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곡 : 연옥
단테 알리기에리 지음, 김운찬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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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거룩한 문을 밀면서 말하셨다.
들어가라. 하지만 뒤를 돌아보는 자는밖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라. 20그 거룩한 문의 쇠로 된 수톨쩌귀들이암톨쩌귀들 안에서 비틀려 돌아가며,
얼마나 크고 시끄러운 소리가 나는지,
착한 메텔루스를 빼앗기고 난 다음에텅 비어 버린 타르페이아‘도 그토록135 20 뒤를 돌아보면 하느님의 은총을 상실하게 된다. 쟁기를 잡고 뒤를 자 꾸 돌아다보는 사람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자격이 없다.(「루가의 복음서」 9장 62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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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 : 지옥 열린책들 세계문학 93
단테 알리기에리 지음, 김운찬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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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거쳐 고통의 도시로 들어가고,
나를 거쳐 영원한 고통으로 들어가고,
나를 거쳐 길 잃은 무리 속에 들어가노라.
정의는 높으신 내 창조주를 움직여 성스러운 힘과 최고의 지혜,
최초의 사랑이 나를 만드셨노라.
내 앞에 창조된 것은 영원한 것들뿐,
나는 영원히 지속되니, 여기 들어오는 너희들은 모든 희망을 버릴지어다.
어느 문의 꼭대기에 검은 빛깔로 이런 말이 쓰인 것을 보고 내가 말했다.
「스승님, 저 말뜻이 저에게는 무섭군요..
그러자 그분은 눈치를 채고 말했다.
「여기서는 모든 의혹을 버려야 하고,
모든 소심함을 버려야 마땅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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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과학 공부
류중랑 지음, 김택규 옮김 / 유유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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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운동을 매주 몇 번 할지, 한 번에 몇 시간씩 할지 정해서 오랫동안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다섯째, 절대 무리해서는 안 된다. 명상도 운동처럼 오랫동안 규칙적으로 하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고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분비를 줄인다.
스트레스 해소를 돕는 또 다른 힘은 주변 사람들의 심리적지원이다. 머리를 기대고 마음껏 울 수 있는 어깨, 따뜻하게내미는 손, 조용히 들어 주는 귀는 모두 큰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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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유
이향규 지음 / 창비교육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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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유#이항규#창비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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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성과 선긋기

성숙과 경직성, 혼돈을 이어가는 시대에 정체감의 확립이란 비단 청소년들만이 겪는 문제는 아닐 것이다. 나날이 발전해가는 기술과 그에 부응하는 새로운 문화, 신조어, 무역과 여행, 이민의 증가로 국가간 흐려진 경계, 그밖의 것들. 굳건히 정립해 놓았다고 믿었던 정체성 조차 흔들릴 지경인데 어찌 단단한 자아정체성이 있겠는가.

'우리'라는 이름표 붙이기를 좋아하는 사회, 더불어 규정하기를 좋아하는 사회는 단일문화와 다문화 가정 내지는 순혈과 비순혈을 가름하려 한다. 정체성 규정을 통해 구획을 지어, 정책적 지원 혹은 표집의 용이성을 위한다는 이유로 말이다. 그들을 결정적 순간에 타자화시키지 않기 위해, 한 사람을 온전히 그 개인으로 보았는지 끊임없이 내 마음 속을 들여다 보아야 하는데, 실제는 늘 그렇듯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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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어와 인터뷰이, 동등한 인격체와 대상화

그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연구서를 쓰기에 적합한, 혹은 예상되는 결과를 보기 위한 질문과 선택지를 만들고, 마음과 상황을 다섯 단계로 나누어 놓은 범위 안에서 표시하라고 하는 폭력. 통계의 수월함을 위해 규격화할 수 밖에 없다는 합리화. 이 모든 것들이 엮여 불편함을 만들어낸다. 올 한 해만해도 서너편의 보고서를 쓴답시고 기관 관계자, 다문화가정 구성원, 그 외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선사했던가. 나의 무지가, 배려 없음이 이렇게 드러나고야 만다.

"나는 이 설문지를 하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대상화'된다는 게 이런거구나. 한국사회에서 늘 양지에, 주류로 살았던 나는 연구하는 사람이었지, 연구 '대상'이 되는 사람이 아니었다. 말하는 사람이었고, 가르치는 사람이었고, 설명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의 생태를 안다. 그들의 생태 안에서, 그들의 논리에 따라서, 그들이 보고 싶은 것을 먼저 결정하고 만든 설문지. 그 설문지가 지지고 볶으며 사는 삶의 깊이와 역동을 얼마나 잘 보여줄 수 있을까."(3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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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리멸렬함

내가 자란 문화에서 자연스럽게 여기는 모든 것이 상대에게는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 배려와 이해.선의를 가장한 이런 행위를 줄곧 해오며 속으로는 '내가 이 정도 물러서니, 너도 어련히 알아서 해.'라는 말을 얼마나 곱씹었던가. 내 감정이나 생각은 말하지 않아도 상대가 가늠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 것을, 내가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서로 다른 가치에 대한 합의의 과정에 이르러야 평안함을, 오늘도 머리로만 받아들이고만 만다. '늘 그렇지'라 혼잣말하며.

