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집에서 카페처럼 - 사계절 홈 카페 레시피
박현선 지음 / 지콜론북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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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따라 마음대로 즐길 수 있는 홈 카페 레시피!


 커피향에 이끌려 커피를 한 잔 마시는 날이면, 밤을 꼬박 센다. 때로는 숨가쁘게 뛰지 않았는데도 가슴이 콩닥콩닥거리는 증상이 있다보니 자연스레 커피와 멀어졌다. 요즘은 예전과 다르게 커피의 맛도 다양하고, 다채로운 레시피의 커피들이 만들어지다보니 절로 손이 가게된다. 평소 음료를 많이 마시면 과당이 많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차를 마시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커피를 만드는 것을 배우게 되고, 만들어 보면서 마시고 싶고, 더 깊은 맛을 내고 싶은 욕심이 들었다. 분위기가 좋은 카페에서의 한잔도 좋지만 집에서 직접 만들어보면서 분위기도 내고 싶다는 생각에 책을 펼쳐들었는데 커피에서부터 상큼한 에이드, 달큰한 카라멜 마끼아토, 환절기에 먹기 좋은 사과차와 우유가 들어간 바닐라빈 라떼를 포함해 55가지의 다양한 메뉴가 들어있다.

계절에 따라, 그날의 마음에 따라 골라 마실 수 있는 음료의 레시피가 다양해서 하나하나 다 만들어보고 싶을 정도로 음료에 대한 레시피가 상세하게 적혀져 있다. 당장 만들어보고 싶었지만 재료나 준비 도구가 없어 눈으로만 봤지만 빠른 시일 내에 커피를 만들 수 있는 도구를 사서 만들어볼 예정이다. 상세한 사진과 함께 도구에 대한 설명과 각 계절에 따른 음료의 구성이 돋보인다. 저자가 푸드마케팅 회사에서 몸담고 있어서 그런지 음료 하나하나가 마치 카페에서 파는 것처럼 아기자기하게 표현되어있어,자꾸만 만들어진 음료에 눈을 뗄 수 없다. 포인트로 장식을 한 부분도 과하지 않는 멋스러움이 느껴진다.

워낙 음료를 마시지 않다보니 한 번씩 카페에 갈 때마다 메뉴판을 보고 한참을 망설인다. 언젠가 먹었던 차가 맛있어 다시 시키려고 보면 이름이 생각나지 않거나 시즌 음료라 더이상 나오지 않다보니 똑같은 차를 마셔본적이 몇 번 없는 것 같다. 고르고 골라 차를 먹다보면 내가 생각한 것과 달리 차가 맛이 없고, 대부분 녹차가 들어간 음료를 시키다 보면 어느 집을 가도 맛의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레시피 중에 '말차 큐브 라떼' '말차 라떼'를 먼저 만들어보고 싶었다. 차가운 음료 한 잔, 뜨거운 음료 한 잔. 내가 만들어도 같은 맛이 나는지 궁금하다.

탄산음료를 즐겨먹지 않지만 각종 과일과 청으로 만들어진 에이드 한 잔은 여름에 만들어보고 싶고, 날씨가 쌀쌀 할 때는 진한 에스프레소를 활용해 달달한 커피 한 잔을 즐기고 싶다.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이 책을 보면서 느꼈고, 다른 책과 달리 음료 레시피를 더해 홈 카페 주인장의 느낌이 많이 들어간 책이다. 책을 읽고 나서 저자의 인스타그램에 들어가보니 동영상으로 음료를 만드는 법을 올려 놓아 책을 보는 것 만큼이나 좋았다. 책을 읽고 보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저자의 레시피를 활용해 직접 만들어 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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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 있는 시간을 위하여 - 100세 철학자의 대표산문선
김형석 지음 / 김영사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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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원적인 물음에 대한 깊은 사유

