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림방 글방 마음으로 읽는 역사동화
최주혜 지음, 윤종태 그림 / 머스트비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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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나에게 주어진 사명이 무엇일까 궁금해 할 때가 많습니다. 과연 신이 나에겐 어떤 사명을 줬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가장 쉽게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내 눈이 자꾸 어디로 향하는지를 보면 됩니다. 자꾸 내 눈길이 가는 곳, 그리고 관심이 가는 무언가, 그것을 생각할 때 왠지 선한 부담감을 갖게 되는 무언가, 그것을 생각할 때 가슴이 뛰는 그 무엇이 바로 신이 나에게 허락하는 사명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관심은 좋은 의미에서의 관심이어야 함은 당연하고요.

 

최주혜 작가의 『다림방 글방』은 바로 이런 사명을 발견하고 그 사명을 향해 나아가며 자신의 신분의 벽을 넘어섰던 조선시대의 한 소년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만수는 노비입니다. 여섯 살에 성균관 노비로 들어갔죠. 그런 만수는 성균관 유생들이 책을 읽는 소리가 너무 좋답니다. 그리고 자꾸 그 책 읽는 소리를 귀동냥합니다. 그러다 그만 누명을 쓰고 성균관에서 쫓겨나 낙우재라는 다림방으로 가게 됩니다. 다림방은 조선시대에 소를 팔던 가게라고 합니다. 물론, 이곳에서는 소고기를 팔기 위해 소를 잡기도 하고요. 바로 그런 곳에 몸을 의탁하게 된 만수는 그곳에서 홍 선비란 분을 만나게 됩니다. 우여곡절 끝에 홍 선비에게서 글을 배우게 되는 만수는 또 하나의 사건에 휩쓸리게 되죠. 바로 낙우재를 이끌어가는 백도수가 소도둑이라는 누명을 쓰고 붙잡히게 된 겁니다. 과연 이 사건의 진짜 범인은 누구일까요? 그리고 만수는 이 사건 앞에 어떻게 대처해나갈까요? 무엇보다 만수의 가슴을 뛰게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다림방 글방』의 주인공 만수는 노비입니다. 하지만, 그런 그는 글을 배우게 되고, 더 나아가 남을 가르치는 서당의 훈장님이 됩니다. 왜냐하면 이것, 글을 배우고, 남에게 글을 가르치는 것이야말로 만수의 가슴을 뛰게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작가는 이 가슴을 뛰게 하는 이것을 태양이라 비유합니다. 하늘에 있는 태양이 아닌, 누구나 자신만의 가슴에 품어야 할 태양, 즉 꿈인 거죠. 노비라는 신분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글을 배우고, 더 나아가 글을 몰라 부당한 손해를 입어야만 하던 사람들에게 글을 가르치게 되는 만수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가슴을 뛰게 하는 그 태양을 발견하고, 그 태양을 품고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를 이 동화는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태양은 하늘에만 있는 게 아니란다. 사람마다 자기만의 태양을 품고 있지. ... 자꾸 눈길이 가는 무엇,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는 무엇 말이다.(79쪽)

 

오늘 내 가슴 속에 담겨진 태양은 무엇인지 돌아보게 되네요. 내 가슴을 뛰게 하는 그것을 오늘도 붙잡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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