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도우 헌터스 4 : 추락천사의 도시
카산드라 클레어 지음, 오정아 옮김 / 노블마인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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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도우 헌터스』시리즈 1-3권에 걸쳐 클라리와 친구들은 발렌타인과 대결한다. 특히, 3권에서는 악마들의 위협 아래에서 섀도우 헌터들의 영원한 고향이자 유리의 도시인 이드리드를 지켜낸다. 수많은 섀도우 헌터들과 다운월드에 속한 세력들 간의 연합을 통해.

 

이제 클라리와 제이스의 사랑을 막는 장애물이 없어졌다.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하지만, 3권 말미에서 발렌타인의 진짜 아들인 세바스찬(원래 이름은 조너던 모겐스턴이지만 편의상 세바스찬이라 부르는 것이 좋겠다. 제이스 역시 조너던 모겐스턴이라 불렸음으로.)의 시신이 사라졌음을 통해, 이제 4권부터 진행되는 이야기는 또 다른 악당이 누구인지를 추측할 수 있다.

 

이제 4권은 크게 두 가지 이야기를 중심으로 시작된다. 첫 번째 사건은 연달아 섀도우 헌터들의 시신이 발견된다. 처음엔 마법사의 영역에서, 다음엔 요정의 영역, 그리고 늑대인간의 영역에서 연달아 섀도우 헌터들의 시신이 발견된다. 섀도우 헌터들과 다운월드가 드디어 연합하고 새로운 평화적 분위기를 만들었는데, 이 평화를 위협하려는 누군가의 짓일까? 죽은 자가 말을 할 수 있다면 누구의 짓인지 알 수 있을 텐데 말이다. 그런데, 정말 죽은 자는 말을 할 수 없을까? 클라리는 자신에게 주어진 룬(섀도우 헌터스에서 일종의 부적과 같은 능력을 가진 그림 내지 문양)의 창조 능력으로 시신에 죽은 자가 말하는 룬을 그린다. 이제 죽은 자가 말을 한다. 그 범인은 바로 카밀. 뉴욕 뱀파이어의 우두머리였던 여인 카밀이 범인이었다. 하지만, 카밀 뒤에 진짜 범인이 도사리고 있음을 아무도 모른다. 카밀을 뒤에서 조종하는 이는 바로 릴리스. 최초의 악마이자, 세바스찬(조너던 모겐스턴)에게 피를 제공한 실제적 엄마.

 

두 번째 내용은 제이스와 클라리 간의 냉랭한 분위기다. 이제 둘 간의 사랑에는 아무런 장애물이 없으리라 여겼는데, 제이스가 자꾸 클라리를 피한다. 이유가 있다. 제이스는 계속하여 악몽을 꾼다. 그리고 그 악몽 속에서 제이스는 클라리를 죽이곤 한다. 반복되는 악몽으로 인해, 악몽이 혹 현실 속에서 이루어지지 않을까 걱정하여 클라리를 피하는 것.

 

제이스는 왜 이런 악몽을 계속하여 꾸게 되는 걸까? 그리고 이 악몽이 뜻하는 것은 무엇일까? 답을 알려주면, 이 악몽 뒤에도 릴리스가 있다. 최초의 악마이자, 대악마인 릴리스가 제이스를 조종하는 것. 그리고 이 조종 이면에는 릴리스의 진짜 목적이 있다. 그건 바로 세바스찬의 부활이다.

 

이처럼 『섀도우 헌터스』4권은 악마 릴리스와의 대결이 그 주된 내용이다(1-3편이 발렌타인과의 대결구도라면, 4편은 악마 릴리스와의 대결구도다.). 그래서일까? 4권의 부제는 「추락천사의 도시」다. 과연 이 대결에서 제이스와 클라리는 어떻게 될까? 어떤 모험이 그들 앞에 기다리고 있을까?

 

또한 이런 악마 릴리스와의 대결구도와 함께 4편에서는 뱀파이어 우두머리 카밀이 등장하기도 하고, 사이먼의 새로운 룸메이트 카일 역시 새롭게 등장하는 인물이다(진짜 이름은 조던이다. 사이먼의 여자친구 가운데 한 사람인 마야의 옛 애인.). 카일의 비밀은 프리터 루퍼스의 일원이라는 것. 프리터 루퍼스는 ‘늑대 수호자’라고 불리는데, 이들은 보호자가 없는 다운월드 사람들을 추적하여 그들을 무리로 이끌고 자신의 능력을 조절하는 법을 익히게 도와주는 일을 하는 무리다. 새롭게 늑대인간이 되거나, 뱀파이어가 되어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이들에게 그들의 새로운 정체성에 적응함으로 이 혼란기에 불의의 사고를 저지르지 않도록 돕는 이들이다.

 

여기에 4편에서 두드러지는 또 하나의 주제가 연결된다. 그것은 바로 정체성에 대한 끊임없는 물음이다. 클라리의 오랜 친구이자 뱀파이어가 된 사이먼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질문한다. 그리고 자신의 본능, 본성에 따르는 것이 정체성을 회복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것들을 억제하는 것이 옳은지 사이에서 갈등한다.

 

제이스 역시 마찬가지다. 제이스는 자신의 정체성을 두고 방황한다.

 

난 내가 누군지 모르겠어. 거울에 비친 나를 보면 스티븐 헤런데일의 모습이 보여. 하지만 난 라이트우드 가족처럼 행동하고 내 아버지처럼 말해. 발렌타인처럼 말이야.(341쪽)

 

이처럼,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 그리고 자신을 찾아가는 그 여정 역시 4권을 읽으며 관심을 갖게 되는 또 하나의 재미일 수 있겠다.

 

4권 말미에서 세바스찬이 살아나며, 제이스와의 관계에서 뭔가 새로운 일이 벌어지게 됨을 암시한다. 이제 5권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기대하며 책장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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