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리스트를 위한 유토피아 플랜 - 우리가 바라는 세상을 현실에서 만드는 법
뤼트허르 브레흐만 지음, 안기순 옮김 / 김영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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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모색.


 10년 전 혹은 20년 전의 사회를 떠올려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패턴은 상상을 초월 할 정도로 빠르게 바뀌었다. 고도 성장의 시대, 끊임없이 나라에서는 노동력을 독려하고, 빠르게 부를 축척하기 위해서는 값싼 노동력으로 많은 노동시간을 할애하여 일해야 했다. 그것이 힘든 일이든 쉬운 일이든 닥치면 해야 했고, 우리는 그들의 인내와 노력으로 지금의 우리나라의 성장 발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통신기기 및 과학은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해 왔지만 상대적으로 개인의 삶은 기술 혁신 만큼이나 더 행복하고, 발전해 왔는가에 물음표를 던지게 된다.


매번 뉴스를 보면 출산률이 점점 낮아지고, 노량진이나 신림 고시촌에서 공부하는 들이 많아지고, 대학을 졸업한 이들이 취업난에 허덕여 우울증을 앓고 있거나, 학자금 대출 때문에 빚을 떠안고 졸업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왜 우리는 이토록 사회가 발전했음에도 점점 더 가난해질까? 뤼트허르 브레흐만은 보편적인 기본 소득과 주 15시간 노동, 경계가 없는 세계를 말하고 있다. 과연 그의 말대로 노동시간을 적게하고, 나라에서 주는 기본 소득을 받고, 국경이 없는 세계라면 우리가 말하는 이상향의 세계라고 말 할 수 있을까? 궁극적으로 우리가 꿈꾸는 세계지만 많은 이들의 기본 소득을 지탱해 줄 국가가 얼마나 있을까 싶기도 하다.


그는 진취적인 주장으로 우리의 이상향을 말하고 있고, 앞으로 어떤 세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줄 모르나 그가 그리는 세계가 허황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가 마주하는 문제들은 현실에서 안 될 수도 있으나, 기존에 자본을 틀어잡고 있는 이들이 고삐를 풀지 않고 자신들의 영역을 지키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유토피아를 꿈꾸는 건 우리가 현재 처하고 있는 상황이 그만큼 좁아지고 있고, 이상향을 꿈꾸고 있는 세계와는 다른 의미로 들리기도 한다. 우리가 현재 마주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인간의 삶의 풍요로움, 긴 시간 노동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만드는 책이다. 노동 시간을 줄이면 그 만큼 받는 임금의 불완전함과 인력의 손실, 노동을 전혀 하지 않아도 되는 안인한 생각들이 많은 이들에게 심어져 있으면 어떻게 되는가? 하는 걱정이 먼저 앞선다.


그러나 그는 모든 국민에게 형금을 무상으로 지급해야 하는 이유와 닉슨 대통령에 얽힌 법안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주당 15시간 노동에 관해 하나하나 논박하고 있다. 지금은 당장 그림을 그릴 수 없는 이상향의 계획일지라도 언젠가는 우리가 이런 세계에 진입 할 것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급격히 변하는 세계에서 이 플랜이 그저 저자의 말도 안돼는 계획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와 같은 주장과 생각들이 모여 이 사회에 대한 복지와 노동, 경계를 긋지 않는 세계화가 언젠가는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어보기도 한다. 뤼트허르 브레흐만이 새롭게 떠오르는 유럽의 젊은 사상가로 떠오르기 때문인지 동양의 문화권 보다는 서구의 모델들을 통해 이상향 플랜을 짜 놓았다. 그들이 우리가 참고해야 할 모델이기도 하지만, 아시아권에서도 그가 주장하는 것들을 실행시키고, 함께 꿈꿀 수 있는지를 탐색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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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가 풍요의 땅으로 들어가는 문을 연 것은 확실하지만 자본주의만으로는 풍요의 땅을 유지 할 수 없다. 진보는 경제 번영과 동의어로 여겨지지만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는 삶의 질을 높이는 다른 방법들을 찾아야 하는 난제가 있다. 서구의 청년은 무정치적 테크노크라시 시대에서 대부분 성년을 맞이하고 있지만 다시 정치로 돌아가 새 유토피아아를 찾아야 한다. - p.31


