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학교
다니카와 슌타로 지음, 하타 고시로 그림, 권남희 옮김 / 이야기공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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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

아이에서 어른으로 되는 과정의 첫 시작이 초등학교 입학하면서부터 아닐까 한다. 시험도 마주하게 되고 혼자서 무엇인가를 더 많이 익히고 배우고 반복하고 학습하는 시기가 아닐까.

 

<나와 학교>를 읽으면서 나는 왜 나를 괴롭히던 친구들이 생각날까. 사실 괴롭힘이라기보다는 관심을 그런 식으로 표현을 했을 것 같다.

 

아마 초등학교 5학년 때인 것 같다. 짝꿍이었던 남학생은 매 쉬는 시간 나를 약 올리기 바빴다. 공책 귀퉁이에 낙서하기, 지우개 뺏어가기, 치마 들치기, 교과서 깔고 앉기 등 다양한 것으로 내 주변을 맴돌았다. 그리고 그날은 조금 더 집요하게 굴었다. 내가 아끼던 연필을 들고 쉬는 시간 내내 반을 뛰어다녔던 것!

한 여학생이 용감하게 내 편을 들어줬다. 그 여학생은 반에서 운동도 잘하고 목소리도 커서 남학생들을 휘어잡았다. 연필을 꼭 쥔 남학생의 뒤를 마구마구 뒤쫓으며 온 학교를 방방 뛰었다. 결국에는 두 친구가 선생님에게 잡혀서 두 손 들고 벌을 서야만 했다. 나는 나를 괴롭히던 짝꿍이 너무 미웠고 나를 도와줬던 여학생에게 너무 미안했다. 그 친구들은 이 일을 기억이나 하고 있을까. 나의 기억의 퍼즐과 그들의 기억의 퍼즐은 아마도 조금은 다른 모습이 아니지 않을까 한다.

 

<나와 학교>의 표지를 보면 아이가 아주 신이 난 얼굴로 학교로 뛰어간다. 아이의 얼굴만 봐도 학교에서 어떤 일이 생길까 궁금해진다. 나는 시골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다. 내 기억의 초등학교 1학년은 나무 책상과 의자, 난로 위의 주전자, 초록색 칠판, 흙내 나는 운동장 등이 떠오른다. 냇가면 산을 뛰어다니며 아카시아 꽃잎을 따먹고 치마를 입고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던 선머슴 같은 모습들.

 

성장 발달 과정에서 아동기의 발달과업은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으로의 성장이다. 급격한 신체적 발달과 심리적 정체성의 혼란 그리고 사회 활동은 아동에게 다양한 경험을 통해 청소년기를 어떻게 보내느냐를 결정하기도 한다. 특히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교라는 공간은 아이들에게 중요한 곳이다. 또래 친구와의 관계를 통해 정서적인 성장이 이루어진다.

 

아마도 내가 <나와 학교>를 보면서 나를 괴롭히던 친구와 나를 도와줬던 친구가 떠오른 것도 그 친구들이 내게 준 감정적인 변화의 크기 때문이 아닐까. 좋고 싫고 기쁘고 행복하고 슬프고 밉고 괴롭고 아픈. 감정의 깊이는 친구를 통해 더 성숙해지고 단단해지니까.

 

<나와 친구>의 마지막 장에서 마구마구 자란 아이의 졸업을 보면서 매 순간의 졸업에 대해 생각해 본다. 유아기를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의 첫발을 내디디고. 부모로부터 졸업하고 독립을 하거나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다시 아이의 세계로 입학하고 부모로서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아이가 성장하면 부모로서의 졸업이다..

그 순간순간의 입학과 졸업이 삶의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나와 ( )’! 이 빈칸을 채워갈 다채로운 인생도감이 <나와 학교>처럼 아름다운 색으로 채워지길 바란다.

나 학교 부모 인생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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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만맘storyspace 2022-05-19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와 성장을 연결한 게 뭉클하죠.
 
부모 인문학 23 - 자녀교육 마음가짐을 바꿀 새로운 시선
윤성경 지음 / 이야기공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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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이른 결혼으로 이십 대 초반에 아이를 낳았다. 꼬물거리는 아이를 안아주는 것도 내게는 벅찬 일이었다. 육아서에는 아이의 성장 발달 과정에 따른 안내와 주의해야 할 점들이 빼곡히 적혀 있지만 정작 아이에게 어떻게 해 줘야 하는지 나는 늘 망설였다.

  <<부모 인문학 23>>은 자녀교육 마음가짐을 바꿀 새로운 시선을 던져준다. 인문학적 사유를 통해 부모의 입장과 아이의 입장에서 상황을 설명하고 재해석한다. 아이들은 매 순간 감정과 행동이 변한다. 그것을 예민하게 찾아내고 공감하는 일은 어렵다.

