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루스트와 함께하는 여름 - 여덟 가지 테마로 읽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앙투안 콩파뇽 외 지음, 길혜연 옮김 / 책세상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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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명의 전문가가 만들어낸 프루스트 작품의 친절한 길라잡이.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지 않아도 작품 속에 나오는 마들렌이 그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는 냄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그의 책은 여러모로 현대문학의 물길을 바꿨다고 할 정도로 영향력이 있는 작품을 쓴 작가다. 요즘에는 온라인 서점에서 주로 책을 구경하고 구매하지만, 종종 오프라인 서점에 가서 직접 보고 만지며 책을 구경하곤 한다. 특히 책장 가득히 문학전집을 가득 메워 놓은 칸을 볼 때면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 할 때가 많은데 그 중 가장 사로잡은 책이 바로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였다. 한 때는 국일판과 민음사판을 고민하며 살까 말까를 고민했지만 민음사 판은 아직 완간이 되지 않았고, 국일판은 너무 많은 권 수에 기가 눌려 감히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늘, 서점을 갈 때면 기웃기웃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전집을 바라보고 있었다. 언젠가는 책장에 데려올 생각을 하면서.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하늘이 놓고 쾌청한 요즘 <프루스트와 함께하는 여름>이 살짝 계절의 핀트가 어긋났다고 생각 할 수 있지만 그 '여름'이 그 '여름'이 아니다. 여름에 함께하는 프루스트가 아니라 무더운 여름에 맞이 할 수 있는 '여름휴가'를 뜻한다. 즉, 긴 시간을 잡아야만 읽을 수 있는 그의 저작은 그의 동생 로베르 프루스트 마저도 형이 쓴 작품을 중병이 들거나 한쪽 다리가 부러져야만 읽을 수 있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만큼 프루스트의 작품은 길고 긴 사막을 걷는 것과 마찬가지로 지난한 여정이 수반된 작품이다.


그런 여정을 프루스트와 프루스트가 쓴 작품을 연구한 교수와 작가들이 여덟가지 테마로 담아 쓴 책이 바로 <프루스트와 함께하는 여름>이다. 고난한 여정길에 여덟 명의 전문가가 만들어낸 이야기는 친절한 가이드를 만난 것 마냥 재밌게 그의 작품을 맛 볼 수 있다. 마치 영화를 보기 전에 일요일날 짧은 예고편이 아니라 영화의 플롯을 짧게 잘라 액기스만 붙여 호기심을 자극하듯 이 책 역시 프루스트의 작품을 읽어보고 싶을 만큼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이다. 프루스트에 관련된 이야기에서부터 그가 좋아하는 소설가, 책에 등장하는 인물의 면면이나 영향을 받은 인물들, 사회적 배경, 프루스트의 심경의 변화등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다층적으로 그려져 있다. 책에 수록되어 있는 그림이나 사진들이 중간중간 삽입되어 있어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지 않아도 그가 만들어낸 인물의 시작점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이 책이 무엇을 그리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책을 읽었더라면 더없이 좋았겠지만 처음 장대하게 시작을 했다가 끝을 보지 못했던 독자에게 다시 응원의 메세지와 함께, 프루스트를 직접 연구하고 그에 관한 글을 쓴 많은 전문가들의 이야기는, 그 작품을 읽고 생각하는데 있어 더 넓은 시아를 넓혀준다. 친절한 길라잡이인 동시에 꼭 읽어보고 싶을 책으로 등극 할 정도로 프루스트가 만들어낸 문학적 행적에 대해 세밀하면서도 견고하게 그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미처 알지 못했던 이야기를 알아가는 재미와 프랑스 최고의 전문가들이 만들어낸 프루스트 작품의 내밀한 지도는 한층 더 그의 작품을 읽는 독자에게 쉬이 갈 수 있는 여정의 안목을 선사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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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결코 한 번주로 분류할 수 없는 책들에 속한다. 바로 그 점이 이 작품의 힘과 깊이를 다룬다. 사람들은 10년 후에 이 책을 다시 읽고 다음 세대가 이 책을 또다시 읽는다. 그리고 매번 또 다른 것을 발견한다. 이 작품은 사랑, 질투, 야망, 욕망, 기억과 같은 영원한 문제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거론하지 않는다. - p.18


