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이 왔어!
조수경 지음 / 올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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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경 작가의 그림책 곰이 왔어!는 외부 유입된 이들을 향한 배타적인 시선을 반성하게 하는 책입니다.

 

어느 날 마을에 곰들이 내려와 사람들과 함께 살기 시작합니다. 처음엔 서로의 다른 점 때문에 시행착오가 많았지만, 점차 곰들은 사람들과 같아지면서 마을의 구성원이 되어 함께 살아갑니다. 음식점의 주방장이 되기도 하고 마을을 깨끗이 청소하는 청소부가 되기도 합니다. 스쿨버스의 운전사가 되기도 하고, 우편배달원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사람들은 곰들에 대해 짜증을 내기 시작합니다. 무엇보다 자신들의 것을 곰들에게 빼앗겼다는 피해의식을 갖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곰들을 차별하기 시작합니다. 사는 공간을 한계 지어 내쫓아버립니다. 이렇게 곰들의 고통이 시작되면서, 이젠 급기야 곰들과 사람들의 다툼이 시작됩니다. 그렇게 세상은 파괴되기 시작하죠. 과연 그 끝은 무엇일까요?

 

책 속에 등장하는 은 오늘 우리 삶 속에서 여러 계층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주민, 이민자, 난민, 외국인 근로자, 화교 등 여러 계층이 우리 사회 속에서 이 되어 차별당하고 있습니다. 뭔가 우리의 것을 빼앗는 자라는 누명을 쓰고 말입니다.

 

인터넷 상에서 난민을 향해 들끓던 댓글들을 보면 책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부끄러운 모습과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마치 그들이 우리 사회를 완전히 파괴시킬 것처럼 분위기를 조성하고 그들을 내몰아야만 한다는 논리가 마치 배설처럼 가득 쏟아지는 모습에 눈살을 찌푸리게 됩니다. 외국인 근로자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우리 사회에선 외국인 근로자들이 없다면 산업 전반이 굴러가기 힘들 정도입니다. 정작 그들이 하는 일은 일거리를 줘도 하지 않으면서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이상한 논리를 쏟아내기도 하죠. 그들이 우리 사회에서 엄청난 범죄의 근원인 것처럼 매도하기도 하고요.

 

우리나라에서 화교들을 향해 쏟아낸 차별 그 폭력의 역사는 너무나도 부끄러운 역사입니다. 여전히 외면하고 관심조차 갖지 않는 감춰진 역사이지만 말입니다. 그뿐일까요? 우린 우리의 국민이 된 다문화 이민자들을 향해 여전히 외국인이란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합니다. 시골에 정착한 귀농인들 역시 보이지 않는 텃새와 차별에 힘겨워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기도 하고요.

 

곰이 왔어!는 바로 이런 차별에 대해 생각하게 해 줍니다. 특히, 어린이들이 직접 이 되어 그 차별을 느끼게 해주고, 그럼으로 어린이 독자들이 자라 이런 차별을 없애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게 도와준다는 점입니다. 책 속에 들어 있는 곰 가면을 직접 쓰고 독후활동지를 통해 함께 활동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우리 아이들이 자란 세상은 어떤 차별도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 되길 바라며 말입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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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읽지 마 내 손으로 만드는 나만의 책
니카라스 캐틀로 지음, 최정희 옮김 / 가람어린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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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낙서에 대해선 부정적 시각이 더 지배적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낙서는 내 생각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수단이 될뿐더러, 낙서를 통해 창조적인 생각들이 길러지며 겉으로 드러나기도 합니다. 낙서는 어쩌면 정형화된 생활을 깨트릴 수 있는 아주 멋진 몸짓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어쩌면 억압된 정서를 해방시켜줄 구원의 창구가 될 수도 있겠고요. 너무 거창하게 말했나요?

 

아무튼 낙서에 대한 시선의 변화가 필요한 건 맞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위대한 역사적 흔적 역시 낙서에서 시작된 것일 수 있으니 말입니다. 우리나라의 국보이기도 한 울진 반구대 암각화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알타미라 동굴의 벽화도 어쩌면 낙서에서 시작된 것일지 모르니 말입니다.

 

바로 이런 창조적 첫걸음, 낙서를 할 수 있는 책을 만났습니다. 이 책 읽지 마란 제목의 책인데요. 정말 이 책을 읽어선 안 됩니다. 표지에도 이런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지명수배. 이 책을 읽은 사람을 찾습니다!”

낙서 대환영! 읽은 사람 바보!”

 

이 책은 아이들 스스로 만들어가는 책입니다. 몇몇 밑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그 다음 공백은 아이들 몫입니다. 아이들이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낳겠죠.

