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에 오랜만에 들어왔더니, 2017 서재 결산 배너가 있어서 혹시나 하고 들어와 봤더니, 역시나 탈락이다. 이달의 평가단 제도가 없어진 이후 확실히 활동이 위축된 것도 사실이지만, 책읽는 시간 자체가 많이 줄었다. 나름 2017년을 결산해본다면, 온라인 서점가에 종이책의 정가제가 정착된 이후 개인적으로는 전자책 위주의 구매활동에 정착했다. 김영사와 열린책들, 다산북스 와이즈베리 등의 출판사 평가단 혹은 서포터 등등 의 리뷰어 활동을 간간히 했으나, 다산북스의 VVIP 나나검 활동 여부 응답에 의사 표시를 안한 무심함덕에 짤린 이후 서점 기반의 리뷰 역시 모두 끊었다. 자발적 강제적 책읽기의 종말의 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시작 그 출판사 활동이란 것도 뭐 2016년과 2017년에 몰려 있으니, 책일기인생에 있어서는 잠시 해봤다에 불과할 것이다.   


전자책은 대여와 할인 등 여러가지 이벤트가 많아 읽는 재미보다 사모으는 재미에 더 빠지게 된다. 덕분에 가벼운 책들도 꽤 샀는데,  쉽게 읽히는 만큼 바로 잊혀지기 쉽상이라 리뷰를 쓰지 않으면 읽었는지 조차 잊어버리고, 또 나중에 읽는 책들이랑 내용이 헷갈릴 것 같아서, 리뷰부터 써두어야 싶은데, 역시 쓰는 것보다는 읽는 게 더 좋다. 써서 뭐하나.. 애드온 수입이 쏠쏠했던 적이 있긴 하지만(아 쏠쏠했다는 것의 의미는 심리적인 것임, 한 때 동사의 맛 같은 경우, 책한권 사서 한줄 평 하나 달랑 올렸는데  100원 씩 수십건이 적립돼서, 잘 하면 (그래 봐야 약 40% 정도?) 본전도 빼겠다 싶던 시절도 있었으나, 요즘은 책들을 잘 안사는지 방문자가 없는 건지 영 재미가 없다.


이 분 특강을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서 몇 번 봤는데, 무엇보다도 웃기면서도 가끔 슬프고, 아주 평범한 것들에 삶을 비유하는 게 기가 막혀서 책을 사봤다. 내용은 좋은데, 이런 책들의 특성이 다 그렇듯이 듬성듬성, 텍스트의 빈곤. 그러니까 너무 후루룩 읽힌다는 점이 유일한 단점이다. 엇? 신간이라고 해서 샀는데, 알고보니 2016년 책이구나 했는데, 전자책은 2017년 출간이다. 







이 책은 조금 읽다가 김창옥님의 책의 리뷰를 다 쓴 다음에 마저 읽기로 했다. 다른 성격의 책이기는 하지만 둘 다 뭔가를 가르치려 드는 책이라, 리뷰 쓸 때 쯤이면 두 개 책의 내용이 막 섞이게 될 까봐 그렇다. 실제로 자주 그런 일을 겪는다. 하나의 책을 다 읽으면 비슷한 류를 읽기 전에 리뷰를 쓰던지 아예 리뷰를 안쓰던지 해야 한다. 








리뷰 이벤트도 하고 해서, 서재 홈에서 자주 보던 책이라 읽기 시작했는데, 반 정도 읽으면서, 2차대전의 노르망디 작전의 미국측 병사 이야기를 일본 사람이 썼다는 사실이, 사실 소설을 누가 무얼 쓰냐에 문제 될 게 하나 없음에도 불구하고, 뭔가 캐릭터들이 약간 일본풍의 느낌이랄까, 더 정확하게 말하면 일본풍 만화적 캐릭터 혹은 히가시노 게이고 풍의 미스터리 적 느낌이 들면서 뭔가 오리지널로 입을 헹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2009년에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는데, 종이 책은 교정 교열 이슈 때문인지 오랫동안 절판 상태였던 걸로 알고 있다.  작년에 전자책으로 발간되어 세계문학 세트에 추가되었다. 나는 이 책을 고등학교 때 읽었다. 지금에야, 전쟁 영화도 많이 보고 견문이 넓어져 당시 상황에 대한 시각적인 상상이 조금 더 사실에 가깝겠지만, 그 때에는 훨씬 더 막막했기에 끔찍한 사실적 묘사의 단편들만 남아 있다. 이를 잡고, 쥐가 빵을 훔치고, 반토막이 된 병사의 다리가 머리 없이 뛰어가던 장면 같은 것. 지금 반 정도 읽었는데, 당시 읽었던 느낌보다 훨씬 더 풍부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전쟁의 실상 그 이면에서 한 인간이 느끼는 비인간적 모습들.





