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것이 오지 않기를
아시자와 요 지음, 김은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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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사이의 경계. 나와너 라는 구분은 필요하다.
내가 낳아도 나는 아니며 나와 다르다.
어리석은 모녀라고 할 수 있지만 사회의 통념이나 인식에서 누가 자유로울 수 있을까.
유독 엄마와 딸의 애증이나 의존이 많은 이야기를 갖는지 생각해볼 일이다.자유는 없으면서 기대하고 바라는게 너무 많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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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문제
조원희 글.그림 / 이야기꽃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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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경쓰이기 시작하면 게임끝!


모를 땐 모르고 넘어갈 수 있는 아주 사소해보이는 것도 

자꾸 눈에 띄기 시작하고 

누군가 자꾸 말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그건 나의 문제가 된다.

그리고 한번 두번 만져보고 들어보는 것들이 쌓이면서 점차 중요도는 높아진다.


그렇다면 이건 이제 일생일대의 문제다.

어떻게 해야하나?

모든 신경이 한곳으로 집중되고 다른 것들은 모두 페이드 아웃이 된다.


내가 좋아했던 것들 내가 즐겨했던 것들이 사소함으로 물러난다.

중요한 단 한가지 그것만 내 눈앞에 있다.

그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감수할 수 있다.


그리고 문제 해결이란....




#2

가끔 남의 문제를 사소하게 만들때가 있다.

야~ 그거 내가 해 봐서 알아

내가 알아봤는데 그거 별거 아니래

그거 걱정한다고 해결되는게 아니야. 그냥 잊어

다 그러고 지나가는 거야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마

너만 예민한거야. 괜히 분위기 망치지 말라고..


그리고 나의 문제를 사소하게 여기는 사람들을 미워한다.

니가 내입장이 되어봤나

니가 뭘 안다고

자기가 그렇게 살았으니 다 그렇고 그렇게 사는 줄 알지


그러는 동안 내 문제는 점점 커지고 상대의 문제는 점점 쪼그라 든다.

그리고 나는 내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책을 처음 읽었을땐 단순하게 생각했다. 

네모씨의 고민이 이해는 가지만 그래도 그 고민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면 되는구나

내가 이 고민과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마음

그건 그 문제가 문제라고 느껴지기때문이고 그래서 점점 커지는거니

그 문제를 드러내버리는 순간 어쩌면 내가 느낀 고민이나 걱정이 별게 아닐 수도 있구나

그렇게만 여겼다.


근데 내가 문제가 있는데 그 문제를 드러낸다고 모든게 해결되지 않는다.

책이나 영화는 그렇게 끝이 날 수 있지만 인생은 다시 계속되는 법이다.

인생이란 찰라의 스틸사진이 아니고 계속 진행되는 동영상이며 편집이 불가한 것이므로 


문제에 몰두하다가 내가 놓치는 것

그냥 찰라의 멋진 사진 한장을 건지기 위해 내가 잊고 넘기는 것 그래서 놏친것들이 제법된다.

계속 상영되는 동영상에서 그냥 하나의 소품처럼 배경처럼 지나가는 그것들이 사실은 내 영상을 풍성하게 채우는 것들이라는 걸 있을 때는 모른다.

그리고 없어지면 아쉬워지는 건 인지상정이고.


다시 읽으면서 중요한 문제에 매몰되어 중요하지 않다고 치워버린 것들을 생각한다.

뜨거운 목욕과 시원한 맥주

보들보들 따뜻한 자니윤의 감촉

커피와 초콜렛

자전거타기와 수영같은 것들


요즘 느끼는 것중 하나가 하루하루 일상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일의 무서움이다.

별거 아니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늘 그날이 그날 같은 일상을 그래도 채워나가는 일이 얼마나 소중하고 대단한 일인가 하는 것

일어나서 식사하고 출근하고 일하고 웃고 떠들고 화내고 심각하다가 퇴근해서 다시 루틴을 반복하고 잠자리에 드는 일들이  모여서 내가 되고 내 삶이 되고 의미가 된다는 것

대단한 문제나 사건이나  이벤트도 그냥 그 안에서 하나의 흐름일 뿐이다.

