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ors 살아남은 자들 : 다가오는 어둠 5 - 고독한 개의 여정 Survivors 살아남은 자들 : 다가오는 어둠 5
에린 헌터 지음, 윤영 옮김 / 가람어린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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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들의 생존 판타지 소설 Survivors 살아남은 자들2부인 다가오는 어둠의 다섯 번째 책이 가람어린이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이번 제목은 고독한 개의 여정입니다. 과연 고독한 개가 누구일까요? 물론, 이 시리즈를 계속해서 읽고 있는 독자라면, ‘고독한 개가 다름 아닌 스톰이라는 걸 잘 알겁니다.

 

결국 스톰은 무리 속에서 일어나는 끔찍한 일들로 인해 무리에서 쫓겨나게 되거든요. 위스퍼와 브루노의 죽음, 그리고 문에게 돌을 굴러 떨어뜨린 일, 먹이에 유리조각을 숨겨놓은 사건 등 끊임없이 무리 가운데 벌어진 못된 사건으로 인해 점점 스톰은 의심받게 되고, 결국 무리에서 떠나게 된답니다.

 

이렇게 시작되는 고독한 개의 여정, 이제 스톰은 홀로서기를 해야만 합니다. 무리에게서 떨어져 나와 방황하는 스톰은 늑대 소트풀을 만나 함께 먹이를 나눠 먹는 경험도 하고, 사나운 개들인 피스톨과 대거를 만나 싸우기도 합니다. 심지어 긴 발의 영역으로 들어가 그곳에 갇힐 뻔 하기도 하죠. 이렇게 떠돌던 스톰은 드디어 애로우와 벨라를 만나 그들과 한 무리가 되기도 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애로우와 벨라의 새끼들이 태어나 이들은 하나의 무리가 됩니다.

 

하지만, 스톰은 자신이 나쁜 개가 아니라면, 결국 여전히 무리 가운데에 나쁜 개가 있다는 의미임을 떠올리게 됩니다. 과연 나쁜 개의 정체는 무엇일지 스톰은 추리하기 시작하죠. 그런 가운데 누구보다 스톰에게 호의적이었던 착한 개브리즈가 바로 나쁜 개임을 깨닫기 시작합니다. 친절이란 허울 뒤에서 브리즈가 어떻게 무리들로 하여금 스톰에 대한 두려움을 심어줬는지를 알아가기에 이릅니다. ‘착한 개라는 가면 속에 얼마나 추악하고 사악하며 교활한 얼굴이 숨어 있는지를 알게 된 스톰은 다시 무리로 향합니다. 이젠 자신의 무리가 아니지만, 그럼에도 브리즈로 인해 무리가 겪게 될 위기를 막기 위함이죠.

 

그런데, 무리 가운데 스톰의 말을 믿는 자가 있을까요? 누구보다 철저하게 착한 개의 가면을 쓰고 있는 브리즈인데 말입니다.

 

나에겐 아무런 증거가 없어. 친절하고, 온순하고, 남을 잘 돕는 브리즈가 나쁜 개라는 걸 누가 믿어 주겠어? 다른 개는 물론이고 토끼 한 마리 해치는 모습도 보여 준 적 없는 순찰견인데, 누가 내 말을 믿겠어. 계획이 필요해!(239)

 

책을 읽으며, 브리즈의 가증함에 치가 떨렸답니다. 앞에 있다면 한 대 콱 때려주고 싶었답니다. 아니 내가 스톰이라면 한 입 꽉 물어주고 싶었죠. 그런데, 이런 존재가 소설 속에만 존재하지 않음이 더 마음을 답답하게 만들었답니다. 우리 주변에도 여전히 이런 존재들이 있으니 말입니다.

 

스톰도 참 바보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신을 믿지 않는 자들, 자신을 내쫓은 자들, 여전히 자신을 두려워하기에 더욱 밀어내려고만 하는 무리를 위해 다시 뛰어들었으니 말입니다. 참 바보 같지만, 이런 바보 같은 존재로 인해 세상은 더 밝아지는 것 아닐까요? 내가 스톰의 입장이라면 과연 그와 같은 용기 있는 행동을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했답니다.

