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리와 문물 기행 - 또 다른 시각의 중국 대륙과 한·중 국경 체험기
서진우 지음 / 대경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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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귀한 책을 만났습니다. 중국 지리와 문물 기행이란 책인데, 이 책은 건축사인 저자가 12년 동안 중국 대륙 194,000km를 직접 운전하며 곳곳을 뒤진 흔적입니다. 그 오랜 시간, 중국 곳곳을 직접 다니며 찍은 사진 487장이 실려 있음도 귀하고, 그 수많은 공간을 지나며 쏟았을 열정과 땀방울을 생각하니 참 귀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중국 곳곳에 감춰진 비경을 만나기도 하고, 인간의 연약함을 한 없이 느끼게 하는 광대한 평야를 만나기도 합니다. 이런 다양한 장소를 만나게 되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의미는 있습니다. 또한 우리에게 허락되지 않는 땅 저 북녘 땅을 중국에서 바라본 그 국경의 풍경들도 담겨 있어 귀합니다.

 

그러나 아쉬움도 없진 않습니다. 먼저, 책 제목에 들어 있는 단어들 가운데 중국 지리란 단어에서 중국 곳곳을 만날 것이란 기대를 하게 되지만, 만나지 못하는 땅 역시 만난 땅 못지않게 많음이 아쉽습니다(물론 이는 중국이란 땅이 그만큼 넓은 탓이겠지만 말입니다.). 아울러 중국 지리임에도 북녘 그 국경 지대에 대해 할애하는 분량이 과하게 많음도 아쉽습니다. 물론, 이 역시 다른 각도에서 생각한다면, 특히 북녘 땅에 대한 우리의 애틋한 감정을 생각할 때, 그 갈급함을 채워주고 있음도 분명합니다. 게다가 책엔 또 다른 시각의 중국 대륙과 한 중 국경 체험기란 부제가 붙어 있어 이런 한계를 미리 정해주고 있음도 사실입니다. 그러니 괜한 딴지가 될 수도 있겠네요.

 

아울러 문물 기행이란 제목인데, 실상 중국 곳곳의 문물에 대한 소개는 그리 많지 않음도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조금 더 다양한 소수민족들의 문물들을 소개해줬더라면 하는 마음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시작하며 언급했던 것처럼, 저자가 직접 발로 뛰며 담은 그 풍경들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분명 의미는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한 가지 일에 이처럼 한결같은 열정을 품고 행할 수 있음이 멋지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12년간의 그 힘겨웠을 여정을 편안히 의자에 앉아 책으로 맛보고 있음이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입니다. 앞으로 펼쳐질 저자의 또 다른 열정에도 응원을 보내봅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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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의 학교 - 뼈를 사랑하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 뼈의 학교 1
모리구치 미쓰루.야스다 마모루 지음, 박소연 옮김 / 숲의전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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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의 학교, 제목만 놓고 본다면 왠지 호러와 판타지가 결합된 소설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 책은 에세이다. 과학을 좋아하는 이들의 에세이, 아니 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뼈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이들에 대한 에세이다. 그렇기에 소제목이 뼈를 사랑하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 책은 전작이 있다. 물론 공저자 가운데 모리구치 미쓰루만의 책이지만 말이다. 그 제목은 우리가 사체를 줍는 이유란 제목의 책이다. 우리가 사체를 줍는 이유는 저자 모리구치 미쓰루가 생물에 대한 관찰과 기록 등 생물에 대한 사랑의 이야기, 그리고 사체를 줍게 된 이야기 등을 이야기하며 이 책 뼈의 학교보다는 그 범위가 포괄적이라면, 이 책 뼈의 학교는 보다 범위를 한정하여 사체를 줍고, 그를 통해 뼈를 복원하고 골격 표본을 만들어가는 이야기이다.

 

두 저자는 뼈를 사랑하는 고등학교 과학 선생님이다(야스다 선생님도 과학 선생님인지는 잘 모르겠다.). 두 선생님의 뼈 사랑은 학생들에게도 전염되어 학생들 가운데는 동물 사체를 줍고 그 뼈로 골격 표본을 만드는 일을 사랑하게 되는 학생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렇게 이 학교엔 뼈를 사랑하기에 사체를 줍고, 동물들의 골격 표본을 만들어 가는 동아리 아닌 동아리가 생기기 시작한다.

 

책은 바로 이 학생들과 만들어 간 15년의 시간들에 대한 이야기다. 온갖 동물들의 골격 표본들을 만들어가는 뼈를 사랑하는 이들의 열정이 부럽다. 어쩌면 그러한 학창시절을 보냈던 이들이 부럽기도 하고. 뭔가를 사랑하고 뭔가에 깊이 빠져 공부하며 그 일을 하며 보낸 학창시절, 얼마나 귀한 시간일까? 그런 기회를 만들어 준 선생님들도 멋스럽고, 또한 학생들과 함께 그 열정을 공유하며, 학생들에게도 배울 수 있는 그런 멋스러운 선생님들을 둔 학생들이 부럽기도 하다.