그런 찰라 지나면 다시 평범하고 익숙하고 무심한 시간은 흐른다.


이제 나이가 들어서인지 꿈이 쪼그라 들었다는 생각을 했다.

크고 원대한 꿈은 어디가고 바람빠진 풍선마냥 쪼그라 들었을까

그런데 다시 보니 풍선처럼 쪼르라 든게 아니다.

작은 씨앗속에 단단하게 밀도있게 꽉 차있었던 거다.

버려야 할 것 놓아야 할것들을 하나하나 벗어내고 그냥 꼭 있어야 할 것들만 모아 작고 놓느라

쪼그라든 액기스라고 

허황된건 화려한것 남들이 원하는 것  성공이라고 여겼던 것들이 다 빠진 후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 감사한 것들만 남은

그렇게 조금씩 작아지는 꿈도 괜찮지 않을까


중요한 건 그렇게 커다란 게 아니고 그냥 그렇게 작고 일상적인 것들로  모아진다.


좋은 책은 읽을 때마다 다르게 읽힌다

다음에 다시 펼쳐보면 또 어떤 이야기가 보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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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살 마음 사전 아홉 살 사전
박성우 지음, 김효은 그림 / 창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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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고 있는 감정 단어는 몇개나 될까?

감정 단어를 세면서 두 손을 다 써야 한다면 그나마 제법 많이 알고 있는 편이란다,

화난다 기쁘다 슬프다 우울하다  외롭다 불안하다 불안하다 부끄럽다  미워하다 의심스럽다 등등...

과연 내가 느꼈던 감정을 열 손가락 이상 말할 수 있을까?

쉽게 생각했는데 의외로 그게 쉽지 않다,

내가 감정을 잘 느끼는 편이라고 믿었다면 다시 한번 생각 해보시길,,,

과연 나는 감정에 민감한 사람인지 아니면 그저 감정기복이 심한 사람일 뿐인지,,,,,

 

내가 느끼는 감정은 내가 풀어내지 못한 나의 욕구의 표출이다,

내가 지금 이순간 이 상황에서 누군가 때문에 불쑥 솟아 오르는 감정이 그저 이 상황탓이거나 상대방 탓이다, 니가 그렇게 말해서 혹은 니가 그렇게 나를 무시해서 지금 상황이 너무 따라주지 않아서 에상했던 상황이 아니어서  그래서 나의 감정이 올라오는게 아니었다,

지금 이순간 혹은 나의 오랜 무의식속에 숨어있던 어떤 나의 욕구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남아있어서 그렇게 불쑥 불쑥 어떤 상황과 마주하는 순간 나의 욕구는 나의 감정을 올려보낸다,

인정받고 싶고 지지 받고 싶고

안정감을 느끼고 싶고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보편적인 바람 그것이 욕구다,

그 욕구가 채워지지 않은 내 마음에 어떤 상황이 부딪치고 어떤 사람과 만나서 갈등을 일으키는 순간 나는 나도 이름붙일 수 없는 감정이 올라온다,

그 감정을 가만히 들여다 보고 그 이름을 알아차려야하지만

나는 의외로 감정에 둔감하고 감정에 무지해서

그저 화가나!!! 슬퍼!!!! 행복해!!!! 아 짜증나,.... 너무너무 우울해,,,

그런 한손만으로도 충분한 감정들만 알아차린다,

외로움을 감추고 싶어서 행복할 수 있고  수치스러운 감정을 숨기고 싶어서 화를 내기도 하고  불안한 마음을 어쩔 수 없어 짜증을 내고 지지받고 존중받고 싶은데 해결되지 않아서 우울하기도 하는 것을 그저 감추어진 감정은 알지 못하고 화나고 우울하고 짜증나고 그저 괜찮기만 할 뿐이다.