 

스톰이 늑대들을 만나 겪게 되는 이야기 역시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었습니다. 특히 좋은 늑대들(물론, 이 역시 스톰의 입장에서 좋고 나쁨이지만 말입니다.)들인 소트풀과 피스풀과의 관계에서 서로를 알아가고 존중하는 모습이 참 멋스러웠습니다. 서로 전혀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살아가지만, 그럼에도 나와 다르다고 틀린 것이 아님을 알아가는 모습이 말입니다. 물론, 다르기에 쉽게 이해되진 않지만, 그럼에도 다른 방식 자체를 존중해주는 모습이 은연중 우리에게 이런 모습을 가르쳐주고 있었답니다.

 

과연 스톰이 브리즈의 가면을 벗기는데 성공할지 기대하며, 다음 책을 기다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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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쏟아지던 여름
임은하 지음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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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동화 햇빛 쏟아지던 여름2019년 제7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수상작입니다. 비룡소에서 주관하는 제5회 스토리킹 수상작인 복제인간 윤봉구의 작가인 임은하 작가의 작품입니다.

 

작가의 전작을 재미나게 읽었던 지라 반가운 마음에 책장을 펼쳐봅니다. 먼저, 표지는 아마도 고흐의 <노란 하늘과 태양, 올리브나무들>이란 작품의 일부(하늘부분)로 디자인되어 있는 듯합니다. 이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주인공 설과 설이가 섬에서 만난 소년이 작은 고흐라 불리기에 여기에서 가져온 디자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동화의 제목과도 연결되고요.

 

주인공 설은 엄마를 교통사고로 잃고, 아빠와 아줌마(새엄마), 이렇게 셋이 살고 있습니다. 이제 곧 아줌마에게선 동생이 태어나게 될 거고요. 설은 아줌마가 싫은 건 아니지만, 아직 엄마로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아마도 친엄마가 죽음 직전 설과 의견충돌이 있었고, 그로 인해 좋지 않던 관계에서 갑자기 돌아가셨기 때문이겠죠. 엄마의 죽음 앞에 눈물조차 보이지 않았다던 독한. 하지만, 설은 독한 게 아니랍니다. 오히려 상처를 마주할 용기가 없었던 거죠. 둑이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기에 발버둥 쳤던 거랍니다. 그렇기에 아직 설의 상처는 치유되기는커녕, 꽁꽁 감춰져 있는 상태랍니다. 이로 인해 새엄마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런 상태죠.

 

동화는 바로 이러한 설의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아울러 이렇게 상처가 치유되면서 새롭게 시작되는 관계들을 그려내고 있답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성장하는 설을 만나게 되고요.

 

아빠와 아줌마가 여행을 떠난 사이 설은 괴팍한 고모할머니 댁으로 가게 됩니다. 그런데, 성공한 사업가인 고모할머니에겐 엄청난 비밀이 있었답니다. 그건 바로 죽은 귀신들을 만나게 되고, 한 밤중에 귀신과 이야기하는 능력이랍니다. 설은 할머니에게서 이 능력을 배워 자신의 엄마를 만나고 싶은데, 과연 설은 엄마를 만날 수 있을까요?

 

이렇게 괴팍한 고모할머니와 함께 찾아간 섬, 그곳에서 고모할머니를 통해 듣게 되는 고모할머니의 첫사랑 이야기를 통해, 고모할머니를 이해하게 된답니다. 아울러 고모할머니가 안고 있던 삶의 짐도 알게 되고요. 이런 과정을 통해 설은 자신의 상처를 들여다보게 되고, 치유를 향해 나아가게 됩니다.

 

동화는 두 죽음(고모할머니의 첫사랑의 죽음, 설의 엄마의 죽음)을 통해, 삶 속의 상처들을 들여다보게 되고, 또한 이런 상처를 넘어 치유와 새로운 관계, 화해로 나아가는 과정을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설과 고모할머니와의 만남을 통해, 오늘날 청소년들과는 전혀 다른 청소년기를 지나왔던 지난 세대의 아픔도 알려주고 공감케 만들기도 합니다.