영국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인간이 스스로 행복하려면 이런저런 즐거움뿐 아니라 희망과 진취적인 기상과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으며, 다른 글에서는 이렇게 주장했다. "우리가 원해야 하는 것은 완성된 유토피아가 아니라, 상상과 희망이 살아 있고 꿈틀거리는 세상이다."  - p.33


이러한 오랜 질문들을 재고하는 것은 이제 우리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성장은 무엇인가? 진보는 무엇인가? 삶을 정말 가치 있게 만드는 근본적인 요소는 무엇인가? -p.131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직업과 기술이 전혀 필요하지 않은 직업은 매우 안정적인 상태로 남아 있지만 보통 기술을 보유한 사람이 종사할 수 있는 일자리는 감소 추세이다. 현대 민주주의의 근본인 중산층은 서서히 그러나 확실하게 쇠퇴하고 있다. 이 과정의 진행 속도로 보면 미국이 단연 앞서 있지만 다른 선진국도 머지않아 그렇게 될 것이다.- p.197


낯이 두꺼워져라. 무엇이 중요한지 아무도 당신에게 명령하지 못하게 하라.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비현실적이고 비이성적이어야 하고, 불가능해 도전해야 한다. 이 점을 기억하라. 노예제도를 폐지하고,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하고, 동성 결혼을 요구했던 사람들도 처음에는 미치광이라는 낙인이 찍혔었다. 그들의 주장이 옳다고 역사가 증명할 때까지는 그랬다. - p.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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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린다 작가정신 시그림책
함민복 지음, 한성옥 그림 / 작가정신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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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


 어렸을 때는 단단한 어른이 되고 싶었다. 비 바람이 몰아쳐도 바위처럼 굳건하고, 단단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될 줄 알았다. 아이보다 어른은 몸도, 마음이 힘이 더 세니까.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였던 나는 어른이라 부르는 나이에 접어들수록 내가 생각했던 어른의 모습으로 성장하지 못했다. 아직도 마음은 아이같은 모습이라 언제쯤 몸도 마음도 성큼 큰 사람이 될까,라는 생각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어쩌면 아이의 시선에서 봤을 때 어른은 몸피는 어린아이에게 큰 우산 같은 존재일지 모르나, 개인의 삶에 있어서 어른들의 삶 역시 하나의 단단한 바위로 오롯하게 서 있는 다는 것은 큰 모험이 아닌가 싶다.


흔들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바람에 휘날린다고 하여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우리는 삶에 있어서 흔들리는 것은 자연의 이치와 맞닿아 있다. 작가정신에서 나온 시 그림책은 함민복 시인의 '흔들린다'라는 시를 한성옥 그림을 통해 소개해 놓았다. 그의 시를 바탕으로 바람에 나부끼는 나무를 표현함으로서 흔들리는 것을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비바람이 몰아져 심하게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는 봐왔으나 그것이 우리의 삶에 있어서 그것이 단순히 자연의 모습이라고 치부 하기 이전에 인간의 삶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굳건하게 버티는 것이 얼마나 많은 정성과 힘을 쏟아야 하고, 안간힘을 써야 하는지를 실감나게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나무는 최선을 다해 중심을 잡고 있었구나

가지 하나 이파리 하나하나까지

흔들리지 않으려 흔들렸었구나

흔들려 덜 흔들렸었구나 흔들려 덜 흔들렸었구나

흔들림의 중심에 나무는 서 있었구나 ('흔들린다' 시의 일부분)


시인의 눈은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조차도 하나도 허투루 보지 않고 바람에 넘어가지 않기 위해 온 힘을 쓰는 나무에 시선을 집중시킨다. 처음에는 나무가 장하게 버티는 것을 연상시키지만 이내 나무의 안간힘이 나를 지탱 지켜주는 가족을 떠올리게 하고, 다시 나의 삶을 바라보게 된다. 스스로 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 그것이 바람의 한가운데 중심을 지켜나가는 나무와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흔들리는 삶에 대해서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을 매번 떠올렸으나 이제는 이 시와 더불어 함민복 시인의 '흔들린다'도 함께 음미해 본다. 깊어가는 가을녘, 단풍이 지고, 쌀쌀함이 느껴지는 요즘 더욱더 함민복 시인의 시가 마음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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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 멍키 - 혼돈의 시대, 어떻게 기회를 낚아챌 것인가
안토니오 가르시아 마르티네즈 지음, 문수민 옮김 / 비즈페이퍼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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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서가 아니라 소설같이 읽히는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이야기.