프루스트는 '시간의 보이지 않는 본질'을 글로 옮기기를 희망했다. 그의 소설 속에는 날짜들이나 지표들이 거의 없지만 여러 경험과 추억, 시대들이 병치되어 있으므로 그 희망은 성취된 셈이다. 그럼에도 그의 소설은 그렇게 무질서하지 않다. 《스완의 집 쪽으로》 초반부에서는 화자는 자신의 방들을 기억나는 순서대로, 그러니까 무질서하게 탐색하겠다고 알린다. 그러나 이야기의 전개는 거의 연대기적 순서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 p.37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첫째 권은 그리움으로 가득한 한문장으로 끝난다. 어른이 된 화자는 콩브레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이야기하다가 스완의 연애담으로 되돌아가, 불로뉴 숲에가서 세월이 흘러갔음을 확인한다. 그 옛날 인기 좋았던 아카시아 길의 여인들은 늙어버렸다. "집들, 도로들, 가로수 길들은, 아! 세월처럼 덧없는 것이다." 《읽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자신의 과거를 되찾으려는 인간에 관한 소설이기 이전에, 그 제목이 가리키는 대로 상실과 그 상실의 자각에 관한 책이다. - p.44


어떤 냄새나 소리를 통해 잊고 있던 시절을 돌이켜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프루스트는 '무의지적 기억'관해 이야기한다. 지성의 측면에 더 이상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을 때 모든 것은 파묻힌 기억 속에서 지속되는데, 우연한 만남만이 인생에 추억을 돌려줄 수 있다. 무의지적인 어렴풋한 기억은 예측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기억은 자연 발생적이며 양면성을 지닌다. - p.46


그의 위대한 스승은 이론의 여지 없이 발자크로 남아 있다. 프루스트는 발자크의 작품에 관한 모든 것을 알고 있었으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그의 작품을 즐겨 인용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발자크의 작품을 표본으로 삼지는 않았다. 프루스트는 절대적으로 다르게 쓰길 원했다. - p.66


《되찾은 시간》의 마지막 페이지는 내가 좋아하는 부분들 중 하나다. 그 페이지는 이 책 전체를 담고 있는 듯하며, 우리를 3,000페이지 전에 나온 제일 첫 번째 단어 '긴 세월'로 데려간다. 작품은 완성되어, 프루스트가 그 무엇보다 우리에게 시간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준 시간의 대소설가임을 입증해 주었다.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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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알파 : 리더를 깨우는 리더
대니엘 할런 지음, 김미란 옮김 / 비즈페이퍼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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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그룹의 리더가 되는 법을 이야기하다!


 '알파 Alpha'란 무슨 뜻일까? 천문학에서 가장 밝은 별을 보통 '알파'라고 부른다. 동물의 세계에서는 무리의 우두머리를 '알파'라고 한다. - p.21


 <뉴알파>의 저자인 대니엘 할런은 개인과 단체, 기업들의 영향력을 키우고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리더십 및 잠재력 향상센터'를 설립하고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의 이런 활동을 한 권의 책으로 담아 쓴 책이 바로 <뉴알파>다. 탁월한 사람이 되고, 탁월한 리더가 되고, 탁월한 그룹이 되는 법을 가르키고 있으며, 우리가 말하는 성공과 영향력이 큰 사람에 대한 시선은 누군가와 경쟁해서 그 사람들을 밟고 일어선 이들이라는 어두운 측면을 야기 시키기도 한다. 요즘들어 티비를 틀다보면 한번씩 헤드라인에 자주 등장하는 '갑질문화'가 팽배하다 보니 기업을 대표로 한 이들을 향한 시선이 곱게 나가지 않는다.


