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기억하고 싶은 사랑이 있다 - 사랑 때문에 혼자이고 싶은 날 쓰고 그린 이야기
조선진 지음 / 북라이프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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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나의 서른』으로 만났던 조선진 작가의 글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이번 책의 제목은 『손으로 기억하고 싶은 사랑이 있다』이다. 왜 ‘손으로 기억하고 싶은 사랑’일까? 이번 책에서도 작가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때론 달달하고, 때론 아프고, 때론 먹먹하고 애틋한 사랑들을 때론 에세이처럼, 때론 시처럼 써나가고 있다.

 

어쩜 작가가 경험했거나 느꼈던 다양한 사랑의 느낌, 감정들, 작가가 꿈꾸는 사랑의 순간들을 손으로 써나가며 글로 만드는 그 작업을 염두에 둔 제목일 수도 있겠다. 아울러 이 책 안에는 작가의 글들만이 아닌 다양한 출처에서 뽑아온 사랑에 대한 짧은 문구들 역시 수록하고 있다. 이 경우엔 옆 페이지가 깨끗하게 비어 있다. 그곳에 독자들이 사랑의 문구를 필사해볼 수 있도록 말이다. 이렇게 사랑의 감정들 느낌들은 작가의 손으로 기억하는 작업을 통해 글이 되며, 또한 독자들의 필사를 통해 사랑이 손으로 기억된다.

 

작가는 자신들의 글을 네 부분으로 나누고 있는데, Part1. “나, 그리고 너” 에서는 시작하는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때론 서툴지만 예쁘게 시작되는 사랑들. 사랑이 시작될 때의 그 설렘. 자꾸 상대를 궁금해 하고, 상대를 향해 한껏 마음을 여는 작업의 순간들. 이처럼 시작되는 사랑, 예쁜 순간들을 노래한다.

Part2. “우리” 에서는 ‘~ing’의 순간들이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는 시간들을 노래한다. 함께 하며 서로에게 물들어가는 시간들. 이 안엔 소소한 행복이 있다. 함께 걷고, 함께 한 곳을 바라보고, 수줍은 듯 손을 잡고 걷는 순간들.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동기부여가 되어 나를 발전시켜 나가는 예쁜 순간들. 함께 하는 것만으로 서로를 빛나게 해주는 그런 순간들에 대해 작가는 노래한다.

Part3. “다시 나, 그리고 너” 에서는 이별을 맞은 사랑에 대해 노래한다. 이별 뒤의 아픔, 여전한 그리움, 때론 상대를 원망하기도 하고 마음이 한껏 뾰족해지기도 하는 순간들. 헤어짐을 애써 부인해보기도 하는 순간들. 이런 헤어짐에 대해 노래한다.

 

흔히들 사랑을 잃는다고 표현하잖아. 그런데 난 그렇게 생각해. 이별이란, ‘너와 나의 사랑’에서 그저 너와 내가 빠지는 거야. 그래서 헤어진다는 것은, 사랑을 잃은 게 아니라 사랑만 남는 거야.(168쪽)

 

헤어짐은 아프다. 하지만, 이처럼 알고 보면 사랑만 남는 것이기에 헤어짐 역시 또 하나의 아름다움이다.

Part4. “다시, 우리” 에서는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또 하나의 사랑을 노래한다. 이별의 순간은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여겨지지만, 이 아픔의 상처를 잊게 해주는 것은 또 하나의 사랑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이런 사랑을 노래한다.

사랑에 대해 노래하는 것이 이렇게 예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누군가는 그 흔한 사랑타령을 하고 있는 책이라 폄하할 수도 있겠다. 너무 가벼운 것 아니냐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사랑이야말로 우리의 삶에 가장 소중한 부분 아닌가. 그렇기에 그 사랑에 대해 이처럼 공감할 수 있고 그 다양한 사랑의 감정을 손으로 기억하며 글로 만들어 낼 수 있음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능력 아닐까?

 

책 속에는 예쁜 글들 뿐 아니라, 예쁜 그림들도 있다. 그 가운데 같은 장면(내지는 유사한 장면)이 각 단락에 나오는 그림을 발견했다. 처음, 사랑하는 이를 만나러가는 장면, 그리고 함께 하는 순간, 이별 뒤 홀로 돌아가는 모습,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사랑(그림도 새싹이 돋는 봄날이다. 이처럼 다시 사랑의 싹은 틔게 된다는 의미이겠지.)을 보여주고 있다. 어쩐지 모든 그림이 다 예쁘다. 사랑은 언제나 예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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