 언젠가 죽으리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깨달았을 때 아동기가 끝난다고들 한다. 스타트업에게도 그와 비슷한 성숙의 순간이 있다. 그런 순간은 회사가 엄청난 성공에 오른 뒤, 창업자가 자신들이 만든 피조물이 유아기를 벗어났음을 깨달을 때 찾아오곤 한다. -p.454


경영서는 어렵다 혹은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다 싶어 자주 접하지 않지만 안토니오 가르시아 마르티네즈의 <카오스 멍키>는 이전의 다른 책과 달리 흥미롭게 읽힌다. 무엇보다 기존의 IT업계나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벌리는 일들은 우리가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일들이었다. 마치 우리가 태어났을 때부터 있었던 것들을 뒤집어 한번쯤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싶은 그러나 제약조건이 많아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치부되는 것들이 현실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마치 요즘 마술을 부리듯 웹상에서 버튼만 누르면 이미 결제가 끝났다. 짐만 싸서 비행기를 타면 어느 누군가의 집을 나의 집마냥 살 수 있는 것이다. 에어비앤비는 모든 여행자는 물론이고, 시간이나 돈에 묶여 여행을 할 수 없는 이들 또한 색다른 여행 풍경에 놀라울 정도로 여행의 판도를 바꿔왔다.


아직도 기기를 통해 글을 읽는 것보다 종이책을 더 좋아하고, 스마트폰에 들어가 웹으로 읽는 기사 보다는 신문의 잉크냄새를 맡으며 글자를 읽어나가는 것을 더 선호한다. 처음 통신기기가 발달되어 손쉽게 이메일을 주고 받았을 때도, 손편지 쓰는 것이 더 좋아 편지를 주고받았지만 이내 시간이 지나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손편지가 아닌 이메일을 쓰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받아들이고 싶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그 것들을 오롯하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궤적은 처음에는 실리콘밸리의 이단아들었지만 우리가 현실적으로 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한 생각의 벽을 허문 이들이다. 경제의 판도를 벗어나 새로운 개념을 시작하는 그들의 이야기는 무모하지만 신선하고, 명민하면서도 겁이 없는 이들의 도전은 우리의 삶을 많이 바꿔놓았다.


빠르게 바뀌어가는 판도 속에서 이제는 그들의 무모함이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어 업계를 선도하고, 그들을 따라가기 위한 발걸음이 길게 늘어서 있다. 그들은 왜 그토록 무모한 도전을 하며 이단아처럼 우뚝서서 그것을 행했을까? 하는 물음이 안토니오 가르시아 마르티네즈의 <카오스 멍키>에 그려져 있다. 다른 분야의 책 보다 더 소설을 더 좋아하지만 이 책만큼은 그 어떤 소설 보다더 소설같은 실화가 담겨져 있다. 그의 글을 접하는 내내 그의 유머와 거칠 것 없는 행보의 발걸음이 너무도 격렬하게 그려져 있어 읽는 내내 시간가는 줄 몰랐다. 본문을 읽기 전에 많은 이들의 명언이나 어록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한번씩 그들의 글을 접할 때마다 가슴이 따끔하게 다가온다. 


창업을 시작하는 이들도, 시작한 이들도 수많은 진리와 명언, 해야 하는 일과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을 머릿속에 그리면서도 그것을 실천하기가 어렵다. 분명 정답을 알고 있는데, 몸과 마음이 따라주지 않는 것처럼, 그러나 실리콘밸리의 혁명은 알고있는 진리를 행동하는 것을 넘어 우리가 아니라고 하는 것들을 넘어서며 하는 것이 그들이 성공한 일이고, 그것이 많은 경쟁자를 뛰어넘을 수 있음을 말하는 책이다. IT업계의 판도 변화가 많이 있었고, 페이스북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의 손가락과 눈길이 어디에 가고, 오는지 까지의 과정을 재치있게 적어가면서도 날렵한 행보로 걸어가는 이의 발걸음은 확실히 내가 알고 있는 것 이상이었다. 누군가를 주도한다는 것은 남들과 다른 스피드로 발걸음을 걷는 것이고, 그것이 바로 혁신이고 많은 이들을 이끌어가는 리더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스타트업의 제1법칙은 페이스북처럼 속도가 빠르고 경쟁적인 직장에서도 통용된다. 즉 내가 그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라도, 그런 척하면 된다. - p.455


