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신들의 귀환 - 지구 종말론의 실상
에리히 폰 데니켄 지음, 김소희 옮김 / 청년정신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내용들이 낯설지는 않다. 이미 팩션류 소설이나 그레이엄 핸콕의 <신의 암호> 같은 책에서 만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당시도 지금처럼 이런 주장들이 그대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그냥 단순하게 한 정신 나간 연구자의 소설로 치부하면 간단하지만 이런 주장이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계속 시선을 끈다. 거기에 그들이 주장하는 증거들 일부분이 귀를 솔깃하게 만들면서 또 다른 가능성을 생각하게 한다. 한 가지 덧붙인다면 저자는 2012년 12월 23일에 반드시 외계인이나 종말 같은 일이 벌어진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시간 계산 오류를 지적하는데 재미있는 것은 마야 문명의 계산 오류가 아니라 서력의 오류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그리고 이런 주장은 혹시 그날 아무 일이 없다고 해도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역사, 특히 고대사를 읽을 때면 늘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발굴되고 눈앞에 펼쳐진 자료에 대한 해석이다. 과연 이 해석이 맞을까 하는 의문이 늘 있다. 특히 고대 문자에 대한 해석에서는 맞는 해석일까 하는 의문이 더 강해진다. 하지만 무엇보다 경이롭게 다가오는 것은 거대한 구조물이다. 그것이 거대하고 정밀할수록 의문은 더 커진다. 어떻게 저 시대에 저런 것을 만들었을까 하고 말이다. 또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야 가능할까 하고. 이 책이 나의 이런 의문에 대한 조그마한 가능성에 해답을 제공하고 있다. 완전히 받아들이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저자는 외계문명설에 대한 수많은 학설 중 기본방식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것은 고대 유물이 지닌 놀라운 모습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곳은 조금은 낯선 안데스산맥 고지대에 남아 있는 푸마푼쿠다. 저자의 설명과 사진으로 본 푸마푼쿠의 모습은 굉장히 설득력이 있다. 정밀하고 거대한 돌들의 모습이 저자의 주장처럼 석기 시대에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주장이 좀더 설득력을 지니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과학 자료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자료가 많지 않다. 저자의 주장처럼 진화론자들이 이런 발견을 알면서도 무시하는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사실이 있는지는 나의 공부가 부족해서 잘 모르겠다. 

추천사에서 “오늘날 주류학계는 신들의 이야기를 우리 조상들의 상상력에서 나온 환상으로 치부한다. 사실은 정반대다! ... 다시 말해, 뭔가가 우리 조상들에게서 일어났다. 그들이 뭔가를 목격하고 구전설화를 통해 이런 사건들을 전하려고 했다.”(7쪽)고 말하면서 수많은 경전과 역사 속 이야기를 새롭게 해석한다. 만약 이 해석이 맞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신화나 신앙은 산산조각난다. 그렇기 때문에 혹시 이런 주장이 주류에서 배척받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받은 교육의 견고함이 쉽게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한다. 그리고 저자의 주장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증거와 해석과 학자들을 모아서 하나의 실로 꿴 것일 수도 있다. 이런 작업을 현실의 매체에서 자주 보았기에 의심을 눈초리를 쉽게 내려놓을 수 없다.

결국 이런 종류의 책을 읽을 때 그것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결정은 각 개인에게 달려있다. 단순히 호기심에서, 하나의 소설로도 받아들이는 게 가능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거대한 구조물이나 유적에 대한 우리의 해석이 현재의 상상력을 기반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외계문명설도 하나의 가능성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가능하다. 뭐 대부분의 독자들은 하나의 오락거리 그 이상이 아닐 수 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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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오름 2012-02-21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값이벤트라 망설이는 중이네요..ㅎ 리뷰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