 

어쩐지 동화 속 설이의 마음이 성장한 것처럼 책장을 덮는 어린이 독자들의 마음도 한 뼘쯤 성장하지 않을까 싶은 아프지만 아름다운 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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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 소녀의 계산 실수 - 2020 KBBY 주목 도서 Special Mention 푸르른 숲 29
스테이시 매카널티 지음, 강나은 옮김 / 씨드북(주)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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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실 패니 캘러핸(루시)9살에 번개를 맞고 살아나면서 인생이 바뀐 소녀입니다. 번개로 인해 왼쪽 뇌에 손상을 입게 되었는데, 대신 오른쪽 뇌가 더욱 발달함으로 후천적 서번트 증후군을 앓게 됩니다. 루시는 이로 인해 수학적 재능이 엄청나게 발달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루시는 수학을 가장 사랑하게 됩니다. 모든 것을 숫자와 연관하여 접근한답니다. 색깔을 판단하는 것도 숫자로 판단하죠. 몇 번 색깔이라고 말입니다. 책을 읽을 때에도 먼저 단어가 몇 개인지를 센 후에 글을 읽게 됩니다(이로 인해 루시는 국어시간에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루시에게 있어 행복의 공식은 할머니+삼촌+수학=행복이랍니다. 학교에도 가지 않고 홈스쿨링으로 이미 고등학교 과정까지 마친 루시(사실은 대학과정도 할머니 이름으로 재미삼아 이수하기도 했답니다.)는 대학입학을 염두에 두고 있는 13살 소녀랍니다.

  

  

그런 루시가 어느 날 할머니의 고집에 의해 중학생이 됩니다. 강박적인 결벽증까지 있는 루시, 오랫동안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았던 루시, 오직 할머니와 삼촌, 그리고 인터넷 수학 웹사이트를 통해 닉네임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이 인간적 교류의 전부였던 루시, 과연 루시의 중학 생활은 안녕할 수 있을까요? 특히,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드러내고 싶지 않은 루시는 과연 수업시간에 괜찮을까요?

 

소설의 제목이 번개 소녀의 계산 실수랍니다. 그토록 수학을 잘하는, 아니 매우 매우 엄청 잘하는 소녀가 어떤 계산을 실수한 걸까요?

 

우선, 그의 인생에는 오직 할머니와 삼촌이면 된다는 계산이 잘못되었답니다. 평범하지 않은 소녀의 중학생활 적응기, 물론 쉽지 않습니다. 그런 가운데 루시의 닫힌 가슴을 살며시 열고 다가오는 친구들이 생긴답니다. 조금씩 마음을 열고 서로를 받아들이게 되는 친구들, 그들이 어느 샌가 루시의 행복 공식 안에 끼어들게 됩니다. 이것이 천재수학소녀 번개 소녀의 계산 실수입니다.

 

물론 친구들만이 끼어드는 것 역시 아닙니다. 유기견 보호소인 펫헛 보호소에 버려진 한 잡종견 역시 번개 소녀의 계산속에 끼어들어 계산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어버립니다. 조별활동을 위해 찾았던 보호소에서 만난 번개무늬가 있는, 게다가 이름도 파이인 잡종견이 루시의 인생에 끼어들게 됩니다. 잡종견 파이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루시의 모습, 그 용기가 너무 멋지답니다.