새하얀 꽃이 만개같이 펴 있던 그 자리에는 어느덧 초록잎이 돋아났고, 그 자리 아래에는 꽃비의 흔적만 우수수 남아있다. 은은하게 분홍빛으로 물든 벚꽃을 너무 좋아하는데, 피기가 무섭게 바람에, 미에 날려버려 아쉽다. 봄마다 늘, 짧은 만남이 아쉬웠지만 이번 봄은 특히 더 아쉽다. 봄볕도 좋고, 다른 일련의 꽃이 화사피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지만 봄 다운 느낌 보다는 코와 입을 가리고 다녀야 할 날이 많아 우울함을 더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과거를 떠올리게 되고, 먹을 것, 입을 것이 풍요롭지만 마음은 어딘가 모르게 허전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어디서부터 축이 무너졌는지 모르겠지만 요즘은 양보다 '질'에 무게를 두게된다. 하나를 먹더라도 제대로 된 것을 먹게 되고, 하나를 하더라도 조금 더 오래 쓸 수 있을 것을 산다. 그래서 그런지 책을 읽더라도 가벼운 에세이 보다는 조금 더 묵직한 에세이를 고르게 되고, 그이의 생각을 읽으며 나의 삶을 되돌아본다.

<남아 있는 시간을 위하여>는 100세를 목전에 둔 김형석 교수의 산문집이다. 그의 대표작<영원과 사랑의 대화>(2017, 김영사)에 엮인 것을 제외하고 남은 글들을 모은 책이다. 1세대 대표 철학자인 그의 책은 작설차를 깊이 우려내서 마시는 것처럼 깊은 여운과 시공간을 초월해 느꼈던 인간의 본질적인 물음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사랑하는 어머니와 아내를 먼저 보내고 다시 홀로 남아 여생을 보내는 김형석 교수의 남아 있는 시간은 쓸쓸하고 고독하다. 그럼에도 그가 가졌던 회한의 시간과 과거의 시간들이 더해져 지혜롭고 행복한 날들을 기억해본다. 그의 글들은 묵직하면서도 은은하다. 철학에 관련된 글들은 철학에 조예가 깊지 않아 어렵게 느껴지지만 철학자, 음악가, 작가를 포함해 그들이 가졌던 삶의 고독은 예술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공통적으로 똑같이 다가온다.

책은 상실, 인생, 종교, 조금 오래된 이야기들로 묶은 수필들로 이루어져있다. 그 중에서 나는 상실에 관한 이야기 중에 고독에 관하여라는 수필이 가장 인상깊었다. 고독은 혼자 있어서 느껴지는 부분도 많지만 누군가 함께 살아도 스스로 느낄 수 있는 마음의 빈자리이기에 김형석 교수의 글귀가 더 눈에 들어온다. 한 사람이 100년의 시간을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한 동시에 그가 살았던 시간의 궤들이 너무나 많은 변천사를 겪어왔다.

외할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김형석 교수와 같은 시간의 흐름을 겪었을 것이고, 그것이 어떤 느낌으로 다가왔을지 여쭤보고 싶을 정도로 100년의 시간은 많은 시간을 함의하고 있다. 각각의 글들은 그 시간의 인연과 이별과 내가 갖고 있는 물건들, 종교, 삶과 죽음, 그리움에 관한 글들이다. 그의 글 중에서 반가운 것은 시인 윤동주에 관한 이야기와 마지막 검은 고양이 '깜둥이'에 관한 일화였다. 인연이라는 것에 대한 소중함과 빈자리의 허전함이 동시에 드러나 마음을 애잔하게 만들었으며 유명한 대학의 철학교수이지만 일상에서는 그를 별난사람으로 취급하는 이웃사람들의 이야기도 미소를 짓게 만든다.

철학이란 삶의 모든 것에 있고, 가볍든 무겁든 우리가 느끼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이 삶의 위안이 되고 근심이 되기도 한다. 철학에 대한 조예가 없어 어느 철학자를 내세워 이야기를 할 수 없지만 김형석 교수의 잔잔하면서도 깊은 이야기는 우리가 삶에 있어서 한번쯤 깊이 생각해야 할 주제다. 아직은 노년의 삶을 생각해야 될 나이는 아니지만 인간이 삶아가는 것이 어떤 것이고, 앞으로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안고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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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이 마음의 상태라는 말 속에서 '마음'은 인간적인 내용의 표현이며, 따라서 모든 고독은 인간적인 것이다. - p.46


