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이주 프로젝트 - 생존하라, 그리고 정착하라 테드북스 TED Books 5
스티븐 L. 퍼트라넥 지음, 구계원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문학동네에서 테드북스시리즈가 나왔습니다. TED 강연을 본래 좋아하는지라 반가운 책이었습니다. 한 때 혼자 밥 먹으면서 TED 강연 동영상을 보곤 했습니다. 재미있는 주제의 강연들이 많습니다. 그런 강연들을 얇은 책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되어서 감사합니다. 

 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인간의 화성이주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과연 화성이주가 실현가능한지, 실현가능하다면 언제, 어떻게 가능한지, 화성이주의 장애물들은 무엇이며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에 관한 이야기들을 과학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 평전을 읽게 된 후, 화성이주가 꿈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인간은 또다시 커다란 한 발자국을 내딛을 것입니다. 일론 머스크는 2025년에 화성에 유인 우주선을 보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는 계획을 다소 이른 시기에 발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의심스럽지만, 그래도 2025년에서 2030년 사이에는 인류가 화성에 도착할 것입니다. 앞으로 불과 10~15년 정도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화성으로 이주해서 화성에 터전을 자리 잡기까지는 수많은 난관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화성은 인류가 생존하기에 적합한 환경이 아닙니다. 인간의 생존에 필요한 산소, 물, 음식이 없습니다. 그리고 기압 또한 지구의 100분의 1이기 때문에 우주복을 입지 않고는 생활할 수 없습니다. 화성을 지구화시키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합니다. 문제는 시간과 비용입니다. 과학자들이 예상하기로는 천 년 정도의 시간이면 화성을 지구화 시킬 수 있으리라 봅니다. 물론 이는 매우 비관적인 예측입니다. 앞으로 과학기술의 발전을 고려하지 않은 것입니다. 화성의 극점에 있는 얼음을 녹여서 물을 만들고, 화성의 이산화탄소를 질소와 산소로 바꿔나가야 합니다. 어려운 일이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화성이주를 상상해보는 것 만으로도 즐거웠습니다. 여러 과학적인 지식들도 재미있습니다. 짧지만 알찬 책입니다. 앞으로도 테드북스 시리즈를 즐겁게 보게될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만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3박 4일의 일정 속에서 틈틈이 영화를 보았다. 버스 안에서, 기차 안에서, 혹은 비행기 안에서. 묘하게도 본 두 편의 영화가 어딘가 통하는 면이 있다. 그리고 그 통하는 면이 나를 불편하게 한다. 머리 속에서 자꾸만 영화 속 대사가 들려온다. "당신은 눈 멀었어요."


 영화 바깥에서 등장인물들을 보면 그들이 눈 멀었음이 보인다. <대부2>의 마이클 꼴레오레와 <시민 케인>의 찰리 케인. 그들은 눈 멀었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은 자신이 눈 멀었음을 모른다. 배우자와의 관계의 삐걱거림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모른다. 그들은 자신의 사랑과 헌신에 대해 배우자에게 호소하지만 배우자에게 닿지 않는다. 그들은 사랑을 받고 싶어하지만 사랑을 주는 방법은 모른다. 사랑하지만 사랑하는 방법을 모른다. <장자>의 바다새 이야기가 떠오른다. 바다새에게 술과 고기를 대접했지만 바다새는 4일만에 굶어죽고 만다. 자신을 사랑하는 방식으로 남을 사랑하면 실패한다. 때론 나의 사랑이 상대방을 숨막히게 할 수도 있다. 


 그들은 오만하다. 자기 자신외에는 아무도 믿지 못한다. 자신의 이성과 판단력을 믿는다. 자신의 신념을 포기하지 않는다. 때문에 필연적으로 주위사람들과 의견차이가 생길때 그 차이를 좁히지 못한다.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 문제는 자신의 능력이 남들보다 뛰어나다는 데 있다. 자신감과 자만심사이 신념과 과신의 사이에서 그들은 흔들거린다.  