 

삶이란 건 아무리 수학을 잘하는 계산 왕이라 할지라도 쉽게 계산 되지 않는 난제임에 분명합니다. 그런데, 때론 계산에 없던 것들이 생겨나는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걸 소설을 통해 만나게 됩니다. 설령 내가 원치 않는 상황이라 할지도, 그 변수가 삶의 계산에 더해질 때 오히려 더욱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삶은 풀기 힘든 난제임에도 한편으로는 행복한 오답을 만들어내는 마력을 갖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번개 소녀가 선사하는 삶의 행복한 오답 노트, 그 감동 속으로의 초대에 응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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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 셋의 힘 1 : 보이는 것 전사들 3부 셋의 힘 1
에린 헌터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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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전사들이 만들어가는 모험 가득한 이야기 전사들시리즈 3부 첫 번째 책이 출판사 가람어린이에서 출간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2부를 먼저 읽고 1부를 읽은 관계로 인해 3부 첫 부분을 읽으며, 조금은 기억을 소환하는 데 어려움이 있긴 했지만, 그럼에도 참 재미나게 읽었답니다.

 

이번 이야기는 2부의 주인공이었던 브램블클로와 스쿼럴플라이트 사이에서 태어난 세 고양이 라이언킷, 홀리킷, 제이킷이 그 주인공들입니다. 물론 이 세 고양이는 훈련병이 되면서 이름이 라이언포, 홀리포, 제이포로 바뀌게 됩니다. 빨리 훈련병이 되고 싶은 천방지축 세 고양이들, 그들은 드디어 훈련병이 됩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답니다.

 

세 고양이 형제 가운데 둘째인 홀리포(암고양이)는 종족에게 인정받고 많은 공헌을 하기 위해 치료사가 되고 싶답니다. 그래서 결국 치료사 훈련병이 되죠. 그런데, 어째 남들을 치료하는 일이 즐겁지 않답니다. 너무너무 치료사가 되고 싶은데, 정작 그 일은 즐겁지도 재능도 없답니다. 약초 이름을 들어도 금세 잊어버리고 자꾸 혼동하기만 하고 말이죠. 그런 홀리포는 전투 기술을 잠깐 배웠는데, 그건 너무 쉽게 습득하게 되고, 더 나아가 응용까지 하게 된답니다. 재미있기까지 하고요. 정말 홀리포가 치료사가 되는 게 맞는 걸까요? 그의 꿈은 정말 치료사가 되는 걸까요?

 

또 하나의 문제는 제이포에게 있습니다. 제이포는 너무나도 전사가 되고 싶은데, 그에겐 두 눈을 볼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답니다. 물론 일상생활을 하는 것은 남들보다 월등히 뛰어난 후각과 청각으로 아무 문제없답니다. 아니 어떤 면에서는 다른 전사 고양이들보다 더 뛰어난 부분도 많죠. 하지만, 전사가 되어 싸우는데 있어서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답니다. 그럼에도 전사 훈련병이 되어 교육을 받지만 과연 이 길이 맞는 걸까요? 게다가 제이포는 별족들의 꿈을 꾸고, 별족을 만나는 특별한 재능이 있는데, 이건 치료사들의 특별한 부분이거든요. 과연 제이포는 어떤 길을 선택해야만 하는 걸까요?

 

이처럼 이번 이야기에서는 세 형제 고양이들 가운데 둘의 꿈 찾기가 커다란 축이 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소설을 읽어가는 어린이 독자들 역시 자신의 꿈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게 되리라 여겨집니다. 자신의 꿈, 장래를 결정할 때, 정말 중요한 두 가지는 과연 내가 그 일을 잘 할 수 있느냐 하는 것과 그 일이 정말 내가 원하는 일, 즉 재미나게 그 일을 할 수 있느냐 하는 점입니다. 바로 이 두 가지 측면에서 두 고양이는 자신의 꿈, 진로를 찾아가게 된답니다. 그런 여정이 때론 안타깝기도 하며, 때론 응원을 보내게 되기도 하죠.

 

이번 이야기에서는 죽은 줄 알았던 그레이스트라이프가 살아 돌아오게 된답니다. 암컷 애완고양이와 함께 종족을 찾아와 정착하게 되는 부족의 전 부지도자. 이렇게 해서 부지도자가 둘이 된 상황에서 과연 브램블클로의 부지도자 자리는 어떻게 될까 하는 점 역시 즐거운 관전 포인트가 된답니다.

