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여 년 전 투자은행에서 일을 하게 된 이후로 한 가지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정말이지 사람들의 머릿속은 돈 생각으로 가득 차있다는 점이다. 돈이 많은 사람은 많은 사람대로, 또 적은 사람은 적은 사람대로 돈에 대한 걱정을 멈출 줄 모른다. 그래서일까, 처음 만난 사람들이 내가 하는 일을 알게 되면 어김 없이 물어 본다, 어디에 투자하면 좋겠냐고.

 

조금 더 세련된 방식으로 묻는 이들도 있다. 이들의 질문은 “어디에 투자하세요?”다. 지금 맡고 있는 일과 이해상충이 될 수 있어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고 얘기하면, 잘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거야 입으로 하는 얘기고 모두 다 뒤에선 뭔가 하지 않느냐는 반응인 거다. 상황이 이쯤 진행되고 나면 어색한 미소를 짓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사실을 얘기해도 믿질 않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정해진 각본처럼 매번 똑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게 싫어서 아예 가능한 한 하는 일을 밝히지 않는 쪽을 택하게 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돈의 문제를 투자의 문제로 인식한다. 투자의 문제로 생각하지 않으면 재테크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그것도 아니면 부자되기의 문제로 이해한다. 다른 단어를 썼지만 결국 다 같은 얘기다. 어디에 돈을 집어 넣으면 두 배, 세 배의 이익을 볼 수 있을까가 관심사인 것이다.

하지만, 사실 돈 문제는 그게 전부가 아니다. 투자라는 건 이미 어느 정도 모인 돈이 있어야 의미가 있다. 예를 들어보자. 예금 이자가 연 1퍼센트대로 떨어져 있는 요즘, 연 5퍼센트 정도의 수익률만 해도 굉장히 높게 느껴진다. 이걸 갖겠다며 원금손실을 각오하고 이런 저런 금융상품에 손을 댄다.

 

그런데, 막상 그 높아 보이는 수익률을 돈으로 환산해 보면 별 게 아닌 경우가 많다. 가령, 어떤 투자처가 연 5퍼센트의 수익률을 약속했다고 하자. 이 때 여러분의 투자 원금이 1억 원이라면 1년 동안 묵혀두고 얻게 되는 수익금은 500만 원에 불과하다. 물론 500만 원이 작은 돈은 아니다. 하지만, 멀쩡히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둘 정도의 돈 또한 절대로 아니다. 정상적인 가구가 생계를 위해 1년 동안 쓰는 돈을 생각해 보면 답은 뻔하다. 500만 원이 생기면 물론 나쁠 건 없지만 이걸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리는 없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원금이 있어야 연 5퍼센트의 수익이 의미를 가질까? 10억 원의 원금을 운용한다면 1년에 5천만 원의 돈이다. 아까보다는 훨씬 큰 돈이지만 아직도 직장을 때려 칠 정도는 아닌 듯하다. 원금이 그보다 10배 많은 100억 원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하지만, 보통의 일반인들과는 상관 없는 규모의 돈일 뿐이다.

 

한동안 사람들 사이에 다음과 같은 허탈한 농담이 유행했다. “조물주보다 더 위대한 것은?”이라는 질문의 답이 건물주란다. 물론, 건물주는 갖고 있는 돈이 많으니 투자의 중요성도 커질 것이다. 하지만, 조물주 위의 건물주조차도 투자만으로 돈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아무리 받는 월세가 많아도 그 이상으로 돈을 써 버리면 얼마 안 가 건물이 사라지기 마련이다. 많은 건물주들의 2세, 3세들이 그런 식으로 건물을 잃곤 했다. 돈을 오직 투자의 문제로만 바라보는 게 진짜 문제인 것이다. 장님이 코끼리의 꼬리를 만지고선, 코끼리는 뱀처럼 가늘고 구불구불한 동물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진배없다.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건, 

최대한의 돈이 아니라 최소한의 철학이다”


현직 금융감독원 실장이자 세계적인 트레이더가 알려주는 

돈을 지배하는 프레임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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