 우리는 자기 자신을 잘 알지 못한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기 어렵다. 남들의 흠을 찾고 비판하기는 쉬운 일이다. 하지만 자신의 흠을 발견하고 그것을 고치는 것은 어렵다. 자신이 믿고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하기란 힘든 일이다. 인간이란 습관의 동물이다. 반복은 우리의 사고를 무디게 만든다. 잘못된 사고나 행동이라도 그것이 반복되면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인다. 어느 시점을 넘어서면 잘못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자신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모르게 된다.


 영화를 보면서 그들이 안타깝게 느껴지면서도 나도 그들과 똑같이 어딘가 눈먼 것은 아닌가 불안하고 두려웠다. 그들의 모습이 과거의 나의 모습들과 겹쳐보였다. 때문에 슬프고 안타까웠다. <시민 케인>에서 찰리 케인은 떠나려는 수잔을 붙잡는다. 앞으로는 당신이 바라는 모든 것을 해주겠다고, 자신도 바뀌겠다고 말한다. <대부2>에서 마이클 꼴레오레도 떠나려는 아내를 붙잡는다. 앞으로는 변하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그들의 아내는 떠난다. "당신은 눈 멀었어요." 라는 말과 함께.


 나는 눈멀진 않았는지. 과연 나는 나의 결점들과 잘못된 사고방식을 깨닫고 있는지. 확실히 모르겠다. 여전히 나는 같은 잘못들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에 이 영화들이 더욱 불편하고 무겁게 다가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0/2~10/5 대만 가족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패키지 여행이었습니다. 빡빡한 일정이었습니다. 여행 중 버스 안에서, 기차 안에서, 혹은 비행기 안에서 책을 보거나 영화를 보았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책을 읽기란 쉽지 않더군요. 하지만 이 <니콜라스 볼커 이야기>는 아주 재미있어서 중간중간 즐겁게 읽었습니다. 딱딱하거나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감동적이고 흥미진진했습니다. 


 원인불명의 질환으로 생명의 위협까지 받고 있는 두살 어린아이 닉과 그의 어머니 애밀린의 투병과 투쟁의 이야기입니다. 애밀린의 사랑과 헌신이 감동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역시 어머니는 위대하고 강하구나 라는 것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애밀린은 그저 지켜보고 기도해주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가능한 범위에서 자신만의 규칙을 만들어 지켰다. 어떤 날엔 닉의 병상 옆에서 웅크린 채 잠을 잤다. 규정상으로는 보호자가 자녀와 함께 자는 것은 허용되지 않았지만 간호사들은 그런 애밀린을 눈감아 주었고, 그녀가 얼마나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매일 아침 자신을 다잡고 있는지 지켜보며 경탄했다. 그런 밤을 며칠 보낸 후에도 의사들이 다시 애밀린에게 닉의 죽음이 예상된다는 의견을 전달하자 그녀는 스스로 진정한 후, 숨을 내쉬고, 눈물로 얼룩진 얼굴을 씻어 내고 말끔한 정장을 차려입었다." -p90

 

 어린 닉또한 그런 어머니의 강인함을 물려받았습니다. 


 "그리고 닉은 그런 애밀린의 강인함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였다. 닉의 질병이 유전자 어디엔가 숨어있다면 아마 엄마의 강인함 역시 닉의 유전자에 새겨져 있을 것이고, 닉이 가장 필요할 때, 그 강인함이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p93


 이 책은 과학과 의학, 유전학에 관한 내용도 많이 다루고 있습니다. 아래 글처럼 설명이 필요할 때 적절하게 설명해줍니다. 


