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정신과 교수 마사 스타우트의 책입니다.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에 이어 소시오패스에 대해 다룬 책입니다.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가 기본편이었다면 <그저 양심이 없을 뿐입니다>는 실전편에 가깝습니다. 


 저는 처음에 접했던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가 훨씬 좋았습니다. 두 번째 책은 첫 번째 책에서 이미 소시오패스에 대해 알게 되어서 아는 내용들이 많아서 지루했습니다. 소시오패스 때문에 문제를 겪고 있는 분들에게는 실제적인 도움이 되는 책이지만 저는 그런 문제가 없어서 크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저자는 인간 이외의 사회적 생물들은 자신이 속한 집단을 향해 사악한 짓을 저지르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고 합니다. 과연 소시오패시같은 성향이 인간에게만 있는 것인지 인간이 아닌 다른 동물들에게도 있는 것인지 궁금해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인간 이외의 동물에게도 있을 거 같습니다. 


 소시오패스와 정상인의 뇌는 다릅니다. 소시오패스는 도덕적 의사 결정이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물론 그들은 도덕적인 의식이 없고 그런 의사 결정이 가능하지만 자신에 행동에 대한 결과에 대한 책임에 대한 것은 학습 가능하고 인지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사이코패스라도 사람을 죽이면 감옥에 가고 사형 당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불완전하긴 하지만 우리의 사법제도는 범죄자를 교화시킬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뉘우침과 갱생의 개념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시오패스는 뉘우침이나 갱생이 불가능합니다. 반성의 여지가 없습니다. 안타깝습니다. 나중에 과학이 발전하면 사이코패스의 뇌도 치료가 개선이 가능할까요?



 미국에서 매년 발생하는 성폭행 관련 임신은 약 32,000건에 이르며, 임신한 피해자의 1/3 정도가 아이를 출산해서 양육하는 쪽을 선택한다. 이 수치는 미국에서 매년 약 10,000명의 여성이 그들을 성폭행했던 범죄자에게 또 다시 압박을 당하는 취약한 상태에 있음을 의미한다. -p202


 음... 참 끔직합니다. 기독교의 나라라서 그런 걸까요? 성폭행으로 임신한 피해자의 1/3 정도가 아이를 출산하다니 생각보다 높은 수치라 놀랍습니다. 문제는 성폭행범이 피해자의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양육권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지루한 사람이 되는 것이야말로 소시오패스를 상대하는 최고의 무기이다. (중략) 소시오패스가 당신에게 겁을 주거나 분노하게 하는 말이나 행동을 하더라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대하라. -p206 


 부로로서 아이를 돌보고 싶은 생각이라곤 전혀 없는 소시오패스가 양육권을 얻기 위해 그렇게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붓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당신이 어쩔 줄 몰라 헤매는 모습을 보고 싶기 때문이다. -p207


 역시 무반응이 최고의 반응인 거 같습니다. 꼭 소시오패스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를 놀리거나 괴롭힐 때 반응이 강할수록 더 하고 싶어지는 법입니다. 이 책은 소시오패스의 양육권 분쟁으로 고통받는 사례가 많이 나옵니다. 소시오패스는 아이들의 양육권을 얻기 위해서 결코 소송을 하거나 분쟁을 일으키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의 부모를 괴롭히기 위해서 양육권 분쟁을 일으킵니다. 소시오패스들의 사례들을 보면서 느낀 건데 그들은 공통적으로 자녀 양육에 관심이 전혀 없습니다. 자녀 양육이 아니라 자녀에 대해 관심이 전혀 없습니다. 갓난아이를 돌보려고 하지도 않고 심지어 관심도 전혀 가지지 않습니다. 아이가 울면 그저 시끄럽게 느낄 뿐입니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우리는 직접적인 접촉 없이 누군가를 괴롭히거나 피해를 입힐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사이버 공격이 누군가를 자살로 이끈 게 확실한 경우에도 그런 공격 행위를 살인으로 보지 않는다. 덕분에 요즘 시대의 소시오패스는 더 이상 손에 피를 묻히지 않아도 된다. -p254 


