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낯설게
이힘찬 지음 / 경향미디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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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기 위해선 돈도, 시간도, 건강도 필요하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상쇄하고 남을 것은 여행을 떠나고자 하는 마음, 열정, 관심이다. 새로운 공간, 낯선 시간을 향한 여행에 대한 관심이 있다면 돈이 부족해도 떠날 수 있다. 여행에 대한 열정이 있다면 없는 시간 가운데 떠날 수 있는 시간을 내게 마련이다.

 

그런데, 이렇게 굳이 여행에 대한 관심과 열정, 마음을 가지고 시간을 내고 돈을 마련하여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지 않고도 그저 마음과 관심만을 가지고도 할 수 있는 여행이 있다.

 

『오늘 하루, 낯설게』에서 작가는 여행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 여행은 작가의 표현처럼 ‘작은 여행’이다. 작가가 말하는 ‘작은 여행’은 굳이 먼 곳만이 아닌 내가 살고 있는 곳 주변으로 카메라 하나 들고 잠시 떠나는 여행을 말한다.

 

그래서 선유도공원, 하늘공원, 남산, 이화동, 서울 숲, 한강, 북촌 한옥마을, 고궁, 당산역 4번 출구, 항동 철길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자신이 자주 가서 글을 읽고 쓰는 카페도 하나의 여행 공간이 되며, 작가가 살고 있는 동네 역시 마음을 열고 들여다볼 때 하나의 멋진 여행이 된다.

 

물론, 그렇다고 작가가 이런 공간들(자신의 주변에 있는 여행지)에 대한 여행정보를 전해주는 것은 아니다. 그것들을 걷을 카메라 앵글을 통해 바라본 풍경들, 그리고 그런 여정을 통해 떠올랐던 생각들을 정리하여 독자들에게 전해준다. 그러니, 작가가 말하는 ‘작은 여행’은 우리의 일상을 열린 눈으로 바라보며 사진으로 담아내고, 여기에 느낌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겠다. 이렇게 할 때, 평범한 일상은 특별한 여행의 순간 그 설렘으로 바뀌게 된다.

 

이렇게 ‘작은 여행’을 즐기고 누린 작가는 독자들에게 말한다. 이제는 독자들 순서라고. 이제는 독자들의 일상이 여행이 되고, 삶이 여행이 되며, 그 안에서 추억을 발견하고, 쉼과 재충전의 시간들을 갖길 작가는 촉구한다. 이제 조금 다른 눈으로 내 일상의 공간을 바라봐야겠다. 그럴 때, 책 제목처럼 오늘 하루가 조금은 낯설고 조금은 특별해 질 테니 말이다.

 

난 열 번씩 스무 번씩 갔던 곳에 다시 갈 때가 많았다. ... 처음 갔을 때는 넓게 트인 파란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면, 다시 갔을 때에는 손을 잡고 걷는 연인들이 보였다. 세 번째 갔을 때는 도로 위에 멈춰선 자동차들이 보였고, 열 번째쯤 되어서야 그 길에 서 있는 내가 보였다. 관광이라면 지루할지도 모르겠다. 관광이라면 늘 똑같을지라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행은 다르다. 이 작은 여행에서 마주하는 모든 세상은, 몇 번을 다시 마주해도 늘 새로운 이야기를 남긴다.(230-1쪽)

 

작가의 말처럼 어쩌면 똑같은 일상에 불과하지만, 이런 우리네 일상을 조우하는 삶의 자세 삶의 시선이 바뀌게 될 때, 그 하루의 일상이 멋진 작은 여행이 될 것이다. 오늘 하루가 조금은 낯선 여행길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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