 "닉의 염기서열을 닭이나 초파리의 것과 비교하는 것이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으나 여기에는 과학적인 의미가 존재한다. 모든 종들은 그들의 유전적 서열, 곧 게놈을 가지고 있으며 유전자들 중 상당수는 서로 다른 종과 공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초파리와 사람의 경우 60퍼센트의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다. 서로 다른 종의 유전자를 비교함으로서 연구자들은 자연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유전적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반면에 모든 종들이 동일한 염기서열을 가지고 있다면 그 위치에서의 염기 변이는 자연에 의해 허락되지 않은 염기 변이인 것이다. 곧 종 간의 게놈 비교는 어떠한 염기 변이가 자연계에 존재할 수 있는지 없는지 보여준다." -p224 


 위 글은 진화론의 근거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모든 동식물의 유전자 지도를 통해서 서로의 계통과 연관관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인간과 초파리는 60퍼센트의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침팬지와 99퍼센트 이상의 유전자를 공유합니다. 가까운 동식물일 수록 서로 많은 유전자를 공유합니다. 예를 들어 하마와 고래는 같은 조상으로부터 비롯되었기 때문에 하마와 고래는 계통상 가까운 친척이고 유전적으로도 많은 유전자를 공유할 것입니다. 


 니콜라스 볼커의 사례는 인간의 게놈 분석을 통해서 질환의 치료에 활용한 첫번째 사례입니다. 유전학과 의학에 선구적이고 기념비적인 사건입니다. 그 긴박하고 감동적인 현장을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지식과 드라마가 함께하는 멋진 책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니콜라스 볼커 이야기 - 유전체 의학의 불씨를 당기다
마크 존슨.케이틀린 갤러 지음, 금창원 외 옮김, 서정선 감수 / Mid(엠아이디)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니콜라스 볼커 이야기>의 저자 마크 존슨과 케이틀린 갤러거는 2011년에 니콜라스 볼커의 이야기를 취재해 퓰리처 상을 받은 팀의 일원입니다. 퓰리처상을 받은 분들답게 감동적이고 섬세한 필치로 니콜라스 볼커와 그의 어머니의 투병과 투쟁의 기록을 책으로 담아냈습니다. <니콜라스 볼커 이야기는> 유전체 치료의 첫 번째 사례로서 의학계에 있어서 중요한 사건이자 분기점입니다. 앞으로의 의료를 조망해 볼 수 있는 값진 정보들과 유전체 의학에 대한 정보가 빼곡히 담겨있습니다. 


 의학용어라던가 유전자에 대한 과학적 지식들이 책의 일정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어렵게 느껴지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부분들을 저자들이 쉽고 적절하게 설명을 해주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원인 불명의 질병을 앓고 있는 닉(니콜라스 볼커)과 그의 어머니 애밀린, 그들을 돕기 위해 힘쓰는 의사와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읽어도 아주 재미있고 감동적인 한 편의 드라마입니다. 또한, 유전체 의학을 둘러싼 배경과 유전체 의학에 담긴 윤리적, 사회적 담론들도 접할 수 있습니다. 책 한 권으로 의학 지식과 한 아이와 어머니의 투쟁이야기, 그리고 유전체 의학에 대한 사유까지 여러가지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저도 사실 처음에는 이 책이 지루하진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마치 영화를 보는듯한 기분으로 책을 읽었습니다. 이 이야기에는 중요한 세가지 축이 있습니다. 하나는 환자의 게놈을 해독하여 유전자 질환을 치료하겠다는 야심을 가진 제이콥과 둘째는 유전자 질환으로 의심되는 원인불명의 질환을 앓고 있는 닉과 곁에서 그를 돌보는 그의 어머니입니다. 셋째는 중간에서 매개자 역활을 하고 닉을 치료하기 위해 분투하고 고뇌하는 의사 메이어입니다. 이들 셋이 모두 제 몫을 다하고 도전을 했기 때문에 최초의 유전체 의학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닉은 두 살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장내 누공으로 고통받습니다. 음식을 먹으면 장에 구멍이 생기는 희귀한 질환에 걸렸습니다. 장에 생긴 구멍으로 배설물이 누출되면 이는 염증의 원인이 되고 생명에도 치명적입니다. 닉은 4년에 걸친 투병생활동안 수없이 생사를 넘나들고 수술실을 100번도 넘게 오갑니다. 그의 곁에는 항상 사신이 함께 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곁에는 수호천사, 즉 그의 어머니도 함께 있었습니다. 그의 어머니 애밀린은 그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헌신적으로 아들의 치료를 위해 노력합니다. 의학전문자료를 찾아보고 공부하면서 의료진들과의 대화와 토론에 최선을 다합니다. 여기 그녀의 모습을 보여주는 문단이 있습니다.


