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버 트위스트 위대한 클래식
찰스 디킨스 지음, 이원희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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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용하우스의 <위대한 클래식> 시리즈 8번째 책이 나왔습니다. 찰스 디킨스의 『올리버 트위스트』입니다. 너무나도 유명한 이야기죠. 올리버 라는 고아아이가 런던 뒷골목에서 겪게 되는 이야기. 한 불우한 아이가 자신을 함몰시키려는 어두운 손길들을 이겨내고, 결국엔 행복을 찾게 된다는 이야기이면서, 또 한편으로는 당시 영국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고발하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이 책은 어린이용으로 각색된 책입니다만. 읽으면서 몇 가지 놀란 점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역시 찰스 디킨스란 이름, 그 명성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알게 되었답니다. 또한 책을 읽으며, 아하~ 이런 내용이었지 하며 어린 시절 읽은 책의 내용이 새록새록 떠오른다는 점도 놀라운 체험이었습니다. 다 잊어버린 줄 알았던 내용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는 것 기분 좋은 순간이더라고요(물론, 모두 다 떠오른 건 아니지만요.). 아울러 어린 시절의 추억도 간간히 떠오르기도 하고요. 어쩌면 이런 고전이 갖는 가장 큰 힘은 대를 이어가며 그 느낌을 공유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이 책을 읽은 우리 아이들이 내 나이쯤 되었을 때, 그들 아이들의 책을 고르며 지금 나와 같은 경험을 또 하겠죠. 왠지 이런 순간이 축복이구나 싶기도 합니다.

 

또 하나 『올리버 트위스트』는 결코 따분한 고전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였던가 싶을 정도더라고요. 완역본을 읽어보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말입니다. 물론, 각색되어진 이 책 역시 어린이들에게는 충분히 재미납니다. 자연스럽게 스토리가 진행되고 있어 마치 원래 이렇게 써진 것 같은 느낌마저 들 정도로 말입니다. 고전이지만, 요즘의 미스터리 소설과 비교하여 전해 손색이 없을 것 같은 느낌도 갖게 하고요. 그래서일까요? 더욱 완역본에 대한 갈증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내용 속에서 기억에 남는 몇 가지를 적어봅니다. 아무래도 올리버의 아름다운 인성이 돋보입니다. 소매치기로 몰리기도 하고, 도둑의 누명을 쓰기도 하고, 지속적으로 범죄의 종용 속에서도 여전히 굳은 심성을 지켜내는 올리버의 모습은 오늘 우리 모두에게 귀감이 되는 모습이 아닐까 싶어요. 온통 시궁창과 같은 더러운 현실 속에서도 오염되지 않은 한 줄기 밝은 빛처럼 느껴지는 올리버의 모습이 아무래도 이야기를 더욱 멋지게 만들지 않나 싶어요. 우리 아이들 역시 세상이 아무리 어둡다 할지도 이처럼 밝게 성장하고 세상을 살아내길 바라게 됩니다.

 

게다가 온통 희망이 보이지 않을, 이처럼 불행할 수 없겠구나 싶을 그런 불행의 웅덩이 속에서도 주저앉지 않고 결국엔 해피엔딩을 끌어내는 모습도 멋집니다. 우리네 인생도 결국엔 이처럼 해피엔딩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당시 타락한 범죄자들뿐 아니라, 공직에 있는 자들의 타락함도 눈에 들어옵니다. 본질을 상실한 자들의 모습 말입니다. 구빈원 위원회가 하는 일은 마땅히 고아들의 편의를 위해 수고하는 일이어야 하겠죠. 그런데, 그들이 하는 일이란, 어떻게 하면 골치 아픈 고아들을 내쫓을까 하는 거죠. 그래서 굶어 죽을 정도로 음식을 제공함으로 굶어 죽기 싫으면 나가 구걸하는 삶을 살게 하려는 그들. 본질을 상실한 자들의 모습은 어쩐지, 오늘의 모습과도 오버랩 됩니다. 본질을 상실한 지도자들 말입니다.

 

국가를 위해 자신들이 존재한다는 본질을 상실하고, 자신들을 위해 국가가 존재하고 권좌가 주어졌다고 착각하는 인생들 말입니다. 부끄러운 인생들이지요. 이런 인생들이 여전히 우리네 삶 속에 가득하다면, 우리네 삶은 『올리버 트위스트』 속의 온통 어둡고 부패하고 냄새 진동하는 런던 뒷골목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도 생각해보게 되네요. 그래서 답답하기도 하고요.

 

아무튼, <위대한 클래식> 시리즈는 어린이들에게 고전의 기쁨을 접하게 해주는 너무나도 좋은 시리즈임이 분명합니다. 그 가운데 『올리버 트위스트』는 단연 돋보이며 환하게 빛나고 있답니다. 우리 아이들이 올리버를 만남으로 아이들의 인생 역시 환하게 빛나게 되길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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