 

아이에게 누구 코일까?”를 보여주며, “이게 누구 코일까?” 물었답니다. 그랬더니, “코끼리코, 돼지코...” 말합니다. “그럼, 여기 이 코에 맞게 마음대로 그리면 돼.” 그러자 아이가 말합니다. “다른 동물 그려도 돼?”, “그럼, 꼭 코끼리나 돼지를 그릴 필요는 없어.”

 

아이에겐 이미 뭔가 다른 상상이 시작되었나 봅니다. 돼지코를 가진 강아지나, 코끼리 코를 가진 개미는 어떨까요? 아이의 상상이 현실이 되어 책을 이루는 귀한 책입니다.

 

그런데, 아이가 다시 묻습니다. “정말, 아무거나 그려도 돼?” 어쩌면 아이의 무한한 상상을 우리 어른들이 이미 짓누르고 있었던 것만 같아 속상했답니다. 이 책을 통해 아이의 상상력이 억압받지 않고 마음껏 표출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제 이 책을 만드는 것은 오롯이 아이의 몫입니다. 굳이 그것에 대해 부모의 왈가왈부가 더해지지 않길 바라며 책을 아이에게 넘깁니다. 창조적 낙서가 활짝 펼쳐지길 바라며 말입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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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웅진 우리그림책 75
김민우 지음 / 웅진주니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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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모두 자신만의 속도가 있습니다. 누군가는 일찍 걷기 시작하지만, 또 누군가는 걸음이 늦어 부모님을 애타게 합니다. 말문이 트이는 것 역시 그렇고요. 올해 초등학생이 된 울 아들 녀석에겐 한글 공부를 시키지 않았답니다. 학교에 들어가 선생님과 함께 공부하길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그런데, 이미 다른 아이들은 다들 읽기 쓰기를 집에서 다 하고 왔기에 아들 녀석의 읽기 실력이 뒤떨어져 있다는 이야기에 속상했답니다. 유럽의 어느 나라는 아이들에게 미리 글을 가르쳐 학교에 보내면 처벌 대상이 된다는 믿거나말거나 같은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는데, 우린 뭐가 그리 급한 건지 안타깝기만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 아들 또한 자신의 속도로 걷다 보면 분명 아들 앞에 기다리고 있는 멋진 세계를 마음껏 활보하게 되리라 믿는 답니다.

 

그림책 달팽이는 바로 이처럼 느리게 걷는 울 아들 녀석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작품입니다. 형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싶은 아이, 하지만, 형들은 아이와는 달리 자신들은 빨리 달릴 것이라며, 아이를 두고 자신들만이 자전거를 타고 달립니다. 아이는 형들을 좇아보지만, 점점 간격은 멀어져만 갑니다.

 

결국 아이는 혼자가 됩니다. 게다가 홀로 구르고 넘어지기도 하죠. 자신을 홀로 두고 간 형들이 밉기도 하고요. 그런 아이는 나무를 오르는 달팽이 하나를 보게 됩니다. 느리지만 그 높은 나무를 오르고 있는 달팽이를 말입니다. 그 모습에 아인 깨닫게 되죠. 느리지만 느리기 때문에 즐길 수 있는 것들이 있음을 말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남의 속도에 조바심을 내지 않고 자신의 속도로 묵묵히 나아갈 수 있길 소망합니다. 물론 너무 느리진 않았으면 하는 부모의 욕심을 포기할 순 없지만요. 자신의 속도로 걸어가며 자신에게 가장 좋은 날들을 누리며 보낼 수 있길 기도합니다.

 

, 이 그림책은 글씨가 별로 없어, 아이가 자기 힘으로 혼자 읽었다며 좋아했답니다. 그래 그렇게 가면 되는 거지 뭐!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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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야, 그만 - 이지연 풀꽃그림책
이지연 지음 / 소동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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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장마가 시작되더니 오늘은 하루 종일 비가 내립니다. 기말고사도 끝나고 주말을 맞아 친구를 만나러 나가겠다던 중학생 딸 녀석도 비가 하루 종일 내리니 약속을 뒤로 미루네요. 이렇게 비가 내리면 바깥나들이는 아무래도 뒤로 미루게 마련입니다. 올해 초등학생이 된 아들 녀석은 기다리던 애니메이션이 드디어 올라왔다며 모니터 앞에서 신나 합니다. 딸 녀석 역시 방학 때면 연중행사처럼 반복하는 해리포터 정주행을 이르게 시작하는 것으로 바깥나들이를 하지 못함을 달래고 있네요.