 

뼈라는 사물이 주는 선입견은 으스스함이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런 뼈를 진짜 만질 수 있음은 으스스함을 넘어서는 귀한 경외감도 있지 않을까 싶다. 어린 시절, 친하게 지내던 간호사 누님이 사람 뼈라고 하며 엉덩이뼈를 보여줬던 기억이 있다(진짜 뼈인지 아닌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그 당시 깜짝 놀라면서도 진짜 사람의 뼈를 만져볼 수 있다는 묘한 기대감에 손을 뻗던 기억이 난다. 어쩌면 책 속 학생들이 이런 감정으로 뼈를 접하며 사랑하지 않았을까 싶다.

 

냄새가 진동하는 동물의 사체를 보면서도, 그 뼈를 복원하며 동물들에 대해 알아가려는 열정을 가진 이들의 이야기, 프라이드치킨을 먹고 그 뼈로 닭의 골격을 표본을 만들어 볼 정도로 뼈를 사랑한 사람들의 이야기, 그들의 이야기를 한 번 들여다보면 묘한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게다. 아울러 뼈에 대한 막연한 느낌, 예를 들면 괴기스럽다거나 으스스하다는 선입견 역시 사라지는 부차적 이익(?)도 누리고 말이다. 책은 편하게 술술 읽힌다. 그러니 부담 없이 책을 들고 펼쳐보는 건 어떨까?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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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빼앗지 마! -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에 대해 생각해 볼 것들
김기범 지음 / 오르트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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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우린 우리 자녀들에게서 지구를 빌려 사용한다고 말하곤 한다. 그런데, 우린 참 못된 부모다. 자녀에게서 빌린 지구를 마음대로 훼손시키고 있으니 말이다. 이런 우리의 모습을 이 책 지구를 빼앗지 마!는 우리 후손에게서 지구를 빼앗는 행위라고 말한다.

 

책은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에 대해 생각해 볼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 책은 기후변화의 측면에서 환경오염에 대해 접근하곤 한다. 미세먼지 문제, 극지방 빙하가 녹아 사라지는 문제, 그리고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는 문제 등을 이런 기후변화의 측면에서 접근한다. 물론, 미세플라스틱 문제와 같은 환경오염 문제 역시 책은 큰 비중으로 다루고 있지만 말이다.

 

요즘 유독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런 미세먼지 문제에 대해 다양한 내용을 공부하며 알 수 있어 좋았다. 아울러 극지방의 빙하가 녹아내리는 것이 어떤 문제를 야기하는지를 알게 됨으로 경각심을 높일 수 있었다. 미세플라스틱 부분에서는 마음이 아팠을 뿐 더러 보이지 않는 검은 손에 우리가 포위되어 있는 것만 같아 두려운 마음도 들었으며, 기후변화 문제에 있어 내 식습관마저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알게 되어 반성하는 시간도 갖게 되었다.

 

봄이면 몽골의 사막지방에서 날아오는 황사나 미세먼지의 경우 이것들이 단순히 몽골인들의 잘못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라, 바로 나의 잘못된 소비문화로 인해 야기된 것임을 알고 결국 우리가 만들어낸 것이 다시 우리에게 되돌아오고 있음을 깨닫게 되기도 했다. 몽골의 사막화 가 그들로 인해 야기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부유한 나라들, 특히 우리나라처럼 환경오염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소비문화로 인해 만들어진 것임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책은 기후변화에 맞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제시하기도 한다. 첫째, 대응, 즉 기후변화의 주원인인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 둘째, 적응, 즉 기후변화로 인해 생활방식을 바꾸며 적응하는 것(이것은 기후변화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생활방식에 적응하는 것이라 이해된다.). 셋째, 지구 기후를 인간의 힘으로 조정할 수 있는 지구공학을 이야기 한다.

 

무엇보다 우리들 삶의 습관이 이제 긍정적인 변화와 함께 적응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우린 수많은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소비문화에 너무나도 익숙해져 있다. 이제 그런 소비문화에 적응할 것이 아니라, 배출을 최소화하는 생활습관에 적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환경의 문제는 단순한 환경의 문제만이 아닌 인권과도 관계되어 있다. 왜냐하면 환경오염의 1차적 피해자들은 환경오염을 상대적으로 적게 시킨 가난한 나라들에게로 향하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의 피해는 평등하게 찾아오지 않는다. 기후변화의 원인을 만든 것은 상대적으로 부유한 북반구의 나라들인 반면, 큰 피해를 안게 되는 나라들은 대부분 남반구와 적도 주변의 가난한 나라들이다. 기후불평등이라고 부르는 이 현상에서 우리나라 역시 자유롭지 않다. 이는 우리나라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기후변화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89).

 

환경문제의 또 하나의 중요한 것은 교육이 아닐까 싶다. 지구를 빼앗지 마!와 같은 좋은 책들을 읽음으로 환경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지경에 놓여 있는지를 깨닫게 되어야 환경문제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실천이겠다. 내 삶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삶의 실천, 그것이 내 아들 딸을 살려내는 환경운동의 시작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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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크니의 무엇이든 그려드립니닷! - 일러스트레이터미네이터 키크니의 주문제작 만화
키크니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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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유쾌하고 재미나며,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날려주는 만화를 만났습니다. 키크니의 무엇이든 그려드립니닷!이란 제목의 책인데, 책속에 실린 내용들은 9년 차 일러스트레이터인 작가가 실제 자신의 SNS에 남겨진 댓글들의 내용을 가지고 한 컷의 만화로 그린 작업들입니다.

