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탐험의 숨은 영웅 톰 크린
마이클 스미스 지음, 서영조 옮김 / 지혜로울자유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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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탐험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언뜻 떠오르는 사람들은 남극점에 최초로 도달했던 노르웨이 탐험가 아문센. 그리고 아문센과 같은 시기에 도전하였던 경쟁자였던 스콧. 여기에 위대한 실패자로 불리는 섀클턴이 아닐까 싶다. 특히, 섀클턴은 비록 남극 횡단은 시작부터 실패했지만, 오히려 28명의 대원들을 모두 살아 돌아오게 한 그 위대한 리더십, 모험의 여정이 위대한 실패로 불리며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남극 탐험 시대의 위대한 성취가 이들의 전유물은 아니라고. 이들의 명성에 가려져 간과되었던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그 가운데 한 사람이 바로 톰 크린이란 사람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위대한 탐험의 숨은 영웅, 톰 크린이다.

 

사실 이전에는 톰 크린에 대해서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가운데, 톰 크린이 얼마나 위대한 탐험가였으며, 영웅이었는지를 잘 알게 된다. 남극 탐험 시대의 가장 중요한 네 개의 탐험 가운데 세 번의 탐험에 참가했던 인물이기도 하며, 아울러 그 세 번의 탐험에서도 모두 결정적 공헌을 했던 사람이 바로 톰 크린이다.

 

톰 크린이 참여한 남극 탐험대는 1901년에 떠난 디스커버리호 탐험대(대장: 스콧, 섀클턴도 함께 참여), 테라노바호 탐험대(1910, 대장: 스콧, 이 여정에서 스콧은 사망한다.), 인듀어런스호 탐험대(1914, 대장: 섀클턴)이다.

 

책은 이렇게 톰 크린이 세 번의 남극 탐험대에 참여하게 된 과정을 위주로 순차적으로 잘 설명해주고 있다. 물론, 그 이전에는 톰 크린의 출생배경과 해군에 들어가게 되는 과정이 앞에 나오고. 이렇게 책을 따라 가는 가운데, 우린 진정 위대한 탐험가를 만나게 된다.

 

톰 크린은 다른 탐험가들과 달리 이 세 번의 여행에 대해 어떤 글도 남기지 않았다(아마 그의 교육 수준이 높지 못한 한계 탓이리라.).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톰 크린에 대해 다른 동료들의 글에 나오는 증언은 더욱 신빙성이 있지 않을까 싶다. 모든 동료들이 한결 같은 모습으로 칭찬하고 있는 톰 크린. 그렇다면 그는 남극 탐험 시대의 영웅들에게서도 영웅으로 인식되었던 사람인 셈이다. 하지만 감춰졌던 영웅.

 

그런 톰 크린을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가슴 벅차게 한다. 어떻게 한 인간이 거듭 그처럼 한계에 도전하며 모험을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위기의 순간들마다 동료를 구하기 위해 마지막 한 방울의 힘까지 짜내며 헌신하는 모습에 경외감도 들고.

 

이 책을 읽다보면, 잘못된 리더십은 무엇인지. 진정한 리더십은 무엇인지도 알게 된다. 아울러 동료를 위한 헌신이란 단어가 어떤 경우에 적합하게 들려지는 도 알게 되며. ‘사자의 심장이란 무엇인지도, 그런 사람이 영웅적 행동 이후에 보이는 겸손의 자세까지.

 

책은 제법 긴 분량이다. 게다가 글씨 역시 요즘 나오는 책들에 비해 다소 작은 편이다(이젠 어쩔 수 없이 노안이 오는 상황이라 조금 애를 먹기도.). 그럼에도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을 수밖에 없다. 한 영웅의 모습, 어느 하나 놓치고 싶지 않아서 말이다. 영웅에 갈급한 시대이기에 드러나 있지 않던 이런 영웅들을 다시 만나게 됨이 행복하다.

 

영웅의 모습을 보길 원하는 분들이라면, 위대한 탐험의 숨은 영웅, 톰 크린을 펼쳐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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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kim 2017-09-05 20: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섀클턴,인듀어런스 십수년이 흘렀군요.가슴뛰고 전율했었는데 톰 크린이라는 걸출한 행동대장이 있었다는 것을 이제야 알다니, 당장 읽어 봐야 겠네요.

중동이 2017-09-06 10:10   좋아요 0 | URL
저도 인듀어런스란 책으로 섀클턴을 알게 되었는데, 이 책도 좋더라고요. 섀클턴만이 아닌 또 다른 영웅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