 인터넷에 악플다는 이들 중에 분명히 소시오패스도 섞여 있을 것입니다. 정말 끔직합니다. 예전에 저런 끔찍한 악플들을 보면서 진짜 사이코패스같은 놈들이라 생각했는데 실제로 사이코패스들은 악플달면서 기쁨을 느끼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악플들은 법적으로 강하게 엄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혈압과 심장 박동이 증가해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필요한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저장되어 있던 지방과 당분이 분해되어 혈액으로 빠져나온다. (중략) 느리고 이완되어 있던 횡경막이 빠르게 움직이면서 호흡도 얕아진다. -p280 


 스트레스를 받으면 횡격막이 긴장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흉협고만이라고 합니다. 늑골 아래 횡격막을 눌러보면 딴딴하고 환자 분은 통증을 느낍니다. 스트레스 상황이 되면 혈압이 증가하고 혈당도 증가합니다. 혈압과 당뇨의 근본적인 원인이 스트레스가 아닌가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나르시시스트는 마치 어린아이처럼 사람들을 주로 자신에게 딸린 존재쯤으로 받아들인다. -p315    


 이 글을 보고 나르시시스트가 단번에 이해가 되었습니다. 어린아이를 떠올리면 쉽습니다. 나르시시스트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자신을 숭배하길 바라고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합니다. 나르시시스트는 아직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 아이와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도널드 트럼프가 생각납니다. 이 책의 저자도 트럼프를 나르시시스트로 바라봅니다. 



 전작보다는 딱딱하지만 그래도 어찌어찌 완독했습니다. 소시오패스와 나르시시스트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해준 책입니다. 저자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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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채식주의자>를 다시 읽었다. 두 번째 독서였다. 여전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힘있는 작품이다.
















 책을 읽고 독서모임에서 책 이야기를 재밌게 나눴다. 그래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의문점이 남는다. 한국 현대 문학 연구자 5명이 쓴 작품론이라고 한다. 이런 책도 있다니 신기하다. 읽어보고 싶다. 




 작품을 만들며 그는 언제나 자유로웠으므로, 자신에게 무한정의 자유가 허락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조차 실감한 적이 없었다. -p75


 <몽고반점>은 영혜의 형부의 이야기다. 예술과 외설, 예술과 에로스의 관계, 예술적 자유와 그 한계 등 다양한 생각을 하게 했다. 



 언니, ...... 세상의 나무들은 모두 형제 같아. -p175


 영혜는 나무, 꽃을 좋아했다. 그녀는 나무로, 흙으로 되돌아가고 싶어했다. 세상의 나무들은 모두 형제 같다는 말이 인상깊었다. 세상의 인간들이 모두 형제 같을 수 있을까? 



 .......왜, 죽으면 안되는 거야? -p191


 영혜는 채식을 넘어서 모든 음식을 거부한다. 죽어가는 동생을 살리기 위해 언니와 의료진은 최선을 다해 보지만 그녀는 끝내 거부한다. 왜, 죽으면 안되는 거야? 이 말에 무슨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어떻게 영혜를 설득할 수 있을까? 


 

 문득 이 세상을 살아본 적이 없다는 느낌이 드는 것에 그녀는 놀랐다. 사실이었다. 그녀는 살아본 적이 없었다. 기억할 수 있는 오래전의 어린시절부터, 다만 견뎌왔을 뿐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선량한 인감임을 믿었으며, 그 믿음대로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았다. 성실했고, 나름대로 성공했으며, 언제까지나 그럴 것이었다. 그러나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 후락한 가건물과 웃자란 풀들 앞에서 그녀는 단 한번도 살아본 적 없는 어린아이에 불과했다. -p197 


 <채식주의자>를 처음 봤을 때는 영혜에 초점을 맞춰서 봤던 거 같다. 두 번째로 읽을 때 영혜의 언니 이야기에 더 초점이 맞춰졌다. 어쩌면 이 소설 속 인물들 중에 그녀가 가장 고통스러웠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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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친놈 2024-04-01 18: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처음봤지만 오히려 영혜의 시점이 안나와서 주변인물에 이입해서 그런지 인혜가 안타까웠어요. 나중에 또 읽어보면 저도 달라질지 궁금하네요 ㅎㅎㅎ

고양이라디오 2024-04-02 17:39   좋아요 1 | URL
처음부터 인혜에게 공감하셨군요ㅎ 좋은 책은 다시 읽었을 때도 좋고 처음과 다른 점이 보이는 것도 재밌습니다.
 





