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책의 조르주 심농 메그레 시리즈가 중도 하차를 했었는데, 최근 새 책이 몇권 나왔다.











탐정 소설은 중학교 때, 마아도 축약본이었을 가능성이 큰데,  홈즈와 괴도 루팡 시리즈를 탐독한 이후로 큰 관심사가 아니었는데, 쟁겨뒀다가 어디 여행하거나 심심할 때 가볍게 읽을 작정으로 구입했다. 미드 중에서 CSI 같은 심각한 드라마는 챙겨보는 편이 아닌데 한때 몽크 시리즈의 광팬이었음을 돌이켜볼 때, 탐정 소설이 긴 시리즈를 갖게 되면 캐릭터가 점점 강화되고 인간적인 면들이 많이 부각될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몽크를 볼 때, 사건의 해결보다는 캐릭터의 짠한 우스꽝스러움과 그 깊숙히 숨겨진 마음의 상처와 결벅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동안 주변의 경멸과  또 따스함 같은 것들을 함께 안고 살아가는 사람의 매우 인간적인 모습에 찡했었는데, 메그레 반장을 주인공으로 하는 시리즈 전체의 개수는 (정확하지는 않으나) 103편이나 된다고 하니, 인간적인 매력을 기대할만했다.열린책들에서 전체 19권을 번역출간했으며 이를 다 묶어 세트로 판매하는데, 이북 대여 기간은 끝났지만 구매를 한다고 해도 여전히 저렴한 편이다(59,000원)



시리즈의 첫번째  책 1권이 <수상한 라트비아인>인데, 지난 달에 오며 가며 읽었고, 2권 <갈레씨 홀로 죽다>도 바로 읽었다. 시리즈의 처음이라 메그래의 캐릭터에 그리 두드러진 특징은 크게 인상적이 않았다. 큰 덩치에 말이 많지 않은 편이고 범인을 향한 어떤 인간적인 면모가 문득문득 보인다. 수상한 라트비아인은 특히, 전개가 일반 탐정 소설과는 달리 어떤 사건이 일어나고 범인을 찾는 게 아니라, 범인을 먼저 발견하고 사건을 찾아나간다. 사건을 기다린다고 하는 것이 맞겠다. 국제 마약범 정도로 인터폴의 연락을 받고 한 남자를 쫓아다니는데, 실시간 사진 전송 수단이 없던 당시 범인의 인상착의에 대한 묘사가 신기했다. 얼굴의 모든 근육과 뼈 같은 부분에 붙은 의학적 명칭을 하나한 나열하며 인상착의를 묘사한다. 예를 들어 눈동자 색 무슨색과 무슨색, 눈과 눈 사이 거리 몇센티, 이런 식으로 엄청 긴 묘사인데 이걸 보고 또 사람을 찾아낸다. 어쨌든 찾아낸 사람은 어떤 범죄 조직에 가담하고 있지만, 그사람을 잡아들일만한 단서도 없는 상태에서, 범인이 탄 열차에서 똑같이 생겼지만 다른 사람의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메그레 반장은 범인이 묵은 호텔과 살해된 사람이 살고 있던 시골 마을을 오가면서 같은 사람이면서도 다른 사람이 여러 모습으로 살고 있는 것을 관찰하는데, 범인은 이미 메그레가 자신의 뒤를 쫓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메그레 역시 그가 자신을 주시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서로 쫓고 쫓기면서 심리전을 펼치는데, 독자는 무엇 때문에 그러는지, 완전히 서로 다른 두 사람(한 명은 술주정꾼 루저, 한명은 성공한 사업가)이 실은 한 사람인지 아닌지도 모르겠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잘 짐작할 수 없다. 하지만 천천히 드러나는 진실은 쌍둥이 형제의 비밀을 품고 있고, 살인의 이유와 목적은 사랑과 배반과 상처와 음모를 가지고 있다.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지만, 여름에 길게 어디 휴가 같은데 가서 아무 생각없이 읽기에 잘 어울리는 책이라 하겠다. 한 권 읽고 나면 바로 다음 권도 궁금해져서 펼쳐보게 되는 시리즈이다.


갈레씨 홀로 죽다 역시 수사물이지만, 갈레씨의 죽음에 대한 쓸쓸한 미스터리를 찾아내는 과정을 다룬다. 한 사람의 가장과, 그 가장이 홀로 가정을 책임지기 위해 벌인 모든 행동들은 현대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사건이 벌어지고 있음이 씁쓸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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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초보 2017-10-24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누구 보라는 글은 아니겠지만 스포가 좀 있네요 ^^

CREBBP 2017-10-25 11:42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중요한 스포라서 나름 처리를(까만색으로 지웠)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