 

물론, 이번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는 바로 순혈주의랍니다(이는 사실 <전사들 시리즈>에서 끊임없이 제기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유독 천둥족 무리 속에는 애초 천둥족이 아니었던 고양이들이 많답니다. 앞에서도 많았지만, 3부가 시작되는 이 시점에서는 정말 많긴 많답니다. 2부에 등장했던 물여울부족 고양이인 브룩, 강족 고양이였던 스톰퍼(물론 스톰퍼의 경우 반쪽 피는 천둥족입니다.), 두발쟁이(인간) 영역의 마굿간에서 살던 데이지, 그리고 데이지가 낳아 데려와 이젠 훈련병이 된 새끼 고양이들, 여기에 살아 나타난 옛 부지도자 그레이스트라이프가 짝으로 데려온 애완 고양이 출신 밀리 등 참 많은 고양이들이 있네요. 그래서 끊임없이 순혈주의에 대한 문제제기가 됩니다. 다른 종족들이 천둥족을 향해 그런 문제제기를 할뿐더러, 천둥족 안에서도 그런 문제제기가 되곤 합니다.

 

이를 통해, 진짜 공동체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어쩌면, 이는 미국사회가 끊임없이 갖고 있는 문제가 소설 속에 반영된 것이라 여겨지기도 합니다. 물론, 우리나라 역시 여기에서 자유롭진 못하지만 말입니다. 이젠 우리 역시 다문화사회에서 살아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소설을 통해, 이런 문제에 대한 질문과 함께 답을 찾아가는 과정 역시 소설이 주는 또 하나의 선물이기도 합니다.

 

이에 관해 소설 속 구절을 한 번 옮겨 봅니다.

 

종족의 일원이 되는 것은 피와는 아무 상관이 없어! (그레이스트라이프)는 천둥족의 피를 물려받아 천둥족 안에서 태어났어. 하지만 지금의 나는 여기 있는 그 어떤 고앙이보다도 천둥족에게는 낯선 존재다. 밀리는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애완 고양이였지만, 오늘 그림자족을 몰라내기 위해 파이어스타만큼 맹렬히 싸웠어. 그건 브룩도 마찬가지야!”

 

충성심은 어디에서 태어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행동하느냐로 증명되는 거예요.”(326-7)

 

이처럼 순혈주의라는 문제 속에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며 새롭게 또 다시 공동체를 세워나가는 전사들, 그들을 이끌어가는 지도자 파이어스타에게 이런 예언이 주어진다.

 

셋이 있을 것이다. 너의 혈육의 혈육이며, 그 셋의 발에 별의 힘이 깃들 것이다.”(527)

 

과연 천방지축 세 어린 고양이 앞에는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까? 그 모험을 기대하며 2권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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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사냥꾼의 노래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65
알렉스 쉬어러 지음, 윤여림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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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쉬어러의 작품 구름 사냥꾼의 노래가 미래인 청소년 소설 시리즈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지구와는 전혀 다른 환경, 어쩌면 중력을 무시한 것 같은 세계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랍니다(중력을 완전히 무시하는 세계관은 아닙니다. 스카이라이더라는 녀석들이 잔뜩 달라붙으면 하늘을 나는 배가 떨어져 내리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중력을 초월하는 것 같은 세계입니다.). 하늘을 나는 배들, 그리고 하늘에 떠 있는 수많은 섬들, 하늘을 날아다니는 수많은 생명체들이 독자들을 신비한 세계로 초대합니다.

 

단지, 작가가 설정한 판타지의 세상을 독자에게 설명하려는 욕심이 조금 지나쳤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 부분들이 조금은 지루하게 진행되어서 재미난 모험에 대한 기대를 자꾸 날려버렸답니다(물론 이런 설명도 필요하겠지만 말입니다.). 그럼에도 결국엔 아찔한 모험의 순간이 역시 알렉스 쉬어러 구나 싶었고요.