 평점 9 

 감독 드니 빌뇌브

 출연 티모시 샬라메, 젠데이아 콜먼, 레베카 퍼거슨, 조슈 브롤린, 오스틴 버틀러, 플로렌스 뷰 

 장르 액션, SF 



 그냥 말이 필요없다. 그저 이런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게 감사할 뿐이다. 한스 짐머의 압도적인 사운드. 올 영화계 음향상은 예약해 둬야할 거 같다. 


 솔직히 이상하게 기대가 안 됐다. 그동안 컨디션이 안 좋았다. 그래서 영화가 별로 땡기지 않았고 특히 <듄 2>는 3시간이라 더 부담이 됐다. 책을 봐서 스토리를 이미 다 알아서 내용이 궁금하지 않는 것도 컸다. 그렇게 미루다가 컨디션도 좀 회복되고 해서 보게 되었다. 3시간이 짧았다. 영화가 영원히 계속 되었으면 했다.  


 스토리를 알고 보니 단점도 있고 장점도 있었다. 일단 앞으로 흘러갈 이야기를 대충 알고 있으니 확실히 스토리에 대한 긴장감이나 몰입도는 조금 떨어진다. 하지만 단점은 아주 적었다. 괜히 명작은 봐도봐도 재밌는 게 아니다. 명작은 내용을 다 알고 봐도 재밌다. 배우들의 연기, 대사, 압도적인 영상, 사운드. 이것만으로도 환상적이었다. 


 영화를 보면서 계속 기독교가 생각났다. 중동, 메시아, 예언, 부활, 구원 등의 모티브가 많이 겹쳤다. 주인공 폴은 자신의 운명을 거부하려 하지만 결국 운명을 받아들인다. 미래를 안다는 것은 축복일까 저주일까? 만약 미래가 어둡고 나쁘다면 저주에 가까울 것이다.


 영화를 보니 소설을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다. 다음 영화는 2027년이라고 하는데 그 때까지 어떻게 기다리나 싶다. 파트 3가 완결편이라고 한다. 


 드니 빌뇌브는 <시카리오> 때부터 좋아하게 된 감독이다. <듄> 시리즈로 더욱 좋아하게 되었다. 티모시 샬라메도 앞으로가 더욱 주목되는 배우다. 



 

 평점 10 : 말이 필요없는 인생 최고의 영화

 평점 9.5: 9.5점 이상부터 인생영화. 걸작명작

 평점 9 : 환상적. 주위에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영화. 수작

 평점 8 : 재밌고 괜찮은 영화. 보길 잘한 영화

 평점 7 : 나쁘진 않은 영화. 안 봤어도 무방한 영화범작

 평점 6 :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 6점 이하부터 시간이 아까운 영화

 평점 5 : 영화를 다 보기 위해선 인내심이 필요한 영화

 평점 4~1 : 4점 이하부터는 보는 걸 말리고 싶은 영화망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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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점 8

 감독 장재현

 출연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이도현, 김재철

 장르 미스터리



 지난 주말에서야 이 영화를 보았다. <파묘>, 무당과 풍수사, 그리고 험한 것. 제목, 소재가 확실히 호기심을 자아낸다. 거기에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흥행보증 배우다. 감독은 검은 사제들, 사바하의 감독이다. <파묘>는 어제부로 천만관객을 넘었다. 24년 첫 천만 영화이다. 비수기인 2월에 천만관객은 드문 일이라 한다. 영화를 본 소감은 평점 8점. 연기, 연출이 좋았다. 재밌게 봤다. 하지만 천만관객을 동원한 것은 확실히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대진운이 좋았다. 마땅한 경쟁자가 없었다. 