 

책은 아이들 눈눞에에서 다양한 감정을 다양한 상황으로 보여준다,

그 또래 아이들이면 경험했을 상황들을 예로 들면서 그때그때 내 마음을 채웠던 그 감정의 이름들을 알려 준다,

내 감정의 결을 하나하나 섬세하게 알게 된다면

그 감정 뒤에 숨은 내가 원하는 바람을 알게 되고

그 바람이 무엇을 원하기에 무엇이 부족해서 무엇이 힘들어서인가를 알게 된다,

그리고 조금 더 나아간다면 그 모든 상황이 결국 나로 인한 것임을 내 감정은 결국 나의 것이고

어떤 감정이든 나쁜 것은 없다는 것 ... 나는 괜찮은 사람이고 이렇게 느끼는 것 이렇게 휘둘리는 일이 나쁜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내 감정이 잘못되었거나 나쁜 것이 아니라

그 감정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마음대로 감정을 터뜨리는 일이 잘못된 일임을 알게 된다,

 

누구나 세상에서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나라고 믿는다,

"나"라는 존재는 다른 무엇이 아닌 '나"이므로 내가 가장 잘 안다는 것

그러나 의외로 내가 나를 이해하고 내가 나와 소통하고 내가 나를 존중하고 공감하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다,

나를 존중하고 나와 소통해서 공감할 수 있다면 세상에 내가 공감할 수 없는 일이 없고 내가 소통하지 못할 사람은 없다,, 시간은 조금 많이 걸릴지라도......

흔히 상담에서 이용하는 감정카드 대신 이 책을 이용하는 것도 괜찮을 거 같다,

그림도 귀엽고 상황들도 쉽게 남득할 수 있다,

다만.....

같은 상황에 대해서 제각각의 경험이나 성격에 따라 느끼는 감정은 다를 수 있다,

어두운 방안에서 누군가는 외로움을 느끼고 누군가는 불안을 느끼고 누군가는 공포를 느낀다,

비맞는 아기 고양이를 보고 누군가는 마음이 아프고 누군가는 슬퍼지고 누군가는 애가 타고 누군가는 간절해지는 법이다,

딱 이런 상황은 이런 감정이라고 단정지어버리는 건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다만 책을 아이와 함께 읽으며

이런 상황에서 너라면 어떤 기분이 들까?  하고 한 번 물어보고 생각해보는 과정을 거치면 좋을거 같다,

같은 상황에서 다른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건 틀린 건 아니다,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면 그건 걱정해야 할 일이지만 조금씩 다른 결의 마음을 가지는 건 괜찮은 것 아닐까?

각각 상황에 대해 내가 느끼는 감정은 어떤 것일까?

어른인 나도 한번 더 생각해보기로 하자,.....

 

감정은 누구나 느끼는 것이기에 누구나 잘 알고 있다고 믿지만

의외로 누구도 알기 쉽지 않은 미묘하고 에민한 것이다,

그러나 충분히 친해질 가치가 있다,

내 감정을 아는 것 그건 나를 알고  내 곁에 누군가을 알아봐 주는 일이다,

감정은 무엇이든 틀리지 않고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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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늑대 작은 늑대 - 프랑스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83
올리비에 탈레크 그림, 나딘 브룅코슴 글, 이주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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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창피해,...

 

큰 아이가 7살쯤에 살짝 한 말이다,

깊이 공감되었다,

사실 엄마지만 나도 내 자식이 창피할 때가 많았다,

지금은 많이 사람되었지만.... 그 당시는 본인에게도 기억하고 싶지 않은 흑역사였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 라며 스스로도 의아해한다,

 

작은 아이는 3살부터 5살까지 까다롭고 예민하기가 끝이 없었다,

멀쩡하게 집에서는 잘 있다가 외출만 하면 낯선 사람만 보면 누군가 타인만 보면 아주 예민하게 굴었다, 엘리베이터에서 함께 탄 이웃이 있으면 내릴때까지 째려보고 있거나   엄마 따라 낯선 곳에 가면 얼굴을 수건으로 가리고 두시간도 세시간도 그러고 있었다,

고집에 땡깡에... 그런 동생때문에 늘 뒷전이던 큰 아이가 한 말이다,

쟤가 너무너무 창피해...

