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끝 마을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39
조성자 지음, 김종도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나를 남과 비교하지 않으면 우리의 삶은 지금보다 훨씬 행복할 것이다.

그랬다. 헌자네 가족이 농사일을 접고 서울의 높은 하늘에서 가까운 판자촌에서 방 한 칸에 오밀조밀 부대끼며 붙어서 잘 수 있는 집이 있고, 가족이 옆에 있기에 그래도 행복할 수 있었다.

재개발이 한창 붐을 타고 현자네 동네에도 아파트가 생기자 하늘 끝 마을 사람들은 ‘가난’을 이유로 뭔가 온당치 않은, 부당한 차별을 받고 괜한 주눅으로 움츠러들게 된다. 
역시나 13살 소녀인 헌자의 목소리를 통해서 보여주는  어른들의 부도덕적임을 꼬집어 내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이런 배경과 내용을 골자로 한 이야기는 실제로 많이 볼 수 있다.

특별히 다를 것도 없는데 이런 책이 주는 따스함이 나는 좋다.

어릴 적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그리움이 담겨있고, 정이 묻어나고 사람의 냄새가 나는 책이라고 하면 좋을까나~~^^

그러나 이 책이 다른 책과 뭔가 다르다는 것을 처음에 읽을 때부터 느꼈다.

그것은 다름아닌 언어의 유희라고나 할까?

곳곳에 있는 아름답고 순수한 시도 좋지만, 평소 우리가 사용하지 않는 우리 한글의 다양한 말의 쓰임을 아주 많이 드러내고 있다.

짯짯이, 씰그러뜨렸다, 볼강볼강, 게적지근, 얄망궂은, 어귀차게, 자늑자늑한, 니르퉁해져, 칙살맞은, 구메구메, 가풀막진, 어룽져, 재우쳐, 숭굴숭굴, 소스락소스락과 같은 수많은 말들.

이런 말들은 번역 책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우리 작가만의 탁월한 능력이면서 우리 글의 장점이기도 하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낱말을 찾는 재미로, 또 책의 내용에 푹 빠져버렸다.

조성자 작가의 다른 몇 작품에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그만의 언어의 유희를 둔감한 내가 지금에서야 알아차린 것인지 아니면 이 작품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인지, 그녀의 다른 책들을 뒤적거려 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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