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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쪽같은 이야기
이사생 지음 / 해드림출판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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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쪽 같은 이야기』,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굉장히 궁금했다. 과연 이 책은 어떤 책일까? 무엇을 말하는 책일까? 표지에 “제1치료서”라는 부제가 달려있다. 그렇다면 과연 치료에 관한 책일까? 그렇다. 굳이 분류한다면 정신 치료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말할 수 있다(사실 자신 없다).

 

표지에 이런 소개가 있다. “하늘이 다르다! <하늘>은 눈앞에 아니라, 눈 뒤에 있다. <하늘>은 하나가 아니다, 세 개다.” 과연 이것이 무슨 말일까? 이런 궁금증을 안고, 책장을 펼쳐본다. 하지만, 책을 다 읽은 이후에도 여전히 궁금하다. 과연 무엇을 말하는 책일까?

 

겉표지를 펼치니, 그곳에는 독자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항상 건강, 항상 감사”라는 문구와 함께 사인 해 주신 글이 있었다. 독자의 건강까지 염려해주는 저자의 따스한 마음이 느껴져 마음이 푸근해 졌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난 이후에도 저자의 글을 이해하지 못함에 미안한 마음뿐이다.

 

130쪽의 짧은 분량의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왜냐하면 이 책은 친절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의 글 전개 방식이 상당히 추상적이고 주관적이며 비약적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말하는 “금쪽같은 이야기”는 한 마디로 <외방>에 대한 이야기이다. <외방>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순 없다. 단지 세상과는 다른 곳인 듯싶다. 다른 표현으로는 <시공외계>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저자는 <외방>은 초 인문의학이라 말한다. 왜냐하면 세상의 말 사전만으로는 그 뜻을 다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란다. 어쩌면 그렇기에 독자인 나로서는 저자의 “금쪽같은 이야기”가 이해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독자인 나는 여전히 세상에서 살아가는 세상 사람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말하는 <외방>은 어떤 파라다이스와 같은 곳처럼 여겨진다. 그리고 이곳 <외방>에서 중요한 개념은 <하늘>, <사랑>, 그리고 <정신>이다. 물론, 명확하게 이것들이 어떻게 작용하며, 어떤 개념인지는 잘 모르겠다. <사랑> 역시 어떤 인격체처럼 묘사되고 있는데, 잘 모르겠다. 저자의 정신세계에 이르지 못하는 독자의 어리석음 탓일 것이다. 하지만, 과연 독자의 어리석음 탓뿐일까? 알 수 없다. 단지 독자는 여전히 시공계에 속한 자이기에 어려울 따름이다.

 

저자는 또한 그의 글에서 이런 말도 한다. “외방인이 아니라면, 저울의 소리에 숨 막히고, 울화통이 치밀지도 모른다.”(38쪽) 그렇다. 난 외방인이 아니다. 그렇기에 “금쪽같은 이야기”가 단지 숨 막히는 이야기에 불과하다. 저자의 말을 이해하지 못해 죄송할 따름이다. 이 모든 잘못은 저자의 “금쪽같은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나의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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랴오즈 - 생명의 아름다움에 감사하라
랴오즈 지음, 허유영 옮김 / 작은씨앗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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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언제나 다양한 불안을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 우린 이런 걱정을 해볼 수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내 삶의 기반이 송두리째 사라져버린다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갑작스런 죽음을 바로 눈앞에서 겪게 된다면?’ ‘어제까지 건강하던 몸이 사고로 인해 장애를 갖게 된다면?’

 

물론, 이런 일들이 우리의 삶 가운데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러한 가정들은 어느 날 갑자기 우리의 현실이 될 수도 있다. 만약 위에서 말한 가정들 가운데 어느 하나만 우리에게 닥쳐도 우린 견딜 수 없이 힘겨워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여기 이 모든 일을 하루아침에 경험하게 된 한 여인이 있다. 바로 랴오즈라는 중국여성이다. 바로 이 책, 『랴오즈-생명의 아름다움에 감사하라』의 저자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랴오즈는 어릴 적부터 노래를 좋아하고, 무용 선생님이 되고 싶어 하던 꿈 많던 아가씨였으며, 당시 사고가 나던 때에는 예쁜 딸을 둔 26살 새댁이기도 했다. 하지만, 엄청난 지진이 도시를 휩쓸고 가면서 그녀의 집인 7층 아파트는 무너져 내렸고, 그녀는 그 아래 깔리고 만다. 아직 돌이 채 지나지 않은 사랑하는 딸 그리고 시어머니와 함께 말이다.

