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의 생명 Life - 위대한 석학 21인이 말하는 생명의 기원과 진화, 그리고 최첨단 생명과학 베스트 오브 엣지 시리즈 5
리처드 도킨스 외 지음, 존 브록만 엮음, 이한음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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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글이 서문에 있어서 먼저 소개합니다.

 

 

 이 책은 <마음의 과학>, <컬쳐 쇼크>. <생각의 해부>, <우주의 통찰>에 이은 엣지 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이다. 온라인 살롱인 엣지에 실린 석학들의 인터뷰, 글, 대담 중 17편을 엄선해 실었다. 이러한 엣지의 콘텐츠들은 스트리밍 동영사응로 게재돼 있으며, 일반 대중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엣지는 오늘날의 지적. 기술적. 과학적 경관의 핵심에 있는 과학자, 예술가, 철학자, 기술자, 사업가가 주축을 이룬 모임이다. 강연, 특별 강좌는 물론 캘리포니아, 런던, 파리, 뉴욕에서 개최된 연례 만찬회를 통해 엣지는 우리 세계의 문화를 탐구하고 혁신하는 사상가들과 대중의 만남을 주선한다. -p6 

 

 평소 진화론이나 생명과학에 관심이 많아서 도킨스씨의 책을 토대로 여러 책들을 읽었습니다. 이 책은 도킨스의 유전자 주의 관점에서 조금 벗어나게 해주는 책이었습니다. 도킨스는 진화의 단위는 유전자라고 주장합니다. 다른 저명한 과학자들은 도킨스가 틀렸고 소수의 의견일뿐이라고 이야기하며 진화의 단위는 종이라고 주장합니다. 저는 유전자 단위의 진화가 진화론의 정설인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양쪽 주장이 모두 일리가 있기 때문에 무엇이 옳은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일반인인 제가 보기에는 둘 다 옳은 것 같은데 학자들에게는 민감한 주제인가 봅니다. 

 

 생명은 너무나 신비롭습니다. 우리는 원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탄소, 수소, 산소, 질소, 황, 인 등 크게 특별할 것이 없는 원자들로 이루어져있습니다. 하지만 이 원자들이 모여서 우리를 존재하게 합니다. 생명을 지니고 의식을 지닌 우리를 존재하게 합니다. 이는 과학자들에게도 신비롭고 경이로운 사실입니다. 우리는 아직 어떻게 물질에서 생명이 시작되었는지 명확하게 그 과정을 알지 못합니다.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을뿐입니다. 중간 단계들을 띄염띄염 알고있을 뿐입니다. 언젠가는 과학이 생명의 창발을 밝혀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정말로 유전자 단위로 생명을 다룰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먼 훗날의 이야기지만요. 

 

 굉장히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했습니다. 특히나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우리 인간이 굉장히 탁월한 장거리 주자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우리는 인간의 유일한 강점은 지능이고 육체적인 능력은 다른 동물들에 비해 굉장히 약하다고 흔히 생각합니다. 인간 중 가장 빠른 우사인 볼트는 1초에 약 10.4 미터를 달립니다. 그 속도로 10초에서 20초를 달릴 수 있습니다. 반면에 개, 염소, 양 등의 대다수 포유동물들은 1초에 20미터의 속도로 약 4분 동안 달릴 수 있습니다. 전형적인 침팬지는 인간보다 2~5배 힘이 셉니다. 쉽게 사람의 팔이나 얼굴을 잡아 뜯을 수 있습니다. 침팬지가 강하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이 놀라울 만치 약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예들을 보면 인간의 운동능력, 신체능력이 약하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지구력에 주목하면 인간은 놀라우리만치 뛰어납니다. 인간은 아주 장거리를 달리면 사실상 대부분의 동물을 이길 수 있다고 합니다. 마라톤이나 울트라마라톤에서 인간은 간혹 말을 이기기도 한다고 합니다. 과거 그리스 마라톤전투에서 승리를 알리기 위해 사람이 직접 뛰어간 이유는 말이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어쩌면 말보다 인간이 빠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좁고 험한 산같은 경우에는 더더욱 인간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저는 여기서 의문이 듭니다. 왜 인간은 장거리 주자로 진화했을까요? 일반적으로 초식동물이든 육식동물이든 단거리 주자입니다. 사냥을 하는 입장에서도 전력을 다해 쫓고 사냥을 당하는 입장에서도 전력을 다해서 도망칩니다. 인간은 단거리에서는 대다수의 육식동물들에게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왜 인간은 장거리 주자로 진화했을까요? 일단 저는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인간은 어쩌면 육식동물에게 쉽게 사냥당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무리에서 떨어져 나가거나 혼자서 다니다가 습격을 당했을 수도 있지만 인간은 무리지어 생활을 했고 육식동물은 인간을 쉽사리 덥칠 수 없었을 것입니다. 특히나 돌도끼나 창 등의 도구를 들고 오히려 육식동물을 사냥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인간은 도망칠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굉장히 먼 거리를 생활반경으로 삼으면서 채집을 하거나 적극적으로 다른 동물들을 사냥했을 것 같습니다. 먹을 것이 떨어지거나 계절이 바뀌면 장소를 옮겨가면서요. 인간이 어떤 식으로 진화과정을 거쳤는지 자세하게 설명한 책을 읽어보고 싶네요. 인간의 진화에 대해 설명한 책으로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제3의 침팬지>가 떠오릅니다. 이 책의 초반부를 읽어봤는데 아쉽게도 인간의 장거리 능력에 대한 이야기는 다루지 않았던거 같습니다.

 

 이 책은 이외에도 굉장히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했습니다. 생명의 본질에 대해 여러 학자들이 토론하는 내용도 흥미로웠습니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리처드 도킨스의 과격한 독설입니다. 리처드 도킨스가 진화에 대한 프리먼 다이슨의 견해를 비판하면서 "학생같은 대실수" 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노벨물리학상 후보로까지 오르고 세계적인 이론물리학자인 프리먼 다이슨에게 그토록 과격한 표현을 하다니 리처드 도킨스는 정말 무서운 분입니다. 프리먼 다이슨과 크레이그 벤터, 레이커즈와일, 에드워드 윌슨, 에른스트 마이어 등 저명한 학자들을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생명이나 생명과학에 관심있으신 분들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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