정신이 자란다는 것은 이렇게 고독이 자란다는 뜻이다. 키르케고르의 '그가 지니고 있는 고독의 척도가 곧 그의 인간의 척도'라는 뜻은 바로 이것을 말한다. 이런 점에서 나는 괴테도 베토벤도 톨스토이도 니체도 키르케고르도 모두가 고독했다고 믿고 있다. 보다 깊은 문제 속에도 보다 높은 이상 속에도 언제나 그와 비례되는 고독이 머무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 p.52


예술적인 고독은 미에 대한 그리움이며, 가능성을 동반하지 못하는 그리움은 언제나 고독을 남겨준다. 사랑하며 누릴 수 없는 아름다움은 고독만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예술가들은 이 아름다운 고독의 힘을 빌려 예술품을 창조하는 것이다.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콘체르토가 고독을 자아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지 모른다. - p.55


영원하다는 것은 삶의 의미가 실재實在로 바뀐다는 뜻이다. 살았다는 뜻이 영원히 남을 수 있을 때 가능해진다. 예수는 그것이 신의 뜻대로 사는 일이라고 가르쳤고, 석가는 진실에서 중생을 위하는 수고라고 알려주고 있다. 개인적인 삶의 의미가 이웃과 역사에 영구히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뜻이다. - p.78


교육이란 어린이들의 능력을 계발해주며 선한 의지와 신념을 뒷받침해주는 일이다. 그 선의의 뒷받침은 모든 학생에게 필요하며 또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열등감과 좌절을 느끼는 학생들일수록 더 많은 칭찬과 성장을 위한 후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앞서는 학생들보다는 처지는 학생들이 더 많은 칭찬과 격겨를 받도록 하는 것이 교육적 책임일지 모른다. - p.170~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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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삶과 꿈, 그림으로 만나다 - 민화 아름답다! 우리 옛 그림 5
윤열수 지음 / 다섯수레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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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옛 그림, 민화를 만나보다!


 다섯수레에 나온 <서민의 삶과 꿈, 그림으로 만나다>는 판형이 굉장히 큰 책이다. 외국의 많은 명화들이 실생활에 쓰이는 제품에 많이 차용되는 덕분에 그 그림을 제대로 알지 못해도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 그런 반면 우리의 그림은 외국의 명화와 달리 교과서나 그림책, 미술관에 직접 가서 봐야만 그들의 그림을 접할 수 있다보니 상대적으로 우리 옛 그림을 보는 일이 적은 것 같다. 항상 익숙해지는 그림들과 달리 오랜만에 우리의 그림을 보고 싶어서 접한 민화가 담긴 책은 큰 판형에 시원시원한 도판과 저자의 세밀한 설명이 돋보인다. 무엇보다 큰 화폭의 그림을 보고 나면 그와 같은 예시의 또다른 그림을 보고파하는 독자의 마음을 아는 것처럼 같은 주제의 그림을 하나 더 실어 놓아 비교하며 바라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인 책이다.


같은 민화라 하더라도 실력의 차이 뿐 아니라 색감의 차이가 뚜렷하다. 민화는 서민들이 다양한 주제로 그렸다, 라는 정도만 알고 있는데 실제 민화의 쓰임새는 벽장문이나 다락, 대문에 붙였던 그림이었다. 조선 후기 18, 19세기에는 '속화'라고 불렸다가 야나기 무네요시가 처음 민속적 회화라는 의미로'민화'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했다. 조선시대에 민중들이 그렸던 그림을 아끼고 사랑하면서 내 비쳤던 속내가 드러났는지 그후 우리는 그처럼 속화를 민화라 부르며 민중들의 그림을 바라보고 있다.


