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말이 왜 중요해? 다릿돌읽기
최은순 지음, 한수진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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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순 작가의 신간 바른 말이 왜 중요해?는 제목만 봤을 때엔, 이 책이 바른 언어 습관에 대한 교양서적일지, 동화일지 아리송했습니다. 책을 펼쳐 읽어보니, 이 책은 동화입니다. 물론, 동화가 전하는 메시지는 바른 말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교훈적 내용이 담겨 있지만, 이 책은 창작동화입니다.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태희는 방학을 맞아 한국의 사촌 보경이네 집에 왔습니다. 뉴질랜드에서 세계 어린이 기자단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태희는 그동안 뉴질랜드에 대한 기사만 써오다가 이번 기회에 한국에 대한 기사를 쓰고 싶었거든요. 이렇게 한국에 찾아온 태희는 보경과 함께 하는 가운데 새로운 언어들을 접하게 됩니다. 줄임말과 신조어들을 말입니다. 요즘 아이들이 사용하는 언어들입니다. 태희는 이런 언어들이 새롭게 표준말이 된 언어인줄 알고 열심히 배웁니다. 그리곤 그런 언어들을 사용하여 그동안 준비한 한국에서의 첫 번째 기사를 올리게 됩니다.

 

그런데, 반응이 엄청났습니다. 기자로서의 자질이 없다는 둥, 어린이 기자단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둥, 같은 한국인으로서 부끄럽다는 둥 너무나도 부끄러운 반응들이었습니다. 기자가 그런 말들을 사용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사실 태희는 그 언어들이 새롭게 표준말이 된 언어인줄 알고 열심히 공부해서 기사에 사용했거든요.

 

과연 태희는 이 실수를 다시 만회할 수 있을까요?

  

  

동화는 이처럼 우리의 언어 습관에 대해 문제제기를 합니다. 요즘 우린 듣도 보도 못한 언어들을 사용하곤 합니다. 그리곤 그런 언어를 알아듣지 못하면 마치 미개인인양, 아니 대화에 끼지 못할 구세대로 취급을 하곤 합니다.

 

물론, 언어란 것은 생물입니다. 살아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살아 있는 것은 변하게 마련입니다. 언어는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우리가 멀리 갈 것도 없이 표준어를 사용하되 30년 전의 맞춤법을 사용한다면, 그 사람은 배움이 부족한 사람 취급을 받게 되거나, 완전 구세대로 여겨질 겁니다. 이처럼 언어는 시대에 따라 자연스레 변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요즘 신세대들의 언어는 언어 파괴 수준에 있습니다. 저자는 바로 이런 사태를 염려하며 바른 언어 사용에 대한 메시지를 동화에 담았습니다.

 

동화 속 태희가 올린 기사 속엔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우리가 한글을 지켜야 하는 이유는 단지 옛 것을 보존해야 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줄임말과 신조어 사용은 세대 간의 소통을 끊어 놓는 아픔으로까지 이어집니다.(115)

 

그렇습니다. 언어 파괴 수준의 언어 사용은 세대 간의 소통을 끊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세대 간의 소통이란 측면에서도 바른 언어 사용이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말을 파괴하는 것이 아닌 멋지게 제대로 사용하는 습관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언어는 생물입니다. 그러니, 요즘 젊은이들이 사용하는 모든 언어를 언어파괴의 주범이라 볼 것만은 아니라고 여겨집니다. 이미 사회 전반에서 마치 표준어처럼 사용되고 있는 언어라면, 굳이 외면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생각도 없지 않습니다. 적절한 균형감각 역시 필요하단 생각입니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우리말의 예쁜 단어들, 예쁜 표현들을 잘 이어나가는 노력 역시 필요하고요. 최은순 작가의 동화 바른 말이 왜 중요해?는 우리의 한글, 우리의 언어가 얼마나 소중한지, 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왜 필요한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좋은 동화임에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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