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녹취록 스토리콜렉터 112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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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다 신조의 작품을 많이 읽진 못했지만, 그래도 제법 여러 권 읽었는데, 읽을 때마다 느끼는 전율은 짜릿하다. 묘한 분위기로 몰아넣는 으스스한 즐거움이 등줄기를 시원하게 만든다. 이번에 출간된 죽은 자의 녹취록2017년 출간되었던 괴담의 테이프개정판이다.

 

이야기는 편집자와 작가가 출간을 앞둔 단편집 순서를 정하는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그러니 이들이 등장하는 이야기가 액자형식의 이야기로 진행된다. 서장, 막간(1), 막간(2), 종장이렇게 제법 여러 차례 등장하며 이야기를 정리하는데, 때론 책에 실린 이야기들을 정리해주기도 하고, 때론 진행과정을 설명해주기도 하는데, 단순한 설명에서 그치지 않고 이 액자형식의 이야기 자체가 으스스한 분위기를 확실히 조성해 준다.

 

뭔가 괴이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그 시작은 소설을 위해 전달된 자살한 사람들이 직접 녹음한 테이프들을 듣는 가운데 벌어지기 시작한다. 녹음된 내용 가운데는 뭔가 설명할 수 없는 묘한 위화감이 존재한다. 뭔가 괴이한 존재가 있는 것만 같다. 그리고 이 테이프를 처음 듣고 전해준 또 다른 작가가 사라진다. 그렇게 당시에는 편집자였던, 그리고 지금은 작가에게 전달된 또 하나의 테이프에는 사라진 작가가 죽기 전 녹음한 내용이 담겨 있는데, 그 내용을 들으며 주변에서는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물론, 이런 액자형식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본격적으로 괴이한 일들을 다루고 있는 여섯 편의 단편은 하나하나가 오싹한 즐거움을 준다. 첫 번째 단편인 죽은 자의 테이프 녹취록은 이야기의 출발이 되는 사건이다. 작가가 편집자 시절 연결된 작가가 모아 전해준 테이프 녹취록들, 이로 인해 벌어지는 괴이한 일들. 그런데, 과연 그런 괴이한 일들은 단지 망상에 불과할까, 아님 실제 일어나는 사건들일까? 물론, 이런 접근은 다른 이야기들에게도 적용된다. 과연 괴이한 현상들을 경험한 이들의 그 경험은 단순한 망상이나 착각일까, 아니면 실제 일어난 사건들일까?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단편인 빈집을 지키던 밤이 제일 오싹했다. 어쩌면 늦은 밤, 아니 새벽에 가까운 시간에 조용한 가운데 홀로 깨어 읽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내 취향이 이런 스타일일지도.

 

시체와 잠들지 마라역시 재미났다. 아니 무서웠다. 비슷한 설정을 어디선가 읽어본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어떤 작품이었는지 모르겠다. 마지막 스쳐 지나가는 것은 그 괴이한 존재가 조금씩 가까워진다는 점에서는 사와무라 이치의 즈우노메 인형이 떠오르기도 했다. 물론, 미쓰다 신조의 작품이 먼저다. 아니, 확실하진 않다. 아무튼 이렇게 괴이한 존재가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데 무엇도 할 수 없는 그런 심리 상태 역시 공포감을 증폭시켜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 단편도 참 좋았다. 여섯 번의 단편 모두 오싹오싹하니 호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만족할만하다.

 

이 작품을 옮긴 번역가는 늦은 밤에는 미쓰다 신조의 책을 번역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독자는 늦은 밤에 이 책을 읽길 바란다. 그럼 책이 갖고 있는 힘을 확실히 느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어쩌면 책을 읽는 도중 아무도 없는 방에서 뭔가가 떨어지거나 이상한 소리가 들릴 수도 있다. 내가 그랬다. 자꾸 누가 밖에서 뭐라고 말을 한다. 머리털이 빠짝 선다. 나갈까 말까 망설이다 베란다에 나가보니 오래전(5년 전) 제주도에서 사왔던 캡틴 아메리카 인형이 소리를 낸다. 이 녀석은 종종 그런다. 꼭 새벽에만. 그런데, 이 녀석 건전지도 안 갈아 줬는데, 어떻게 이렇게 계속 소리를 내는 걸까?

