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벌레의 복수 시공주니어 문고 1단계 63
이상권 지음, 김유대 그림 / 시공주니어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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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권 작가의 애벌레의 복수는 시공주니어 문고 독서 레벨 1(초등학교 저학년 이상 권장)에 속하는 동화입니다. 애벌레의 복수라니 어떤 복수인지 궁금하네요. 동화 속에 등장하는 애벌레는 매미나방애벌레라는 녀석이라고 합니다. 찾아보니 어린 시절 많이 봤던 녀석이네요.

    

사진출처 : 환경교육숲해설4기 카페에서 갈무리

 

이 녀석 누군가에게는 예쁘게 보이겠고, 또 누군가에게는 징그럽게 보일 녀석입니다. 어린 시절 이 녀석의 예쁜 모습에 많이 잡았던 기억, 그리고 또 많이 죽였던 기억이 납니다. 동화는 바로 저와 같은 아이들을 향한 애벌레의 복수입니다.

 

이 애벌레가 엄청나게 커집니다. 닭만큼, 어린이들 몸짓만큼 말입니다. 그러니 아무도 애벌레를 어떻게 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합니다. 게다가 사납게 화를 내고, 독침을 날리기도 합니다(실제 매미나방 애벌레는 독성이 있어 피부병을 유발한다고 합니다.). 과연 이런 애벌레의 복수를 누가 막을 수 있을까요?

    

동화 속 애벌레의 복수를 보며,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작가는 커다란 애벌레의 복수를 통해 자연을 사랑하자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말입니다. 누군가는 매미나방 애벌레가 해충이라고 죽여야 한다고 말할 겁니다. 하지만 또 누군가는 해충이란 기준이 극히 인간 위주의 기준이라고 반박할 수도 있겠죠. 무엇이 옳은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동화는 언제나 당하기만 하던 애벌레의 복수를 이야기합니다. 누구나, 아무리 약한 존재라 할지라도 마냥 당하고만 있진 않을 거라는 경고의 소리 아닐까요.

 

또 다른 시각으로는 괴물처럼 무시무시한 애벌레의 모습은 애벌레를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선을 상징하지 않을까 싶어요. 대부분의 시선으로는 꿈틀꿈틀 애벌레들의 모습이 혐오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움찔 뒷걸음치는 것이 어쩜 당연한 반응 아닐까요?

 

이렇게 혐오스럽고 꺼리게 마련인 애벌레이지만, 그래서 마치 괴물처럼 느껴지는 녀석들이지만 결국에는 예쁜 나비(실제로는 나방)로 탈바꿈하게 됨을 동화는 보여줍니다. 우리가 혐오스럽게 여기는 그 모습만이 진짜 모습이 아니라 멋지고 아름다운 모습도 그 안에 감춰져 있음을 이야기하는 것 같아요.

    

게다가, 생각해보니 시골에서 자란 제 어린 시절엔 이 녀석들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놀았던 기억이 있어요. 특히 이 녀석은 두 가지 색깔이 또렷이 구분되어 예쁘고 특별하게 느껴지기도 했거든요. 독성이 있다고 하는데, 이 녀석을 아무리 가지고 놀아도 가려움증을 앓았던 기억은 없습니다. 물론 노란쐐기나방의 애벌레 같이 쏘이면 벌에 쏘인 것처럼 아픈 녀석들은 당연히 기피대상이었지만, 요 녀석은 오히려 복슬복슬한 털을 만지며 놀던 기억이 납니다.

 

오늘 우리 주변에 있는 이들도 겉모습이 추레하거나 때론 꺼리고 싶은 모습일지라도 그것이 그 사람의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우리 아이들이 이 동화 애벌레의 복수를 읽고 난 후 애벌레를 무서워하게 될까요? 아님 친근하게 느끼게 될까요? 그건 이 동화를 어떤 마음으로 읽느냐에 달리지 않을까요? 언제나 괴롭힘만 당하던 약자 애벌레를 향한 연민의 시선으로 동화를 읽는다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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