  아이가 갑자기 학교에 가기 싫어했다. 이유도 말하지 않았다. 그저 온몸으로 온마음으로 아이는 학교를 거부했다. 홀로 두 아이를 키우면서 나는 늘 아이의 시선에서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건 나만의 착각이었다.

 

자녀를 키우는 과정은 실존적 수행이다

 

  아이는 아팠다. 몸도 마음도 지쳐 있었다. 아이는 친구들 사이에서 받은 상처를 자해로 표현했다. 처음, 아이의 고백을 들었을 때, 나는 나를 자책했다. 왜 몰랐을까, 후회도 들었다. 자주 여행을 가고 자주 영화를 보고 자주 쇼핑을 했었는데... 나는 위장된 안심 속에서 살고 있었다. 아이가 주체적으로 살아가겠다고 했을 때, 나는 흔쾌히 아이의 편이 되어주었다. 아직, 아이가 내 곁에 있기에, 아이가 살아 있기에 무엇이든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무리에서 이탈할까 봐 눈치보는

한 마리 양이 되게 하고 싶은가

 

  중학생이 자퇴를 하는 일은 아이도 엄마도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아이는 친하던 친구와의 잠시간의 이별과 주변 친구들의 모든 연락을 끊었다. 나는 아이의 담임선생님부터 교장선생님까지의 면담이 진행되었다. 모든 면담의 결과는 그래도... 학교는...’이었다. 그러나 나는 아이의 마음이 먼저였다. 아이는 쉬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시간이 날 때마다 여행을 다녔다. 오랜 시간 바다를 바라보거나 초록의 숲을 걸으며 각자의 내면으로 빠져들었다.

 

내면을 돌아보지 않으면 어린 시절의 경험에 갇힌 채

현재를 살게 될 지도 모른다

 

  나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모두 개근상을 받았다. 초등학교 때에는 빈혈이 심해 운동장에서 자주 기절을 했다. 담임선생님은 하얗게 질린 내 얼굴에 아프다는 이유로 나를 조퇴시켰다. 집으로 돌아가 마주한 엄마는 나를 다시 학교로 돌려보냈다. 학생은 학교에 있어야 한다면서. 그 뒤로 나는 기절을 해도 학교에서 묵묵히 수업을 다 받고 집으로 왔다.

  엄마는 사남매의 맡이로 동생들을 뒷바라지 하느라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 학교에 가고 싶은 열망이 나에게까지 영향을 미쳐 나는 늘 모범생이 되어야 했다. 나의 엄마의 생각대로 나의 아이를 대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 아이가 혹은 내가 둘 중에 하나 아니 둘 다 서로에게 질려서 서로를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학생은 공부를 해야 하고 학생은 학교에 가야 하고 학생은 이건 하지 말아야 한다는 엄마의 생각이 나의 내면에 남지 않은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엄마는 아이가 학교를 그만두었다는 말을 나중에 듣고서는 학교를 폭발하겠다며 난리가 났다. 어떻게 학생을 포기하는지, 아이를 힘들게 했던 친구들이 누구인지 색출해야 한다고 마음이 방방 뛰었다. 나는 엄마의 통제 속에서 자랐다. 그러나 나와 함께 한 책들 덕분에 나를 마주보고 타인을 마주보는 법을 배우고 행동까지 나아가게 되었다.

 

품위 있는 아비투스는 자녀 인생의 강력한 자산이다


  문화적 아비투스는 아이에게 새로운 환경으로 작용한다. 나는 여기에 심리적 아비투스를 더하고 싶다. 부모의 안정된 심리적 환경은 아이의 정서에 영향을 미친다. 책을 보더라도 행동하지 않으면 그저 책 안에 머물게 된다. 말과 행동 그리고 주변의 분위기까지 바뀔 수 있는 품위는 마음으로부터 나온다.

  아이가 용기를 내서 내게 학교를 그만둔다고 할 수 있었던 것은 엄마를 믿었기 때문이다. 엄마가 제 편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멈춘다고 그만두는 것이 아닌 잠시 쉬어가는 것을 선택한 그 시기를 지나고 아이는 다시 학교를 간다. 아이는 쉬면서 자신의 인생 계획을 세우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배우고 생각하고 다시 첫시작을 했다.

