한 기운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숨어들어 그들을 조종한다. 파멸은 피를 먹고 힘을 얻는다. 하지만 파멸이 갇힌 곳을 들어가기 위해서는 은 대문을 통과해야 한다. 열쇠가 없으면 들어갈 수 없다. 파멸이 무서운 것은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조종하는 것이다. 사제 중 몇 명이 이미 그의 지배하에 있다. 이 때문에 유령 사냥꾼 사제가 위험에 처한다. 유령 사냥꾼을 인정하지 않는 재판소장에게 이것은 이단자를 처분할 좋은 기회다. 고대 악령 파멸도 물리쳐야 하고, 재판소장의 추적도 뿌리쳐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린다. 이들이 고생할수록 이야기의 재미와 몰입도는 더 높아진다.

 

이번 편에서 몇 가지 놀라운 사실들이 드러난다. 하나는 그레고리의 마녀와 연관된 과거고, 다른 하나는 엄마와 아빠의 만남과 엄마의 정체다. 스승 그레고리가 겪었던 마녀와의 인연이 톰과 앨리스 사이에 다시 이어지는 듯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언제나 해답을 알려주는 엄마의 능력이 어디에서 기원했는지 보여준다.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지만 아직 그 정체가 완전히 드러난 것은 아니다. 엄마의 예언이 어떤 결과를 맺을지, 앨리스와 파멸 간의 계약이 어디까지 진행될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리고 파멸을 영원히 제거할 방법이 무엇인지도. 여기에 점점 유령 사냥꾼으로 성장하는 톰의 모험이 다음 이야기에서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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