 

처음 지진으로 무너져 내린 잔해 속에서 랴오즈와 시어머니는 모두 생존해 있었다. 물론 서로 볼 수는 없지만, 서로 대화가 가능했다. 딸의 안부를 궁금해 하는 며느리 랴오즈에게 시어머니는 손녀가 잠들었다고 말한다. 이 말을 듣고 랴오즈는 사랑하는 딸이 죽은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애써 ‘잠들었다’말을 진짜 잠들었음으로 믿고자 한다. 하지만, 얼마 후, 함께 대화하던 시어머니 역시 ‘잠들고’, 사랑하는 딸 역시 영원히 잠들었음을 안 랴오즈는 밖에서 외치는 소리에도 반응하지 않는다. 자신이 살아야 할 존재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에.

 

하지만, 결국엔 밖에서 흐느끼는 아버지의 목소리에 자신이 살아 있음을 다시 외치게 되고, 7층 아파트가 무너진 잔해 속에서 기적처럼 구조된다. 오직 유일하게 랴오즈만이 그 아파트에서 구조된 것이다. 하지만, 그 사고로 랴오즈는 결국 두 다리를 포기해야만 했다.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보내고, 삶의 터전이 하루아침에 폐허로 변하였으며, 자신의 건강하던 두 다리마저 잃은 랴오즈. 하지만, 그녀는 그 절망의 자리에서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슬픔의 자리를 딛고 일어서게 된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부러 슬픔을 몰아내기 위해 우스갯소리를 함으로 자신뿐 아니라, 함께 병원에 있는 환자들을 밝게 한다. 언제나 밝게 웃으며 사람들을 대함으로 환자뿐 아니라, 의료진들마저 랴오즈의 팬으로 만든다. 그리고는 많은 이들이 포기하는 의족으로 일어서는 훈련을 감당해나간다. 순간순간이 고통의 연속이었지만, 결국엔 자신에게 부여된 새로운 두 다리로 서게 된다.

 

물론, 그 과정 가운데 수없이 넘어졌다. 그런 넘어짐과 고통의 순간들에 대해, 랴오즈는 넘어짐은 인생의 필수과목이라고 말한다. 넘어지는 일들은 물론 대단히 아픈 일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아픔도 축복임을 랴오즈는 말한다. 아픔을 아픔으로 느끼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큰일이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아무리 커다란 고통이라 할지라도 참을 수 없는 고통은 없다 말한다. 심지어 아무리 큰 고난도 상상한 것만큼 고통스럽지는 않다고 말이다. 그러며, 랴오즈는 고통의 현실에 당당하게 맞서 이겨낸다. 그런 그녀의 일어섬이 감사하며, 그런 열정에 박수와 축복을 함께 보낸다.

 

랴오즈는 자신만이 그 고통 속에서 일어섬에 그치지 않고, 5년 후 야안에서 다시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자원봉사자로 고통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펼치기도 한다. 그리고 삶 속에서는 당당히 무용가로 서게 된다.

 

이러한 랴오즈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가며, 때론 눈물짓게 되고, 때론 화가 나기도 하며, 때론 감동하게 된다. 그리고 랴오즈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랴오즈가 일어서는데, 내가 일어서지 못할 것이 무어냐는 자신감도 갖게 된다.

 

랴오즈는 한 동안 자신의 사랑하는 딸을 생각하며 아이들을 가까이 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러던 그녀가 결국엔 많은 아이들을 품게 되는데(이 가운데는 지진으로 장애를 갖게 된 수많은 아이들이 있다), 그 후 이렇게 고백한다. “하나님이 내 아이를 데려간 이유는 내가 받은 상처로 다른 아이들을 축복하라는 하늘의 뜻”이라고 말이다.

 

그렇다. 우리에게 원치 않은 고통의 순간들, 실패의 순간들, 아픔의 순간들이 주어질 때가 많다. 우린 그 아픔의 순간들을 그저 원망하고 보내버릴 수 있다. 하지만, 이 아픔과 눈물조차 우리에게 주시는 사명이 될 수 있다.