 

아무튼 미쓰다 신조의 작품은 그만의 특별한 힘이 있다. 특히 이 책은 더욱 재미나게 읽었다. 꼭 혼자만의 공간에서 조용한 가운데 소설을 읽어보자. 소설을 읽는 중에는 절대 창문을 보지 말자. 창밖에서 누군가 보고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아니 어쩌면 검은 눈알이 창가에 붙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예 커튼도 확실히 쳐놓고 소설을 읽자. 소설을 읽다 확인해보자. 커튼이 조금 열려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 그것은 분명 나만의 착각일 게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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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 종족의 탄생 1 : 태양의 흔적 전사들 5부 종족의 탄생 1
에린 헌터 외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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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어린이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고양이들의 모험 판타지 소설인 <전사들 시리즈>가 어느덧 5부까지 출간되고 있습니다. 이번 5부는 <전사들 시리즈>의 프리퀄로 종족의 탄생입니다. 아직 커다란 떡갈나무 숲에 종족 고양이들이 살기 전, 이곳을 향해 먼 길을 떠나 이주해온 고양이들의 이야기입니다.

 

높은 산 위 동굴에서 살아가는 부족 고양이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척박한 생태 환경 속에서 부족 고양이 숫자가 늘어나면서 어려움에 처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먹이가 적어 다들 굶주림과 싸워야만 합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부족 고양이들을 이끄는 지도자 스톤텔러는 자신이 본 환상을 통해 젊은 고양이들이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떠날 것을 제안합니다. 이렇게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터나길 바라는 고양이들이 먼 길을 떠나게 됩니다.

 

남는 자와 떠나는 자로 이별의 아픔을 겪게 됩니다. 그렇게 형제인 그레이윙과 클리어스카이는 이별하게 됩니다. 클리어스카이는 새로운 터전을 향해 떠나게 되지만, 그레이윙은 남은 자들을 위해 누군가 젊은 고양이가 남아 사냥해야 한다며 남는 것을 선택하게 됩니다. 그런데, 일행이 먼 길을 떠난 후 며칠 후 그레이윙의 어린 동생이 혼자 자기 멋대로 떠난 자들을 따라나서게 됩니다. 아직 어린 동생이 홀로 먼 여정을 갈 수 없음을 염려한 그레이윙은 결국 자신도 길을 떠나게 된답니다. 과연 그레이윙은 동생을 만나게 되고, 또한 먼저 떠난 일행을 만나게 될까요? 이렇게 모험이 시작됩니다.

 

먼 여정 가운데 위기에 처하기도 하고, 견딜 수 없는 슬픔에 맞닥뜨리기도 합니다. 그런 과정들을 겪어나가며 마침내 스톤텔러가 말한 곳에 도달한 무리 고양이들, 하지만 그들은 서로 자신들이 원하는 삶의 터전이 다르답니다. 누군가는 황무지를 좋아하고, 또 누군가는 나무숲에서 살길 원하죠. 이렇게 다시 무리는 둘로 나뉘게 됩니다. 처음엔 단지 사는 곳이 나뉘는 것처럼 여겨졌지만, 결국 두 무리 간에는 서로 건널 수 없는 강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결코 좁힐 수 없는 생각의 차이는 둘을 나뉘게 하죠. 심지어 형제간에도 말입니다.

 

반면 애완고양이의 삶을 선택하는 고양이도 있답니다. 또한 떠돌이 고양이와의 연합을 선택하기도 하고 말이죠. 각자 자기 운명을 선택하는 고양이들, 물론 그 선택의 결과는 자신들의 몫이겠죠. 과연 그 선택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나갈지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집니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이처럼 선택에 대한 내용들이 참 많이 나옵니다. 남는 자들과 떠나는 자들, 자신이 좋아하는 환경에 따라 삶의 터전을 선택하는 자들, 동반자에 대한 선택과 동료에 대한 선택 등등 다양한 선택의 순간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 선택에 따른 결과는 자신이 책임져야 합니다. 이런 모습이 꼭 우리들 모습처럼 느껴지기도 한답니다.