그런 힘든 시간이 지나고  지금도 강아지와 고양이처럼 둘은 참 다르고 참 어긋난다,

한 놈이 기분좋게 다가가면 한놈이 팩하고 돌아서고 한놈이  뭐라고 하려치면 한놈이 문닫고 들어가고... 마주치면 싸우고  오죽하면 서로 자기 폰에 전화번호조차 저장하지 않는다,

둘이 사이가 좋아지는 순간은 엄마에게 혼날 때나 뭔가 아이돌 이야기하면서 나는 모르는 말들을 주고받을 때.... 아주 잠깐....

오죽하면 둘 중 하나가 죽어야 싸움이 끝나겠구나 ... 하고 혼자 중얼거리며 나중에 한놈은 동쪽 끝에 한놈은 서쪽끝에살아라... 하고 말았다,

그래도 지들은 .. 쥐어뜯고 싸우는게 서로 무시하고 말도 안하는거보다 낫지 않냐고... 하지만

뭐 그것도 그렇다고 위안한다,

큰 녀석은 저대로 작은 녀석한테 트라우마가 많다, 동생때문에 양보한 일이 많고 손해본 일이 많고 늘 언니니까 큰 아이니까 참아라 했던 말... 양보를 당당하게 받던 작은 녀석의 모습 등등이 아직도 상처가 되고 .. 작은 놈은 제 언니가 자기를 싫어한다는 걸 본능적으로 안다, 뭘 잘못했는지 모르는 건 아니지만 그건 지나간 일인데 쪼잔하다고 자기는 뭐 잘하기만 했냐고 하며 상처받는다

이놈 이야기를 들으면 이놈이 짠하고 저놈 이야기를 들으면 저놈이 짠하고...

이래저래 엄마는 솔로몬왕이 될 수는 없다,

공정하다는 건 누구에게나 상처고 불만일 수 밖에 없다,

 

 

큰 늑대는 호자 나무아래 살다가 저기 멀리 한점처럼 다가오는 작은 늑대를 만났다,

자기보다 크면 어쩌나  어떤 녀석일까 큰 늑대는 혼자 몰래 걱정이 많고 겁이 났다,

그러나 작은 늑대를 보며 마음이 놓인다, 나보다 작구나...

모른 척 무시하지만 자꾸 신경쓰인다,

살짝 곁눈으로 보고 조금 무심하게 자기것을 나눠주고

자기를 따라해도 모른 척하고 내버려두고

그리고 혼자 나무아래 두고 산책을 나간다,

점점 숲으로 가까이 갈 수록 작은 늑대는 멀어지고 점으로 보이다가 끝내 보이지 않게 되지만

큰 늑대는 알고 있다, 작은 늑대가 거기 있다고...

보이지 않아도 존재함을 알고 있다는게 크게 뿌듯하다는 것도 알았다,

산책을 마치고 숲에서 나무아레로 돌아오니 작은 늑대는 없었다,

당연히 있을거라고 믿었던 존재가 사라졌다,

큰 늑대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었다,

다만 슬플 뿐이었다,

작은 늑대가 돌아오기만 한다면.....

큰 늑대는 뭐든 다 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다짐도 했다,

작은 늑대가 자기보다 커져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작은 늑대가 여전히 작은 모습으로 왔다,

 

"네가 없으니까 쓸쓸해..."

