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장사꾼 - 로알드 달의
로알드 달 지음, 김세미 옮김 / 담푸스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이야기꾼인 로알드 달의 『초콜릿 장사꾼』은 기존에 갖고 있던 로알드 달의 이미지와 상당히 다른 작품이다. 아동 문학의 거장이라 일컬어지는 로알드 달이 이처럼 야한 소설도 썼구나 싶다. 이 소설은 대부분의 서점에서 청소년소설로 분류하고 있다. 출판사에서도 아마 청소년소설로 출간한 듯싶다. 하지만, 그러기엔 너무 야하다(외설적이다 할 만큼 말이다.). 성행위의 묘사가 사실적이고 상세하게(?) 언급되지 않는다 뿐이지, 실제적으로는 수많은 성행위들이 언급되고 있다(아니,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단지 성기들의 명칭만이 모호하게 기록되어 있을 뿐.). 그렇기에 청소년소설보다는 성인소설로 분류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해서 외설적이어서 실망이라는 말은 아니다. 엉큼하게도 역시 야한 소설이 재미지다. 이 소설 『초콜릿 장사꾼』은 세 단어로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야하다. 유머러스하다. 그리고 기발하다. 그렇다. 작가가 작심하고 성인 독자들을 대상으로 쓴 소설이이기에 야하지만, 야한 것만 있진 않다. 나중엔 야하다는 생가보다는 이 재미난 모험의 끝이 어디일지 궁금함으로 소설에 몰입하게 된다. 역시 로알드 달은 최고의 이야기꾼이구나 싶도록 유머러스하고 재미나다. 뿐 아니라 그 내용이 어찌 이런 상상을 할 수 있을까 싶게 기발하다.

 

대단히 야하지만, 기발한 아이디어로 모험을 즐기는 오스월드 삼촌(카사노바, 돈 주앙을 뛰어넘길 꿈꾸는 사내)이 주인공이다. 소설은 오스월드가 자신의 엄청난 부를 축적하게 된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형식이다. 영리한 오스월드는 대학에 조기 입학하게 되는데, 학칙에 의해 입학 허가 연령이 되기까지 1년 남은 기간 동안 프랑스로 넘어가 어학공부를 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그곳에서 엄청난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바로 엄청난 정력제를 만들어 판매한 것.

 

프랑스로 떠나기 전 집에서 친구들과 파티를 하던 중, 우연히 찾아온 아버지의 친지 그라우트 소령에게서 영웅담을 듣게 된다. 그건 바로 수단의 가뢰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 가뢰란 곤충의 가루를 조금만 먹어도 그 사람은 최고 변강쇠가 된다는 것. 이런 믿지 못할 허풍스러운 이야기를 오스월드는 마음에 두었다가 프랑스로 건너가자마자(부모의 간섭에서 벗어나자마자) 수단 가는 배를 탄다. 그리곤 가뢰 가루를 잔뜩 구입한다. 이 가루를 적정량을 집어넣은 알약을 만들게 되고, 이 가루를 프랑스의 고위층에게 엄청나게 비싼 가격에 판매를 한다. 이렇게 엄청난 돈을 모은 그는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고, 또 하나의 새로운 사업 계획을 꿈꾸게 된다.

 

대학에서 친해진 워즐리 교수로부터 엄청난 아이템 아이디어를 얻게 된 것. 바로 교수가 개발하여 아직 학계에 발표하지 않은 기술인데, 다름 아닌 황소 인공수정 기술과 정자 냉동 기술이다. 오스월드는 이 기술을 이용하여 엄청난 사업 계획을 세운다. 그건 바로 이 시대 최고의 천재들, 예술가들, 작가들, 그리고 각국의 왕들을 정자를 구해 냉동시킨 후, 이것을 고가에 판매할 계획을 세운 것. 위대한 2세를 꿈꾸는 부유한 부인들에게 이 놀라운 냉동정자를 인공수정 시키려는 것. 그것도 엄청난 고가에 말이다.

 

이 일을 위해 오스월드는 엄청나게 예쁘고 섹시한 여대생을 섭외하게 되고 이 여성과 함께 말도 안 되고, 엄청나며, 야하고, 기발한 모험을 시작하게 된다. 과연 이 모험의 끝은 어디일까?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이 소설 『초콜릿 장사꾼』은 청소년 소설로는 그리 적합한 것은 아닌 듯 싶다. 하지만, 성인들이 읽기에는 너무나도 유쾌하고 야하면서도 재미나다. 역시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참, 책 제목이 왜 『초콜릿 장사꾼』인지 이야기를 빼먹었다. 오스월드가 엄청난 미녀 야스민과 함께 야하고 섹시하고 외설적인 모험을 감행할 때, 그들 천재들에게 먹일 가뢰 가루가 바로 이 초콜릿에 들어 있다. 혹시, 이 소설을 읽고 가뢰 가루를 찾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말자. 소설은 소설일 뿐. 이 초콜릿은 로알드 달의 머릿속, 그 상상의 세계에나 존재할 테니 말이다. 하지만, 눈을 크게 뜨자. 혹시 아는가? 오스월드가 실수하거나 아니면 연민의 마음으로 이 초콜릿 한 상자 배달해 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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