 

그림책 비야, 그만은 바로 이처럼 비가 계속 내려 아이들이 친구들과 만나 뛰어놀지 못하는 그 마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책 속의 모든 그림들은 꽃누르미(‘압화라는 단어는 일본식 표현이라 꽃누르미라는 말을 더 권장한다고 합니다.)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꽃누르미. 예쁜 꽃이나 단풍든 나뭇잎을 책장 사이에 끼어 넣어 눌러 말린 꽃누르미. 바로 그것을 이용해 그림들을 만들었답니다.

 

아이들은 계속하여 내리는 비를 보며, 이젠 그만 내리길 바랍니다. 그래야 친구들을 만나 뛰어놀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비가 그쳐도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없는 환경이 되어 버렸습니다. 코로나라는 녀석, 이 바이러스가 아이들의 행복을 빼앗아가 버린 겁니다. 그러니 그림책 비야, 그만은 어쩌면, “코로나야, 그만!”이라는 아이들의 외침이기도 합니다.

 

비야, 그만은 마음껏 뛰어 놀고 싶은 아이들의 마음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게다가 꽃누르미로 만들어진 그림들은 특별한 느낌을 갖게 하고요. 그림 하나하나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토끼풀과 풀줄기들이 만나 귀여운 애벌레가 됩니다. 장미 잎과 호박넝쿨 그리고 버드나무 잎과 씀바귀 꽃대가 만나 달팽이가 되어 기어가고요. 벝나무 잎과 호박넝쿨, 그리고 개똥쑥 잎이 만나 참새가 되어 통통 걸어가네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나게 되는 꽃잎, 나뭇잎, 풀줄기 등이 만나 멋진 작품이 된다는 사실이 신기하면서도 한번 따라 해보고 싶은 마음도 갖게 합니다.

 

요즘처럼 바깥나들이를 마음껏 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자연의 에너지를 물씬 품고 있는 그림책, 비야, 그만이 특별한 선물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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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 아저씨 책가방 속 그림책
김미소진 지음 / 계수나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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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선택의 기로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소하게 중화요리를 먹을 때에도 짜장면을 먹을 것인지 짬뽕을 먹을 것인지 선택하기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이런 것이 심해지면 선택장애”, 또는 결정 장애라고 말하는데, 조금 더 그럴 듯한 표현으로는 햄릿 증후군이라 말하기도 합니다.

 

김미소진의 그림책 펑 아저씨는 바로 이런 결정 장애를 갖고 있는 펑 아저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무엇이든 뚝딱뚝딱 만들어내는 행복한 발명가인 펑 아저씨는 뭔가를 선택할 때,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큰 걱정입니다. 선택하는 것이 항상 어렵기만 합니다. 그래서 아저씨는 자신이 잘하는 것을 가지고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합니다. 바로 발명을 통해 말입니다.

 

자신의 선택을 도와줄 발명품을 만들기로 한 겁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당근 할아버지입니다. 당근 할아버지는 이제 펑 아저씨의 선택을 대신 해줌으로 펑 아저씨의 고민을 해결해 줍니다. 이제 모든 선택은 펑 아저씨에게 맡기면 되니 너무 편하고 좋습니다.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뭔가 크게 잘못 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당근 할아버지가 펑 아저씨의 모든 삶을 주물럭거리게 되었거든요. 점점 펑 아저씨의 생각과 주장은 사라져버리고 당근 할아버지의 뜻에 따라 모든 것을 살아가게 되어버렸거든요. 과연 펑 아저씨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림책 펑 아저씨는 비록 뭔가를 선택하는 것이 힘들고 어렵더라도 자신의 고민과 자신의 생각을 통해 선택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려줍니다. 때론 나의 선택이 잘못된 선택일 수도 있고, 때론 나의 선택이 내 삶을 더욱 힘겹게 만들 수도 있지만, 그 모든 선택은 다름 아닌 나의선택이기에 귀한 것이며 존중받아야 할 선택임을 알려줍니다. 혹시 내 선택이 틀린 것은 아닐까 염려하지 말고, 자신의 선택을 위한 고민의 순간마저 귀하고 소중한 시간임을 책은 들려줍니다.

 

어쩌면 우리 아이들에게 당근 할아버지는 부모님일 확률이 높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부모님의 선택에 자신의 인생을 맡기는 아이들이 많으니 말입니다. 어쩌면 그것이 쉬울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렇게 되면 당근 할아버지의 인생을 사는 것이지 자신의 인생은 아니랍니다.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인생에 언제나 고민하며 바른 선택을 하며, 아니 때론 그 선택이 삶을 힘들게 만들지라도, 자신의 선택에 후회 없이 멋지게 살아나가길 응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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