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떠나는 문학관 여행
김미자 지음 / 글로세움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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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문학관 여행은 왠지 문학소년, 문학소녀로 돌아간 것 마냥 묘한 설렘을 주는 시간이 아닐까 싶다. 작가의 문학세계를 만나게 되기도 하고, 작가의 삶을 알아가게 되기도 하는 소중한 여행이 문학관 여행이다.

 

그런 문학관 여행서적이 나왔다. 김미자 작가의 함께 떠나는 문학관 여행이란 제목의 책으로 38곳의 문학관에서 만나는 44명의 작가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시인, 소설가, 평론가, 수필가 등 다양한 작가들을 만나는 행복이 있다.

 

책을 읽으며, 많은 작가들이 시대적 아픔이나 건강상의 이유로 인해 너무 빨리 세상을 떠났다는 점이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만약 그들에게 더 많은 시간이 주어졌더라면 우리의 문학은 더욱 풍성해졌을 것이란 안타까움도 갖게 된다.

 

또한 책 속에 나오는 문학관 가운데 몇몇 곳은 나 역시 가본 적이 있어 반가운 마음이 들기도 했고, 또 몇몇 작가의 문학관은 꼭 한 번 가보고 싶다는 마음을 품게도 한다. 몇몇 가까운 문학관들을 묶어 문학관 여행이란 타이틀로 여행을 계획해도 참 좋겠단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책을 통해 알지 못했던 작가들을 알게 되었다는 점도 큰 수확이다. 책을 통해, 문학관을 만나고 작가를 알게 되었으니, 이제는 문학관을 통해 작가를 만나는 시간을 기약해 본다.

 

이렇게 문학관들을 여행하고, 그곳들을 하나의 주제로 여행서적을 만들어 독자들에게 전해준 작가에게 고마움을 전해본다.

 

책을 읽으며 아쉬운 점 역시 없진 않았다. 첫째, 작가의 스승을 문학관 여행에 끼워 넣은 점이다. 작가의 스승이 부족하다는 말이 아니다. 작가의 생각처럼 충분할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책은 문학관 여행이다. 문학관이란 누구나 마음을 먹으면 방문할 수 있는 공간이다. 게다가 아직 이 땅 곳곳에 책이 소개하지 못한 문학관 역시 많다. 그럼에도 작가의 스승 이야기를 끼워 넣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평생을 한 곳에서 살며 작품 활동을 한 서재가 문학관이라는 말은 그 의도는 알겠지만, ‘문학관 여행이란 주제에는 어울리지 않아 아쉬움으로 남는다.

 

둘째, 친일작가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 책에서 소개하는 문학관 가운데 몇몇은 친일의 행적이 있었으며, 아울러 여전히 친일의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이도 있다. 채만식의 경우, 해방 후 스스로 친일의 과오를 양심적으로 인정한 경우이니 그렇다 치더라도(사실, 이 경우 역시 이렇게 친일의 과오를 인정한 양심적 문학인임을 그대로 알려주는 것이 더욱 좋다고 여겨진다.), 미당의 경우 친일의 행적뿐 아니라, 독재정권에서 독재자를 찬양하는 글을 쓴 역사의 죄인이다. 물론, 그의 문학이 가치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 문학적 가치는 인정하되 아울러 그가 끝내 인정하지 않은 과오들에 대해 짚고 넘어갈 필요는 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미당 시문학관의 경우, 지리적으로 가까운 관계로 몇 차례 방문해본 적이 있다. 그런데, 작년인가 방문했을 때, 놀랐던 점은 서정주의 친일 행각에 대한 흔적이 하나도 문학관 안에서는 발견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예전의 경우, 전시물 가운데 서정주가 친일의 잘못을 행했다는 내용을 전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엔 오히려 사라져버렸다. 그래서 오히려 문학관을 방문한 후 기분이 언짢았던 기억이 있다.

 

이런 친일의 행적에 대해서는 책에서도 솔직하게 언급하고 넘어갔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문학관 여행이 작가들을 우상화하려는 의도는 아닐 것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다양한 문학관을 책 한 권으로 만날 수 있게 해준 고마운 책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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