 

물이 부와 번영을 의미하는 세상, 그렇기에 물이 권력이고 정치적 수단이 되어버린 세상에서 물을 만들기 위해 구름을 찾아 자유롭게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 사냥꾼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소설에 대한 흥미를 유발합니다.

 

소설 속 주인공 인 크리스찬은 좋은 직업을 가진 아버지와 교양이 넘치는(또는 넘치는 척하는) 어머니 사이의 외동아들이랍니다. 그런 크리스찬의 학교에 한 여자아이(제닌)가 전학을 왔답니다. 바로 구름 사냥꾼인 아이가 말이죠. 소설 속 구름 사냥꾼들은 눈 아래에서부터 입을 지나 턱까지 커다란 흉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구름 사냥꾼임을 드러내는 외형적 표입니다. 실제 이들은 성년식이 되면, 이렇게 얼굴에 흉터를 일부러 만든답니다.

 

이처럼 구름 사냥꾼의 존재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존재입니다. 그런 제닌의 존재가 크리스찬에겐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랍니다. 평범한 가정, 아니 반듯한 삶이 요구되는 환경 속의 크리스찬에게는 그들이 쫓는 구름을 닮은 삶을 살아가는 구름 사냥꾼의 존재가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랍니다. 물론, 누군가에게 구름 사냥꾼은 동경의 존재가 아닌 시기와 증오, 핍박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이렇게 구름 사냥꾼을 동경하는 도련님 풍의 주인공 크리스찬은 제닌과 함께 떠난 구름 사냥의 여정 속에서 엄청난 모험을 하게 됩니다. 알고 보니 제닌과 엄마, 그리고 삼촌은 제닌의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길을 떠난 것이었답니다. 금단의 제도 속 큐난트 섬에서 사형집행을 기다리는 아버지를 말이죠. 과연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이 모험에 크리스찬이 함께 할까요? 그리고 이 모험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소설 속에서 만나게 되는 색다른 세계가 흥미롭고 재미나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 이 책은 풍자가 가득하답니다. 특히, 금단의 제도라는 존재가 그렇습니다. 이곳에는 각기 금지된 것들이 있는데, 그 금지된 것이 참 한심하답니다. 나와 다른 이들은 모두 악이라는 접근을 볼 수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왼손잡이만 사는 섬에서는 오른손잡이는 악이죠. 반대로 오른손잡이만 사는 섬에서 왼손잡이는 악이고요. 이런 접근이 우리들의 세상 역시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자들을 향해 편협한 자세를 보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질문을 소설은 던지고 있습니다.

 

이런 편협한 세상, 즉 금단의 제도에서 살지 못하는, 또는 살고 싶지 않은 자들이 모여 사는 곳이 바로 반대자들의 제도랍니다. 사실 이곳이야말로 다양성이 인정받는 세상이지만, 이곳에 대한 인식은 오히려 좋지 않답니다. ‘반대자라는 말 자체가 부정적이어서 그럴까요? 하지만, 정작 접해보면 그곳 역시 같은 사람들이 사는 곳임을 는 알게 되죠.

 

이런 선입견과 편견, 그리고 배타성에 대해 소설은 꼬집습니다.

 

이렇게 보면 사람 사는 모습이란 어디나 별반 다를 게 없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무엇을 믿느냐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나는 건 왜일까? 왜 사람들은 그토록 믿음을 가지고 싸우는 걸까? 고작 사상의 차이 때문에 살인을 저지르기도 하고, 그런 행위에 온갖 정당성을 부여한다. 자신과 뜻을 같이하지 않는 신념, 사상, 견해를 참아내는 것이 아마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인가 보다.(202-3)

 

하지만, 결코 같아질 수 없는 구름 사냥꾼에 대한 동경, 그리고 구름 사냥꾼 소녀와의 사랑을 통해, ‘는 성큼 성장하게 됩니다. 다름을 인정하며 다른 세상을 동경하고 존중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나의 세상 역시 부인하지 않고 존중하는 아이로 말입니다.

 

역시 알렉스 쉬어러가 만들어가는 환상적 세상, 그 속에서의 모험이 돋보이는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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