  아이는 키도 몸도 자란다. 그리고 자신 스스로가 누구인지 물어보면서 생각과 마음이 성장한다. 부모는 역시 아이라는 위대한 손님을 맞이하면서 생각과 마음이 성장한다. 서로가 함께 한 사람으로 빛난다. 그게 인문학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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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래도 나는 나 - 10대를 위한 인생 힌트
사사다 유미코 지음, 도모노 가나코 그림, 안혜은 옮김 / 이야기공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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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에 중학교에서 진로교육을 진행했었다. 아이들이 어떤 것을 좋아하고 자신이 가진 능력이 무엇인지 확인해 진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찾는 수업 시간이었다. 하루는 수업을 마치고 복도에 전시된 학생들의 미술 작품을 감상했다. 주제가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을 그림으로 그리는 것이라 더 관심 있게 봤던 것 같다. 되고 싶은 모습을 그림으로 그리고 이유를 적었는데 나는 한 그림 앞에서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

 

-되고 싶은 모습:거북이

-이유:쫓겨나지 않아도 되니까

 

  단순한 그림과 글 안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들어 있었다. 아이가 안전한 환경에서 살고 있지 않구나! 가장 먼저 든 생각이었다. 어른들은 어리다고 하는 10대이지만 그 나름의 생각과 마음을 가득 안고 있는 시기이다.

  <<누가 뭐래도 나는 나>>10대를 위한 인생 힌트이다. 친구 때문에 흔들리는 나이, 부모님에게 성취에 대해 강요받는 나이, 내가 누구인지 수많은 물음표를 가진 나이, 주변의 모든 것들이 호기심으로 다가오는 나이가 10대가 아닌가 한다. 책 장을 넘기면서 ! 이건 10대 만의 힌트는 아닌데... 지금 내게 필요한 응원이야!’라고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나답게 살기 위해서 어떤 것을 선택하고 어떤 것을 버려야 하는지 다정하게 이렇게 해 봐.’라고 저자는 말해준다.

  몇 년 전에 대치동에서 학원을 하는 친구를 만나서 000학원이 있다고 해서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대치동은 공부에 대한 열의가 깊은 지역이라 온갖 학원이 자리한 곳이다. 내가 살면서 들어 본 학원 중에 가장 충격적인 학원이었다. 바로 걸음마 학원이다. 아이가 걸음을 빨리 걸으면 머리가 좋다고 해서 보낸다고 한다. 걸음마라니! 아직 잘 걷지도 못하는 아이라면 얼마나 어린 아이일까. 아이의 학업과 관련된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하는 우리나라 부모님의 모습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아닌가 한다.

  우리의 신체적 발달 과정은 머리를 가누고 몸을 뒤집고 앉고 서고 걷는 과정이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된다. 그런 과정에도 학원 선생님의 배움으로 더 빨리 더 잘하게 되게 한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지 의문이 들었다.

  아이들의 마음도 그렇다. 부모님과의 애착 관계를 시작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상황을 접하면서 타고난 기질에 성격이 입혀진다. 울고 웃고 기뻐하고 슬퍼하는 과정에서 감정을 느끼고 행동을 배운다. 모든 경험이 아이에게 스며들어 자연스럽게 자기다움을 만들어 나간다.

  <<누가 뭐래도 나는 나>>는 자기다움을 만들어 가는 길라잡이가 될 수 있다. 진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친구와의 고민이 있을 때는 어떻게 하는지, 어려울 땐 도망가도 괜찮다고,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게 하루를 무사히 보낸 것에 수고했다고, 변명보다는 사과를 하기를...

  수많은 상황에서 어떤 모습이 더 나인지 어떻게 행동해야 더 나은지 방향을 제시해 준다. 그리고 지금의 나를 돌아보게 한다. 잘하고 있다고 괜찮다고 토닥토닥 마음을 두드린다.


  책을 읽을수록 마음이 자란다. 생각이 넓어진다. 그리고 내가 바라보는 나도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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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만맘storyspace 2022-01-09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구도 말해주지 못하는 사례가 담긴 리뷰라 더 깊이 공감하며 읽었어요. 맞아요. 10대를 위한 이지만 10대도 위한 같은 인생 힌트죠. 너~무 잘 읽어주시고 이렇게 멋진 서평 남겨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누가 뭐래도 나는 나 - 10대를 위한 인생 힌트
사사다 유미코 지음, 도모노 가나코 그림, 안혜은 옮김 / 이야기공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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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흔들리는 나이니까. 너답게 살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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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만맘storyspace 2022-01-09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이게 핵심이죠!
 
10대를 위한 한 줄 과학 - 명언으로 쉽게 배우는 위대한 과학사
알렉시스 로젠봄 지음, 윤여연 옮김, 권재술 감수 / 이야기공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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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대를 위한 한 줄 과학>>은 과학자의 명언으로 과학의 이해 폭을 넓힌 책이다

  우리가살아가면서 혹은 학교에서 교과목을 배우면서 들어 본 말이 과학자의 발견과 함께 소개된다.

유레카’, ‘위와 같이 증명한다.’, ‘전체는 부분보다 크다.’, ‘지구는 둥글다.’, ‘내가 더 멀리 봤다면 그건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앉아 보았기 때문이다.’, ‘우연은 준비된 정신에만 베푼다.’, ‘기능이 기관을 만든다.’, ‘모든 세포는 세포로부터 나온다.’, ‘틀린 건 아니다.’ 등등 44개의 명언은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 본 말들이다.

