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말리는 맹미주 노란돼지 창작동화
임근희 지음, 지우 그림 / 노란돼지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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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는 언젠가부터 자신의 일이 아니면 상관하지 않는 것을 미덕처럼 생각하곤 합니다. 나의 일이 아니라면 남들의 일은 그냥 두 눈 질끈 감고 모른 척 지나가는 것이 지혜로 여겨지는 사회가 되어버렸습니다. 남의 일에 관심을 갖고 접근하는 사람들은 괜한 오지랖이라며 책망받기 십상인 세상이 되어 버린 겁니다.

 

그런데, 오지랖이 정말 나쁜 걸까요? 어느 예능 프로그램에서 오지랖 금지법을 이야기하는 청년이 있었는데, 과연 오지랖은 그렇게 금지시켜야할 만큼 악한 것일까요?

 

어느 시인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간섭은 모든 일을 내 중심에서 바라보는 것이지만 관심은 모든 일을 상대방 중심에서 바라보는 것이다.”라고 말입니다. 이렇게 보면, 오지랖이라고 해서 모두 멀리해야 할 것만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같은 오지랖이라도 나의 심심풀이 땅콩과 같은 호기심으로 인한 오지랖이라면 불쾌한 간섭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방 중심에서 상대방을 위한 오지랖이라면 이건 사랑이요 관심이 아닐까요? 물론, 이 역시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충분히 간섭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말입니다.

 

<노란돼지 창작동화 시리즈> 21번째 책인 임근희 작가의 못 말리는 맹미주는 바로 이런 오지랖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맹미주는 오지랖이 넓습니다. 그래서 누군가의 딱한 사정을 그냥 두고 지나갈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오지랖이 오히려 원치 않는 결과를 낳곤 합니다. 친구 집에 놀러갔는데, 친구가 언니랑 싸우는 탓에 말리다가 친구 언니 팔목을 다치게 하고. 소풍간 날에는 배탈이 나서 도시락을 싸오지 않은 친구가 배고플까봐 자신의 김밥을 나눠줬다가 둘이 함께 탈이 나기도 합니다(엄마가 김밥을 싼 게 아니라 사왔는데, 마침 그 식당 김밥에 문제가 있었거든요.). 이렇게 오지랖을 부리다 미주는 오히려 어려움을 겪곤 합니다. 하지만, 그런 미주의 오지랖이 생명을 살리게 된답니다.

  

  

이런 미주의 오지랖은 간섭이 아닌 관심이요 사랑입니다. 우리 사회에 이런 오지랖이 가득하게 된다면 좋겠네요. 간섭이 아닌 관심의 오지랖 말입니다. 그리고 그런 선한 간섭을 기꺼워 할 수 있는 마음도 우리에게 주어지면 좋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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