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범스 24 - 저주 받은 소원 구스범스 24
R. L. 스타인 지음, 김숙경 그림, 노은정 옮김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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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박스(비룡소)에서 번역 출간되고 있는 『구스범스』시리즈 24번째 책은 「고스트 캠프의 비밀」이다(원서로는 12번째다. Be careful what you wish for, 1996). 과연 이번 이야기는 어떤 오싹한 기쁨을 맛보게 될까 기대하며 책장을 펼치는데, 이번 이야기는 어째 오싹하지 않다.

 

대신 재미나다. 그리고 주인공 사만타는 괴롭히는 아이들을 향해 분을 내기도 한다. 물론, 오싹한 부분이 나오긴 하니 오싹한 즐거움을 기다리는 독자들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사만타는 멀대 같이 키가 크지만 키가 큰 만큼 굼뜨고 어리바리한 여학생이다. 자신의 발에 걸려 넘어지기 일쑤인 여학생. 여학생뿐 아니라 남학생을 통틀어 가장 키가 큰 여학생. 그래서 사만타를 괴롭히는 주디스와 애나는 사만타를 ‘황새’라 부르며 날아가 버리라고 놀리곤 한다.

 

사만타는 키가 큰 탓에 농구부원이다. 하지만, 앞에서 말한 것처럼 동작이 느리다. 그러니 키는 가장 크지만 농구 역시 제대로 하지 못하는 어리바리 선수다. 그래서 더욱 주디스에게 놀림과 책망을 받기도 한다(주디스는 농구를 가장 잘하는 아이로 농구부 주장이다.).

 

이런 사만타가 하루는 길 잃고 헤매고 있는 아주머니를 만나게 되어 길을 알려준다. 친절하게 그곳까지 안내한 사만타에게 이 여인은 소원 세 가지를 말하란다. 그럼 들어주겠다고. 사만타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고사하지만, 끈질기게 소원을 말하라는 여인에게 첫 번째 소원을 말한다.

 

그건 바로 ‘우리 농구 팀에서 제일 잘하는 선수가 되는 것’. 과연 이 소원이 이뤄질까? 그렇다. 소원이 이루어진다. 그런데, 문제는 사만타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 사만타의 농구 실력은 그대로 인데, 다른 부원들의 실력이 하루아침에 형편없게 변한 것.

 

그 뿐 아니라, 모두가 시름시름 앓기 시작한다. 물론, 사만타를 괴롭히는 주디스 역시. 사만타는 주디스가 어떻게 될까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걱정하기 시작하지만, 주디스와의 관계는 더욱 악화되기만 하고, 급기야 사만타는 두 번째 소원을 말하게 된다.

 

“주디스가 이 세상에서 사라졌으면 좋겠어! 진짜야.”

 

과연 이 소원도 이루어질까? 결론적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역시 사만타가 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오히려 이 일로 사만타는 엄청난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이 부분은 오싹한 기운이 등을 슥~하니 지나게 된다. 과연 사만타와 주디스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이번 이야기, 「저주 받은 소원」 역시 재미나다. 아울러 이 이야기는 청소년들의 괴롭힘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사만타를 향한 주디스의 괴롭힘은 사만타의 마음에 미움을 키워내고, 이 미움은 종국에는 저주가 되어 주디스를 향하게 된다. 물론, 그 영향은 사만타 역시 받게 되어 어려움에 처하게 되고. 누군가를 괴롭히는 것이 이렇게 미움, 그리고 저주로 흘러가게 됨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진다. 우리 아이들이 누군가를 이처럼 괴롭히는 일이 더 이상 없게 된다면...

 

또 하나 이번 이야기에서는 반전이 두드러진다. 사만타의 소원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그 소원들 안에는 모두 반전이 있다. 결국 소원 성취로 가장 힘겨워 하는 이는 사만타임을 생각할 때, 우리가 품는 허황된 소원의 결과 역시 어쩌면 이처럼 허망한 결과를 낳게 될 수도 있음을 생각게 한다.

 

아무튼 이번 이야기 역시 재미나다. 은근한 오싹함과 함께 재미나서 깔깔 웃게 해주는 이야기다.

원래 마법을 걸 때는 그 결과를 예측하기가 힘든 법이야(1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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