  "그런 밤을 며칠 보낸 후에도 의사들이 다시 애밀린에게 닉의 죽음이 예상된다는 의견을 전달하자 그녀는 스스로 진정한 후, 숨을 내쉬고, 눈물로 얼룩진 얼굴을 씻어 내고 말끔한 정장을 차려입었다." -p90


 자식의 죽음보다 두려운 것이 있을까요? 그녀는 그런 두려움 앞에서도 결코 용기를 잃거나 흐트러지지 않았습니다. 밤새 운 후에도 아침에는 눈물을 씻고 말끔한 정장을 차려입고 의료진에게 자신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습니다. 


 천달러 게놈시대가 열렸습니다. 이제 한 사람의 게놈을 해독하는데 천달러, 우리 돈 백만원이 듭니다. 10년 전 최초의 인간 게놈 해독에 27억 달러, 우리 돈 3조 원이 들었습니다. 10년 동안 컴퓨터기술의 발전 결과입니다. 앞으로는 더 빠르고 더 저렴하게 한 사람의 게놈을 해독하고 개인 맞춤형 의학을 선보일 것입니다. 니콜라스 볼커처럼 원인을 알 수 없는 질환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의 유전자 게놈 분석을 통해 유전자 오류를 찾아내고 진단과 치료에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에 따라 그동안은 없었던 새로운 윤리적 문제들이 대두될 것입니다. 한 사람의 유전자를 분석하게 되면 그의 부모나 형제, 자매, 친척, 혹은 미래의 자녀들의 유전자에 대해서도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미래에 어떤 질환에 걸릴 위험이 있는지도 알게됩니다. 마치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처럼 알고 싶지 않은 사실들을 알게될지도 모릅니다. 이 책은 이러한 부분들도 심도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과학와 의학, 그리고 유전체 의학을 통한 닉과 그의 어머니 애밀린의 치료이야기가 상세하고 감동적인 글솜씨로 그려집니다. 멋진 글솜씨로 전혀 지루하지 않고 영화를 보듯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직면하게 될 미래의 이야기를 미리 접해보시기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면 혁명 - 매일 밤 조금씩 인생을 바꾸는 숙면의 힘
아리아나 허핑턴 지음, 정준희 옮김 / 민음사 / 201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면혁명>은 우리에게 수면의 중요성을 알리고, 올바른 수면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유도하는 책이다. 제목처럼 가히 의식의 혁명을 꾀한다고 볼 수 있다. 저자 아리아나 허핑턴은 <포브스>, <타임> 서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선정된 분이다. 그녀가 창립한 온라인 전문 뉴스 사이트 <허핑턴 포스트>는 2012년 온라인 매체 최초로 보도 부문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부터 내 자신의 수면에 대해 숙고하고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믿음사 서평단에 책을 신청하면서 이 책의 소개를 보게 되었다. 내게도 수면혁명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금새 깨달았다. 워런 버핏을 비롯한 수많은 유명인사들의 잠에 대한 견해를 접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선택을 해야만 한다면, 나는 단 하룻밤의 잠도 추가 이익을 올릴 기회와 맞바꾸지 않을 것이다.