나쁜 점만 계속해서 부각되다 보니 절로 편견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지만 사실 리더의 리더로 살아가고 있는 이들을 보면 타인에게 모범이 되고, 무엇보다 보고 배울 점이 많은 리더십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대니엘 할런은 이런 편견 사이로 리더 속의 리더인 그들이 선한 영향력을 갖고 어떻게 무리 속에서 그 영향을 발휘하고 있고, 자리 잡을 수 있는지 필요한 방법과 정보, 훈련법에 대해 제시하고 있다.


리더가 된다는 것은 리더십을 키우고는 것은 물론 개인 뿐만 아니라 그룹 전체의 잠재력을 키우는 프로그램이기에 그녀의 설명에 의하면 조언과 노하우로 채워진 책이라기 보다 구조화된 프로그램을 통해 차근차근 리더십을 키워나갈 수 있다, 데이터 중심이면서, '왜'와 '어떻게'를 놓고 철저히 파고 드는 것과 동시에 실행을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권력과 성공이라는 것에 무게를 두기 보다는 앞으로 삶을 나아가기 위한 절차로서 뉴알파 프로그램 운동을 전파하고 있다.


이 책은 마치 내가 갖고 있는 적성 테스트나 심리적인 전술을 알려주기 위해 나를 알아가는 것처럼, 조목조목 항목들이 다채롭게 설명되어 있고, 스스로의 문답으로 나를 알아가는 과정을 상세하게 그려놓는다. 빠른 설명과 조언, 노하우를 터득한 이야기가 아니라 천천히 자기가 문답을 작성하면서 자신이 써 놓은 설명을 천천히 읽어보며 앞으로 내가 해야 할 과정에 대해 생각하고 훈련하며, 실행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책 중간중간 빈칸이 되어 있고, 그것을 하나하나 기록하며 나아가야 저자가 의도한 대로 뉴알파 리더십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그 성과를 맛볼 수 있다.


누군가를 지배하기 보다는 앞으로 살아가는데 있어 조금 더 효율적인 동시에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다면 인내심을 갖고 천천히 이 운동에 참여하고 싶을 정도로 동기부여가 되는 책이다. 누군가를 이끌어주기 보다는 나를 더 발전해가는 삶으로 발을 디디게 만들고,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이들의 안부나 경청, 말을 들어주는 태도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짧은 시간 내에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는 책이 아니기에 더 믿음이 가는 프로그램이었고, 계속해서 책장 가까이에 책을 두고 실행해 보고 싶은 책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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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달아서 끈적한 것 - 박상 본격 뮤직 에쎄-이 슬로북 Slow Book 2
박상 지음 / 작가정신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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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랑, 추억이 명반의 음악과 함께. 


 요즘 버스나 지하철을 타다보면 사람들의 눈이 늘 손바닥만한 네모기계에 매여있다. 나 또한 그 기계에 눈을 못 뗄 때도 있지만 될 수 있으면 멀리하고 책을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간혹 누군가의 손에 들려진 책을 볼 때면 눈을 반짝이며 언뜻 보여지는 표지나 글귀에 작가나 어떤 작품인지 유추하곤 한다. 나름의 안테나가 반짝반짝하며 관심사를 이어나가지만, 상대적으로 무감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바로 '음악'이다. 영화나 드라마 OST혹은 당대 유행했던 음악 이외에 새롭게 명반을 찾아 듣는 경우는 손에 꼽는다. 음악에 대해 남다른 조예도 없고, 날씨나 상황에 따라 흥얼흥얼 거리며 나오는 음악 또한 좁디 좁다. 그렇기에 음악 에세이를 읽을 테면 마치 여행서적을 읽듯 나름의 벽이 존재하기도 한다.


