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고 즐겁고 재미있는 어린이책을 만든 장혼 (2017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도서) 창의력을 길러주는 역사 인물 그림책
박혜숙 글, 이창민 그림 / 머스트비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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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의 인물을 만난다는 것은 언제나 묘한 즐거움을 줍니다.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 느낌도 있어 즐겁습니다. 특히, 힘겹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의 삶을 일으켜 세우고, 뭔가를 이루어 낸 분들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여기 그처럼 멋진 분을 만나게 해주는 어린이 책이 있습니다.

 

동화작가 박혜숙 작가의 『쉽고 즐겁고 재미있는 어린이 책을 만든 장혼』이란 그림책입니다. 도서출판 머스트비에서 금번 출간된 책으로 <창의력을 길러주는 역사 인물 그림책> 시리즈에 속한 책입니다.

 

장혼이란 분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이분은 조선시대 중인으로 조선시대 책을 만드는 관아인 교서관(校書館)의 사준(司准, 종8품)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쉽게 말해 국가에서 운영하는 출판사의 직원으로 책을 교정하고, 만드는 일을 했던 분입니다. 종8품, 비록 낮은 관직이었지만, 중인으로서 그 자리에 올라 국가의 일을 감당했다는 점이 뭔가 가슴을 뜨겁게 합니다.

 

게다가 이분은 6살에 소아마비를 앓아 한쪽 다리를 절었다고 합니다. 이런 장애를 딛고 관직에 올랐던 중인 출신 장혼. 왠지 이것만으로도 이분이 멋져 보입니다.

 

그런데, 진짜 이분의 업적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어린이 교재를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어린 시절 양반집 아이들이 글공부하는 것을 부러워하였던 장혼은 후에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며 보다 더 쉽고 재미나게 아이들이 배울 수 있는 교재의 필요성을 느끼고, 교재를 만들기에 이릅니다. 그것이 바로 <아희원람>이라고 하네요. 이 책에는 자연 형상, 사람과 동물의 특징, 의식주와 일상용품, 건국 신화와 지명, 나라의 풍속과 놀이, 인간의 수명과 부귀 이야기, 기상이변 현상, 역사적 인물과 재주 있는 인물 이야기, 왕조와 왕 이야기 등 열 가지 주제가 담겨 있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청소년을 위한 학습서 <몽유편>, 본인의 시문집 <이이엄집> 열네 권도 만들었다고 합니다. 아쉽게도 <이이엄집>은 인쇄하지 못하고, 손으로 쓴 필사본만 만들었다고 하네요. 이분의 호가 이이엄인가 봐요. 장혼이 살던 옥류동 집이 ‘이이엄’이기 때문이라고 하네요(마치 신사임당이 살던 곳이 ‘사임당’인 것처럼 말이에요.). 그런데 이이엄이란 뜻은 당나라의 시 “허물어진 집 세 칸이면 그만”이란 구절에서 따온 거래요. 그나마 이 세 칸 집조차 돈이 없어 십 년이 넘게 걸려 지었다고 하네요. 장혼이란 분의 삶의 궁핍함과 함께 소박함과 자족하는 삶을 느끼게 합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 어린이들이 우리 역사 가운데 이처럼 멋진 분들이 정말 많았음을 알고 자긍심을 가질 수 있다면 좋겠네요. 아울러, 장혼 이분처럼 멋진 꿈 한자락 품고 이루어가는 다음세대들이 되면 좋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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