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무, 리구철! 쉼어린이 그림책 시리즈
박영옥 글, 전수정 그림 / 쉼어린이 / 201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의 소원은 통일 / 꿈에도 소원은 통일 /

이 정성 다해서 통일 / 통일을 이루자 /

이 겨레 살리는 통일 / 이 나라 살리는 통일

통일이여 어서 오라 / 통일이여 오라.

 

우리 국민이라면 누구나 많이 불렀던 노래가 아닐까 싶네요. 저 역시 어린 시절 참 많이 불렀던 노래죠. 당시 초등학교에서는 수시로 이 노래를 불렀던 기억입니다(정말 수시로 불렀는지는 모르겠지만, 기억이 그렇습니다.). 그리고 당시에는 이 노래의 가사처럼 모든 국민들이 통일을 소원으로 품고 기도하고 있다고 생각했었죠. 그러다, 통일이란 게 어린 동심으로 불렀던 노래처럼 모두가 원하는 것만은 아님도 알게 되었고요. 그래서 또 많이 불렀던 노래이기도 하네요.

 

요즈음 우리들에게는 얼마나 통일에 대한 염원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통일대박론의 찬반을 떠나(이미 폐기처분된 것 같지만.), 통일은 그렇게 가벼운 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아울러 통일은 유익을 넘어서는 것 같고요(물론, 무시할 순 없겠지만요.). 통일은 무엇보다 사랑이 아닐까 싶어요. 우리의 형제, 우리의 동포에 대한 연민과 사랑, 그리움 그리고 서로 이끌리는 본능이 통일의 염원과 실천적 행동으로 이어져야 하지 않을까 싶고요.

 

박영옥 작가의 『내 동무, 리구철!』이란 동화는 그러한 통일의 염원을 담아낸 동화입니다. 아니, 그 염원, 그 소원이 이미 이루어졌음을 미리 우리에게 보여주는 동화네요. 동화 속에서는 이미 통일을 이룬 상태거든요. 이처럼 통일에 대한 당위성을 이야기하기보다는 이미 통일을 이룬 상태에서 주인공 홍식과 친구 구철 간의 아름다운 우정을 보여주고 있는 동화입니다.

 

이미 통일이 된 국토이니 남과 북은 이제 마음껏 왕래할 수 있습니다. 홍식의 할아버지 고향은 북녘입니다. 그곳엔 할아버지의 누이가 계시고요. 홍식네 가족은 종종 고모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북쪽 고향으로 향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곳에 가는 길은 험할뿐더러 교통도 여전히 좋지 않아요. 홍식에겐 언제나 차멀미를 하게 되는 고통스러운 길이죠. 게다가 고모할머니 댁 화장실은 재래식 화장실이고요. 그러니 홍식은 고모할머니 댁에 가고 싶지 않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렇지 않답니다. 그곳엔 홍식의 친구 구철이 있어요. 북녘 땅에서 태어나 자란 아이, 그래서 홍식과는 많은 문화적 차이가 있는 아이지만, 그럼에도 그 간극을 뛰어넘어 둘은 우정을 쌓아갑니다.

 

그곳 땅은 우리와 경제적 수준이 달라 아이들의 놀이도 다릅니다. 그저 산으로, 들로 뛰어다니며 놀 뿐이죠. 좋은 장난감은커녕, 막대기 하나 가지고 전쟁놀이 하는 것이 전부고. 동굴 속을 탐험하며, 땅따먹기 놀이를 하는 것, 나무 위에 올라 노는 것이 전부입니다. 하나도 재미없을 것 같은 모습입니다. 마치 우리의 3-40년 전의 모습으로 돌아간 것 같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홍식은 그곳에 가는 게 좋습니다. 친구가 있으니 말입니다. 물론, 둘 사이엔 갈등도 있고 다툼도 있어요. 그럼에도 그 모든 것을 이겨내며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우정이 참 멋지네요.

 

분명 실제 통일이 이루어진다면, 서로 다른 경제적 수준과 문화적 차이로 인해 우리에겐 어려움이 있을 겁니다. ‘대박’은 그 혼란을 이겨낸 훨씬 뒤에나 가능한 일이겠죠. 어쩌면, 우린 그 차이로 인해 더욱 고통스러울 수도 있겠고요. 하지만, 홍식과 구철 사이의 문화적 차이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경제적 수준의 차이 역시 그렇고요. 물론 다툼도 어려움도 있죠. 그럼에도 둘은 아름답게 우정을 쌓아가네요.

 

이 모습이 마치, 우리 민족이 장차 맞게 될 멋진 모습처럼 보이네요. 이 멋진 모습, 우리 모두 가슴에 담고 통일의 그날을 함께 꿈꾸며 나아가면 감격의 날이 우리에게 성큼 다가오게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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