시간을 메우는 것, 그것이 바로 행복이다. 시간을 메우고, 후회나 자기만족이 꺼오들 틈새를 남기지 않는 것이야말로 행복인 것이다._랠프 월도 에머슨<경험>(p.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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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기원 - 예일대 최고의 과학 강의
데이비드 버코비치 지음, 박병철 옮김 / 책세상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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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기원, 나를 알아가는 시간.


지구의 대기는 태양계의 모든 행성 중에서 가장 뜨겁거나 차갑지 않고 이동 속도가 가장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지만, 매우 독특한 역사를 갖고 있다. 다른 행성들은 대기의 구성 성분이 40억년 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변하지 않은 반면, 지구의 대기는 지질 구조판의 부상과 바다의 형성 그리고 생명 활동을 거치면서 완전히 달라졌다. 우리가 아는 행성 중에서 지구만큼 파란만장한 대기의 변천사를 겪은 행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 p.168~169


우연인지 필연인지 데이비드 버코비치의 <모든 것의 기원>을 읽기 전에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2006,사이언스북스)를 읽었다. 읽기 전에는 이 두꺼운 벽돌책을 언제 읽나 싶었으나 이내 다른 이들과 함께 읽으니 왜 많은 이들이 이 책만 접하면 엄지를 가뿐히 드는지 알겠다. 두고두고 보고 싶을 정도로 우주의 기원은 나를 알아가는 시간이다. 데이비드 버코비치의 책 역시 칼 세이건을 책을 마주 하는 것처럼 138억 년 우주여행을 떠나는 시간이 하나도 괴리감이 들지 않고, 세상의 기원을 탐구하는 것 마냥 신기하고, 생경하게 다가온다.


많은 사람들과 아웅다웅하며 살아가는 관계의 협소함과 보이지 않는 경계들이 얽히고 설키며 감정을 다독이며 살아간다. 호모 사피엔스가 다른 동물들과 다른 차이점은 '뇌'의 발달이다. 인간은 한 없이 나약한 동물이기도한 동시에 강한 동물이다. 지식과 지혜를 쌓아 만물을 영위할 수 있을 정도로 과학 발전을 이룩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지금 이 순간 우리를 멀리 바라볼 수 있는 우주의 기원까지도 알아낼 수 있는 시간을 만든 것도 역시 호모 사피엔스다.


여태까지 과학에 대해 깊이 관심을 갖지 않았지만 알면 알수록 신기한 것이 과학분야다. 하나의 진리로서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오류의 오류를 검증해 나가면서 서서히 발걸음을 한걸음씩 전진하며 걷는 것과 같다. 과학의 '과'자도 모르면 다시 시작하면 되고, 서서히 발걸음을 옮기면 데이비드 버코비치가 예일대학교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한 과학 강의에 합류하며 오롯하게 먼 우주 여행에 동참하게 된다. 기원의 탐구는 우주에 떠 있는 모든 것을 관찰하는 동시에 인류의 탄생을 심오하게 바라보게 만든다. 현미경으로 세밀하게 바라보는 것 보다 나와 동떨어진 머나먼 별을 멀리 바라보는 것처럼 수 많은 별빛과 역사, 미래에 대해 심도 있게 조망하게 된다.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그의 과학강의는 칼 세이건의 책 만큼이나 친근하게 읽힌다. 그의 책 역시 과학을 심도 있게 다루는 면에서는 모두 다 이해할 수 없었으나 우주를 이루고 있는 물질이 생겨나는 과정의 이야기 모두가 흥미로웠다. 책의 아쉬운 점 보다는 책을 읽는 독자의 무지가 더 크다보니 읽는 내내 대학에서 강의를 듣는 것처럼 공부를 하득 책을 읽어나갔다. 영화나 소설에서 접할 수 없는 생경함과 눈에서 조차 느낄 수 없는 긴 우주의 신비를 한 권의 책으로 맛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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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의 서
조엘 디케르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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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의 서막이 시작되다!


