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더 파더 1~2 세트 - 전2권
안데슈 루슬룬드.스테판 툰베리 지음, 이승재 옮김 / 검은숲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날 것의 이야기


 요즘 뉴스를 보다 보면 인간이 어디까지 잔혹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로 맞닥뜨리게 된다. 현실의 사건을 기반으로 하여 상상력이 더해진 드라마와 책은 이보다 더 약과일 때도 있고, 때론 이보다 더 쎄고 강하게 펀치로 날려버린다. 호러 영화를 보는 만큼이나 수컷들의 진한 이야기는 두 눈을 뜨고 스크린을 바라볼 수 없도록 잔혹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총을 쏘는 것 보다 더 잔혹한 현장의 이야기가 펼쳐질 때마다 눈을 질끈 감게 되지만, 인간에게 있어 폭력이란 자신의 힘을 우위로 정하는 것 이상으로 남에게 돈이든 권력이든 약탈하기 위한 최소의 수단이기도 하다. 더 강하게, 더 악랄하게. 누군가를 내리 누를 수 있는 그들만의 힘. 보면 볼수록 고개가 절로 돌려지지만 인간이 갖고 있는 '악의 근원'이 궁금해 여지없이 누군가의 이야기를 펼쳐들었다.


오래 전에 <비스트>(2011,검은숲)를 통해 안데슈 루슬룬드 작가의 데뷔작을 접한 적이 있다. 책을 읽는 내내 흡입력이 있었던 작품으로 기억되는데 <더 파더> 역시 흥미진진한 리얼 크라임 소설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은 영화보다 더 영화같다. 비정한 아버지를 둔 세아이는 어쩌면 태어날 때부터 이미 세상과 단절하고 폭력으로 노출된 삶을 살고 있었다. 그렇게 길러진 아이들의 삶. 아버지 이반은 큰 아들 레오에게 폭력적이게 살도록 노출시킨다.

남을 때릴 때는 어딜 노려야 하며, 두 동생을 네가 잘 지켜야 한다고 그는 계속해서 그에게 주입시킨다. 폭력적인 삶에 이골이 난 부인 마릿은 그곳을 탈출하고 싶어 하지만 이반은 부자비한 폭력을 행사하며 아내의 발길을 막는다. 가장 아이였던 빈센트만 데리고 나가려고 하지만 그는 아이의 목숨을 담보로 그녀에게 협박을 하고 결국 마릿은 어느 것 하나 가지고 가지 못하고 집을 빠져 나간다. 친정에간 그녀를 놓아주지 않고 복수를 감행하는 남자. 무엇이든 그에게 걸리면 용서란 없다. 말을 꺼내기가 무섭게 실행을 하는 사람이므로.


세 아이를 거느린 가장이 어떤 것에도 참지 않고 폭력을 행사한다면, 그는 이미 세상의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다. 그의 그런 전적이 은행 강도를 벌이기 위한 시발점이었고, 그들은 완전무장한 강도단이 되어 현금수송 차량을 턴다. 레오를 추축으로 그들은 범죄를 저지르고, 그를 쫓던 형사 브론크스는 자신의 불우했던 경험을 떠올린다. 자신 역시 가족으로 인해 폭력에 노출되고, 그의 형 마저도 어린 시절 노출된 폭력으로 더 큰 폭력범이라는 이름표를 붙이고 있었다.


읽는 내내 그들이 갖고 있는 트라우마, 가족이라는 연대의 끈. 서로를 향해 총을 들이대는 상황 속에서의 두 사람은 폭력의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이들이었다. 실제 있었던 일을 작가 안데슈 루슬룬드와 스테판 툰베리는 날 것 그대로를 담아 아무도 막아내지 못하는 상황을 그려냈다. 무엇이 그들을 이토록 잔인하게 만들었지 그들의 살아온 결대로 읽다보니 절로 안타까움이 들었다. 폭력은 폭력을 낳는다는 말이 이 책에 이토록 잘 어울리는 말이라니. 그의 폭력에 무서워하던 소년은 시간이 지나 그와 닮아 있다는 말이 무서울 정도로 생생하게 들려온 작품이었다. 읽는 내내 실감나는 장면들과 숨막히는 심리전이 그야말로 그들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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