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기차의 정거장 책 읽는 교실 1
이순원 지음, 이주윤 그림 / 보랏빛소어린이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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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호네 부모님은 모두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해요. 아빠는 그래도 글을 배워 읽고 쓸 수 있지만, 엄마는 글을 배우지 못해 글로도 대화할 수 없어요. 어린 시절 수화도 배우지 못해 수화로 대화를 나눌 수도 없고요. 이런 부모님을 둔 준호는 듣지 못하는 불편함이 얼마나 큰지를 잘 알아요. 무엇보다 이런 장애를 가진 사람을 바라보는 세상의 불편한 시선도 너무 잘 알고요.

 

그런 준호에게 어느 날 앞을 볼 수 없는 또래 아이들과의 1박 2일간의 여행에 함께 할 기회가 주어진답니다. 봉평으로 문학여행을 떠나고, 또한 정동진까지 가서 바닷가를 보고 오는 일정이랍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여행에 함께 하게 된 준호는 놀라운 말을 듣게 됩니다. 이번 여행은 문학 여행임과 함께 사진 여행이라는 거를요. 앞을 볼 수 없는 시각 장애인들이 어떻게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준호는 의아해 합니다.

 

아울러 이 여행에서 짝이 된 동갑친구 영수와 나누는 대화를 통해, 준호는 장애를 가진 이들을 향한 더 많은 이해를 하게 되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는 여행이 된답니다.

 

이순원 작가의 예쁜 동화 『푸른 기차의 정거장』은 이처럼 듣지 못하는 부모님을 둔 준호가 시각 장애우들과 함께 1박 2일간의 여행을 떠나면서 배우고 느끼는 것들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장애를 가진 분들의 불편함을 생각해보게 할뿐더러, 이것을 넘어 장애를 가진 분들을 진정으로 이해하려는 마음이 필요함을 이야기하네요. 아울러 우리가 하게 되는 장애 체험 등을 통해 알게 되는 장애로 인해 겪는 불편함 그것이 결코 장애인들이 겪는 전부가 아님을 생각하게 합니다. 장애 자체의 불편함 뿐만 아니라, 이 한 가지에서 출발한 일상생활 속에서의 모든 활동에 담겨진 불편함도 이야기합니다. 특히, 주변의 편견 가득한 시선이야말로 이들을 더욱 힘겹게 하는 것임도 말하고요.

 

그런데, 왜 동화의 제목이 『푸른 기차의 정거장』일까를 생각해 봤어요. 사실 정동진 역은 동화 말미에 잠깐 등장할 뿐이거든요. <함께 꿈꾸는 이야기(작가의 말)>을 다시 읽어보니 왜 이 제목인지를 알겠어요.

 

우리는 어떤 일이든 함께 바라보고, 함께 듣고, 함께 걸어서 함께 앞으로 나가는 세상을 꿈꿉니다. 이 책은 그런 세상을 꿈꾸는 아이들의 이야기입니다. 아니, 우리들의 이야기입니다. 마음으로 더 밝고 더 환한 세상 속으로 우리가 탄 푸른 기차가 달려갔으면 좋겠습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어쩌면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이 땅은 푸른 기차가 출발하는 정거장일 수 있겠어요. 이 정거장에서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돕게 된다면 우린 함께 푸른 기차를 타고 작가의 말처럼 더 밝고 더 환한 세상 속으로 달려 갈 수 있겠죠. 하지만, 이 정거장에서 나만 생각하고, 나만 달려가길 원한다면 우리가 타고 가는 기차는 결코 푸른 기차가 되지 못할뿐더러, 아름다운 세상으로 달려가진 못하겠죠. 함께 가는 푸른 기차를 탈 수 있다면 좋겠네요.

 

기쁨이 서로 닿아 있는 것도 사랑이지만 아픔이 서로 마주 닿아 있는 것은 그보다 더 특별하고 깊은 사랑이었다. 아직 어리지만 준호는 그렇게 생각했다.(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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