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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히구라시 타비토가 잃은 것 ㅣ 탐정 히구라시 시리즈 2
야마구치 코자부로 지음, 김예진 옮김 / 디앤씨북스(D&CBooks)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 탐정 히구라시 타비토 > 시리즈 두 번째 책은 『탐정 히구라시 타비토가 잃은 것』입니다.
탐정 히구라시 타비토는 아이돌 급 외모의 젊은 청년인데, 어린이집에 다니는 수양딸 테이와 함께 살고 있답니다. 타비토의 특별함은 특별한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고(범죄의 희생자)로 인하여 시각을 제외한 모든 감각을 잃어버렸답니다. 대신 시각이 비정상적으로 발달하여 모든 것을 보게 됩니다. 사람의 말소리도 보게 되고, 냄새 역시 보게 됩니다. 이런 특별한 장애는 특별한 능력이 되고, 이를 이용하여 잃어버린 물건들을 찾아주는 탐정 노릇을 합니다. 대신 이 능력을 특별히 많이 사용하게 되면 앓아눕게 됩니다. 혹, 그러다 시각마저 잃을 수 있는 상황, 그럼에도 사건 해결을 위해 타비토는 자신의 눈을 혹사할 때도 많답니다.
그런 특별한 탐정이 만들어가는 이야기, 1권에서는 특별한 범죄 없이 아기자기한 이야기들이 전개되며 감동 미스터리 소설을 표방하였답니다. 그런데, 2권에서는 조금 분위기가 바뀝니다. 물론, 2권에서도 1권처럼 4편의 연작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대신 이번엔 범죄가 살짝 끼어듭니다. 역시 미스터리는 범죄가 끼어야 제 맛이지요.
첫 번째 이야기 「오래된 가게의 맛」에서는 오래된 양식점(경양식점) 카게(KAGE) 사장이자 주방장 에이치로의 조카인 슈운에게서 타비토가 의뢰를 받게 됩니다. 삼촌 요리의 숨은 맛, 그 재료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말입니다. 슈운은 삼촌 밑에서 가게 일을 배우며 마치 부자 관계처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그만 무슨 이유인지 삼촌은 대를 이어오던 가게를 자신의 대에서 끝내려 합니다. 조카 슈운은 계속 자신이 이어가길 바라고요. 그런데, 과연 음식을 먹어보는 것만으로 물건 찾기 전문 탐정 타비토는 감춰진 재료를 찾아낼 수 있을까요?
두 번째 이야기 「시체의 향방」에서 드디어 본격적인 범죄 사건이 펼쳐집니다. 1권과의 분위기가 확 바뀌는 이야기이며, 가장 추리소설다운 느낌이 강한 이야기입니다. 4인조 범죄단이 현금수송차량을 탈취하는데 성공합니다. 그리곤 각자 흩어져 시선을 분산시킨 후 다시 접선 장소에 모인 4인조. 그런데, 그만 서로 불화를 일으켜 모든 것을 기획하고 현금을 최종적으로 감춰둔 주범을 죽이고 맙니다. 현금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인데 말입니다. 게다가 그 시체마저 어찌된 일인지 사라져버립니다. 이에 범죄단 가운데 한 명이 타비토에게 시체를 찾아 달라 의뢰하게 됩니다. 과연 시체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이번 이야기에서 소설의 분위기가 확 바뀝니다. 게다가 타비토의 다소 잔혹하고 냉정한 면모 역시 드러난답니다.
「어머니의 얼굴」은 아동 학대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타비토의 양딸인 테이의 활약이 더 돋보입니다. 아동 학대를 행하면서도 정작 자신이 학대를 행한다는 자각이 없다는 점이 더 안타까운 이야기였답니다.
마지막 이야기인 「죄악의 냄새」에서는 탐정 히구라시 타비토를 따라다니는(?) 어린이집 교사 요코의 대학 친구들 이야기로 진행됩니다. 동아리 친구인 유스케가 먼저 행방불명되었었는데, 뒤를 이어 유스케의 동거녀이자 역시 동아리 친구인 마리나가 사라졌습니다. 과연 마리나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이렇게 찾기 탐정인 타비토의 활약이 다시 시작됩니다. 물론, 타비토만이 아닌 유키지 역시 마리나를 찾아 나서게 됩니다. 유키지는 타비토를 형님으로 부르며 따라다니는 타비토의 파트너라고 해야 할까요? 유키지는 유흥가의 해결사 노릇을 하는 청년이랍니다. 유키지와 타비토의 우정이 소설에서 계속 드러나면서도 둘 사이에는 뭔가 감춰진 것이 있답니다. 과연 그것은 무엇일까요?
이번 마지막 이야기에서는 타비토가 어떻게 시각을 제외한 모든 감각을 잃어버렸는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해줍니다. 그리고 그 과거의 사건과 이 네 번째 이야기 속 사건은 연관되어 있답니다. 과연 어떤 연관이 있을까요? 마지막 이야기 역시 1권과는 사뭇 분위기가 달라진 범죄의 냄새가 진동합니다. 그래서 더욱 재미나기도 하고요. 역시 미스터리는 범죄를 기반으로 진행되어야 더 재미난 것 같답니다. 작가 역시 그런 유혹에 기꺼이 범죄 사건을 소재로 삼고 있답니다.
이 네 번째 이야기가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이 이야기야말로 < 탐정 히구라시 타비토 > 시리즈의 커다란 사건이 시작되는 전초전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다음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왜냐하면 각각의 단편들의 사건들은 해결되었지만, 여전히 해결되어져야 할 문제들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타비토가 어린 시절 경험한 사건은 무엇인지, 그 사건에 연루된 자들은 누구이며, 그들을 타비토는 어떻게 밝혀내는지. 여기에 더하여 타비토와 유키지의 관계 그 이면에 감춰진 진실은 무엇인지도 궁금해집니다. 어린이집 교사인 요코와 타비토의 인연 역시 궁금하고요. 과거와 미래의 인연 모두 말입니다. 무엇보다 개인적으로는 1권보다는 2권인 이번 책 『탐정 히구라시 타비토가 잃은 것』이 더 재미있었다는 점이 다음 책을 더욱 기대하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