 

종족의 탄생그 첫 번째 책인 태양의 흔적에서는 마지막 부분에 부록처럼 페탈과 폭스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떠돌이 고양이인 이들이 어떻게 클리어스카이 무리에 들어가게 되는 지 그 비하인드 스토리가 말입니다. 전사들의 처음 시작을 함께 하게 됨도 흥미롭고 재미나네요.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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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의 마술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8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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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갈릴레오 시리즈><가가 형사 시리즈>와 함께 히가시노 게이고의 시리즈 가운데 쌍두마차를 이루는 시리즈다. 개인적으로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에 재미를 붙인 것이 용의자 X의 헌신이었으니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야말로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의 첫 경험이었다.

 

대학 동창으로 친구 관계인 두 사람이 이 시리즈의 주인공이다. 경시청의 엘리트 형사이지만 다소 답답하리만치 정석적인 입장을 취하는 형사 구사나기와 구사나기의 수사가 막힐 때면 많은 도움(과학수사의 관점뿐 아니라 추리까지)을 주는 천재 물리학자 유가와 마나부(이 사람이 바로 갈릴레오 탐정이다.), 이 둘의 케미가 돋보이는 시리즈가 바로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여기에 더하여 네 번째 책인 성녀의 구제때부터 등장한 구사나기의 후배 여형사 우쓰미 가오루의 활약이 더해진다. 천재물리학자의 과학수사”, 엘리트 형사의 정석수사”, 여 형사의 감각수사”, 이렇게 수사의 세 가지 측면에서의 접근이 돋보이는 시리즈, 그 여덟 번째 책인 금단의 마술의 출간은 히가시노 게이고를 좋아하는 독자들, 특히,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를 좋아하는 독자들을 설레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나 역시 설레는 마음으로 책장을 펼쳐든다.

 

고시바 신고는 명문고등학교의 과학 동아리 부원인데, 선배 학년이 졸업함으로 동아리 회원이 자신 한 명밖에 남지 않아 동아리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게 되자 동아리 선배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이 가운데 바로 천재 물리학자이자 탐정 갈릴레오라 불리는 유가와가 있다. 유가와는 기꺼이 고시바 신고를 도와 지도함으로 고시바 신고는 놀라운 장치를 개발하여 신입생들 앞에서 멋진 퍼포먼스에 성공하고 신입 부원을 유치함으로 동아리 생존에 성공하게 된다. 그랬던 고시바 신고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며 드디어 선배 유가와 교수의 대학에 합격하게 되고, 연구실에 찾아와 인사를 나눈다. 그런데,,,

 

고시바 신고의 단 한 명의 혈육인 누나가 호텔에서 홀로 하혈함으로 병사하고 만다. 딴 맥주병과 맥주가 담긴 맥주잔 두 잔을 테이블에 남겨둔 채 말이다. 누나의 죽음 이후 고시바 신고는 대학을 자퇴하고 어느 작은 부품 공장에 취직하게 된다.

 

고시바 신고의 누나의 죽음과 함께 소설은 또 한 사람의 죽음으로 문을 연다. 바로 나가오카 오사무란 기자다. 이 기자는 오가 진사쿠라는 국회의원이 진행 중인 슈퍼 테크노폴리스 프로젝트에 반대하던 사람 가운데 한 사람으로 오가 국회의원의 여성문제에 집착하던 기자였는데, 그만 집에서 살해되고 만다.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그리고 이 두 죽음이 어떤 식으로 연관이 있는 걸까?

 

과학을 제패하는 자가 세계를 제패한다.” 이는 고시바 신고의 죽은 아버지가 평소 자주 하던 말이다. 과연 이 말의 진의는 무엇일까? 소설은 과학의 양 단면을 고발한다. 과학이 생명을 살리는 일에 사용되어져야 한다는 당위성과 그럼에도 과학은 생명을 위협하는 도구가 되어버린 현실에 대한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동아리를 살려내기 위한 빼어난 과학의 결과물이 또 한편 복수의 수단으로 사용되어지기도 한다. 아울러 과학단지 건립으로 인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이에 반한 환경 파괴의 위협을 대립해 보여주기도 한다.