하루키가 좋아하면 똥이라도 살 기세다. 하루키의 소설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출판계의 하루키 숭배 현상은 조금 이해할 수 없다. 레이먼드 챈들러를 비롯한 여러가지 미스터리 소설 시리즈를 광고하면서 하루키가 좋아했던 책이라는 광고가 그 대표적인 에이다.  하루키가 수십번 읽었다는 게 기대할 수 있는 가장 큰 마케팅 효과라면, 이 책을 과연 좋게 평가해야 할 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지만, 다행히 하루키가 안읽었어도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주인공 필립 말로는 하드 보일드 소설의 평균이 되었다는데, 암튼 이 책을 읽다가 2017년도 출간 책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주춤하는데, 내가 뭐 문학의 무슨 주의니 하는 거 잘 모르는데 하드보일드는 또 뭐야 했는데, 이 책을 읽으니 확실히 알겠다. 사람들이 뭘 생각하는지를 안알라줌 하는 게 하드보일드인 거 같다. 중간 정도쯤까지 읽었는데, 쓸데없는 설명이 없고, 뭔가 일이 계속 일어나는 게 몰입이 비교적 잘되는 편이다. 



노통브의 소설은 문학세계사와 열린책들에서 주로 나오는 거 같은데, 열린책들은 신간을 주로, 문학세계사책은 시간이 좀 된, 더 많이 알려진 책들이 주로 있다.  장편이라 하기엔 매우 짧은 편이고 누벨라 정도의 양이다. 노는 날 몇시간 만에  다 읽었다. 내용 중에 제목에 있는 '적'과 '화장'을 설명하는 대화가 나옴에도 불구하고 이제와서 다시 보니 뭔 뜻인지 잘 모르겠고, 저 제목은 적응이 잘 안된다. 분할된 자아와 죄의식에 대해 다룬다. 



 






보트 위의 세 남자는 내가 읽은 책 중 가장 웃긴 책이다. 읽는 내내 킥킥거리며 돌아다녀서 미친 X로 보였다. 자전거를 탄 세 남자는 보트 위의 세 남자만큼 끊임없는 웃음을 자아내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재밌다. 1/2 정도 읽었는데, 아껴서 읽는 중이다.  이 때 영국 남자 셋이 자전거 여행을 간 곳은 독일로서 생각해보니, 1차 대전이 시작하기 전이다. 두 국가 사이에는 나름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겠지만, 세 영국 신사(?)들은 아랑곳 않고 잘 정돈된 독일 사람들 사이를 누비고 다닌다





 

책 제목의 질문에 대한 내 스스로의 대답은 네 그렇습니다 이다. 모든 문장은 이상하다. 이상하다는 것의 의미를 따져가다보면, 이상하지 않은 평균적인 삶은 없으며, 문장 역시 그렇다. 엄청 이상한 문장을 표준의 이상한 문장으로 고치는 것,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가독성과 의미 파악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게 해준다. 이 책을 읽다보면 평범한 하나의 문장이 얼마나 게으르고 불분명한지 알 수 있다. 간간히 읽고 있는데, 아직 조금 더 남았다. 같은 저자의 동사의 맛도 있는데, 이런 책은 글을 조금이라도 쓰는 사람들이라면 붙잡고 서서 묻고 싶다. 이 책 왜 안사세요? 






여기까지가 비교적 최근에 읽기 시작한 책의 목록이다. 더 오래 전에 시작했지만 끝내지 못하거나 리뷰를 못쓴 목록은 훨씬 많다. 시작만 한 책도 읽은 책으로 쳐주는 거 없나. 이렇게 열심히 쓰면 내년에는 달인이 되려나. 아놔 플래티넘 등급, 영화할인권, 다이어리, 머그컵... 그게 공짜가 아니었던 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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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8 18: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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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9 09: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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