책에서는 다양한 주제로 그린 민화를 각 주제에 맞게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산수도, 화조도, 어해도, 책가도, 인물도, 문자도, 벽사도, 궁중장식화. 영수도까지 다양한 동식물들과 상상해서 그린 영험한 동물들까지 그린 그림을 담고 있다. 다양한 화폭의 그림은 손에 닿으면 절로 펄떡이며 물길을 헤엄쳐 달려갈 것 같은 물고기 그림도 있고, 커다란 닭벼슬이 위용을 자랑하며 뾰족한 눈으로 자신의 화려한 몸피를 자랑하는 닭 그림이 그려진 그림도 있다. 각각의 그림이 주는 의미는 화합과 건강, 자손의 번창과 금슬이 좋아질 수 있도록 바라는 마음으로 병풍으로 담아 곁에 두었다. 때로는 호랑이의 힘을 빌어 액운을 물리치기도 하고, 학문을 숭상하기 위해 책가도를 그려 병풍을 세워 두기도 했다.


진한 색감과 주제의식이 잘 드러나는 그림은 그들의 생이 평온하고 행복을 바라는 마음을 화폭에 담았기에 그림 하나하나가 주는 의미가 깊이 다가온다. 이름을 드러내는 화가의 작품도 있지만 대부분 작가미상이기에 그림은 천차만별로 그림이 그려져 있지만 잘 그려진 그림은 색감과 구도 자체가 더 확실하게 드러나 있다. 동양의 그림은 서양의 그림과 달리 원근법이 발달되지 않아 가까운 것과 먼 것의 차이가 없다. 그래서 더 1차원적으로 보이지만 은유적으로 잘 드러나 있어 사실적이다.


요즘들어 외국의 그림들에 젖어서 그런지 색이 튀어 보이지만 우리만의 그림이 주는 의미와 옛 조상들의 그림을 다채롭게 만나볼 수 있는 그림에 폭 빠져 오랫동안 그림을 감상 할 수 있었다.  그런 점에 있어서 요즘 실생활에 쓰이는 많은 굿즈들을 이용해 민화의 화폭을 담고, 유리잔이나 그릇, 손수건등에 담아 이전보다 더 친근하게 다가갔으면 좋겠다. 박물관에서 보여지는 굿즈들이 이런 점을 차용해 담았지만 워낙 가격대가 세다 보니 가까이 다가가기가 쉽지 않은데 이런 점을 보완해 책에 담겨진 민화들을 가까이 볼 수 있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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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데이 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카트 멘쉬크 그림, 양윤옥 옮김 / 비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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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생일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는데, 하루키가 그려낸 생일을 맞이한 소녀의 하루가 궁금하다. 강렬하면서 눈길을 끄는 멘쉬크의 그림도 기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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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식당
최봉수 지음 / 비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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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들의 언어와 맛이 느껴지는 화려한 만찬!


#1.


 우리동네에는 '호빵이'라는 길냥이가 산다. 볕이 좋은 날에는 우리집 옥상에 누워 볕을 쬐기도 하고, 평평한 그들에 누워 선선한 바람을 맞기도 한다. 밖에 나갔다가 무심코 대문을 열다보면 '호빵이' 녀석이 시크하게 앉아 마치 궁궐의 해태처럼 앉아있다. 나도 모르게 깜짝 놀라 '엄마야~!'하고 외치면 '어이구~'하며 휘리릭 다른 곳으로 가길 여러번, 나비야~하면 뒤도 돌아보지 않는 녀석이건만 비가 많이 오던 다음날 잠을 자지 못했는지 고추를 말리려고 평평하게 해놓은 평상에 누워 드르렁 코를 골며 대자로 뻗어 자고 갔다. 고개가 축 늘어지며 누가 오가는지, 사진을 직는지도 모를만큼 숙면에 빠진 고양이를 그때 처음 봤다.


그 때부터 볼살이 오동통해 둥근, 누런 빛깔의 고양이 이름을 호빵이라 지었다. 호빵처럼 토실토실한 몸피 때문에 호빵아~라고 부르면 살짝 뒤를 돌아봐주기도 한다. 그 후에도 쉬어 가라고 평상을 늘 깔아 놓았지만 어쩐 일인지 소식이 없다.


# 2.


깊은 밤이 되면 삼삼오오 고양이 울음소리가 '야옹~'하고 들려온다. 어느 때는 아기 울음 소리 같기도 하고, 고양이 울음 소리 같기도 하다. 주변에 아이가 없으니 분명 고양이 울음소리다. 하나의 고양이가 아니라 떼창으로 들리기도 하는데...