 (스포일러 있습니다)



 가장 좋았던 건 역시 연기. 연기로 관객들을 설득하고 끌고 간다. 예를 들면 최민식과 유해진이 마지막에 논쟁하는 장면이 있다. 최민식은 일본이 과거에 박아 놓은 말뚝을 뽑아야 한다는 거고 유해진은 그거 다 미신이라고 지금 우리 잘 살고 있지 않냐고 반문한다. 최민식은 동문서답으로 우리 땅이지 않냐고 우리가 살고 우리 자녀들이 살아갈 땅아니냐고 말한다. 근데 이게 최민식씨의 연기로 보면 묘하게 설득력있다. 목숨을 걸어야하는 상황인데도 말이다. 


 김고은씨의 연기도 좋았다. 특히 욕을 맛깔나게 잘했다. 굿하는 장면이 2번 나오는 데 기대보단 아쉬웠다. <곡성>의 황정민씨 불러서 굿하고 싶었다. 물론 좋은 연기긴 했지만 잠깐씩 클럽댄스 추는 거 같았다. 


 이도현씨는 첫 영화출연이라고 하는 데 인상깊었다. 좋은 탈을 가진 배우였다. 


 유해진씨는 역시나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감초 연기다. 


 영화는 크게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눌 수 있다. 전반부에는 할아버지 귀신이 나오고, 후반부에는 일본 무사요괴가 나온다. 개인적으로는 후반부가 더 긴장감있고 재밌었는데 주변이나 인터넷을 보니 전반부까지 좋았고 후반부는 산으로 간다. 라는 의견이 많았다. 나는 전반부는 주인공 일행에게 위험이 닥치지 않아서 긴장감이 덜 했고 후반부는 주인공 일행에게 위험이 닥쳐서 재밌게 봤다. 스토리가 산으로 가는 느낌은 없었다. 개연성이 부족한 부분들이 있긴 하지만 그냥 넘어갈만 했다. 


 음악도 좋았다. <사도>에서도 그렇고 우리나라 전통 음악도 압도적인 힘이 느껴진다. 한스 짐머 안 부럽다. (솔직히 부럽다)


 영화는 내 기준으로 그렇게 무섭거나 잔인하지 않았다. 오감을 만족시켜주는 볼만한 영화였다. 마지막에 최민식씨가 일본 무사를 벨 때 '역시 이순신!' 이라 생각했다. 




 평점 10 : 말이 필요없는 인생 최고의 영화

 평점 9.5: 9.5점 이상부터 인생영화. 걸작명작

 평점 9 : 환상적주위에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영화. 수작

 평점 8 : 재밌고 괜찮은 영화보길 잘한 영화

 평점 7 : 나쁘진 않은 영화안 봤어도 무방한 영화범작

 평점 6 :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 6점 이하부터 시간이 아까운 영화

 평점 5 : 영화를 다 보기 위해선 인내심이 필요한 영화

 평점 4~1 : 4점 이하부터는 보는 걸 말리고 싶은 영화망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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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시오패스에 대한 인문학, 심리학 책. 




 소시오패스에 대한 문화적 차이가 흥미로웠다. 서구사회보다 동아시아 국가들에서 소시오패스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다. 


 어느 시대 어느 장소건 소시오패스는 존재했다. 기록을 살펴보면 역사적으로 세계 전역의 온갖 사회에서 다양한 이름의 소시오패스가 늘 존재했다. 이누이트족에게는 쿤랑게타라는 개념이 있다고 한다. 이누이트족은 암묵적으로 쿤랑게타를 고칠 방법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이누이트들은 그들에게 사냥을 가자고 한 다음 인적 없는 얼음 낭떠러지에서 밀어 버렸다고 한다.