 

예를 든다면, 건강한 사람은 병든 자의 심정을 잘 공감할 수 없다. 그리고 건강한 사람이 병든 자에게 행하는 위로는 어쩌면 공허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하지만, 육체적 고난을 경험한 사람의 위로는 공감하게 된다. 같은 아픔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원치 않는 눈물의 순간들, 고통의 시간들조차 누군가를 향한 축복의 선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은 오늘 나에게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 깨닫게 해주며, 또한 어떤 상황 속에서도 일어날 수 있음을 알게 해주는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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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즐기고 보련다 - 75세 도보여행가의 유쾌한 삶의 방식
황안나 지음 / 예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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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일단은 즐기고 보련다』란 이 책의 제목을 처음 접하고는 관심을 갖지 않았다. 아니, 뭐 이런 책 제목이 다 있나 싶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일단은 즐기고 본다니, 이 무슨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늙어지면 못노나니”라는 노래 가사가 떠올라 쩍 좋은 느낌이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가 75세의 할머니임을 알고는 생각이 달라졌다. 이 책의 작가 황안나 할머니는 “75세 도보여행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만 가지고도 관심을 갖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75세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75세에도 하는데 그대들이 못 한다고요? 그 나이가 어때서!”라는 외침이 가슴을 후벼 파는 것처럼 들려오기도 했다.

 

저자의 말처럼 자신은 부잣집 마나님도 아니다. 고생이라고는 모르고 살던 사람이 아니라, 평생을 빈곤과 친구하며 살던 월급쟁이 선생님이었다. 남편의 빚에 쪼들리다, 빚을 다 갚고 나서야 명예퇴직을 했다는 이력도 왠지 멋스러워 보였다. 퇴직을 한 이후 새롭게 시작된 걷기 인생. 지리산 완주 8차례, 우리나라 국토종단, 해안일주, 산티아고 순례길 등, 65세에 시작한 도보여행으로 10년간 지구 반 바퀴를 돌았다니 존경스럽고, 그런 도전정신이 멋지게 여겨진다.

 

이런 내력을 알게 되자, 왜 책 제목이 『일단은 즐기고 보련다』인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 책은 저자의 도보여행기가 아니다. 일상의 삶 속에서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책을 사랑하며 인생을 사랑하는 건망증 심한 한 할머니의 일상의 행복을 말하고 있다(책에서 언급되는 저자의 건망증들은 웃음을 자아낼 만큼 내용들이 많다. 이 가운데 대머리씨 이야기는 저자가 웃지 말라고 말함에도 웃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그렇기에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이와 함께 누군가의 일상을 엿보는 앙큼한 기쁨도 있다. 또한 우리네 어머니의 도전을 보며, 날 돌아보게 되고 삶의 자극을 받게 되는 긍정적 효과를 갖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행복을 누리며 산다는 것,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저자는 그렇게 살고 있다. 사랑하는 남편이 있어, 그리고 가족이 있어 행복하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책을 읽을 수 있어 행복하며, 글을 쓰고 누군가에게 그 글이 사랑받음에 행복하다. 그리고 건강한 두 다리로 자신이 꿈꾸는 어디로나 떠날 수 있음이 축복으로 고백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의 마지막 글이 가슴을 울리기도 한다. “삶은 견디는 거죠”라며 사람은 ‘견딤’을 통해 성숙해진다고 고백한다. 그렇다. 오늘 우리들의 삶이 힘겨운가! 그럼에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마음으로, 그리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우리에게 약속되어 있음을 확신하며, 그러한 희망을 품고, 오늘의 힘겨움을 견뎌낼 때, 우리의 삶은 행복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누구에게나 아픔은 있고, 눈물은 있다. 하지만, 어느 누군가에게 그 하루는 고통의 하루이겠지만, 어느 누군가에게 그 하루는 행복이 가득한 하루일 수도 있다. 왜? 우리 마음의 차이 때문이 아닐까? 오늘 하루의 삶은 신이 나에게 허락하신 선물임을 기억하며, 오늘 하루의 삶의 행복으로 즐기는 건 어떨까? 내 가슴을 뛰게 하는 일들을 하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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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청춘에게 - 서툴지만 아름다운 청년들에게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전한다
김욱 지음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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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기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장밋빛 뺨, 앵두 같은 입술, 하늘거리는 자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강인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는 열정을 말하는 것이다.