 조엘 디케르의 <HQ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2013, 문학동네>이 워낙 호평이어서 그의 전작들을 모두 읽어보고 싶었다. 그의 두번째 책인 <HQ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또한 소설의 분량이 만만치 않은데 <볼티모어의 서> 역시 벽돌 두께만큼 묵직함을 자랑하는 책이다. 처음에는 600페이지가 넘는 것에 놀랐지만 책을 읽어보니 묵직한 두께가 나올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이 책은 한 가문의 궤를 함께한다. 이 책의 주인공인 마커스 골드먼은 자신의 유년시절을 함께 보냈던 찬란한 시절의 볼티모어 가를 기억하며, 소설가로서의 시선으로 그때 그 시절을 반추해 본다.


모든 명예와 드높은 태양만이 비출 것 같은 볼티모어 골드먼 가의 영광은 끝이 없을 것 같았다. 부와 명예 모두를 손에 쥐고 여유로운 생활을 하는 큰아버지 사울과 동갑내기 사촌 힐렐과 우디와의 만남은 늘 즐거웠고, 떨어지는 안타까울 정도로 그들의 사이는 달콤했다. 함께 놀며 같이 생활하다 보니 그들은 '골드먼 갱단'이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우정의 끈끈함을 결성하며 언제나 함께하기를 맹세했다. 큰아버지가 사는 곳인 볼티모어를 배경으로 그려지는 이 소설은 유년기에 겪는 이야기들을 함께 공유하며 서로를 의지하고, 함께 보고, 듣고, 운동하면서 찬란한 시절을 보낸다. 그것이 몸으로 하는 것이든, 마음을 나누는 것이든 모든지 함께했고, 마음에 담고 있는 여자친구의 이야기까지 서스럼없이 할 정도로 마음의 경계를 두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영원 할 것 같았던 관계가 알렉산드라가 등장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미세한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우디와 힐렐이 알렉산드라가 다니는 대학에 함께 다니게 되었고, 마커스 혼자만 다른 대학 문학부로 들어갔다. 운명의 장난이었을까? 혼자만 떨어진 마커스는 그들이 함께 변함없는 정을 쌓았다고 생각했지만 마커스의 착각이었고, 우디가 유명한 풋볼 선수로 성장해서 나갈 무렵 볼티모어가의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진다. 그 사건의 여파로 볼티모어가의 화려한 시대는 막을 내렸고, 뜨거운 태양을 한몸에 받았던 가문은 빛을 잃게 되었다.


한 소설가의 시선으로 한 가문의 궤적을 돌아보는 일은 한편의 대하소설을 읽는 것처럼 긴 여정을 함께하며 그 시간을 돌아보게 만든다. 무엇이 그들의 관계를 끊어 놓았을까? 항상 큰아버지 가족을 동경했던 마커스는 그 시간을 되돌아보는 동시에 마음의 균열을 가져왔던 그 사건을 차근차근 풀어나간다. 주인공인 마커스가 조엘 디케르의 분신인 동시에 글을 쓰는 작업이 자신의 과거에 대한 소회이자 용서이고, 마음에 담아 둔 것을 글로 풀어냄으로서 스스로 치유할 수 있음을 작가는 작품을 통해 증명하고 있다. 글을 쓰는 행위가 얼마나 대단한 것이고, 삶보다 더 강한 욕구임을 강조한다. 책을 읽고 싶었던 만큼 두툼한 두께가 두꺼워 보이지 않을만큼 재밌게 읽은 작품이다.


완벽한듯 보였던 찬란했던 가문이 서서히 어둠이 들어서는 과정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모든 것을 손에 쥔듯 하지만 결국 인간이 갖고 있는 욕망과 질투라는 감정이 평온했던 일상을 흐트러지게 하고,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것이 허물어져버렸다. 눈에 보이는 커다란 균열보다 더 미세하게 누수되는 작은 파열음이 인생을 바꿔놓을 수 있으리라고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마지막까지도 손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이야기의 전개가 좋았던 소설이었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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