20세기 초 윌리엄 랠프 잉이 '아이의 성격에 영향을 주는 적당한 때는 아이가 태어나기 100년쯤 전' 이라고 한 말을 실감하게 된다. -p218 


 위의 말이 흥미로웠다. 어쩌면 우리는 문화의 틀을 간과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었다.



 아래의 내용은 치명적 스포일러이다. 아니 인문학, 교양 심리학 책에 무슨 스포일러냐고 하실지 모르겠다. 이 책에는 소시오패스에 대한 다섯 가지 사례가 나오는데 아래 내용은 그중 가장 인상깊은 사례이다. 그 사례 중 가장 인상깊은 장면이다. 


 간단히 사례를 설명하자면 저자에게 한나라는 의대 신입생이 상담을 하러 왔다.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가 집에 침입한 강도를 총으로 살해해서 교도소에 수감되었다고 했다. 그녀는 그게 힘들어서 상담을 시작했다. 상담을 하면서 뜻밖의 사실들이 들어난다. 한나의 아버지는 공립고등학교 교장이다. 딸 한나는 아버지를 사랑했다. 저자는 상담을 하면서 아버지의 사이코패스적 성향을 알아챈다. 딸은 교도소에서 아버지를 만났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저자에게 한다.



 결국 내가 말을 시켰다. "혹시 다른 것도 물어보았나요?" 

 "네, 이렇게 물었죠. '그 남자 말고도 또 죽인 사람이 있어요?' 그랬더니 뭐라고 한 줄 아세요?" 다시 한나는 입을 다물었다.

 잠시 후 내가 대답했다. "글쎄요, 뭐라고 그랬는데요?" 

 "이러더군요. '수정 헌법 제5조에 의거해 답변을 거부한다.'고."

 그제야 한나는 다시 울음을 터뜨렸고, 이번에는 좀처럼 억누르지 못했다. -p248


 감옥에서 본 아버지는 활기차 보였다. 눈빛이 반짝였다. 자신이 살해한 남자 이야기를 할 때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 후 한나의 아버지는 가석방되었다. 어머니는 아버지와 이혼했다. 아버지가 폭력적인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이 아니라 열아홉인 옛 제자와 함께 침대에 있는 장면을 어머니가 목격했기 때문이다. 한나는 그 후로 아버지를 만나는 것도 심지어 이야기를 나눈 적도 없다고 한다. 우리는 소시오패스를 쉽게 알아챌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들이 정체를 숨긴다면 쉽지 않다. 



 도덕 추론은 우리가 도덕적 딜레마를 처리할 때 생각하는 방식이다. 이 도덕 추론은 결코 일관되지도 보편적이지도 않다. (중략) 그러나 다른 인간에 대한 깊은 애착이라고 하는 한 가지만은 우리 대부분에게 마치 기적처럼 동일하게 존재한다. (중략) 유전자에서부터 우리의 문화, 신념, 종교 전체로 소용돌이치듯 우리 모두가 하나라는 이해는 조용한 속삭임처럼 그렇게 드리워진다. 기원이 어찌되었건, 이것이 바로 양심의 본질이다. -p285 

 

 이 책의 핵심 문장이 아닌가 싶다. 전문을 소개하고 싶지만 길어서 핵심만 간추렸다. 문장이 참 좋다.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 인간을 이어주는 것, 인류를 지탱해주는 것은 어쩌면 양심이 아닌가 싶다. 인간에 대한 애착. 맹자님이 측은지심으로 표현한 게 양심이 아닐까? 



 
















 심리학자 다니엘 골먼과 달라이 라마가 함께한 마음 치유력에 관한 책이다. 불교와 과학의 콜라보라니 관심이 생긴다. 



 

 정말 표시한 부분이 많았다. 재밌게 읽어서 후속작도 빌렸다. <그저 양심이 없을 뿐입니다>. 왠지 이미 사이코패스에 대해 많이 알고 있어서 흥미가 떨어지기도 했고 컨디션도 안 좋았고 해서 크게 재미를 못 느끼고 있다. 컨디션이 좋아지뎌 다시 읽어봐야지. 역시 형만한 아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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