청춘은 인생의 깊은 샘에서 뿜어지는 신선한 정신,

유약함을 물리치는 용기,

안일을 뿌리치는 모험심을 의미한다.

때로는 스물의 청년보다 육십이 된 사람에게 청춘이 있다.

우리는 나이를 먹음으로써 늙는 것이 아니라

이상을 잃음으로써 늙는다.

세월은 우리의 주름살을 늘어나게 만들지만

열정을 가진 마음을 시들게는 못한다.

고뇌와 공포와 실망 때문에 기력이 땅으로 숨어버렸을 때

마음은 비로소 시들어버리는 것이다.

육십 세이든, 십육 세이든 모든 사람의 가슴속에는

놀라움에 이끌리는 마음.

젖먹이 어린애와 같은 미지에 대한 끝없는 탐구심.

삶에서 환희를 얻고자 하는 열정이 있는 법.

- 사무엘 울만(Samuel Ullman), <청춘> 일부 ; 본서 95-6쪽 재인용.

 

사무엘 울만의 <청춘>이란 시가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사람이 본서의 저자 김욱 청년이 아닌가 싶다. 나이 85세의 청년. 그렇다. 청춘은 나이의 많고 적음으로 규정짓는 것이 아니다. 난 평소 이런 말을 자주 한다. “늘그러려니”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늙은이라고 말이다. 그래서 나이가 젊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도전정신 없이 그저 현재 삶의 굴레에 갇혀 아무런 열정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은 늙은이라고 말이다. 비록 고등학생, 대학생이라 할지라도 늙은이는 많다. 하지만, 나이가 많음에도 여전히 삶의 열정을 갖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청년이라 말할 수 있다.

 

저자는 70세의 나이에 사업에 실패하고 문중 묘지 지기로 들어가 그 때부터 시작하여 200여권의 번역서를 내고, 8권의 저서를 출간하였다.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절망의 땅에서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운 그 열정이야말로 청춘이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지 않을까?

 

그런 저자가 청년들에게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본서이다. 본서는 저자의 에세이집이라 말할 수 있다. 딱히 청년들을 향한 메시지와 상관이 없는 글들도 적진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영원한 청년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저자의 모습, 저자의 생각들 자체가 청년들에게 도전과 응원의 메시지가 되리라 여겨진다.

 

또한 저자의 글들은 어쩌면 나이 드신 분들의 특징이 그렇듯 옛 일들에 대한 회상이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옛 일들을 추억하며, 그 옛 시간에 머물러 있진 않다. 오히려 옛 일들의 회상 속에도 젊음이 묻어난다. 옛 일을 회상하며, 그의 글 한 단락의 끝이 이렇게 맺고 있음을 보면 알 수 있다. “나는 아직 살아 있고 포기하지 않았다. 우리의 승부는 끝나지 않았다.” 물론 이 글은 누군가 한 개인을 회상하며 한 말이지만, 오늘날 젊은이들이 우릴 힘겹게 하는 세상을 향한 외침이 되면 좋겠다.

 

저자의 글을 읽으며, 역시 영원한 청년이다 싶은 것은 그 연세에도 불구하고 때론 글 속에 객기가 담겨 있고, 때론 치기어린 내용들도 담겨 있다는 점이다. 어쩌면, 저자의 평생이 이런 ‘객기’를 부를 줄 아는 모습이 아니었을까? 여전한 의협심을 보일 수 있음이야말로 청년의 모습이라 싶다. 아무리 젊은 나이에는 의협심에 투쟁하던 분들이라 할지라도 나이가 들어가며 변질되고, 세상과 타협하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가? 심지어 나이가 들면서는 본인이 이젠 기득권의 자리에 앉게 되며 자신들의 것을 지켜내기 위해 전투적으로 변하여 조금이라도 의협심을 발휘하는 자들을 공격하곤 하는 모습들을 많이 보게 된다. 하지만, 저자는 여전히 그 연세에도 의협심을 가질 수 있음이야말로 청년임을 드러내는 증거가 아닐까?