 

역시 탐정 갈릴레오 유가와 교수의 활약이 멋지다. 여기에 더하여 우쓰미 가오루의 감각적 수사 역시 돋보인다. 어째 구사나기의 활약보다는 또 다른 천재 소년 고시바 신고의 활약이 더 돋보이는 소설이다. 물론 결이 다르지만 말이다. 아무튼 역시 재미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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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임수의 섬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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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미스터리의 대가라고 불리는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팬들이 제법 많으리라 여겨진다. 나 역시 그 가운데 한 사람이다.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소설을 처음 만나고 그 매력에 빠져 작가의 책들을 일일이 찾아 읽었던 기억이다.

 

작가의 <이키가와 시 시리즈><수수께끼 풀이는 저녁 식사 후에> 시리즈가 대표적 시리즈인데, 그 외에 작가의 작품 가운데 머릿속에 남아 있던 소설 가운데 하나가 저택섬이란 소설이다. 제법 오랫동안 신작을 만나지 못했던 작가의 새로운 신작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참 반가웠다. 제목은 속임수의 섬, 소설의 제목을 접하는 순간 떠올랐던 것이 작가의 저택섬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두 소설은 정말 연관이 있다. 이 소설 속임수의 섬이 다름 아닌 저택섬의 속편이었던 것, 저택섬사건이 벌어진지 20여년이 지난 시점이 속임수의 섬의 배경이다. 섬이 위치한 자리 역시 저택섬에서 사건이 벌어졌던 그 섬과 멀지 않다.

 

외딴 섬에서 벌어지는 사건이니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고 있는 클로즈드 서클미스터리 소설이다. 아울러, 독특한 건물에서 벌어지는 사건이라는 점에서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를 떠올리게 된다. 전작 저택섬과 마찬가지로 작가 역시 소설 속에서 관 시리즈를 언급한다.

 

소설은 이렇게 시작된다. 변호사 아버지를 대신하여 사이다이지 출판 그룹의 유산상속문제를 수습하기 위해 젊은 변호사 야노 사야카는 사이다이지 가문의 별장이 있는 비탈섬으로 향한다. 항구에서 처음 만난 수상한 느낌의 스님과 스스로 명탐정이라는 사내 고바야카와 다카오, 그리고 죽은 고로 사장의 조카 쓰루오카 가즈야와 함께 말이다.

 

이들이 비탈섬으로 향하는 이유는 죽은 고로 사장의 유언에 따라서다. 자신의 재산 분배에 대한 유언을 듣기 위해서는 사장의 세 자녀와 누이동생, 그리고 조카가 반드시 모여야만 한다. 이렇게 종적이 묘연했던 조카를 찾는 일에 탐정이 투입되고, 탐정은 이 일을 완수하여 비탈섬으로 향한 것. 이제 유언장이 공개되고, 그곳에 모인 이들은 모두 원하던 재산을 상속받게 된다. 심지어 건달 같은 조카 쓰루오카 가즈야마저. 그런데, 태풍으로 고립된 비탈섬에서의 첫날 밤 한 사람이 살해되고 만다. 가장 범인으로 적합할 것만 같은 쓰루오카 가즈야가 말이다. 그 뒤로도 스님이 누군가에게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과연 고립된 비탈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자칭 명탐정 고바야카와 다카오는 미모의 젊은 변호사인 야노 사야카와 함께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과연 이들은 어떤 진상에 도달할 수 있을까?

 

소설은 전작인 저택섬과 유사한 점이 제법 많다. 고립된 섬에서 벌어지는 사건이라는 점, 그리고 그 사건에 모인 구성원들은 이전에 일어났던 사건의 당사자들과 여기에 몇몇 인물이 더해졌다는 점, 무엇보다 저택 자체에 비밀이 담겨 있다는 점 등이 유사하다. 게다가 저택섬당시의 명탐정과 형사의 아들이 이번에 명탐정 역할을 담당한다는 점 역시 흥미롭다.

 

저택섬을 읽고 후편이 나오길 기대했는데, 그 기대가 채워졌다. 다음번엔 고바야카와 다카오와 어머니가 함께 활약하는 작품이 나온다면 좋겠다. 여기에 더하여 야노 사야카와도 뭔가 관계가 진행되면 좋겠고. 아니 무엇보다 작가의 창작 활동이 더 왕성해지길 기대해본다.