어느 날 고양이 두마리가 우리집 담벼락에 앉아 서로 마주 보며 (아주 가까이) 한 고양이가 야옹하고 울음을 내뱉으면, 다른 고양이가 야옹하며 크게 울부짓는다. 누가 누가 더 잘하나 싶을 정도로 가까이 마주 보며 서로 우렁차게 고양이들의 대화를 나눈다. 아마도 서로 사랑의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고양이의 언어를 속삭이며 서로 앙앙대고 있고, 마침 하교길에 마주친 두 고양이를 보고 있던 소녀들은 그 모습이 좋아 깔깔거리며, 넘실넘실 춤을 추고 있다. 창 밖에서 그런 모습을 보며 미소 짓고 있는데 이웃집 아저씨가 고양이의 큰 울음소리가 시끄럽다며 단단한 골프공으로 아이들의 등을 '퍽!'하며 사정없이 맞춰 버린다. 후다다다닥~ 하며 몸을 피하는 고양이들. 그들의 사랑언어는 사람들보다 더 시끄럽지 않는데 그런 사정을 볼 것없이 폭력을 휘두른다. 그게 어느 해 여름과 가을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 3.


포동포동한 발로 토실토실한 몸피를 갖고 있는 뚱냥이들의 식당은 그야말로 우리가 꿈꾸는 식당이다. 정중하게 맞아들이는 턱시도 고양이가 있고, 실한 만찬을 준비하는 셰프들과 그들의 음식을 맛나게 먹어주는 미식가 고양이들이 우아하게 만찬을 즐기를 식당이 바로 <고양이 식당>이다. 그들이 먹는 풍성한 음식에 꿀꺽 침을 삼키며 바라보고 있다가, 나도 그곳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무렵, 고양이 식당에 고양이가 아닌 음식 평론가 한명이 찾아왔다. 많은 이들의 입소문이 난 곳이라며 찾아든 그는 고양이 식당에 앉아 고양이들과 마찬가지로 화려한 정찬을 들었지만 생각하는 것과 달리 무언가 빠진 맛이 들었다. 그 식당이 열린 이래로 음식에 간이 맞지 않는다며 여러 주문을 해왔고, 고양이 셰프들은 당황한다. 연어 스테이크를 다시 맛볼무렵 미식가의 눈은 충혈되고, 코가 근질근질 거리기 시작한다. 그는 참지 못하고 에~~~이~취~~~~~~~~~~~~하며 재채기를 하게 되고 고양이 식당은 그의 충동적인 재채기에 소리소문없이 와르르르 무너져 내린다. 마치 동화처럼. 그 이후 다시는 인간손님은 고양이 식당에 갈 수 없었다고 전해진다. 


# 4.


고양이의 언어와 식성, 우아한 발놀림. 그들의 특질이 그대로 드러난 고양이 식당에서의 조우는 그대로 끝이나 버렸지만 <고양이 식당>의 일화 속에는 사람들이 침범하면 안되는 무엇이 존재한다. 같은 지구 안에서 공존하며 살아갈 그들을 우리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그들의 이유를 한껏 무시하고 있지만 고양이 식당과 같이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며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식빵 고양이의 비밀> (2018, 비채)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고양이 식당>이 수록되어 있는 그림도 이야기도 생생하게 느껴져 훨씬 더 이야기와 그림에 만족감을 느끼며 읽었다. 귀여운 그림을 보는 재미와 고양이들의 특질이 이야기 속에 베어져 나와 읽는 내내 즐거웠던 책이다.


# 5.


<식빵 고양이의 비밀>을 비롯해 <고양이 식당>은 토실토실한 몸피를 가진 뚱냥이들의 모습과 같이 두 권의 그림책이 폭신폭신한 몸피를 갖고 있다. 표지를 만지고만 있어서 그저 마음이 똥실똥실 부풀어 오를 것만 같은 느낌이라 계속해서 책을 만져보게 된다.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책. 고양이를 좋아하나 이유가 있어 고양이를 키우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선물 같은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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