  책에 나오는 대부분의 과학자는 한 가지의 학문만 연구하지 않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철학자로 알고 있지만 그는 생물학 연구에도 기여 한 바가 크다. 뉴턴 역시 물리학자이면서 천문학자이자 수학자였다. 논리적인 학문인 수학과 과학이 철학으로 이어지기까지 그들은 그들만의 가설과 연구 그리고 재가설과 연구 사이를 바쁘게 오간 이들이다.

나는 학창시절에 과학을 좋아했다. 생물학보다는 지구과학을 좋아했고 특히 우주의 원리에 대해 스스로 묻고 질문하기도 했다. 지구의 탄생에 대한 물음을 하다보면 나 자신의 존재에 대한 물음으로 되돌아온다. 그래서 학문의 마지막은 철학적 사유에 닿게 된다.

  과학과 수학은 논리의 학문이다. 한 가지의 학설이 만들어지기까지 다양한 각도로 바라봐야 하고 지나온 시간의 연구들을 이해해야 한다. 통합과 진화의 과정을 거쳐야만 정확한 통찰을 통해 하나의 과학 이론이 정의된다. 위에 나열한 말은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말처럼 들리지만 그 한 문장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알게 된다면 그 누구도 쉽다고 말하지는 못할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안토니 판 레이우엔훅은 괴짜 같은 사람이다. 그는 어떤 고등교육도 받지 않았고 그리스어나 라틴어도 몰랐으며 자신의 명제나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책을 내지도 않았다. 그는 네델란드에서 태어나 옷감을 판매하는 포목상으로 일하다가 시청 공무원으로 일을 했다.

  레이우엔훅은 여러 가지 현미경을 발견한 사람이다. 그는 미생물을 최초로 발견한 사람이기도 했다. 그가 개발한 현미경은 그 당시 사용하던 현미경보다 성능이 우수했으며 266배로 사물을 확대해서 볼 수 있었다. 그의 호기심은 그의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탐구로 이어졌다. 옷감, 분필 조각, 곰팡이, 목화씨, 잠자리의 눈 등을 관찰했고 심지어 자신의 수염, 콧구멍, , 피까지 현미경으로 살펴보았다.

  그러다 잇몸 아래의 소량의 침착물까지 살펴본 후에 치석의 박테리아를 관찰해 그림으로 그렸다. 그의 열정 어린 관찰은 500여 개의 현미경을 만들었고 런던왕립학회에 50년 동안 연구 결과를 편지로 보내 과학적 업적을 달성하게 되었다. 한 사람의 호기심과 관찰이 과학적 발견까지 이루어진 것이다.

  청소년기를 정의 하는 말은 많다. ‘질풍노도의 시기’, ‘2차 성징’, ‘어른이 되는 통과의례의 시기등 그 시기를 이르는 말이 있다. 아직 어른으로서는 미성숙한 생각과 신체적 변화를 겪는 시기이다. 학교에서는 또래 친구들에게 인정받아야 하고 집에서는 성적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어떤 사람이 되는가 보다는 어느 대학에 가야 하는지가 인생의 최종 목적인 것처럼 그 시기를 보낸다. 그들의 내면은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양자역학 그 자체이다. 그저 존재 자체로 위대하고 존귀한 한 사람이다.

  레이우엔훅처럼 괴짜 같은 면모를 지닌 청소년기를 보내더라도 삶에 대한 관찰과 열정이 있다면 자기만의 방정식을 세우고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서 세상을 조금 달리 보기도 하고 신에 의지하기도 하며 세상과 타협해 나가기도 할 것이다. 우리, 모두가 지나간 그 시기이지만 어느, 누구도 같은 모양은 없었다.

  수학과 과학 사이처럼 너무 멀게만 느껴지는 과목이 이 책의 명언과 친해져서 좀 더 쉽게 다가올 수 있을 것 같다. 인생을 셈하는 방식은 늘 밀물과 썰물처럼 밀려드는 다양한 사건의 연속 사이에서 진정한 내가 누구인가를 지키며 나를 단단하게 하는 공식인 것이다.

  페르마의 난제처럼 내 삶의 많은 물음은 채워나가야 할 여백은 무한하다. 그 방대한 증명은 살아가면서 채워가는 것이다.

나는 정말 멋진 증명을 찾았다. 여백이 그 증명을 담기에는 너무 좁다.’

과학, 존재, 수학, 과학자, 명제,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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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만맘storyspace 2021-10-12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기공간입니다. 단순히 지식적인 측면이 아니라 인생과 명언을 연결한 서평이 무척 문학적으로 다가옵니다. 공감되는 서평 정말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