 

소설 전반에 흐르는 유머러스한 분위기, 하지만, 촘촘한 신본격 미스터리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 본격 미스터리를 사랑하는 독자들이라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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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여인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1
윌리엄 아이리시 지음, 최운권 옮김 / 해문출판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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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윌리엄 아이리시의 환상의 여인을 드디어 읽었답니다. 많은 추리소설에서 등장하곤 하던 환상의 여인을 읽고 역시나 싶었습니다. 왜 이 소설을 그토록 많은 추리소설 작가들이 입에 올리곤 했는지 말입니다. 1942년 작품이니 발표된 지 80년이 넘은 작품인데, 전혀 그 긴장감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고전 추리소설들을 읽다보면 어떤 작품들은 빨리 끝까지 읽어 치워야겠다는 심정으로 읽게 되는 작품들이 없지 않거든요. 그런데, 이 작품은 끝까지 궁금함과 긴박감을 품고 읽게 됩니다. 아마도 사형집행이 정해져 있음이 그런 긴박감을 제공하는 커다란 요인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주인공 핸더슨은 사이가 좋지 않은, 아니 이미 사랑이 식어버린, 하지만 이혼해주지는 않는 아내와 싸우고 무작정 길거리로 나가게 됩니다. 그렇게 어느 술집에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만난 한 여인과 함께 애초에 아내와 보낼 예정이었던 데이트 코스를 밟게 됩니다. 예약한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고, 미리 구입한 극장표를 가지고 함께 연극을 관람합니다. 그렇게 이상한 데이트를 끝내고 돌아온 집엔 이미 시신으로 변한 아내, 그리고 핸더슨을 붙잡기 위해 매복하고 있던 형사들뿐입니다. 이렇게 핸더슨은 아내의 살해 용의자가 되어 붙들리게 되고, 사형을 선고받게 되고 사형집행날짜를 받게 됩니다.

 

핸더슨의 무죄를 입증할 방법이라곤 그 밤의 이상한 데이트를 함께 했던 여성을 찾아내는 것, 그리고 그 여성과 함께 했던 순간들을 목격했을 술집, 식당, 극장, 택시 등의 목격자들을 통해 진술을 받는 것뿐입니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일까요? 가는 곳마다 그 밤에 핸더슨을 보긴 했지만, 함께 한 여성은 없었다는 겁니다. 특히, 처음 그 술집에서 여성이 함께 했음을 입증할 수만 있다면 아내를 죽일 수 없는 시간적 알리바이가 성립되는데, 어느 누구도 여성의 존재를 부정합니다. 마치 그 밤의 여인은 환상의 여인에 불과했다는 듯 말입니다. 정말 핸더슨은 존재하지 않는 환상의 여인과 함께 했던 걸까요?

 

점점 사행집행일은 다가오기만 하는데, 핸더슨의 무죄를 입증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에 핸더슨을 돕기 시작하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핸더슨을 체포했던 그 형사입니다. 버지스 형사는 시간이 지나면서 핸더슨이 무죄라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하지만 증거가 없습니다. 이에 버지스 형사는 핸더슨의 무죄를 입증할 방법을 찾기 위해 또 다른 도움을 요청하는데, 바로 핸더슨을 위해 만사를 재껴 두고 도와줄만한 친구입니다. 그렇게 롬버드란 친구가 아프리카에서 핸더슨을 돕기 위해 건너옵니다.

 

이렇게 핸더슨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환상의 여인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은 뭔가 손에 잡힐 듯싶으면 또 다시 사라져버리곤 합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만한 이들이 나타나면 어김없이 어떤 검은 손에 의해 하나씩 제거됩니다. 때론 우연한 사고처럼, 때론 자살을 통해, 때론 누군가의 살해로 말입니다. 과연 핸더슨을 전기의자에서 탈출하지 못하게 하는 보이지 않는 그 강한 손은 누구일까요? 과연 핸더슨은 전기의자로부터 탈출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시간은 점점 흘러만 갑니다.

 

윌리엄 아이리시의 환상의 여인은 고전 추리소설이지만 지금 읽어도 전혀 지루하지 않을 작품입니다. 역시 많은 추리소설 작가들로부터 사랑받는 이유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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