-워런 버핏, 2008년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미 만성피로, 기력저하가 납덩이처럼 나를 억누르고 있었다. 어리석게도(지금 생각하면 악마에게 홀린듯) 나는 수면에 대해 고전적인 방식을 따르고 있었다. 수면을 줄이고 희생해야할 행위로 치부하고 있었다. 우리가 하루의 시간을 늘리기 위해 가장 쉽게, 그리고 먼저 희생할 시간으로 떠올리는 것은 수면시간이다.(이는 사실 매우 잘못된 생각이다!) 내겐 독서시간이 항상 부족하다. 때문에 책을 읽다보면 금새 자야할 시간이 되고, 나는 그 자야할 시간을 조금씩 유예하면서 그 시간에 책을 읽었다. 점점 나의 수면빚은 쌓여가고 이자가 이자를 낳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나는 채무에 허덕이면서도 몰랐던 것이다.

 

 우리의 삶은 산업사회, 자본주의사회가 도래하면서 '시간은 곧 금' 이라는 (자본가나 공장주에겐) 생각이 널리 퍼졌다. 공장은 쉴새없이 돌아가야했고, 속도가 승패를 좌우했다. 고도 성장 사회에서 우리가 희생한 것은 밤과 수면이었다. 현대인들의 불안, 피로, 불면증, 고혈압, 비만 등이 그 댓가로 지불됐다.

 

 <수면혁명>은 수많은 연구자료와 탄탄한 과학적 근거들로 수면을 재조명한다. 수면부족이 건강, 인지능력, 사회관계 등에 얼마나 악영향을 끼치는지 하나하나 보여준다. 수면부족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수면이 우리 인체에 얼마나 중요한지 폭넓게 고찰한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전문가들, 성공한 사람들, 정치가, CEO, 운동선수 들의 이야기를 인용한다. 우리가 성공을 위해서 줄이고 희생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수면은 사실 성공한 사람들이 그 무엇보다 우선시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개인적경험으로도 수면시간을 줄이는 것은 전혀 효율적이지 못하다. 수면은 우리에게 불필요하고 낭비되는 시간이 아니다. 수면은 우리의 몸과 뇌를 회복시키고 창조성과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귀중한 시간이다. 4당5락이라는 말이 있다. 5시간 자면 시험에서 떨어지고 4시간 자면 합격한다는 말이다. 나는 자신있게 이는 명백히 틀린 허튼 소리라고 생각한다. 4시간만 자도 괜찮은 사람은 전체 인구 중에 1%에 불과하다. 나머지 99%는 수면부족으로 인해 기억력, 인지능력, 사회능력, 건강 등이 모두 감퇴한다. 나또한 재수때 8시간 수면 시간을 지켰다. 덕분에 깨어있을 때 높은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랬던 내가 어느덧 수면의 소중함을 잊고 수면시간을 줄이고 있었다. 그리고 만성피로에 허덕이고 있었다.

 

 항상 몸이 피곤하고 잠이 부족한 사람들, 아직 이 리뷰를 보고도 설득이 되지 않은 사람들, 자신은 수면시간을 줄여도 끄떡없다고 과신하는 사람들 모두 이 책을 읽어보시기 바란다. 조금 잔가지가 많은 책이긴 하다. 하지만 수면에 대한 의식을 바꿔주기에 부족함은 없는 책이다. 수면이 우리에게 왜 중요하고 얼마만큼 중요한지 이 책을 통해 꼭 확인하시길 바란다. 숙면을 위한 구체적인 조언들도 들으시길 바란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벤투의스케치북 2016-10-01 20: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억압된 것 (무의식)이 돌아와 `워더링 하이츠`의 히스클리프처럼 문제를 일으키듯 줄이고 소홀히 한 잠은 주인을 곤경에 빠지게 하는군요.

고양이라디오 2016-10-06 11:47   좋아요 0 | URL
<워더링하이츠> 재밌나요ㅎ? 벤투님 덕분에 생각해보니 잠뿐만 아니라 억압된 모든 것은 나중에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지 않은가 생각해보게 되네요^^

이런 생각할 때면 프로이트가 정말 천재처럼 느껴져요ㅎ

벤투의스케치북 2016-10-06 13: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워더링 하이츠 재미는 없는 편이지요. 저는 그런데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