그저 개인적인 이야기에 비추어 소개되는 음악이기에 관심사가 좁은데, 박상의 <사랑은 달아서 끈적한 것>은 그 보다 더 글이 좋고, 그가 자신의 경험담에 비추어 소개해주는 허풍담이나 추억 속 이야기가 쩍쩍 달라붙는 듯 문장들이 좋아 자꾸만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그저 본인의 추억과 무미건조한 일상의 이야기겠거니 싶은 그의 웃기고 슬픈, 조금은 심심한 이야기들이 마음속에 삼삼하게 들어온다. 대부분의 음악들이 쩍쩍 달라 붙지 않지만 그 중에 빅뱅의 '루저'는 자주 듣는 곡이기에 친숙했고, 다프트 펑크의 'Get Lucky'는 어떤 곡인지 궁금하여 유튜브를 통해 들어보았다. 처음 듣는 곡이라 생소했고, 롤링 스톤스의 'Paint It Black'의 뮤비는 오래된 손때가 묻는 앨범을 보는 것 마냥 선명한 색감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음악을 비롯해 많은 예술 작품들은 시공간을 떠나 언제 듣고, 보고, 읽어도 세월의 주름이 지지 않는 것 같다. 새삼 그의 선곡들을 찾아 들으며 시간의 흐름을 잊고, 당시에 발매된 음악을 들으며 그 시대의 음악을 느끼게 된다. 추억은 박상의 개인의 것이지만 음악은 너도 나도 듣고 추억 할 수 있는 것이기에 책을 읽는 내내 그의 문장에 반하게 되고, 음악을 찾아 들으면서 그들의 또다른 음악을 찾게 된다. 관심있는 분야가 다를 뿐 책을 읽고, 또 다른 책을 읽는 여행이 계속 되는 것처럼 박상 본격 뮤직 에세이는 그런 음악적인 오감을 찾아 떠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때로는 그의 허풍에 피식- 웃게 되기도 하고, 만화처럼 그려진 일러스트에 큭하게 되는 김빠진 사이다 같은 미소를 짓게 만든다.


솔직히 음악에 대한 에세이는 비슷비슷하겠지, 라는 무의식적인 편견을 갖고 있었는데 책을 읽다보니 여느 에세이와는 다른 글의 단단함이 좋아 읽는 내내 좋은 느낌으로 다가왔던 책이다. 그 이외에도 좋은 음악을 소개하고 더불어 그의 지나간 추억담과 여행기가 적절하게 담겨져 있어 오랜만에 편안하게 읽고 즐겼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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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엔 초청하지 않은 울적한 순간들이 자꾸만 찾아오고 뭔가를 잘못 선택하거나 바보 같은 짓을 해버리는 경우가 정말 많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어깨를 늘어뜨리는 대신 <Get Lucky>를 듣는다. 이 신나는 곡의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고 머리를 까딱거릴 때마다 마치 이비사 섬의 클럽에서 일생의 스트레스를 해소한 사람들과 같은 기분이 되고, 이비사 바다의 투명한 물속에서 훤히 보이는 물고기들 사이를 유유자적 수영하는 장면이 연상된다. - p.18~19


<Paint It Black>은 아시다시피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시절, 그 바보 같은 전쟁에 대해 시적 상징을 가진 자책의 노랫말을 외친 전설의 명곡이다. - p.86


모든 음악은 시대를 초월하는 아름다운 의미가 있음을 깨달았다. 음악은 마을 열고 들을 때 비로소 빛나는 보석인 것이다. 음악이 비즈니스가 되는 게 세상에서 가장 촌스러운 것이다. 달랏의 음악을 잠시 촌스럽게 생각한 내 편협한 감각이 몹시 부끄러웠다. - p.89


분위기에 압도되어 몸을 흔들다 보니 내 삶을 짓누르던 궁상, 공포, 불안 다위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니코스 카잔차스키의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도 떠올랐다. 공들였던 광산의 철탑이 무너지는 장면을 보며 "양고기가 타버리겠어"라고 말했던 여유만만 조르바. 망해 나가는 와중에 춤을 추며 처절함을 극복하려 한 그리스인 조르바. <맘마미아>의 극본을 쓴 캐서린 존슨이 왜 그리스를 배경으로 삼았는지 알 것 같았다. 음악과 춤을 통한 위대한 극복. 그것이 자유로운 영혼 조르바 메세지가 아니었던가. -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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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의 시대 - 공감 본능은 어떻게 작동하고 무엇을 위해 진화하는가
프란스 드 발 지음, 최재천 옮김 / 김영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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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본질 모두가 느낄 수 있는 '공감의 시대'


