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김이 떡볶이에 빠진 날 내친구 작은거인 53
최은옥 지음, 지우 그림 / 국민서관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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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은 학교에서 인기가 많아요. 그건 엄마가 분식집을 하기 때문이에요. 아름이 이름을 딴 <한아름 분식>. 아름이네 엄마가 해서가 아니라, 이곳 떡볶이는 너무 맛있어요. 그래서 친구들이 즐겨 찾는 답니다. 아름이네 엄마는 아빠가 돌아가신 후 한동안 웃지도 않았대요. 마치 시든 화초처럼 기운 없이 지냈답니다. 그런 엄마가 분식집을 시작하며 웃는 날이 많아졌다니, 아름에게 이 분식집은 단순히 생계를 위한 것만은 아니겠어요.

그런 아름에게 큰 시련이 찾아옵니다. <한아름 분식> 바로 옆에 또 다른 분식집이 생겼어요. 분식집 이름이 <정겨운 분식>이래요. 아름이 단짝 친구 다운이 동생이 정겨운 인데, 혹시? 맞아요. 다운이네 아빠 회사가 망했대요. 그래서 분식집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하필이면, 아름이네 분식집 옆이랍니다. 이때부터 그렇게 친하던 아름과 다운의 사이가 멀어졌어요. 서로 친구들을 자기네 분식집에 데려가려 할뿐더러, 나중엔 서로의 분식집을 비방하기도 한답니다. 이 둘 사이 이대로 괜찮을까요?

최은옥 작가의 신작 동화 『튀김이 떡볶이에 빠진 날』은 이처럼 친한 친구사이였지만 부모님 가게가 서로 경쟁관계가 됨으로 생기게 되는 갈등, 그리고 갈등을 넘어선 화해를 다루고 있습니다. 갈등이 해결되는 비결은 바로 튀김이 떡볶이에 빠지게 되는 겁니다. 아름이네 엄마의 떡볶이 실력은 대단하답니다. 그에 비해 튀김은 썩 좋진 않아요. 그런데, 다운이네 아빠의 튀김 실력은 또 대단하답니다. 만약 이 둘이 하나로 합쳐질 수 있다면 어떨까요? 게다가 튀김을 맛난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으면 더욱 맛있잖아요.

이 동화는 초등 중학년 대상의 동화입니다. 갈등을 넘어 하나 되는 모습이 멋지네요. 무엇보다 서로 경쟁하고 미워하기보다는 둘이 함께 하나 될 때, 놀라운 맛을 낼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답니다. 단지 이 동화를 읽다보면 자꾸 분식이 먹고 싶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네요.~

 

동화 속엔 <한아름 분식>과 <정겨운 분식>의 경쟁이란 위기만 있는 게 아닙니다. 더 큰 위기가 찾아옵니다. “하늘 똥구멍을 찌를 것처럼 높고 번쩍거리는 데다 없는 게 없”는 상가에 유명 프랜차이즈 분식집이 생긴 겁니다. <한아름 분식>도 <정겨운 분식>도 손님을 다 빼앗겼고요.

 

이에 아름은 그곳 <윈윈 푸드> 음식 맛이 얼마나 좋은지 정탐하기 위해 그곳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처럼 나무 뒤에서 가게 안을 유심히 바라보는 다운의 모습을 보게 되고요. 이 장면이 유독 마음을 울리네요.

 

다운이는 선뜻 가게 안으로 들어가지도, 줄에 가서 서지도 않았다. 어줍게 머뭇거리며 사람들만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다운이가 어떤 마음으로 거기 서 있는지 알 것 같았다. 이상하게 울컥하더니 가슴 한편이 시큰했다.(65쪽)

어쩌면 이 장면이야말로 진짜 화해, 진짜 하나 됨의 단초가 되지 않나 싶어요. 아름과 다운은 누구보다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니까요. 둘 사이엔 공감이 형성됩니다. 누군가의 사정을 공감한다는 것만큼 큰 힘이 있을까요? 공감의 능력이야말로 모든 위기와 갈등을 해소하고 화해를 향해 나아가게 하는 힘이 아닐까요? 이러한 공감의 능력이 내 마음 속에서 자라게 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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