"가족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문제가 아니라면 작은 차이는 그냥 받아들인다. 중요하지 않은 문제일지라도 내가 마음이 불편하면 불편하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그 정도이다."(3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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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2를 앞두고

여성으로서, 아이를 둔 엄마로서, 결혼이주민으로서 그 밖의 많은 수식어를 걷어내도 그저 한 명의 인간이기에, 그녀의 이야기는 절절한 공감을 자아낸다. 학력과 경력, 사회적 관계망이 무용지물한 공간에서 발을 내딛는 건 막연함을 넘어선 공포감이 압도적일 것이다. (물론 얼마 안있어 해외에 나가 살아야 할 나의 두려움이 더 크게 작용해 그리 느꼈을 것이다.) 내가 지워지는 수많은 시간 속에서 흐려지는 자신을 붙잡고, 침묵과 낯선 언어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를 나타내는 발화란 알을 깨는 것과 같은 고통일지 모른다. 동화나 통합보다는 비주류와 이방인으로서의 삶으로 지칭될까 매 순간 발을 구를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를 나라는 사람의 캐릭터를 공고히 하는 시간으로 깨닫게 된다면, 숨을 고르고 나를 다져, 매력적인 시즌 2를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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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이라는 그 애매한 시간은 엄청 무거워서 쪼개지 않으면 숨을 쉴 수가 없다. 쪼개야만 내 삶도 손에 잡히고 그래야 지금 뭘 해야 하는지도 알 것 같다.래서 이제 1년씩만 살려고 한다. 그러다가 그 1년이 모여서 평생이 되면 좋은 거고 아니어도 좋은 거고."(10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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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에게 민감한 교육 환경은 사실 모든 학생에게 좋은 교육 환경이다. 그렇지 않은 교육 환경, 최종 승자 몇명만 보상받는 교육환경은 약자에게 불리한 것을 넘어서서 대부분의 아이들을 교육적 약자로 만들어 낸다. 더 비극적인 일은 우리 자신이, 그것 말고 다른 것을 경험해 보지 못한 우리 자신이, 그 시스템을 가장 아래에서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닌 줄 알면서도 말이다.(142-143p)

각자 너무 바쁘면 관계에서 '관심'은 사라지고, '관리'만 남는다. (16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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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우린 바구니를 안고 시소를 타고 있는 것 같아. 내 바구니가 무거워서 엄마한테 그 안에 잇는 물건을 던지면 엄마게 무거워지고, 그러면 또 엄마는 나한테 그걸 던져서 내 게 무거워지고......"(163p)

"We wanted a labour force but human beings came."(17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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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역사 - History of Writing History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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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 사용에도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나 작가의 신념과 가치관을 주석을 통해서라도 밝히는 모습이 그 다워 미소를 머금게 된다.
 헤로도토스와 투기디데스를 모르면 교양인으로 취급을 안해주었던 세대를 지나 세계사를 선택과목으로조차 접하지 않아 유럽 역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부족한 독자로써는 1,3장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 많았다. 등장하는 전쟁사와 역사서를 하나하나 검색하며 읽느느 노력을 기울이지 않기에는 놓치며 가는 부분이 많고, 또 그만큼의 노력을 기울이기에는 그래도 시간과 공력이 부족한 느낌이랄까. 그래도 역사 서술의 역사를 통해 현재를 이해하고 과거와 미래를 보는 눈을 조금이나마 뜬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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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욕망을 가장 최대화하는 체제인 자유민주주의가 최후의 인간을 향해가는 역사의 중간점이라면 자연과학의 발전에 힘입어 더 나은 체제가 나타날 것이다. 아마도.

 "역사는 최초의 인간이 최후의 인간으로 변모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역사를 시작한 주역은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만인이 만인에 대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기 않고 피비린내나는 투쟁을 벌였던 '최초의 인간'이었다. 그러나 그 기나긴 투쟁을 거쳐 찾아든 역사의 종말, 즉 비로소 찾아든 평화로운 세계에서 인간은 아무런 욕망에 휘둘리지 않으며 행복하게 살아간다. 그들이 바로 '최후의 인간이다'(168-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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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는 과학이 될수는 없어도 과학적 학문이다. 역사는 과학이 될수는 없지만 탐구대상은 과학과 다를 바 없이 인간과 환경의 상호작용에 대해 다루고 있다. 사실 사이의 인과관계에 대한 합리적 해석의 능력을 키워 과학적 학문으로 발돋움하려 한다는 점에서 더욱이 과학적 학문이라 할수 있을 것이다.
 "사실은 과거의 것이고 역사가는 현재에 산다. 과거의 사실 가운데 중요하고 의미있는 것을 선택하는 기준과 그 사실들을 일정한 관계로 맺어주는 해석의 관점은 역사가를 둘러썬 현재의 환경, 역사가의 경험, 역사가의 이념과 개인적 기질의 영향을 받으며 형성된다. 그래서 사실과 역사가의 상호작용은 불가피하고 자연스럽게 과거와 현재의 대화가 된다. (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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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빙하가 붕괴되었다는 뉴스를 접한이후라 그런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의 생존방식에 대한 비판적 정서는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인지혁명으로 걸음마를 뗀 후 농업혁명으로 뜀박질을 시작한 사피엔스의 뒤에는 무엇이 남아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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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라리가 하고 싶었던 말은 어떤 생물 종의 진화적 성공이 그 종에 속한 개체의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농업혁명 이후의 인구 폭발은 사피엔스의 진화적 성공을 증명한다. 그러나 그들이 더 행복해졌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농부가 수렵채집인보다 행복하게 살았다고 확언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304)
 불행하게도 진화적 관점은 성공의 척도로서 불완전하다. 진화적 관점은 모든 것을 생존과 번식이라는 기준으로 판단할 뿐 개체의 고통이나 행복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가축이 된 닭과 소는 진화적으로는 성공했지만 역사상 가장 비참한 동물이다. -[사피엔스] 142-143(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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