 

저자는 젊은이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오늘날 힘겨운 상황은 청년들의 잘못이 아님을 말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땅의 젊은이들이 힘겨워하는 것이 비록 그들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 할지라도, 그 책임은 스스로 짊어져야만 하는 것 역시 사실임을 말한다. 그러니 스스로 일어서야 함을 말한다. 이러한 저자의 논리는 흔한 포장된 희망이나 공허한 소망, 허무한 위로의 소리가 아닌, 어쩌면 아픈 곳을 일부러 집어줌으로 또 아프게 하는 채찍이 될 수도 있다. 어쩌면 응원과 격려함에 익숙지 못한 투박함마저 느끼게 한다. 하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더 묘한 설득력을 갖기도 한다. 아울러 오늘 이 땅의 청년들을 향한 실제적 도전과 격려의 외침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개인적 욕심은 많은 젊은이들이 이 책을 읽고 많은 도전을 받을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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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꾸만 딴짓 하고 싶다 - 중년의 물리학자가 고리타분한 일상을 스릴 넘치게 사는 비결
이기진 지음 / 웅진서가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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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서강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다. 이것이 저자의 본업이다. 하지만, 이 책 제목처럼, 저자는 ‘딴짓’을 많이 한다. 동화를 쓰기도 하고, 만화를 쓰기도 한다. 만화 케릭터인 ‘깡통 로봇’을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그는 만화가라 할 수도 있고, 동화작가라 할 수도 있으며, 물리학자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를 더욱 잘 설명할 수 있는 단어가 있으니, 그건 바로 2NE1의 멤버 씨엘(이채린)의 아버지라는 타이틀이다.

 

어쩌면 자신의 생업(?)만이 아니라,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갖고, 열정을 쏟을 수 있는 그 열정, 그 ‘딴짓’의 또 하나의 결과물이 이 책이다.

 

‘딴짓’의 고수인 저자에게 또 다른 ‘딴짓’이자 또 하나의 ‘본업’은 컬렉션이다. 거창한 것을 모으는 것이라기보다 자신이 여행하던 곳이나, 또는 살던 지방에서 모은 잡다한 물건들. 주로 벼룩시장을 기웃거리기도 하고, 때론 상점이나 때론 백화점에서 구입한 것들도 있다.

 

이런 물건들 중에는 손잡이가 망가진 도자기 주전자가 있기도 하고, 또 어느 땐 아프리카 작은 상점에서 마치 우리네 정승처럼 그 상점을 지키고 있던 나무 호랑이 한 쌍을 구입하기도 한다. 물론 지인들에게 선물 받은 것들도 있다. 저자는 이러한 물건들을 모은다.

 

그리고 『나는 자꾸만 ‘딴짓’하고 싶다』란 제목의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컬렉션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에세이집은 자신이 모은 여러 잡다한 것들에게 존재의미를 부여하는 에세이집이라 할 수 있다. 아니, 어쩌면 그 물건들은 이미 각자의 존재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게 중에는 여전히 자신의 존재의미를 붙잡고 뭔가에 사용되어지는 물건들도 있을 수 있지만, 또 많은 것들은 이미 그 존재의미를 상실한 채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것들도 있을 수 있다.

 

그 사물들이 자신의 존재목적에 맞게 사용되어지든 그렇지 않든 간에 이들 모두는 저자를 통해, 또 하나의 존재의미를 부여받는다. 그것은 바로 ‘추억’, ‘사연’이다. 이러한 ‘추억’회상으로의 스토리텔링을 통해, 사물들은 또 하나의 존재의미를 부여 받게 된다.

 

멋지게 사용되어지면 또 어떻고, 사용되어지지 않는다면 또 어떻겠나. 각자 그 안에 아름다운 사연 한 조각씩 품고 있다면 그만인 것을. 단순한 사물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스토리텔링작업, 참 멋지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이러한 스토리텔링 작업이 모아져 이 책을 이루고 있다.

 

이기진 그의 글을 읽으며, 부럽다는 생각을 해본다. 자유롭게 뭔가 자신이 좋아하는 일들을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자신의 본업에서도 행복을 느끼면서, 또 한편으로는 또 다른 뭔가에 열정을 가지고 몰입할 수 있다는 것, 얼마나 행복한 인생인가!

 

저자의 스토리텔링을 통해, 물건들에 새로운 존재의미가 씌워질 때, 그 물건은 또 하나의 새로운 영성을 덧입게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작은 사물조차 허투루 여기지 않으며 바라볼 수 있는 저자의 눈이 아름답다. 그 아름다운 눈, 그 감수성이 자녀들에게도 이어졌기에, 씨엘과 같은 딸이 성장할 수 있었겠다 싶기도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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