둘의 마음이 같았다,

그 말을 듣고 둘은  기분이 좋았고 아마도 안도했을 것이다,

 

친구 사귀기 타인과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이 책이 내게는 작은 동생을 만난 큰 아이 이야기였고

큰 아이를 만난 작은 아이의 이야기처럼 읽혔다,

타인은 불편하고 낯설고 거북하다,

그런데 가만 보고 있으면 좋기도 하다,

뭐라고 이유는 모르겠는데 피시식 웃음이 나기도 하고 누군가 내 옆에 있다는 게 든든하기도 하고 배꼽아래가 간질간질한 어색함이기도 하면서 그 간지르움이 싫지 않다,

큰 녀석도 작은 녀석도 그런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이건 내 동생이야" 하면서 누구도 손도 못 데게 하던 시절도 있었고 유치원에서 돌아오면 제일먼저 안아주고 자전거 뒤에도 태워주던 때도 있었는데...

작은 놈이 자기 주장을 하면서 둘의 평화는 깨어졌다,

그래도 없으면 쓸쓸하지 않을까

그게 설령 엄마의 착각이고 바람이라도 .... 그렇게 믿는다,

 

아주아주 얄미워도 절대 때릴 수도 없고 말로 논리로 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지만 너무너무 무식해서 말을 함께 할 수도 없고 (세상에서 무식이 제일 쎄다는 걸 쟤를 보면 알수 있어... 라고도 했었다)  자긱보다 30센티가 작았던 동생이 어느 순간 자기랑 10센티도 차이나지 않게 되고 어는 순간 나보다 커지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고 지금은 무식이 철철 넘치지만 어느 순간 쑥 자라서 나보다 좋은 학교를 가고 더 잘되면 어쩌나 질투도 나면서.... 행여 저렇게 굴다가 내가 저 놈까지 책임져야하나 싶은 마음도 있고... 뭐 그렇게 매일매일이 복잡하다,

 

작은 놈대로 언니는 어렵다가 만만하다가 측은했다가  고소하다가  업으면 자꾸자꾸 빈 방을 열어보게 되고 있으면 깐죽거리고 뭐 그런 존재일 것이다,

 

늙은 엄마는 감수성이 점점 풍부해져서 소소한 그림책에 울컥하고 있는데

애들은 그냥 읽고 만다,

그림책에 감동하고 재미있어할 순진한 나이는 지나버렸고  그래서 뭐... 하는 마음이 가득한 사춘기라 그림책에 자기들을 반영할 줄 모른다,

그래도 둘이 서로 죽일 듯 싸우는 시기는 지났고

서로가 측은해지고 그려러니 하는게 꼭  중년에 접어든 부부같단 생각도 든다,

뭐 좋아사 사나... 이제 익숙하고 서로 측은하니 봐주는거지 뭐.. 그런

 

이젠 나도 지쳐서 둘이 싸워도 집 천정으로 고성이 휙휙 날아다녀도 나는 모른다,

그러다 조용히지면 그냥 물어볼 쭌이다,

누가 이겼니?

 

아마 큰 늑대 작은 늑대도 서로 좋기만 하진 않겠지

그림책은 이렇게 끝나지만... 그 뒤의 두 늑대의 삶은 계속될테니까,,,,

동화는 동화일 뿐이고 현실은 누구나 팍팍하고 낭만적이지 않다.

고로 나도 두 아이의 전쟁이 이젠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 다들 그러고 살테니까,,,

 

그림책이 동생을 가진 언니를 위로하지도 언니가 있는 동생에게 감동을 주지도 않지만

두 아이를 가진 엄마에게는 참 큰 위안이 되었다,

그럼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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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하철입니다
김효은 글.그림 / 문학동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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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뚜벅이입니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가끔 탑니다,

지하철은 서울로 진학하면서 처음 타봤습니다,

어리버리한 촌년이 서울 친구 뒤를 바짝 쫓아가며 지하철을 탔던 기억이 납니다,

2호선을 반쯤은 돌아서 다니던 등교길

어느날은 3호선으로 갈아타는 코스를 친구따라 쫄래쫄래 가보기도 하고

이대입구역의 에스컬레이터에서 지레 멀미가 났던 기억도 있고

충무로의 에스컬레이트는 어디를 타야 내가 원하는 곳으로 가나 한참을 망설였는데 알고 보니 같은 방향이라는 거...

