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에타이 할아버지와 태권 손자 - 제4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대상 수상작 웅진책마을
김리라 지음, 김유대 그림 / 웅진주니어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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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리라 작가의 무에타이 할아버지와 태권손자는 제4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대상 수상작(2010)입니다. 다문화가정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주인공 관우의 엄마는 한국사람, 아빠는 태국사람입니다. 그래서 얼굴이 다른 친구들보다 조금 검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국동섭과 그 일당들은 관우를 태국 간장이라 부르며 조롱합니다. 그런 관우네 태국 할아버지가 한국에 오게 되었습니다. 이빨이 듬성듬성 빠지고, 낡은 바지를 입은 태국 할아버지의 모습에 관우는 창피하기만 하죠. 말도 통하지 않고요.

 

하지만, 그런 태국 할아버지와 함께 하는 며칠의 시간은 관우를 더욱 성장시켜주는 시간이 됩니다.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요?

 

동화는 먼저,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 겪음직한 고민을 재미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동화는 시종일관 무겁지 않고 유쾌하게 진행됩니다. 이런 유쾌함 가운데 고민과 갈등을 자연스럽게 풀어내고 있어 편하게 읽으면서도 메시지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는 동화입니다.

 

태국할아버지가 태국으로 돌아가지 못하도록 애쓰는 관우의 모습이 찡하게 울리기도 합니다. 할아버지의 바지를 감춰두면 돌아가지 못할까봐 감춰두는 순수한 마음. 그리고 그렇게 낡은 바지에 담겨진 사연은 잔잔한 감동이 되기도 합니다.

 

할아버지가 만든 젤리 역시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향한 우리의 시선을 돌아보게 해주는 장치처럼 느껴집니다. 태국할아버지가 만든 젤리는 고추 모양입니다. 빨간 고추 모양 젤리는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습니다. 반면 노란 고추 모양 젤리는 달콤한 과일향이 나고요. 그런데, 할아버지는 빨간 고추 모양을 먹으라고 줍니다. 관우는 당연하게도 이를 사양하고 노란 고추 모양 젤리를 먹죠. 달콤한 과일향이 나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그 속에 들어 있는 맛은 견디기 힘든 신 맛이랍니다. 관우 스스로 당한 거죠. 사실은 아무런 향이 나지 않아 매울 것 같은 젤리는 먹어보면, 아주 달콤한 맛이랍니다. 겉모습으로 판단할 수 없음을 이 젤리는 알려줍니다.

 

어쩌면 우리 역시 이런 시선으로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진 않은가 생각해보게 됩니다. 아이들의 겉모습이 조금은 우리와 다를 수 있지만, 그 아이들도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한국 사람이라는 사실. 바로 우리의 아들딸이라는 사실을 우리 스스로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린 여전히 겉모습으로 판단함으로 스스로 매운 젤리를 먹는 어리석은 모습은 아닌지 돌아보게 됩니다.

 

뿐 아니라, 할아버지는 젊은 시절 무에타이 선수였습니다. 그리고 관우는 태권도를 배우고요. 서로 할 줄 아는 것이 다릅니다. 하지만, 이들은 가족입니다. 서로 다른 문화, 서로 다른 말, 서로 다른 운동을 한다 할지라도 말입니다. 이는 다름과 하나됨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해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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