​ 사회가 발전되면 발전 될 수록 사람들의 마음 속에 스며드는 온기는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 일종의 체감 온도 느껴지는 사회적인 공감도는 훨씬 더 적어지고, 마치 냉각기를 갖고 있는 듯 더 차가워졌다.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많은 정보를 알아가는 만큼 인간은 '공감'에 대한 호소 보다는 개인적인 생각들과 감정들이 더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이 생존경쟁을 치열하게 싸워대는 자연의 본질 중 하나라고 생각했던 것들인지 아니면 인간이 살아가면서 변종되는 감정인지 모르겠지만, 네덜란드의 동물행동학자이자 영장류학자인 프란스 드 발의 <공감의 시대>는 인간의 능력이라고 생각했던 '공감'을 많은 동물들 또한 느끼고 있다고 한다.


지구에서 사는 생물 중 인간은 가장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인간' 스스로 말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별에 대해 인간이 너무 망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 섞인 시선이 스며든다. 많은 동식물들 보다 더 뛰어나다는 오만이 지금의 지구를 만들었고, 강한 동물들 보다는 약하지만 글과 말,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것이 자연의 본질에서 이제는 '생존경쟁'이 아닌 공감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을 작가는 말하고 있다. 인간과 가장 유사하다는 침팬지가 맹수에게 물린 친구를 보살펴주고, 부모를 잃은 펭귄이 추위에 떨고 있을 때 내 아이의 친구이자 이웃이었던 어린 펭귄에게 먹을 것을 나누어주는 것을 브라운관을 통해 본 적이 있다.


우리는 동물의 세계에 대해 약육강식의 세계라고 일컫지만 동물들은 그 이면에 서로에 대한 동질감과 공감하며 어울려 살아가고 있음을 프란스 드 발은 한발짝 더 진화한 동물들에 이야기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을 관심있게 읽게 된 이유는 이 책을 번역한 최재천 교수 때문이다. 그의 저작 중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2001,효형출판)를 좋아하는데 '공감'과 '통섭'에 대한 주제를 통해 여러번 설파했던 그의 이야기 때문인지 프란스 드 발의 글 역시 공감하며 읽었다. 이렇듯 동물들은 끊임없이 진화 하는데 비해서 인간 사회는 공정하고 조화로운 사회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가에 대해 의문을 표하게 된다.


우리는 오랫동안 우리 인간만이 유일하게 남의 마음을 읽고 아픔과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다고 믿어 왔습니다. 하지만 공감은 우리와 유전자의 99퍼센트가량을 공유하는 침팬지는 말할 나위도 없거니와 우리와 진화적으로 그리 가깜지 않은 온갖 동물에서도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이는 동물의 공감이 진화적으로 뿌리가 깊다는 뜻입니다. - p.8


생물학이 보통 이기적 원칙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를 정당화화도록 요구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또한 공동체를 함께 묵어주는 접착제 역할도 제공한다는 것을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한다. - p.13


자연 속의 많은 동물들은 서로를 짓밝거나 자기 것만 챙겨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협동하고 공유하며 살아남는다.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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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의 대문 2 : 노장과 병법 편 - 잃어버린 참나를 찾는 동양철학의 본모습 고전의 대궐 짓기 프로젝트 2
박재희 지음 / 김영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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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을 알아가는 시작점.