막차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교문에서 뛰어오던 기억

시끄러운 나이트에서도 시계는 열심히 봤던 기억

한때는 땅속으로만 다니는게 너무 지겨워서 돌아가더라도 버스를 타야지 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타인에게 부끄러움도 없이 몸이 밀착되는 경험도 지하철에서 처음이었고

대학이 밀집한 지역을 지나면서 척척 내리는 학생들이 부럽기도 했네요

서울대랑 한참 멀리 있는 주제에 서울대역이라는데 사기당한 기분도 들었고

잠실사는 친구네 간다고 성내역에 내렸다가 강바람에 놀라기도 했었지요

시청앞 지하철역만 지나면 동물원의 노래가 기억나 혼자 맬랑코리해지다가

출퇴근길 늘 내리던 을지로 입구역의 지하상가들은 늘 신기했었고

평화시장간다고 동대문 운동장에서 내려서 한참을 돌아가던 기억

유난히 간격이 긴 압구정에서 신사 신사에서 잠원

월미도까지도 지하철이 되는구나 신기해하며 탔던 길고도 긴 여행길

복잡한 용산역에서 어느방향으로 타야할지 가늠이 가지 않아 서너대는 그냥 보냈던 막막한 날도 있었는데

참 처음오로 변태를 본것도 지하철안에서였군요

이젠 지하철 타는 건 누워서 떡먹기가 되었습니다,

 

 

지하철을 타면 언제부턴가 정면을 보지 않습니다,

앞사람과 눈이 마주치는 것도 어색하고

이젠 누군가에게 자리를 양보하기도 힘들어져서 그냥 눈을 깔고 있거나 감고 있는 게 편하더군요

핸드폰을 보거나 책을 읽거나

사실 지하철에서 앉아 갈 수 있다면 가장 좋은 독서환경입니다,

적당히 흔들리고 적당히 소란스럽고 적당히 개인적인 공간

함께 있으나 혼자인 공간

다른 할 게 없으니 책읽기 딱 좋은 공간입니다,

앞에 누가 있던 상관한 적도 없네요

한 때는 눈치가 빤해서 누가 어디서 일어날지 감으로 잘 찍었었는데

이젠 누군가 내 앞에 서 있는 사람에게 무척 미안해집니다,

나 무지 멀리가요~~~

잘 찍었다고 내 앞에 섰을 텐데 꽝이야요

 

그림책은 별 거 없는데  울컥한데가 있네요

지하철이 주인공이고 지하철을 타는 모두가 주인공입니다,

올해 나는 여전히 지하철을 타고 다닐 테지요

그림책 한 페이지에 슬그머니 내 이야기도 집어 넣어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주인공들같은 이웃을 찾아 보려고 지하철에서 고개를 조금 덜 숙여야 겠다는 마음도 먹습니다

올해도

지하철을 타고 달리는 모두가 조금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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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1-05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서울에 왔을 때 처음으로 지하철을 타봤어요. 제가 사는 대구에도 지하철 3호선까지 있지만,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편해서 지하철을 타본 적이 거의 없어요. 사실 지하철 좌석보다는 창문으로 밖을 내려다볼 수 있는 버스 좌석이 편해요. ^^

푸른희망 2017-01-06 11:49   좋아요 0 | URL
서울로 진학하면서 첨 배운게 지하철 타는 법이었어요 지금은 왠만한 광역시에는 다 있는 지하철시지만 닟선 땅에서 낯선 지하철
그래서 지금도 지하철을 기다리면 막막하고 외로워진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