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세 소년, 조선왕릉에서 역사를 보다
이우상 지음 / 다할미디어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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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 소년, 조선왕릉에서 역사를 보다란 제목의 책을 만났습니다. 책 제목에서 이 책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몇 가지 정보를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14세 소년’, 즉 중학교 청소년들이 책의 1차적 독자입니다. 다시 말해, 청소년들이 쉽게 읽고 이해할 수준에서 책이 써졌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자칫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역사 이야기를 재미나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조금은 가볍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는 부분은 이처럼 1차적 독자가 14세 소년,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책은 청소년들 뿐 아니라, 어른 독자에게도 충분히 유익한 내용을 제공하고 있다 여겨집니다.

 

다음으로 조선 왕릉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책은 조선왕조 518년의 세월, 27대 역대 왕들의 능을 중심으로 역사를 풀어놓고 있습니다. 조선 시대 왕릉(왕과 왕비, 그리고 추존된 왕과 왕비의 무덤)은 도합 42기가 있다고 합니다. 이들 왕릉을 초대 왕 태조부터 시작하여 마지막 왕(황제) 순종까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물론, 연산군과 광해군은 왕이었지만, 군으로 강등되었기에 그들의 무덤은 능이 아닌 묘입니다. 그러니, 왕릉 42기만이 아닌, 이들 두 왕과 왕비의 묘까지 책은 살펴보며 조선의 역사를 이야기합니다.

 

마지막으로 역사를 보다입니다. 역사를 듣고 배운다고 말하지 않고 보다라고 말한 이유는 아마도 이 책은 답사여행을 또 하나의 목적으로 삼기 때문입니다. 왕릉은 장소입니다. 그러니 공간을 찾아가 보고 느껴야 하는 거겠죠. 책을 통해, 왕릉에 누워 있는 왕들이 만들어 갔던 이야기들, 역사를 알고 왕릉을 찾아간다면, 그 보는 시간은 남다르겠죠. 역사란 아는 만큼 보이니 말입니다.

 

왕릉은 무덤입니다. 무덤하면 왠지 으스스하고 음산하게 느껴지지만, 왕릉은 너무나도 잘 조성된 공원이기도 합니다. 저 역시 가족과 참 많은 곳을 다녀봤지만, 생각해보면 딸아이가 정말 마음껏 뛰어놀고 즐거워했던 곳으로 생각되는 곳 두 군데가 있는데, 두 곳 모두 무덤이었습니다. 하나는 어느 해인가 어린이날에 찾았던 경주의 김유신장군묘이고, 또 한 곳은 어느 눈 많이 내린 겨울 찾았던 동구릉입니다. 잔디밭에서 마음껏 뛰어놀며 웃던 딸아이의 모습과 온통 눈밭인 왕릉 한 쪽에서 눈사람을 만들며 행복해 하던 딸아이의 모습은 쉽게 잊히지 않을 순간이었으니 말입니다. 아무래도 또 하나의 행복한 추억을 만들기 위해 왕릉으로의 가족 여행을 계획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책을 통해, 조선 시대의 왕릉에 대해 먼저 친밀감을 가지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수확이 아닐까 여겨집니다. 저자 역시 소풍을 겸한 휴식과 사색의 공간으로 왕릉은 적격이라 말합니다. 책을 통해 왕릉 속 인물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고, 그 가운데 인상적인, 그래서 더 깊이 만나고 싶은 왕을 찾아 소풍을 떠나는 것도 좋겠습니다.

 

책은 조선 시대 왕릉이 있는 곳들에 대해서, 왕릉의 구조에 대해서, 왕릉에 얽힌 사회정치적 의미에 대해서 등등 많은 것들을 이야기 해줍니다. 그러니 책은 왕릉을 여행하는 답사여행의 길잡이가 될뿐더러, 왕릉을 통해 역사를 알고, 사회정치적 내용들을 생각하게 하는 인문도서라 말할 수 있습니다.

 

책을 통해 공부하고 왕릉을 찾을 때, 더 많은 것들을 느끼고 알게 되리라 여겨집니다. 조선 시대 왕릉여행의 좋은 길라잡이가 될 책을 알게 되어 괜스레 배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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