 문학작품을 좋아해서 그런지 '고전'이라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세계문학'이다. 이야기의 삼매경에 빠지다 보니 해가 지나도 헤어나올 기미가 안보인다. 언제쯤 이야기의 바닥을 볼 수 있을까. 학생 때 도덕시간에 배운 동양철학의 의미와 철학자들의 이름을 알고 있지만 그들의 저작들을 알고 있을 뿐 쉽사리 그들의 사상의 정수인 책을 들여다 보지 못했다. 아마도 '어렵다'는 선입견과 한문에 대해 친숙하지 못하다 보니 사상의 깊이가 가득한 글귀를 해석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자주 접하지 못했다. 몇몇 대목은 익숙하게 들어온 문장도 있을테지만, 동양철학을 공부하지 않은 이에게는 여전히 '철학'은 어렵다.

<고전의 대문 2>는 노장과 병법편을 다루고 있는데, 저자인 박재희 민족문화콘텐즈연구원장의 글들은 고전을 알아가는데 있어 첫 시작점이 될 정도로 쉬이 문을 열어주고 있다. 처음에는 어려운 책을 마주 하고 있겠구나, 싶어 잔뜩 기합을 주고 책을 펼쳐 들었으나 이내 기죽었던 어깨가 살며시 솟아오를만큼 그의 이야기는 정겹다. 익히 들었던 철학자들의 두 이름, 공자와 노자에 대한 라이벌의 만남은 이 책의 주인공 노자에게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그가 쓴 <도덕경>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라이벌이라 칭한 두 사람의 프로필은 이전에 듣지 못한 것들어서 더 신선하게 다가왔다. 수저론을 거론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흙수저 출신 공자에 반해 노자는 주나라 황실 도서관을 책임지고 있던 관리였다고 한다. 노자의 본명에 관한 이야기도 재밌었고, 무엇보다 노자의 <도덕경>과 <장자>, <손자병법>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서스럼없이 문을 열고 들어가 자유롭게 동양고전을 접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큰 장점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지식인이란 말이야. 때를 알아야 해. 시대를 잘 만나서 누군가 나를 등용해 써준다면 벼슬길에 나아가 적극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세상에 펼치는 데 힘을 써야 하지만, 시대가 어렵고 불확실한 난세에는 그저 자신의 똑똑함을 감추고 동네에서 뒷짐이나 지고 돌아다니면서 평범하게 사는 것도 지혜로운 삶의 방식이야! - p.19 

예전부터 내려져 오던 이야기, 많은 사람들에 의해 읽히고, 또 읽히면서 검증되오던 철학서들이 시대가 지나면서 다시 해석된다. 어렸을 때 집에 있던 오래된 책이 몇 권 있었는데 그 중 한 권이 <손자병법>이었다. 리더의 역할이나 싸움을 할 때 어떻게 병법을 이용하여 가장 효율적이면서도 적을 무찌를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책이기도 하다. 박재희 소장은 동양철학을 말함과 동시에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문제에 대해 고찰하면서도 쉽고 재미있게 고전의 세계에 접근 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다. 시대가 지나도, 읽고 또 읽어도 그들의 지혜를 따라갈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노자의 사상과 손자의 사상까지 이어지는 3000년의 깊고 깊은 세월 속에서도 우리는 모자람과 헛된 욕망, 자유롭지 못한 욕심 때문인지 역사적으로 되풀이 되는 실수를 반복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생각을 비우고, 채우면서 느끼는 삶의 지혜를 노자의 사상을 통해 느끼게 되고, 동시에 우리가 놓고 싶지 않았던 시간들을 깨달으면서 앞으로 살아갈 나날들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것 같다.  ​ 


治亂數也 치란수야

勇怯勢也 용겁세야

强弱形也 강약형야


질서와 혼란은 부대의 편성에 달려 있고

용맹과 비겁함은 부대의 기세에 달려 있고

강함과 나약함은 부대의 진형에 달려 있다. - p.178


《손자병법》의 명구입니다. 개인은 조직의 구조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똑똑한 직원을 데려다 놓아도 조직의 구조가 엉망이면 바보가 될 것이고, 능력이 없는 직원이라면 탄탄한 구조를 가진 조직에서는 실력과 능력을 발휘할 것이란 의미입니다. 그러니 부하에게 능력이 없다고 윽박지를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든 조직의 구조에 문제가 없는지를 먼저 돌아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 p.178~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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