 

이런 한 컷의 만화들이 만화 앞에 언급되는 독자들의 댓글, 즉 그들의 요구 내용과 어우러져 피식 웃음 짓게도 하고, 공감하게도 됩니다. 무엇보다 그 전개가 말장난(언어유희)을 통한 반전유머가 있답니다.

 

예를 들면, “강아지가 혼자서 집 보고 있는 모습 그려주세요라는 요구에 언뜻 떠오른 생각은 아무도 없는 집에 강아지 홀로 남아 있는 모습을 떠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실제 작가의 만화는 이렇답니다.

  

  

말이 되죠?

 

월요일 아침에 회사가기 싫은 상황 그려주세요.”란 요구에는 이렇게 대응합니다.

  

  

월요일 아침부터 회 셔틀을 해야만 하는 회사원들이네요. 정말 이런 모습이라면 회사가기정말 싫지 않을까요? 물론, ‘회 사가기도싫겠고요.^^

 

이와 같이 띄어쓰기나 단어의 양의성을 이용한 언어유희 내지 반전의 내용들이 일상 속에서 지치고 힘든 독자들에게 잔잔한 위로와 힘을 공급해줍니다. 때론 싱긋 웃음 짓게 만들기도 하고, 때론 공감을 끌어내기도 합니다. 또한 때론 토닥토닥 지친 어깨를 토닥여주는 것만 같은 내용들을 만나기도 하고요. 한 컷 만화에도 참 큰 힘이 담겨 있음을 느끼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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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과 함께 배운 히브리어 수업
남윤수 지음 / 좋은땅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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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어는 많은 분들에게 낯선 언어일 게다. 팔레스타인 땅 작은 곳 이스라엘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나 익숙한 언어다. 여기에 한 부류, 목회자들이라면 구약성경의 언어인 히브리어의 맛은 봤을 게다. 나 역시 그렇다. 대학원에서 히브리어 집중강의를 골머리를 썩이며 했던 기억, 그리고 원전강독을 하며 조금 흉내나 내보던 게 다다. 지금은 다 잊어버리고 그저 더듬거리며 읽는 수준? 그저 아는 척 하는 수준이라고 할까.

 

그런 나에게 흥미로운 책이 눈에 띄었다. 유대인과 함께 배운 히브리어 수업이란 책인데, 책 소개를 보니, 울판(Ulpan) 학원에 대한 내용이 있어 더욱 관심이 갔다. 히브리어 공부에 있어 가장 좋은 방법으로 알고 있는 울판 과정(물론 이스라엘에서나 배울 수 있는 과정으로 알고 있었다.). 알레프(א) 과정부터 시작하여 여러 과정을 거치게 되어 있는 울판 과정, 과연 어떤 식으로 공부하는 걸까 궁금한 마음에 책을 펼쳐 들었다.

 

이 책은 저자가 미국에 있는 울판 학원에서 기초과정인 알레프(א) 과정을 수강한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어떤 이유로 히브리어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는지부터 알레프 과정을 겪으며 배운 내용, 그리고 느낌 등을 책을 통해 접할 수 있다. 책은 술술 읽힐 내용이면서, 또 한편으로는 히브리어에 대한 실제적 내용이 담겨 있어, 히브리어에 낯선 이들에겐 신세계와 같은 느낌을 갖게 하리라 싶다.

 

그래도 히브리어에 전혀 낯선 상태가 아니었던지라 흥미롭게 책을 읽었다. 물론, 책을 통해 알게 된 사항들도 적지 않다. 예를 든다면, 모음 부호에 의존하여 히브리어를 공부하면 실제 히브리어 습득 능력이 떨어진다는 대목이 그렇다. 실제 유대인들은 모음 기호 없이 자음만으로 구성된 문장을 읽고 쓴다니, 그동안 모음 부호와 함께 공부하던 게 얼마나 잘못되었나 싶은 반성도 해본다(그러고 보면, 히브리어 단어를 외울 때엔 모음 기호 없이 그저 자음만으로 외웠던 기억도 있으니 생각해보면 그리 큰 잘못은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하고.^^).

 

또 하나 실제 생활 속에선 필기체만 사용한다니 조금 당황스럽기도 하다. 인쇄체에 익숙한 나에겐 필기체는 완전 다른 언어로 보였으니 말이다. 아울러 글씨보다는 소리를 강조해야 하며, 문법 없이 말부터 배운다는 대목 역시 히브리어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꿀팁이다.

 

책은 지적 호기심이 왕성한 독자나 히브리어에 대해 알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히브리어의 맛을 알게 해줄 좋은 책이다. 아울러 그동안 궁금했던 울판 학원에서의 수업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를 엿볼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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